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4. 9. 25. 선고 2023가단244540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등

피고는 국가표준기본법 및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국가표준의 확립 및 원기의 유지․관리를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정년퇴직한 사람들이다.

나.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1)

피고는 종래 책임급 직원의 정년은 ‘만 61세에 도달하는 연도의 12. 31.’로, 선임급 이하 직원의 정년은 ‘만 58세에 도달하는 연도의 12. 31.’로 정하였다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사업주로 하여금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자 2014. 4. 18. 모든 직원의 정년을 일괄하여 ‘만 61세가 종료하는 날(만 62세가 되기 전날)’로 연장하였다.

2)

기획재정부는 2015. 5. 7.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시달하였고, 이에 피고는 2015. 11. 26. 정규직 근로자의 정년퇴직 2년 전부터는 당해 연도 연봉의 10%를 삭감하고, 퇴직 1년 전부터는 15%를 삭감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도입에 관하여 노동조합과 합의한 후 2016. 1. 1.부터 이를 시행하였다.

다.

원고들에 대한 임금피크제 적용

원고들은 모두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은 후 퇴직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가 근로자들의 정년을 단일화 한 것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공동으로 협약한 사항인 정년연장을 이행한 것에 불과하고,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연령에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임금이 삭감되었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을 차별하는 것이어서 효력이 없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통하여 삭감된 급여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의 각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및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관한 것이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인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효력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참고한다.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6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성격 및 도입 목적의 타당성

가)

고령자고용법(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된 것) 제19조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제19조의2를 신설하여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다.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나)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1> 참조),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일부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고, 특히 고용보험법령은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었다.

라)

이에 피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고령자고용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에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아 정년 연장과 동시에 늘어난 정년에 비례하여 일정 비율로 임금을 감액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연장된 정년만을 따로 분리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라고 볼 수는 없다.

마)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은 피고 직원들의 정년 연령을 연장함으로써 근로능력과 의지가 있는 고령자의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정년 연장에 따라 사용자인 피고가 부담하게 될 막대한 규모의 추가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2015. 5. 7. “공공기관의 연공서열식 급여체계로 인해 연령별 생산성 수준 등이 보수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음, 특히 고령자고용법의 개정(2013년 5월)으로 2016년부터 60세 정년이 보장됨에 따라 인건비 증가, 신규채용 감소 등의 문제점 발생, 고령자 임직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 필요” 등을 이유로 모든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시달하였는바, 위와 같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 및 도입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노동조합과의 합의를 통하여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으로서 고령자고용법에 따른 정년 연장과 조화를 시도하기 위하여 도입된 것이므로 그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2)

원고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및 대상 조치의 적정성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 따라서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정부출연연구기관이의 협약 또는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나)

피고의 선임급 이하 근로자들은 원래 만 58세에 퇴직하였어야 하나 정년 연장에 따라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가 모두 도입되지 아니하였을 때와 비교하면 임금총액의 측면에서는 275% 이상을 더 지급 받게 되어 더 많은 액수를 지급받게 되는 점, 피고의 대다수 근로자들은 정년이 3년 이상 연장되게 된 점, 정년퇴직 2년 전부터는 당해 연도 연봉의 10%를 삭감하고, 퇴직 1년 전부터는 15%를 삭감하는 것은 다른 기관들과 비교할 때 과도하다고 보이지 않는 점, 임금인상률은 일반직원과 동일하게 적용되고, 복지후생 및 처우 등도 동일하게 적용 받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대상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일방적인 불이익을 강요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다)

피고는 우수연구원 및 전문연구원 제도를 통하여 일부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이 정년 이후에도 재고용되어 근무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다.

라)

피고는 퇴직 직전에는 건강검진비를 대폭 상향하여 지급하고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를 위하여 재취업지원 교육 및 훈련비 지원 등을 실시하였다.

3)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

가)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는 경우, 정년 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보인다.

나)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별도 정원을 선발하고 지속적으로 신규채용을 확대 실시하였는바, 재원 절감을 통한 신규채용의 확대라는 임금피크제 도입목표를 일부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도영

각주1) 제28조(임금피크제 지원금)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이하 이 조에서 "임금피크제"라 한다)에는 근로자에게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제2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업주에게도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1. 사업주가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정년을 56세 이상 60세 미만으로 연장하면서 55세 이후부터 일정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각주2) 제28조의2(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의 임금 감액에 따른 지원금)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임금이 감소한 해당 근로자에게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가 적용되는 날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해당 근로자의 고용기간이 2018년 12월 31일 전에 종료되는 경우는 그 고용기간 동안 지급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