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요양보호사인 E과 체결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에 약정된 특정 시간대의 휴게시간을 정확하게 준수하지 못한 것일 뿐, 하루 일정에서 전체적으로 보장된 3시간의 휴게시간은 E에게 충분히 부여하였고, ② E의 경우 요양보호사의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을 위한 요건들 중 일정 부분을 특정할 수 없고, 이러한 경우도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포함되어 이 사건 근로계약상의 포괄임금약정(이하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라 한다)은 무효라고 할 수 없으므로, 결국 피고인은 E에게 미지급한 연장근로수당과 연차수당 및 퇴직금이 없는 것임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직권 판단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2조 제1항, 제36조 금품청산의무 위반죄는 근로자의 사망 또는 퇴직으로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보상금 기타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지 않음으로써 성립되므로, 사용자가 지급하지 않은 금품의 명목 등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이를 지급받을 근로자마다 하나의 죄가 성립하고, 금품의 명목 등에 따라 별개의 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8도5794 판결 참조), 한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와 최저임금 차액분 및 제 수당의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는 형법 제40조 소정의 상상적 경합범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3. 4. 25. 선고 2012도13244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피고인 운영의 사업장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한 E의 연장근로수당과 연차수당 및 퇴직금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이므로, 위와 같은 연장근로수당과 연차수당의 미지급으로 인하여 하나의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하고, 위 근로기준법위반죄와 위와 같은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는 형법 제40조 소정의 상상적 경합범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법령의 적용에 있어 상상적 경합 처리 외에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에 의하여 경합범 가중까지 하여 그 형기범위 내에서 형을 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죄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죄수평가를 잘못한 결과 처단형의 범위에 차이가 생기게 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볼 것이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이 직권파기사유가 있더라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아래 제3항에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휴게시간 미부여 여부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주간근무의 경우 1일 3시간의 휴게시간을 부여하는 것으로 작성되어 있기는 하나(증거기록 18쪽), 원심 판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 즉 ① 요양보호사인 E은 환자의 상태, 사고 예방 등을 위해 수시로 발생하는 응급콜, 호출 등을 받을 경우 즉시 휴식을 중단하고 근무에 임해왔던 점, ② 요양보호사들을 위한 별도의 독립된 휴게장소는 없었고, 요양사 업무지침에도 '쉬는 시간에 한데 몰려 있지 말고 각자 맡은 방에서 환자의 상태에 대해 주의 깊게 살핀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증거기록 20쪽), ③ 업무일지에도 점심시간을 포함하여 병동에 상주하라는 지시가 이루어졌음이 나타나 있는 점(증거기록 24쪽), ④ 이러한 업무환경 속에서 E은 점심·저녁식사 시간을 포함하여 1시간 정도의 휴식만 취할 수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요양보호사인 E의 경우 실제로 부여받았던 휴게시간은 1일 1시간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 판시 사정들 및 그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상 E에게 부여된 휴게시간은 낮 근무의 경우 '09:30~10:30, 12:30~13:30, 15:30~16:30'으로 총 3시간이나(증거기록 18쪽), 매주 수·목요일의 경우 환자 목욕이 '09:00~11:30'으로 예정되어 있고(증거기록 116쪽),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 의료법인 D 산하 J요양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은 낮 근무의 휴게시간에 해당하는 2014. 2. 13. 13:00경 E을 포함한 일부 직원들에 대하여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22쪽), ② 근로시간을 산정함에 있어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보는바(근로기준법 제50조 제3항),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 팀장 K, 요양보호사 G, L는 "휴게시간이어도 수시로 콜(호출)이 발생하므로 대기하여야 한다. 근무시간 중 외출시에는 원무과에 보고하여야 한다"라는 취지로 각 진술하였고(증거기록 84~85쪽), 당심 증인 M도 "응급상황이 발생한 시간대가 휴게시간 중이라 하더라도 필요한 직원은 같이 응급상황을 해결한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여(당심 제2회 공판조서 중 M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3쪽), E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부합하는 점, ③ 이 사건 병원의 요양사 업무지침에 관하여 당심 증인 M는 "의료법인 우산의료재단의 간병사 업무매뉴얼을 그대로 베낀 것으로, 이 사건 병원의 실정과는 맞지 않는 것이다. 대기시간이라고 하는 일하는 시간에도 쉬는 시간이 많고, 교대로 다 쉬기는 한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위 M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4, 7쪽), 다른 한편으로는 "사고가 생기면서 위 간병사 업무매뉴얼을 발췌해서 위 요양사 업무지침을 만들어서 이 사건 병원에서 요양보호사들을 교육할 때 사용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사정(위 M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5, 7쪽),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들의 근로계약서에는 휴게시간이 모두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정(증거기록 84쪽) 등에 비추어, 당심 증인 M는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과 휴게시간을 명확히 구별하지 아니하고 진술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E이 요양보호사 업무의 특성상 근로시간 중에 긴급호출을 대기한 시간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휴게시간으로 보기는 어려워 E에게 부여되었던 휴게시간은 1일 1시간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에 앞서 본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지를 따져,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도12114 판결 참조).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 판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2012. 10. 8. E과 사이에, 근로시간을 1일 8시간, 1주 40시간을 기준으로 하되 1주일에 12시간 한도로 연장근로를 할 수 있도록 하면서, 임금에 대해서는 '기본급 및 제 수당이 포함된 포괄임금제로 하되, 월 임금은 1,300,000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 ②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는 주간근무일의 경우 07:30에 출근하여 18:30에 퇴근하는 것으로 정하였고, 주간근무자인 E도 위와 같은 형태로 출퇴근하며 근무한 사실, ③ 한편,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휴게시간을 시간대별로 특정하여 주간근무의 경우 총 3시간으로 명시하고 있는 사실(증거기록 18쪽), ④ E과 같은 요양보호사들의 경우 주간근무일에는 정해진 시간에 따라 병실 순회 및 기저귀와 시트 교체, 환자들의 목욕 및 환복, 식사 준비 및 배식, 병실 정리, 환자들의 체위 변경 등의 업무를 담당했던 사실(증거기록 21쪽) 등이 인정되는바, 위 사실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E의 경우 출·퇴근 및 근로시간과 근로장소가 정해져 있고 정해진 일과에 따라 근무를 하는 것이어서 이를 감시·단속적 업무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고, 근무 특성상 환자들의 상태를 살펴야 하고 호출이나 콜이 있는 경우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근로시간의 산정을 어렵게 하는 것도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과 같은 요양보호사의 근로관계에 있어 포괄임금약정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 판시 사정들 및 그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위 가.의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E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여 부여받은 휴게시간에도 호출에 대비하여 이 사건 병원에서 대기하여야 하므로, 이는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으로서 근로시간이라고 봄이 상당한 점, ②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은 임금월액의 구성항목을 기본급(주휴 포함)과 야간가산수당으로 하여 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하고 있고(증거기록 19쪽), 이 사건 병원의 요양사 업무지침에는 출퇴근을 정시에 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점(증거기록 20쪽), ③ 당심 증인 M는 "노인요양병원의 특성상 응급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다른 직장에 종사하는 경우보다 빈번하게 발생한다"라고 진술한 점(위 M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2쪽) 등을 종합하여 보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라고 볼 수 없어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은 근로자인 E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고 볼 것이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소결론
E에게 부여되었던 휴게시간은 1일 1시간으로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은 근로자인 E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고 볼 것이며, 피고인이 E에게 연장근로수당과 연차수당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결국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