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6. 5. 20. 선고 2025나300759 판결

임금

주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신용부금, 예금 및 적금, 자금 대출 등을 목적으로 1972. 4. 19.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던 중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다가 2024. 4. 1. 퇴직(정년일 2024. 3. 31.)한 자이다.

나.

피고의 임금피크제 규정 도입

피고는 2008. 12. 30. 내부 인사복무규정 개정을 통해 만 58세였던 정년의 연장 없이 2009. 1. 1.부터 정규 직원으로 만 55세에 도달하는 달의 말일을 기준으로 ① 희망퇴직(명예퇴직), ② 임금피크제, ③ 촉탁영업직 재고용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고, 임금피크제를 선택하는 경우 임금피크제 적용 1차 연도 25%, 2차 연도 45%, 3차 연도65% 임금이 삭감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임금피크제 규정을 최초 도입하였다. 2008.12. 30.자로 개정된 인사복무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2008. 12. 30.자 임금피크제 규정'이라 한다).

<생략>

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

1)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5. 2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됨에 따라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는 규정을 두었다.

2)

이에 피고는 2015. 2. 1. 및 2017. 1. 1. 인사복무규정 개정을 통해 정년을 만 59세, 만 60세로 순차적으로 연장하면서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의 연차별 임금삭감률을 조정하였고 정년이 연장된 기간에 대하여는 보다 큰 폭으로 임금을 삭감하여 최종적으로 1차 연도 15%, 2차 연도 30%, 3차 연도 45%, 4차 연도 60%, 5차 연도 75% 임금이 삭감되는 것으로 임금피크제 규정의 내용을 변경하였다. 2017. 1. 1.자로 개정된 인사 복무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2017. 1. 1.자 임금피크제 규정'이라 한다).

<생략>

3)

피고는 2022. 3. 30. 인사복무규정 개정을 통해 만 55세에 도달하는 달의 말일 기준으로 희망퇴직, 임금피크제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면서(즉 촉탁영업직 재고용을 선택지에서 제외하였다) 임금피크제 4년차 이상 직원은 일정 요건 하에 희망퇴직이 가능하도록 하였는데,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2022. 3. 30.자 임금피크제 규정'이라 한다).

<생략>

4)

이처럼 2008. 12. 30.자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을 통해 도입되어 2015. 2. 1., 2017. 1. 1. 및 2022. 3. 30. 개정 등을 통해 그 내용이 변경된 피고의 임금피크제 규정(이하 구별이 필요 없는 경우 통틀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이라 한다)의 주요한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생략>

라.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 적용

원고는 C생으로, 만 55세에 도달한 달의 다음 달인 2019. 4.부터 정년퇴직하기 전까지 2017. 1. 1.자, 2022. 3. 30.자 임금피크제 규정의 적용을 받아 기본봉급(본봉)이 1차 연도(2019. 4. ~ 2020. 3.) 15%, 2차 연도(2020. 4. ~ 2021. 3.) 30%, 3차 연도(2021. 4. ~ 2022. 3.) 45%, 4차 연도(2022. 4. ~ 2023. 3.) 60%, 5차 연도(2023. 4. ~ 2024. 3.) 75% 감액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제6, 7호증, 을 제3호증, 제18 내지 20호증, 제31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만 55세가 도래한 직원의 임금을 연차별로 15%부터 시작하여 최대 75%까지 삭감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아래와 같은 절차적 · 실체적 하자가 있어 무효이므로, 원고에게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이 시행되지 않았다면 지급하였을 임금에서 이미 지급한 임금을 제외한 청구취지 기재 금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1)

2008. 12. 30.자 임금피크제 규정은 노사협의회를 통하여 도입되었는데, 당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절차적 요건, 즉 피고의 적절한 설명과 피고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 동의 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무효이고, 그 이후에 개정된 임금피크제 규정 또한 모두 무효이다.

2)

피고 근로자들이 2017. 1. 1.자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 당시 동의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2008. 12. 30.자 임금피크제 규정이 무효라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임금삭감률변경에 대해서만 동의한 것이어서 이로써 2008. 12. 30.자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을 추인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고령자고용법은 연령을 이유로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처우를 금지하고 있음에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정년에 도달하기 전 기간부터 원고에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임금을 삭감하여 지급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어 그 내용 자체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나.

피고

1)

2008. 12. 30.자 임금피크제 규정 도입 당시 노사협의회에서 근로자들로부터 동의 권한을 부여받은 근로자위원들이 위 임금피크제 시행에 동의하였고, 당시 근로자위원들이 동의권을 위임받지 못했다고 보더라도 근로자들이 자체적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서명부에 서명함에 따라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 동의가 이루어졌다.

2)

설령 2008. 12. 30.자 임금피크제 규정 도입 당시에는 관련 인사복무규정 개정절차에 근로자 과반수 동의 요건을 흠결하여 무효 사유가 존재한다고 보더라도 2017. 1. 1.자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에 관하여 근로자들의 과반수가 동의함으로써 소급추인되었거나 적어도 그 때로부터 유효하게 되었다.

3)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한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이 다른 금융기관 사례와 비교해도 크다고 할 수 없고, 원고에게 적용된 2017. 1. 1.자 임금피크제 규정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규정으로 정년연장, 경미한 업무부서 배치, 인정휴가, 조기퇴근등의 대상조치가 시행되었으며,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 시행 이후 피고는 신규로 직원들을 추가 채용해옴으로써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을 임금피크제 도입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3.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의 절차적 하자 유무

가.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근로자들에게 유리하게 개정된 2017. 1. 1.자 임금피크제 규정에 의하더라도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이 5년이고, 근로자들이 55세부터 60세에 이르기까지 5년간 기본급의 275%를 지급받게 되어 55세 이상 근로제공 기간 동안 지급받을 수 있는 기본급의 총액은 2008. 12. 30.자 임금피크제 규정 도입 전(300%)보다 낮아진 점, 피고 근로자들의 기본급이 위와 같이 삭감됨에 따라 피고가 지급하는 퇴직금, 각종 수당 등 임금과 동종성을 갖는 다른 근로조건의 추가적·연쇄적 불이익이 초래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을 규정한 인사복무규정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피고 근로자들 과반수 동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가)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대법원 2010.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또한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3559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

무효행위를 추인한 때에는 달리 소급효를 인정하는 법률규정이 없는 한 새로운 법률행위를 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이는 무효인 결의를 사후에 적법하게 추인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1. 6. 24. 선고 2009다35033 판결, 대법원 1997. 10.28. 선고 97다27596, 2760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그와 관련된 근로조건을 정하는 것으로 취업규칙에 해당하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을 도입할 당시 노동조합이 존재하지 않았던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 시행을 위하여 피고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였다.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적법한 동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① 근로자들이 변경된 취업규칙에 대하여 주지할 수 있도록 적절한 방법에 의한 피고의 공고 · 설명 절차가 있었을 것, ② 근로자들이 회의 등 집단적인 논의절차를 거쳐 변경된 취업규칙에 대하여 찬반 의견을 교환하였을 것, ③ 근로자들의 변경된 취업규칙에 대한 집단적 의견이 찬성일 것이 요구된다.

나)

그런데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32, 39, 47, 48호증, 당심 증인 E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이 인정된다.

①

2008. 12. 30.자 임금피크제 규정 도입 이전인 2008. 10. 18.경 개최된 집합연수에서 피고의 감사가 근로자들에게 현재 피고가 비상경영체제하에 있고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설명을 하였고, 2008. 12. 22. 노사협의회가 개최되어 2008. 12. 30.자 임금피크제 규정 도입 안을 확정하였으며, 그 다음날인 2008. 12. 23. 노사협의회 회의록과 함께 서명부를 본점의 부서 및 지점별로 회람하여 서명하는 방식으로 위 규정 도입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피고 근로자들의 서명이 이루어졌다.

②

피고는 2008. 12. 30.자 임금피크제 규정이 도입된 지 9년 가까이 경과한 2016.12. 13. 고령자고용법 개정을 반영하여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규정 지급율 조정을 내용으로 하는 2017. 1. 1.자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안에 관하여 제4차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였다.

③

제4차 노사협의회 당시 그동안 임금피크제 관련 규정이 현실적으로 시행·적용되고 있었으므로 피고의 근로자들이 임금피크제에 관한 내용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근로자위원들은 위 회의에서 평균지급율과 임금피크제 규정 기간 등에 대해 구체적인 안(평균지급율 조정 안, 임금피크제 기간을 4년으로 하는 안, 희망퇴직시 퇴직금 가산금을 인상하는 안 등)을 제시하였던바, 피고 측에서는 근로자위원들에게 개정 내용에 대해 설명하였고 근로자위원들도 논의를 거쳐 구체적인 의견을 제시한 것 으로 보인다.

④

제4차 노사협의회 회의 결과 "금일 근로자 측에서 제시된 내용에 대해서는 부득이 조정이 불가능하며, 본건으로 제시된 안건(2017. 1. 1.자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안을 의미함)에 대해서만 직원들에게 가부 의견을 묻기로" 하였다.

⑤

2016. 12. 17. 피고 근로자 56명 중 43명 참석 하에 개최된 집합연수에서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D 차장이 위 회의 결과에 따라 직원들에게 2017. 1. 1.자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안에 관한 설명을 하였다.

⑥

피고는 그 무렵 전체 근로자들에게 2017. 1. 1.자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안과 개정 전 인사복무규정을 비교한 도표와 함께 "2016. 12. 13.(화) 개최된 노사협의회 회의 결과 다음과 같이 개정안이 제출되어 안내하오니 아래의 안건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배포하였고, 위 동의서는 근로자 1인이 1용지를 각자 제출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⑦

피고 근로자들의 위 동의서를 취합한 결과 근로자 56명 중 찬성 44표, 반대 6표, 불참 6표로 집계되었고, 피고 경영지원부장은 2016. 12. 22. 위 동의서와 집계표를 첨부하여 2017. 1. 1.자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안을 이사회에 부의하였다.

⑧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반드시 모든 근로자가 일시에 한 자리에 집합하여 공식적인 회의를 개최하는 방식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인데, 당시 피고 근로자는 56명의 소규모이고, 2016. 12. 13. 2016년 제4차 노사협의회 이후 피고 경영지원부장이 동의서를 취합하여 2016. 12. 22. 이사회에 2017. 1. 1.자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안을 부의하기까지 8일간의 시간이 있었으므로, 피고 근로자들은 2017. 1. 1.자 임금피크제 규정 시행과 관련하여 논의를 할 충분한 기회를 가진 후 개인별로 동의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다고 볼 것이다. 나아가 그 과정에서 피고 측이 동의를 강요하거나 부당하게 간섭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다)

위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2017. 1. 1.자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당시 피고는 2017. 1. 1.자 임금피크제 규정에 관하여 근로자들에게 적당한 방법으로 공지와 설명을 하였고, 근로자들은 집단적 논의절차를 거쳐 찬성 의견을 표명하였다고 볼 것이다.

나아가 원고의 주장과 같이 2008. 12. 30.자 임금피크제 규정 도입 당시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로부터 약 9년 동안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어 왔던 상황에서 2017. 1. 1.자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에 대한 동의절차를 밟았다면, 피고 근로자들은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는 것을 전제로 2017. 1. 1.자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에 동의하였다고 볼 것이고, 당시 임금피크제 시행 자체에 대한 찬반을 묻지 아니하였다 하여 2017. 1. 1.자 임금피크제 규정 시행에 대한 동의의 효력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소결

따라서 적어도 2017. 1. 1.부터는 위 규정이 유효하게 시행되었으므로 2019. 4. 1.부터 임금피크제에 진입하게 된 원고에게도 위 관련 규정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와 달리 2008. 12. 30.자 임금피크제 규정 도입 절차에 하자가 있어 이후 정년,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임금 삭감률, 대상조치 등이 모두 변경되더라도 개정 규정 모두 무효가 된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의 실체적 하자 유무

가.

관련 법리

1)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 · 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 · 훈련(제3호), 배치 · 전보 · 승진(제4호), 퇴직 ·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및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2)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 ·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근로자의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과 무관하게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을 감액하므로,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한편,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규정에 해당하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 · 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의 연령차별로 보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른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에 해당하여 고령자고용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정년을 연장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 규정에 해당한다고 하여 바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에 해당하여 고령자고용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이 합리적인 연령차별에 해당하지 않아 고령자고용법 위반으로 무효가 되는지에 관하여 볼 때,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입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근로자가 입은 불이익의 정도, 대상 조치의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활용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 등의 분야에서 근로자인 원고를 차별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의 유형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 도입 이전 피고 근로자들의 정년은 만 58세였고 2008. 12.30.자 임금피크제 규정도 피고 근로자들의 정년을 만 58세로 유지하고 있었으나 2017.1. 1.자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으로 피고 근로자들의 정년이 만 60세까지로 연장되면서 일정 구간의 임금을 감액하는 내용으로 변경되었고, 원고에게는 2017. 1. 1.자, 2022. 3. 30.자 임금피크제 규정이 적용됨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바, 결국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규정'으로 변경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 도입 목적의 타당성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근로자의 정년연장 또는 보장으로 고용안정을 도모하면서도 이에 따른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는 등 노사 간의 입장을 적절히 조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나아가 을 제1, 2, 4,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2008. 12. 30.자 임금피크제 도입 이전인 2005년, 2006년 자본잠식 상태에 있었고 2008년 9월경 F 파산 신청 등의 영향으로 경영난이 우려되어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하는 상태에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는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경영난을 타개하여 장기적으로 고령층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목적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을 도입한 것으로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3)

근로자의 불이익의 정도 및 대상조치의 적정성

원고를 포함한 피고의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이 시행되지 않았다면만 55세에 도달한 때부터 정년인 만 58세에 이르기 전까지 3년간 연간 기준급여의300% 상당액을 지급받을 수 있었는데, 2017. 1. 1.자 임금피크제 규정이 시행됨에 따라 만 55세부터 만 60세에 이르기 전까지 5년간 지급받을 수 있는 급여는 연간 기준 급여의 275%<1>(임금피크제 기간 평균 조정율 45%)에 불과하게 되어 일응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면이 있다. 그러나 임금 감액으로 인한 불이익의 정도는 대상조치의 적정성과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인바, 위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 을 제15, 17 내지 22호증, 제25, 28, 53, 55, 56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E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 및 추인되는 아래 각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취급의 방법 · 정도가 적정하지 않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

피고는 2022. 6. 27.부터 급여규정을 개정하여 기존에 팀(지점)장에게 매월 30만 원씩 지급되던 직책 수당을,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 1명을 포함한 2명의 1급 팀(지점)

장에게 50만 원씩, 2급 이하 팀(지점)장에게 30만 원씩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하고 대상자에게는 소급적용하도록 하였으며, 2023. 9. 1.부터는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에게는 위 직책 수당에 20만 원을 추가하여 지급하는 것으로 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 적용으로 인한 불이익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였다.

나)

2022. 3. 30.자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을 통해 복리후생 혜택 또한 일반 직원과 동일하게 보장되었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 적용 직전부터 관리부로 이동하여 관리업무 전반을 맡게 되었고 그 후에도 여신관리팀, 리테일영업팀으로 재배치되어 근무하였다. 원고가 위 각 부서에서 수행하였던 업무는 법원 강제집행 절차에 피고의 다른 주관 담당자와 함께 참석하고 대출채권을 관리하는 정도였고, 위 업무 수행을 위한 출장 역시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지 않는 다른 담당자와 달리 2023년에는 두 차례 정도만 다녀오는 등 상대적으로 업무량이 적었다.

라)

원고는 2024. 2. 1.부터 2024. 3. 30.까지 총 59일의 인정휴가를 부여받았고,2023. 11. 13.을 기준으로 인정휴가 시점까지 오전 근무 후 조기퇴근을 할 수 있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 적용 이후 업무수행에 따른 부담이 객관적으로 완화되었다. 원고는 이에 대하여 피고로부터 위와 같은 안내를 받은 바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위와 같은 제도를 시행한 사실 자체는 인정되고 다만 그 시기가 원고와 G이 피고에게 소제기를 할 무렵이어서 원고 스스로 이를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일 따름이다.

마)

2017. 1. 1.자 임금피크제 규정에 따를 때 임금피크제 4, 5년차에는 임금 삭감률이 각 60%, 75%로 높은 면이 있으나, 피고는 2022. 3. 30.자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을 통하여 임금피크제 4년차 이상의 직원에 대하여는 2022년 5월말까지 희망퇴직 전환이 가능하도록 하되, 희망퇴직 전환 시 정년퇴직 시까지 잔존급여의 100%와 법정 퇴직금을 일시에 지급하기로 하여 임금피크제 규정 대상자들로 하여금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였다(위 규정 제16조 제5항 제1호). 이에 원고 또한 희망퇴직 의사를 밝혔다가 철회한 바 있다.

바)

2015년 10월경 고용노동부가 발간한 '업종별 임금피크제 규정 일반모델안'에서는 피고와 같은 은행권의 경우 '고임금자가 많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례에서도 기간 평균 50% 이상으로 임금조정율을 설정하고 있는 점, 임금피크제보다 희망퇴직 선호가 높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임금 조정기간은 임금피크시점을 기준으로 새로운 정년까지 4 ~5년, 임금조정율은 은행권의 경우 조정기간 평균 40 ~ 50%로 하며, 직무와 직책 조정을 병행하고, 퇴직금은 중간정산 후 매년 정산하거나 DC형으로 전환, 현행 복리후생을 유지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삼은 임금피크제 규정을 금융업종 임금피크제 규정의 일반모델안으로 보았던바, 앞서 본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 시행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위 임금피크제 규정 일반모델안에 부합한다.

4)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

을 제28호증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2009년 내지 2011년 각 1명, 2017년 11명, 2022년 16명을 채용하는 등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총 67명의 직원을 채용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에 어느 정도 부응하였다고 볼 수 있다.

다.

소결

결국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이 연령을 이유로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여 무효라는 원고의 주장 또한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덕기(재판장) 이주영 김미진

1피고는 이에 관하여 실제로 원고에게 임금피크 기간 동안 지급된 기본급의 합계는, 기존 기본급 대비 약 315% 정도로 원고에게 불이익하지 않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위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는 기본급 인상과 최저임금 준수의 결과라는 것이어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의 임금조정율의 정도가 과다한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