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7,200,000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8. 11. 13.경 피고에 입사하여 현장관리업무를 담당하였던 사람이다.
원고는 입사 당시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구두 약정에 따라 근로관계를 유지해 오다가 2019. 2. 14. 아래와 같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피고는 2019. 4. 22. 원고에게 업무능력 부족, 근무지이탈, 직장상사와의 불협화음을 이유로 2019. 4. 21.자로 해고한다는 내용의 해고통지서를 교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피고는 2019. 5. 7. 원고에게 4월 급여 2,084,210원(2019. 4. 1.부터 같은 달 21.까지의 급여에서 4대 보험 및 세금을 공제한 금액)과 함께 해고예고수당 3,000,000원<1>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9,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요지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의 무효 확인을 구한다.
피고의 대표자인 C는 평소 원고를 비롯한 직원들에게 "피고에 입사하면 최소 3년은 근속해야 한다"고 수차례 강조하였는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가 없었더라면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만료일에 갱신되었을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므로 위 근로계약이 2019. 11. 13. 같은 조건으로 갱신되었음의 확인을 구한다.
위와 같이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고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만료 이후에도 같은 조건으로 갱신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 이후부터 복직시까지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근무시간 중 휴대폰으로 게임이나 주식거래를 하고 개인적인 통화를 하느라 자주 현장을 비우고 무단 퇴근을 하는 등 업무를 소홀히 하였고, 피고 대표자의 업무지시를 무시하고 욕설하며 다투기까지 하였고, 동료들과 수차례 언쟁을 벌이는 등 직장 분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수차례 차량사고(물적 손해)를 일으키기도 하였는바, 피고가 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존재한다.
판단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하여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허용되는 것이고, 해고무효확인의 소도 그것이 근로계약에 기한 원래의 지위를 회복하거나 해고로 인한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대한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비록 과거의 법률행위에 불과한 해고에 대하여 그 무효확인 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 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1995. 4. 11. 선고 94다4011 판결 등 참조).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만료로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으므로, 근로자로서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갱신거절의 유효 여부를 다툴 법률상 이익을 가진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59907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이 2018. 11. 13.부터 2019. 11. 12.까지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3호증의 기재만으로 원고에게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19. 11. 12. 기간만료로 인하여 이미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더 이상 근로자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을 제거하는데 유효적절한 수단이 된다고 볼 수 없어 그 확인의 이익이 없다.
근로계약 갱신확인 청구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이를 전제로 한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임금 청구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은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를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규정하고 있고, 다만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과 그 위임을 받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은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경우에도 적용되는 법 규정을 열거하면서,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포함시키지 않고 있으므로, 위 규정은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만 적용된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11조 제3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7조의2 제1항에 따라 상시근로자 수의 산정방법은 법 적용 사유 발생일 전 1개월(이하 '산정기간'이라 한다)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같은 기간 중의 가동 일수로 나누어 산정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7조의2 제2항 제1호는 제1항에 따라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 수를 산정한 결과 법 적용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산정기간에 속하는 일별로 근로자 수를 파악하였을 때 법 적용 기준에 미달한 일수가 2분의 1 미만인 경우 법 적용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보고 있다.
살피건대, 갑 제4, 6 내지 10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산정기간(2019. 3. 21. ~ 2019. 4. 20.) 중 연인원이 111명, 가동일이 27일인 사실, 위 가동일 27일 중 상시 사용한 근로자가 법 적용 기준 5명 미만인 일수가 19일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상시근로자는 5명 미만(4.11명 = 연인원 111명 ÷ 가동일 27일)일 뿐만 아니라, 산정기간에 속하는 일별로 근로자 수를 파악하였을 때 근로기준법 적용 기준에 미달한 일수가 2분의 1 미만인 경우에 해당하지도 않으므로 피고는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 아니어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이 경우 근로계약의 해지에 대하여는 민법의 고용 관련 규정이 적용되고(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참조), 이 사건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계약(2018. 11. 13.부터 2019. 11. 12.까지)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민법 제661조의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고용계약의 해지로서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2>
이 사건 해고에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
민법 제661조는 '고용기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 있는 때에는 각 당사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유가 당사자 일방의 과실로 인하여 생긴 때에는 상대방에 대하여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위 조항 소정의 '부득이한 사유'라 함은 고용계약을 계속하여 존속시켜 그 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경우를 말하고, 고용은 계속적 계약으로 당사자 사이의 특별한 신뢰관계를 전제로 하므로 고용관계를 계속하여 유지하는 데 필요한 신뢰관계를 파괴하거나 해치는 사실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되며, 따라서 고용계약상 의무의 중대한 위반이 있는 경우에도 부득이한 사유에 포함된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1다98006 판결,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다5167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부득이 한 사유의 존재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는 원고가 근무시간 중 휴대폰으로 게임이나 주식거래를 하고 개인적인 통화를 하느라 자주 현장을 비우고 무단 퇴근을 하는 등 업무를 소홀히 하였고, 피고 대표자의 업무지시를 무시하고 욕설하며 다투기까지 하였고, 동료들과 수차례 언쟁을 벌이는 등 직장 분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수차례 차량사고(물적 손해)를 일으키기도 하였다고 주장하나, 갑 제5호증, 을 제2 내지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원고와 피고의 대표자 C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다툼이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나 그 정도가 고용관계를를 계속하여 유지하는데 필요한 신뢰관계를 파괴하거나 해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는 점, ② 원고가 업무를 소홀히 하였다는 점에 관한 피고의 계약 상대방이나 피고 직원의 사실확인서만 존재할 뿐 업무일지, 휴대폰 사용내역 등 객관적인 자료는 제출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가 주장하는 사유의 존재 여부 및 피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이행을 강제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불가능한 정도에 이르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할 만한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민법 제661조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할 것이다.
임금지급의무
이 사건 해고가 위법하여 무효인 이상 원고는 피고의 책임있는 사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할 것이고, 원고의 월 급여가 3,000,000원인 사실, 이 사건 해고일이 2019. 4. 21., 근로계약 종료일이 2019. 11. 12.인 사실, 피고가 원고에게 2019. 4. 1.부터 같은 달 21.까지의 급여 및 해고예고수당 3,000,000원(2019. 4. 22.부터 2019. 5. 21.까지 30일분)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9. 5. 22.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이 종료하는 날인 2019. 11. 12.까지의 약정임금 17,200,000원(= 3,000,000원 × 5개월 + 3,000,000원 × 22/30일)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2019. 11. 13.부터 복직할 때까지의 임금의 지급도 구하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일이 2019. 11. 12.이고,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고, 근로계약 갱신확인 청구 부분은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임금지급 청구 부분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하상제(재판장) 김효정 윤정
각주1) 근로기준법 제26조 참조.
각주2)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주장만 하였으나, 민법의 고용 관련 규정과 근로기준법은 '일반법과 특별법의 관계'에 있고, 확정된 사실에 대한 법률의 적용은 법원 본래의 직책이므로 변론주의나 처분권주의가 적용되지 아니하여 당사자의 주장여부와 관계 없이 이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할 것이어서(대법원 1996. 9. 20. 선고 96다25395 판결 참조), 이 사건 해고가 민법 제661조에서 정한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도 살펴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