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징역 2년 및 벌금 5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 A가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로부터 2억 9,550만 원을 추징한다.
위 벌금 및 추징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은 무죄.
피고인 B, C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 범위
원심은 2019고단4959 사건에서 피고인 A에 대하여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이하 ‘보건범죄단속법’이라 한다) 위반(부정의료업자)의 점 및 의료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 중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4)에 관한 부분, 사기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 중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5)에 관한 부분을 이유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 A만이 위 유죄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고 검사는 항소하지 않았다. 이 경우 상소불가분의 원칙에 따라 위 이유무죄 부분도 당심에 이심되기는 하나 이미 당사자의 공격․방어의 대상에서 벗어나 사실상 심판대상에서 이탈되었으므로 이 법원이 이 부분을 다시 판단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8도892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인 A에 대한 위 이유무죄 부분에 관하여는 원심판결의 결론에 따르고, 이 법원에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A
사실오인, 법리오해<1>
보건범죄단속법위반(부정의료업자)의 점에 관하여
D이 공소사실 및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피고인 A를 대신하여 대리수술(이하 위 범죄일람표(1) 기재 각 수술을 통틀어 ’이 사건 수술‘이라 한다)을 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 A는 인공고관절 반치환 수술을 ‘찬리’ 방식이 아닌 ‘하딩’ 방식으로 시행하였는데 D의 수사기관, 원심 법정에서의 구체적인 진술 내용은 하딩 방식에 의한 수술과는 부합하지 않으므로 D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 D의 진술이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및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번복된 점을 보더라도 그 진술은 믿기 어렵다.
공소사실 자체로 D이 이 사건 수술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담당하였는지가 불분명하다. 하딩 방식 수술의 특징, 수술실의 구조, 관련자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실제 D의 행위는 수술에 필요한 의료기기, 인공관절 등을 세팅하고 전달하거나 세척하는 등에 그쳤음을 알 수 있고, 이러한 행위는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D은 피고인 A의 의료행위를 종된 지위에서 일부 보조한 것에 불과하고 피고인 A가 주된 의료행위를 담당하였으므로, 의료인인 피고인 A가 담당한 의료행위 부분까지 포함한 이 사건 수술 전체를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수술비는 의료인인 피고인 A가 그의 의료행위에 대한 대가로서 취득하였을 뿐이고, 의료기기 판매촉진 목적을 영리의 목적으로 보기도 어려우므로 D에게 ‘영리의 목적’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D이 ‘업으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의료법위반의 점(원심 판시 2019고단4959 사건의 범죄사실 중 제2의 가.항)에 관하여
피고인 A가 D으로부터 의료기기 판매촉진 목적의 노무를 제공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
사기의 점에 관하여
D이 이 사건 수술의 주요 부분을 담당한 사실이 없고, 실제로 피고인 A가 직접 수술의 전체 과정을 집도하였으므로 피고인 A가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직원을 기망하여 요양급여비용을 편취하였다고 볼 수 없다.
각 의료법위반의 점(원심 판시 2019고단4959 사건의 범죄사실 중 제3항)에 관하여
리베이트와 관련한 D, E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고 정산 내역 관련 메모는 D이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인 A, B가 D, E으로부터 6,100만 원을 리베이트 명목으로 받았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는 없다(특히 피고인 A가 2017. 9.경 D으로부터 500만 원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2>).
F, G로부터 받은 3억 3,000만 원은 대여금이므로 이를 리베이트로 볼 수 없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3억 3,000만 원 자체가 리베이트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무이자로 차용함으로써 얻은 경제적 이익(지급을 면한 이자 상당액)만이 리베이트에 해당한다.
H으로부터 B가 받은 2억 원은 B 개인이 차용한 돈에 불과하여 이를 리베이트로 볼 수 없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2년 6개월, 벌금 500만 원 등)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B
사실오인(2019고단4959 사건의 공소사실 제3항 관련)<3>
리베이트와 관련한 D, E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고 정산 내역 관련 메모는 D이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인 B, A가 D, E으로부터 6,100만 원을 리베이트 명목으로 받았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는 없다.
F, G로부터 받은 3억 3,000만 원은 I병원의 대여금, H으로부터 받은 2억 원은 피고인 B의 개인적인 대여금이므로 이를 리베이트로 볼 수 없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위 각 대여금 자체가 리베이트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시가 미상의 ‘자금 조달기회’에 해당하는 경제적 이익만이 리베이트에 해당한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2년 등)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C
사실오인, 법리오해
F, G로부터 지급받은 1억 원은 대여금에 불과하다. 피고인 C과 F, G 사이에 위 돈을 리베이트 명목으로 지급한다는 약정이나 정산 관련 합의는 없었다. 피고인 C에게 리베이트 명목으로 위 돈을 받는다는 고의도 없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등)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원심 판시 2019고단4959 사건의 범죄사실 제1, 2항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피고인 A)
보건범죄단속법위반(부정의료업자)의 점에 관하여
관련 법리
‘의료행위’라 함은 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 검안, 처방, 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 및 그 밖에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의료인이 행하지 아니하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는 추상적 위험으로도 충분하므로, 구체적으로 환자에게 위험이 발생하지 아니하였다고 해서 보건위생상의 위해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7도5531 판결, 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도5964 판결, 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7도19422 판결 참조).
의료법은 의료인의 범위를 의사만으로 한정하지는 아니하므로,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등에관한법률에 의한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치과기공사, 치과위생사의 면허를 가진 사람이 의사, 치과의사의 지도하에 진료 또는 의학적 검사에 종사하는 행위는 허용된다 할 것이나, 그 외의 자는 의사, 치과의사의 지도하에서도 의료행위를 할 수 없는 것이고, 나아가 의사의 전체 시술과정 중 일부의 행위라 하더라도 그 행위만으로도 의료행위에 해당하는 한 비의료인은 이를 할 수 없으며, 의료행위를 할 면허 또는 자격이 없는 한 그 행위자가 실제로 그 행위에 관하여 의료인과 같은 수준의 전문지식이나 시술능력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도2014 판결, 대법원 2003. 9. 5. 선고 2003도2903 판결 등 참조).
의사가 영리의 목적으로 비의료인과 공모하여 무면허의료행위를 하였다면 그 행위는 보건범죄단속법 제5조에 해당한다(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5도15351 판결 등 참조). 보건범죄단속법 제5조에서 정한 ‘영리의 목적’이란 널리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목적을 말하는 것으로, 무면허 의료행위를 행하는 사람이 반드시 그 경제적 이익의 귀속자나 경영의 주체와 일치하여야 할 필요는 없고, 일시적이거나 계속적인 것이거나를 묻지 아니하므로 현실적으로 이익을 얻어야만 인정되는 것도 아니며, 무면허 의료행위 등 위반행위의 직접적인 대가가 아니라 위반행위를 통하여 간접적으로 얻게 될 이익을 위한 경우에도 영리의 목적이 인정된다(대법원 2021. 7. 8. 선고 2018도846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위 법 제5조에서 ‘업으로 한다’는 것은 사실상 반복 계속하여 의료행위를 하거나 반복 계속할 의사로써 의료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2003. 9. 5. 선고 2003도2903 판결, 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1도636 판결 등 참조).
D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였는지 여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수술 과정에서 D은 적어도 ‘① 리트렉터<4>를 잡는 행위, ② 피고인 A가 말렛<5>으로 임팩터<6>를 쳐서 인공관절을 삽입할 때 임팩터를 잡아주는 행위’는 하였던 것으로 인정할 수 있고,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와 같이 리트렉터나 임팩터를 잡아주는 행위는 수술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수술 부위에 직, 간접적인 접촉이 이루어지는 행위로서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수행하였을 경우 환자에 대한 보건위생상의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므로, 위와 같은 행위가 설령 의사의 전체 수술과정 중 일부의 행위라거나 진료의 보조행위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로 의료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진료보조행위도 의료인인 간호사나 간호조무사만이 의사의 지도하에서 행할 수 있는 의료행위에 해당함은 명백하다). 따라서 D이 이 사건 수술 과정에서 위와 같은 진료보조행위를 수행한 것은 의사가 아닌 사람의 무면허 의료행위(이하 ‘이 사건 무면허 의료행위’라 한다)에 해당한다.
D은 당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적어도 ‘리트렉터를 잡아 수술부위를 벌리는 행위’, ‘피고인 A가 인공관절을 삽입하기 위해 말렛을 칠 때 임팩터를 잡아주는 행위’와 관련하여서는 분명하게 이를 수행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D은 이미 같은 내용의 범죄사실 등으로 형사 재판을 받아 2019. 11. 29. 유죄 판결이 확정되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9노2802호). 자신의 재판이 모두 마쳐진 이상 이 사건 재판에서 위증죄로 처벌받을 위험을 감수하면서 허위 진술을 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D이 경찰의 피의자 신문 당시 당초 ‘수술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을 하였다가 ‘인공관절 수술에는 같이 수술을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이후 검찰의 피의자 신문에서 ‘뼈를 자르거나 환자의 몸에 손을 일절 댄 사실이 없다’고 하였다가 ‘피고인 A와 함께 인공관절 수술을 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는 ‘대리수술’이나 ‘수술을 함께 하는 것’의 구체적인 의미나 범위에 관하여 수사기관과 D의 인식이 일치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기관에 의해 범행을 추궁 당하는 과정에서 위와 같이 진술이 여러 차례 번복된 것으로 보일 뿐이고(D으로서는 수사단계에서 리트렉터, 임팩터를 잡는 행위 등은 ‘대리수술’이 아니라고 인식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사정을 들어 D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뼈를 자르거나 환자의 몸에 손을 댄 사실이 없다’는 D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자체는 당심에서의 증언 내용과 특별히 모순되지 않는다.
D이 자신에 대한 보건범죄단속법위반 사건의 검찰 피의자 신문에서 진술한 내용(증거목록 순번 294 참조)도 ‘피고인 A는 수술 부위 절개, 봉합을 하고, 말렛으로 임팩터를 쳐서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것을 한다. 수술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하는 것이다. D은 리트렉터를 잡거나 인공관절과 임팩터를 연결하고, 피고인 A가 말렛으로 임팩터를 때릴 때 임팩터를 손으로 잡아 위치, 각도를 맞추는 역할을 한다.’는 취지인바, 적어도 리트렉터를 잡는 부분, 임팩터를 잡는 부분에 있어서는 당심에서의 진술과 동일하게 진술하였음을 알 수 있다.
원심에서는 D이 ‘인공 관절을 심을 뼈에 리머<7>를 밀어 넣어 인공관절이 들어갈 공간을 확보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판단한 바 있는데, 당심에서 D은 ‘리머를 직접 밀어 넣은 것은 피고인 A이고, D이 담당한 것은 리머를 조립하여 들어가야 되는 위치까지 전달한 부분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여 D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심에서 이루어진 증인신문의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변호인들이 D에게 리머에 관하여 주로 ‘리머의 기능, 리머를 밀어넣는 구체적인 방법’ 등에 관하여 질문하자 D이 이에 관하여 답하였을 뿐, ‘뼈에 리머를 밀어 넣는 행위’를 본인이 하였다고 D이 명시적으로 진술한 적은 없다. 당심에서는 변호인들이 보다 구체적으로 피고인 A가 담당한 행위와 D이 담당한 행위를 나누어 질문하였기 때문에 위와 같이 진술이 구체화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피고인 A는 ‘하딩’ 방식을 사용하는 본인의 수술에서 D이 위와 같이 수술에 관여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D이 담당한 역할이 리트렉터를 잡거나 임팩터를 잡아주는 부분이었음을 고려하면, 피고인 A가 제출한 자료를 보더라도 D이 위와 같은 보조행위를 하는 것이 물리적, 구조적으로 불가능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 A는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1)에 기재된 수술 방법이 ‘찬리’ 방식에 따른 것으로 잘못 기재되어 있다거나 그 구체적인 내용에 오류가 있다고도 다투나,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는 의료인이 아닌 수사기관이 관련자들의 진술을 종합하여 공소사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던 것에 불과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수술에서 D이 구체적으로 담당했던 진료보조행위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A의 주장과 같이 수술 방식의 기재에 일부 오류가 있다고 하더라도 D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인정하는 데 있어 어떠한 영향을 끼친다고 보기도 어렵다.
D이 영리를 목적으로, 업으로 의료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D은 2015. 4.경부터 2019. 4.경까지의 기간에 총 32회에 걸쳐 피고인 A의 병원에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이 사건 수술에 참여하여 이 사건 무면허 의료행위를 계속적, 반복적으로 수행한 점, ② D과 피고인 A가 공모하여 이 사건 수술 도중 D으로 하여금 이 사건 무면허 의료행위를 수행하도록 하고 이 사건 수술에 따라 피고인 A나 I병원이 치료비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취득한 이상, D에게 피고인 A나 I병원으로 하여금 널리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하도록 할 목적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한 점, ③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D 스스로도 I병원에 인공관절 등을 계속 납품할 기회를 얻거나, 그 판매를 촉진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이는바 이 역시 이 사건 무면허 의료행위를 통하여 얻게 될 간접적인 이익이라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D이 이 사건 무면허 의료행위를 함에 있어 영리의 목적이 인정되고, 이를 업으로 한 것으로도 평가할 수 있다.
소결
보건범죄단속법위반(부정의료업자)의 점에 관한 피고인 A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8>.
의료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D의 행위는 ‘판매촉진을 위한 노무제공행위’로서 피고인 A가 D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받은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도 이유 없다.
D의 앞서 본 수술 보조행위는 인공관절 등 의료기기 납품에 필요불가결하거나 인공관절이나 수술 기구 등의 개봉이나 검수에 반드시 수반되는 업무로 보기 어렵다. 또한 위와 같은 행위는 본래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가 의사의 지도하에 행하여야 하는 행위로서 D이 이를 담당하지 않았다면 피고인 A로서는 간호사나 간호조무사 1인을 추가로 수술에 참여시켜야 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피고인 A는 D의 위 행위와 관련하여 D에게 어떠한 보수를 지급하거나 대가를 제공한 바는 없다.
인공관절이라는 상품은 수술을 통하여 환자의 체내에 이식되는 방식으로만 판매될 수 있음을 고려하면, 인공관절의 납품과 이를 이식하는 수술은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D은 인공관절을 납품하려면 관행적으로 병원 측의 수술에 참여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D과 같은 의료기기 업체에서는 경쟁 구도에서 이점을 얻기 위하여 또는 뒤처지지 않기 위하여 병원에 수술 보조행위 등 노무제공을 하고 있다고 보인다.
피고인 A가 이를 통해 얻는 경제적 이익이 그리 크지 않다고 하더라도 D의 행위가 판매촉진을 위한 것이 아니라거나 별도의 노무제공이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기의 점에 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A가 사실은 의사가 아닌 D이 수술의 주요 부분을 시행하였음에도 자신이 단독으로 그 수술을 시행한 것처럼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을 기망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함으로써 이를 교부받아 편취하였다는 것이다<9>.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D이 이 사건 수술에서 담당하였던 행위는 리트렉터를 잡거나 임팩터를 잡아주는 등 극히 일부의 진료보조행위에 그쳤던 점, ② 그 외 이 사건 수술에서 주된 의료행위는 모두 피고인 A가 직접 시행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D이 주된 의료행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담당하였다고 단정할 증거는 부족한 점, ③ 이 사건과 같이 수술 과정에서 의사가 아닌 자가 극히 일부의 진료보조행위만을 담당한 경우는 의사가 아닌 자가 직접 피부 절개나 봉합 등 수술의 주된 의료행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한 경우와 비교하여 무면허 의료행위의 성격이나 중요성, 전체 의료행위에서 차지하는 비중 등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바, D이 이 사건 수술 도중 일부 진료보조행위를 수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해당 수술에 대하여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한 피고인 A에게 어떠한 편취의 범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A에게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을 기망하여 요양급여비용을 편취한다는 범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는 피고인 A의 주장은 이유 있다.
원심 판시 2019고단4959 사건의 범죄사실 제3항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피고인 A, B)
위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이와 대체로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피고인들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으므로, 위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C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위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와 대체로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으므로, 위 피고인의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A]
피고인은 국민보건 향상을 이루고 국민의 건강한 생활 확보에 이바지할 사명을 가지는 의료인으로서, 의료인의 자격이 없는 D으로 하여금 수술에 참여하여 일부 진료보조행위를 수행하도록 하는 등 이 사건 무면허 의료행위를 공모 및 지시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B와 공모하여 의약품 공급자인 F, G 및 의료기기 판매업자인 D, E, H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취하였고, 그와 같이 취득한 경제적 이익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대부분 부인하고 있다.
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당심에서 피고인의 피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사기의 공소사실을 전부 무죄로 판단하는 점, D이 이 사건 수술에 관여한 정도가 일부 진료보조행위에 그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범행에 대하여는 이를 모두 인정하고 있고 당심에 이르러 위 사건의 근로자들로부터 ‘피고인이 체불 임금 등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처벌불원서가 제출된 점 등의 유리한 사정 및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피고인 B, C]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하고,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인 B에 관하여 A와 공모하여 의약품 공급자인 F, G 및 의료기기 판매업자인 D, E, H으로부터 경제적 이익을 취하였고 그 이익이 적지 않음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이 사건 범행 당시 누범 기간 중이었던 점 등을 불리한 사정으로 참작하고, 피고인 C에 관하여는 국민보건 향상을 이루고 국민의 건강한 생활 확보에 이바지할 사명을 가지는 의료인임에도 의약품 공급자인 F, G로부터 의약품 판매를 촉진하여 줄 것을 조건으로 경제적 이익을 취함으로써 의약품 유통질서를 어지럽힌 점,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을 불리한 사정으로, 초범인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각 참작하여 위 피고인들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조건과 위와 같은 원심판결의 양형이유를 대조하여 보면, 위 피고인들이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은 원심의 양형에 이미 고려된 것으로 보이고, 당심에서 원심 형량을 변경할 만한 새로운 사정을 찾을 수 없다. 그 밖에 당심에서 제출된 자료와 위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동기와 수단,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참작하여 보더라도 원심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아니한다(특히 피고인 B의 경우 누범인 점, 이종 범죄로 다수의 실형 전과가 있음에도 또 다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하면 그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 A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위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피고인 B, C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무죄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 D의 공동 범행 – 보건범죄단속법위반(부정의료업자)의 점
피고인은 의사로서 2006년경부터 서울 관악구 K에 있는 ‘I병원’에서 원장으로 근무하는 사람이고, D은 E과 함께 2009년경부터 경기 부천시 L에서 ‘M’, ‘N’, ‘O’ 등의 상호로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의료기기 판매 업체를 공동 운영하는 사람이다. 누구든지 의료인이 아니면서 영리를 목적으로 의료행위를 업으로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5. 4.경 위 ‘I병원’에서, 의료기기 납품 업자일 뿐 의료인이 아닌 D과 ‘인공 고관절 반치환 수술’, ‘무릎 인공관절 치환 수술’ 등 의료행위를 하기로 공모하였다.
피고인은 D과 공모하여, 영리를 목적으로 2015. 4. 18.부터 2019. 2. 19.경까지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4) 기재와 같이 총 8회에 걸쳐 수술 행위를 하고 수술비 명목으로 합계 69,911,330원을 취득함으로써 의료행위를 업으로 하였다.
피고인 A의 단독 범행 – 의료법위반의 점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및 의료기관 종사자는 의료기기 제조업자, 의료기기 수입업자, 의료기기 판매업자 또는 임대업자로부터 의료기기 채택ㆍ사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받아서는 아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가.항 기재 일시 및 장소에서, 의료기기 판매업자인 D으로 하여금 가.항 기재와 같은 방법으로 총 8회에 걸쳐 수술을 시행하게 하고, 그 보수를 지급하지 않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의료기기 판매업자로부터 의료기기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제공되는 시가 미상의 노무를 받았다.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실상 당심의 심판대상에서 이탈되어 원심판결의 결론에 따르는바, 이 부분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나, 각 포괄일죄 관계에 있는 피고인 A에 대한 나머지 판시 보건범죄단속법위반(부정의료업자)죄, 의료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는다.
판사 이성복(재판장) 김은집 김민주
각주1) 2022. 11. 25.자 항소이유서, 2023. 2. 8.자 항소이유보충서, 2023. 12. 4.자 보충항소이유서를 종합하여 본다.
각주2) 피고인 A는 당초 6,100만 원 전액을 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고 다투었으나, 피고인의 변호인이 제출한 2024. 10. 7.자 변호인 의견서에 의하면 2017. 9.경 5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원의 경우 이를 지급 받은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는 취지로 입장을 변경하였다(위 의견서 7~8쪽 참조).
각주3) 피고인 B의 변호인은 2024. 10. 8.자 변호인 의견서에서 원심의 추징금 산정을 다투는 취지의 주장을 새로이 하였으나 이는 적법한 항소이유에 해당하지 않고, 직권으로 살펴보더라도 원심의 추징금 산정이 위법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각주4) 리트렉터: 수술 부위를 벌려 주는 수술용 도구
각주5) 말렛: 인공관절을 뼈에 심을 때 타격하는 망치와 같은 수술용 도구
각주6) 임팩터: 인공관절이 손상되지 않도록 인공관절에 연결하여 말렛으로 타격할 수 있도록 하는 수술용 도구(피고인 A는 인공관절에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D의 진술 취지에 비추어 보면 반드시 ‘결속’ 내지 ‘체결’의 의미로 ‘연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기보다는 ‘말렛으로 인공관절을 직접 타격할 수 없으니 임팩터를 인공관절에 대고 임팩터를 말렛으로 타격한다는 취지’에서 ‘연결’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고 보이므로, D의 이러한 진술이 피고인 A의 주장과 특별히 모순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각주7) 리머: 뼈의 골강 안에 인공관절이 들어가도록 자리를 내어 주는 역할을 하는 수술용 도구
각주8) 다만 아래 ‘피고인 A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부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당심에서 드러난 D의 구체적인 무면허 의료행위 내용을 구체적으로 표시하기 위하여 피고인 A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는 범위 내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직권으로 일부 정정 내지 수정하여 인정한다.
각주9) 구체적인 공소사실의 요지는 아래 ‘다시 쓰는 판결’ 부분 참조.
각주10) 당심에서 피고인 A의 사기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 중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되었던 부분에 관하여도 이를 무죄로 판단하므로, 원심에서 이유무죄로 판단하였던 부분을 포함하여 사기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주문에서 무죄를 선고한다(원심에서 일부 사기의 점에 관하여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것은 이와 포괄일죄의 관계에 있는 나머지 사기의 점에 관하여 유죄로 인정하기 때문이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