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이모인 B으로부터 급여를 받으면서 E주유소(이하 ‘이 사건 주유소’라 한다)에서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일하였을 뿐, B으로부터 이 사건 주유소의 운영권을 양도받은 바 없고,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등재된 적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은 2018. 5. 1.부터 2019. 7. 17.까지 이 사건 주유소를 운영한 사용자가 아니므로, 피고인이 F의 사용자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선고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항소심의 심리과정에서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는데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참조). 제1심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의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여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아니 된다. 그리고 증인의 진술이 주요 부분에 있어서 일관성이 있고,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으며,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0도10491 판결, 대법원 2020. 10. 15. 선고 2020도7341 판결 등 참조).
판단
원심은, 증인 F의 법정진술(공판기록 89~97면) 및 수사기관 진술(증거목록 순번 23, 25), B의 수사기관 진술(증거목록 순번 12, 40) 등의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2018. 5. 1.경 B으로부터 이 사건 주유소를 양도받아 그 무렵부터 이를 운영하여 왔고, 설령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피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F에 대한 관계에서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사용자의 지위에 있음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살피건대,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근로자인 F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2018. 5. 1.부터 2019. 7. 17.까지 실제 대표였다.’(증거기록 2권 12면), ‘2018. 5. 1.부터 2019. 7. 17.까지는 피고인에게 고용되어 근무하였다.’(증거기록 2권 21면)라고 진술하였고, 원심 법정에서도 증인으로 출석하여 ‘(2018년) 5월부터 제가 그만둔 날인 2019. 7. 17.까지는 피고인이 고용하고 임금을 지급했다.’(공판기록 90면), ‘B이 관리자가 바뀔 때 분명히 피고인이 사장이라고 말했고, 피고인이 급여를 줬다. 만약 피고인이 사장이 아니었다면, B이나 2층 경리 여직원이 급여를 줬어야 한다.’(공판기록 92, 95면), ‘2018. 5. 1. 관리자가 바뀔 때 B이 피고인을 사장이라고 소개하면서 그때부터 피고인이 관리할 것이라고 했다.’(공판기록 93~94면), ‘2018. 5. 1.부터 2019. 7. 17.까지 주유소를 운영한 실제 사용자가 피고인이라고 생각했고, 해당 기간 근무하는 것에 대한 관리․감독이나 지휘는 피고인이 했다.’(공판기록 94~95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즉 F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2018. 5. 1. 이후부터는 피고인이 이 사건 주유소를 운영한 사용자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F가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나 이유를 찾기도 어려운바, F의 법정․수사기관 진술에 대한 원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B은 원심 법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2018. 5. 1. 이후에도 여전히 자신이 이 사건 주유소를 운영하였고 단지 조카인 피고인에게 임금 지급 등의 관리를 맡겼을 뿐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B은 수사기관에서 ‘제가 이 사건 주유소를 운영하는 이 사건 회사의 대표로 있었던 기간은 2018. 4. 30.까지였다.’(증거기록 2권 62면), ‘이 사건 주유소는 2010년경 제가 인수해서 2018. 4. 30.까지 운영하였다.’(증거기록 1권 36면), ‘저 다음에 2018. 5. 1.부터 이 사건 주유소를 운영한 피고인은 제 조카이고, 법인사업자 명의는 그대로 제 명의로 두었지만, 실제 운영은 조카(피고인)에게 완전히 넘겼다.’(증거기록 1권 41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F와의 대질조사 당시에도 2018. 5. 1. 이후부터는 피고인이 이 사건 주유소의 대표였거나 피고인에게 고용되었다는 F의 진술에 대해 반박하는 태도를 보이거나 이를 반박하는 진술을 한 바 없다. B의 위와 같은 수사기관 진술 내지 태도에다가 B과 피고인이 친족 관계에 있는 점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하는 듯한 B의 원심 법정진술은 신빙성이 떨어져 믿기 어렵다.
피고인도 검찰에서 ‘이모 B으로부터 이 사건 주유소 운영을 넘겨받아서 2018. 5. 1.부터 제가 운영하였다.’(증거기록 1권 41면), ‘이 사건 주유소를 이모(B)로부터 넘겨받아서 새롭게 시작하는 입장이니까 당연히 종업원도 새로 고용한다고 생각하였고, 두 사람 중에 F를 선택해서 새로이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원래 이 사건 주유소를 운영하였던 이모 B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기 때문에 주유소 건물주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영업하였던 것이고, 제가 새롭게 이 사건 주유소를 운영하면서부터는 주유소 건물주와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증거기록 1권 42면)라고 진술하는 등 2018. 5. 1.부터는 피고인 자신이 이 사건 주유소의 운영자 및 F의 사용자라는 취지로 명확히 진술하였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은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미만의 임금을 지급한 채 그 차액에 해당하는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유급휴일도 보장하지 아니한 것으로서, 이는 근로자의 생계와 생활안정,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그 죄질과 범정이 좋지 아니한 점, 피고인이 미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가 적지 아니하고, 체불한 기간도 상당한 점, 피고인이 이 사건 공판에 이르러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피고인이 초범인 점, 당심에 이르러 근로자인 F에게 미지급 임금․퇴직금 상당의 피해회복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 점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직업, 성행과 환경, 범행 수단과 결과,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 및 검사의 약식명령 청구금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심의 선고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