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8. 10. 선고 2022가단5172125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보험업법 및 관계법령에 근거하여 손해보험업, 제3보험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1985. 5. 13. 피고에 입사하여 근로자로 근무하다가 정년인 60세가 되는 월말에 각 정년퇴직한 사람들로, D생인 원고 A은 2021. 5. 31.에, E생인 원고 B은 2022. 4. 30.에 각 퇴직하였다.

나.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되어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였다.

다.

피고는 종전까지 직원의 정년을 55세로 정하고 있었는데, 위 개정 고령자고용법 규정이 2016. 1. 1.부터 적용됨에 따라 직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게 되었고, 이에 2015. 12. 15. 과반수 노동조합인 F노동조합 G지부와 사이에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고 한다)를 도입하여 시행하기로 합의하였으며, 그 구체적인 내용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정하였다.

라.

원고 A은 2016. 6.경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아 정년퇴직 시까지 별지 1 '원고 A 미지급 임금 내역' 중 1. 내지 5. 각 표의 '지급액(A)'란 기재 각 돈을 급여로 실수령하였고, 피고는 같은 기간 동안 H 주식회사에 별지 2 '원고 A 미지급 퇴직금내역' 표의 '퇴직연금 납부액(A)' 기재 각 돈을 원고 A에 대한 퇴직연금보험에 따른 부담금으로 납입하였다. 한편 원고 B은 2017. 5.경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아 정년퇴직 시까지 별지 3 '원고 B 미지급 임금 내역' 중 '지급액(A)'란 기재 돈을 급여로실수령하였고, 피고는 같은 기간 동안 H 주식회사에 별지 4 '원고 B 미지급 퇴직금 내역' 표의 '퇴직연금 납부액(A)' 기재 각 돈을 원고 B에 대한 퇴직연금보험에 따른 부담금으로 납입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60세까지 정년이 보장된 근로자의 임금을 정년 이전인 55세부터 삭감하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으로서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인바, 피고는 원고 A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없었더라면 지급받았을 임금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따라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을 뺀 돈인 별지 1 '원고 A 미지급 임금 내역' 중 '미지급임금(C=B-A)'란 기재 금액 합계 123,959,831원과,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임금에 기초하여 퇴직연금보험부담금을 납입함에 따라 원고 A이 지급받지 못한 퇴직금인 별지 2 '원고 A 미지급 퇴직금 내역' 중 '미지급퇴직금(C=B-A)'란 기재 금액 합계 10,535,325원에서 피고가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한 1,005,117원을 뺀 9,530,208원의 합계 133,490,039원(= 미지급 임금 123,959,831원 + 미지급 퇴직금 9,530,208원)과 이에 대한 퇴직일 다음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 B에게 마찬가지로 별지 3 '원고 B 미지급 임금 내역' 중 '미지급임금(C=B-A)'란 기재 금액 합계 132,325,675원과,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임금에 기초하여 퇴직연금보험 부담금을 납입함에 따라 원고 B이 지급받지 못한 퇴직금인 별지 4 '원고 B 미지급 퇴직금 내역' 중 '미지급퇴직금(C=B-A)'란 기재 금액 합계 11,807,532원에서 피고가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한 1,220,055원을 뺀 10,587,477원의 합계 142,913,152원(= 미지급임금 132,325,675원 + 미지급 퇴직금 10,587,477원)과 이에 대한 퇴직일 다음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개정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 시행에 따라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것에 수반하여 이루어져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정한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이자 같은 법 제4조의 5 제4호에서 정한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로서 연령에 따른 차등적 처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경우이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적법·유효하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는 '사업주가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고 있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 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인지 여부

위 법리에 따라 살피건대, 위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 을 제4 내지 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 연령을 기존의 55세에서 60세로 연장함과 아울러 정년이 연장된 기간 동안 고령에 이른 근로자들의 급여를 순차적으로 감액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며, 고령자의 고용안정성을 높이고 사용자인 피고는 풍부한 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인력을 경제적인 인건비로 고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 그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②

고령자고용법(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된 것) 제19조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제19조의2를 신설하여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다.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이다.

③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1> 참조),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일부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④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고, 특히 고용보험법령은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었다.

2)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 따라서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고, 정년 연장은 배제한 채 이 사건 임금피크제만 따로 떼어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②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종전 정년인 55세까지는 기존 임금체계에 따른 임금을 그대로 지급하고, 정년 연장된 5년의 기간에 한하여 직전 임금의 90%, 80%, 70%,70%, 60%를 각 지급하는 내용으로, 정년 연장된 기간에 대한 새로운 임금제도를 신설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기존 정년인 55세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이 삭감되지 않으면서도 55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이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

③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감액률은 임금피크제 적용 1년차에는 임금 피크제 적용 직전 기준연봉의 90%, 2년차에는 기준연봉의 80%, 3년차에는 기준연봉의70%, 4년차에는 기준연봉의 70%, 5년차에는 기준연봉의 60%로 보수의 삭감 정도가 크지 않고,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 대한 복리후생은 그대로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

3)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이 사건과 같이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으므로,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을 명시적으로 감소시키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하여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이 이유 없으므로, 원고들의 청구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유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