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48,048,527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6. 15.부터 2024. 2. 2.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
인정사실
원고는 2005년 2학기에 피고가 설립·경영하는 국립학교인 B대학교의 시간강사로 위촉된 이래 2023년 1학기까지 피고와 매학기 시간강사 내지 강사 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위촉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근로를 제공하다가 2023. 5. 31. 퇴직하였다.
원고가 B대학교에서 강의한 내역, 주당 강의시간, 다른 대학에서 강의한 내역 등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3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 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1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하다가 퇴직한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원고는 피고와 위와 같이 매학기 이 사건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근로를 제공하여 강의시간에 따라 정기적으로 강사료를 지급받았으므로, 원고는 시간강사 내지 강사로서 피고의 지휘 · 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또한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면서 다시 근로계약을 맺어 그 근로계약 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된 근로계약 기간을 합산하여 퇴직금 지급요건으로서의 계속근로 여부와 계속근로기간을 판단하여야 하는바(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05년 2학기부터 2023년 1학기까지 매학기 위촉계약을 체결하여 왔으므로, 원고가 1년 이상 계속 근로하다가 퇴직한 점도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 지급의무와 관련한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을 주당 강의시간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주장
주장 요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본문은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그 단서에서는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한다.
이 사건 위촉계약에서 원고의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명시적 합의는 하지 않은 채 주당 강의시간만을 정해 두고 있으므로, 위촉계약에서 정한 주당 강의시간이 원고의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이 사건 위촉계약에서 정한 원고의 주당 강의시간은 별지 기재와 같이 모두 15시간 미만이므로, 원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법 제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퇴직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판단
원고의 강의 업무에는 순수한 강의행위 자체뿐만 아니라 강의의 준비, 학생들에 대한 평가, 연구 등 여러 업무들이 당연히 수반된다. 고등교육법 제15조 제2항도 교원<1>의 임무에 대해서 학생들에 대한 교육과 지도, 학문 연구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의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을 위촉계약에서 정한 주당 강의시간과 동일하게 정하였다고 해석하기 어렵다. 또한 전임교원의 경우 강의 외에 앞서 본 여러 다른 업무들이 소정근로에 당연히 포함되는데, 시간강사 내지 강사의 소정근로시간을 이와 달리 보아야 할 합리적 근거도 찾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을 위촉계약에서 정한 강의시간으로 한정할 수 없다.
강의 외 근로시간의 구체적 산정에 관한 주장
주장 요지
강의 외 다른 업무를 위한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에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주당 강의시간이 7시간 이하인 학기, 즉 강의시간의 두 배를 하더라도 15시간 이상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에는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퇴직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하여야 한다.
판단의 전제
이 사건 위촉계약 당시 소정근로시간을 명시적으로 정하지 않았는데, 이러한 소정근로시간은 각종 법률에서 근로자 보호 규정 내지 사회보장제도의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즉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퇴직금 지급대상 여부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상 주휴일제도(제55조)와 연차유급휴가제도(제60조)의 적용 여부, 고용보험 적용 여부(고용보험법 제10조 제2호,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건강보험의 직장가입자 포함 여부(국민건강보험법 제6조 제2항 제4호, 같은 법 시행령 제9조 제1호) 등이 결정되고, 근로기준법 제17조 제1항 제2호는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소정근로시간을 명시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이 사건 위촉계약에 소정근로시간을 명시적으로 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이에 관한 합의가 없었다고 해석할 것이 아니라,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합리적 해석을 통해 이를 확정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 판단
강의시간이 주당 6시간 이상인 경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의 문장 구조상 원고의 1주간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이라는 점은 피고가 증명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로서는 원고들이 주당 6시간 이상을 강의한 경우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이라는 점에 관한 충분하고 설득력 있는 논거를 제출하여야 할 것인데, 그러한 논거가 부족하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강의시간 외에 강의의 준비, 학생들에 대한 평가, 연구 등의 업무에 적어도 실제 강의시간 이상의 많은 시간이 소요되리라는 점은 경험칙상 충분히 인정된다.
고등교육법 시행령(2019. 6. 11. 대통령령 제29813호로 일부개정되어 2019. 8. 1. 시행된 것, 이하 같다) 제6조 제1항은 학교의 장과 강사를 제외한 교원의 교수시간을 매학년도 30주를 기준으로 매주 9시간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전임교원은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 40시간 중 강의에 소요되는 시간은 9시간이고, 나머지 시간은 강의 외의 다른 업무를 위한 소정근로시간이 된다. 전임교원의 경우 연구 등의 다른 업무를 위한 근로시간이 강사에 비하여 더 많이 배정되었을 것으로 여겨지기는 하나, 고등교육법 제15조 제2항에 의하면, 강사 역시 전임교원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교육과 지도, 학문 연구를 주된 업무로 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강사의 주당 강의시간이 6시간 이상임에도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이라고 보는 것은 전임교원에 비하여 지나치게 차별적인 측면이 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6조 제2항은 강사의 교수시간을 매학년도 30주를 기준으로 원칙적으로 주 6시간 이하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특정 강사에게 강의를 몰아주고 강사를 대량 해고하는 일을 막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일 강사의 주당 강의시간이 6시간인 경우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을 일률적으로 15시간 미만이라고 보게 되면, 대학 강사는 위 시행령 규정으로 인해 퇴직금 지급이 원천적으로 제한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
교육부에서도 2021. 3. '강사'에 대한 퇴직금 예산지원기준을 안내하며 강의시간의 2배를 강의준비시간으로 인정하여 퇴직금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공지하기도 하였다(갑 제3호증).
나아가 피고는 원고의 1주간 소정근로시간 산정에 있어서 원고가 같은 학기에 다른 대학에서 강의한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우선 소정근로시간이란 근로자와 사용자가 법령이 정한 범위 내에서 '합의'한 근로시간을 말하고(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이 사건 위촉계약에서 이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정하지 않았으므로, 이는 결국 법률행위의 해석을 통해 정하여야 할 문제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이러한 해석에 있어서 근로자인 원고와 사용자인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를 둘러싼 제반 법규들을 검토하고 전임교원과의 차별 취급의 문제 등을 고려하는 것을 넘어 원고가 다른 대학에서 강의한 시간까지 고려하여 이 사건 위촉계약상의 소정근로시간을 정하는 것은 지나친 가정적 의사의 탐색에 해당하여 지양할 필요가 있다. 또한 다른 대학에서 강의를 하여 B대학교에서의 실제 근로시간이 줄어들었다고 하더라도, 소정근로시간이 실제 근로시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는 이 사건 위촉계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의 해석에 있어 고려할 사항이 아니다(가령 어느 근로자가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 정하여 사용자와 고용계약을 맺고 근로를 제공하다가 사용자 모르게 근무시간에 다른 부업을 종사한 경우 이는 고용계약상의 의무 위반일 뿐 다른 부업에 종사한 시간만큼 소정근로시간이 줄어든다고 볼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원고가 B대학교에서 주당 6시간을 강의한 학기의 경우 다른 대학에서 강의하였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모두 주당 강의시간이 15시간 미만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강의시간이 주당 3시간인 경우
주당 3시간 강의의 경우 강의 외의 부수업무에 그 4배인 12시간 이상이 소요되리라고는 보기 어려울 것이다. 전임교원의 경우 주당 강의시간이 9시간이고, 1주당 법정근로시간이 40시간이라는 점과 대비하여 보더라도 그러하다.
퇴직금지급의무의 범위
30일분의 평균임금
퇴직금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으로 산정되는데(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 여기서 평균임금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
원고는 2023. 5. 31. 퇴직하였는데, 퇴직 당시 통상 시급은 99,000원, 주당 강의시간은 9시간인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원고의 30일간 통상임금은 3,818,571원[= (99,000원 × 9시간 × 4주) + (99,000원 × 9시간 × 2일/7일), 이하 원 미만 버림]이 된다.
계속근로년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주당 3시간을 강의한 학기(2006년 1학기, 2007년 1학기, 2012년 2학기, 2013년 2학기, 2016년 2학기)는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의 총 근무기간 17.75년(2005. 9. 1.부터 2023. 5. 31.까지) 중 위 5학기에 해당하는 2.5년은 계속근로년수에서 제외하여야 하므로, 결국총 계속근로년수는 15.25년(= 17.75년 - 2.5년)이 된다.
소결론
앞서 본 통상임금과 계속근로년수에 기하여 피고가 지급할 퇴직금을 계산하면 58,233,207원(= 3,818,571 × 17.25년)이 되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퇴직금으로 10,184,680원을 지급받았음을 자인하므로,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48,048,527원(=58,233,207원 - 10,184,68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날의 다음날인 2023. 6. 15.부터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에 의하여 피고가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2. 2.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이효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