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 A에게 250,000원, 원고 C에게 9,000,000원, 원고 F에게 1,635,93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25. 6. 13.부터 2025. 9. 25.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 A, C, F의 나머지 청구 및 원고 B, D, E, G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 A, C, F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의 4/5는 원고 A, C, F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원고 B, D, E, G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B, D, E, G이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등
피고는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 투자자문업 등 업무를 행하는 법인으로, 피고의 직원들은 '일반직'과 '종합직' 등으로 나뉘며, 원고들은 '종합직'으로서 피고 회사에 재
직 중이거나 퇴직한 사람들이다.
피고의 정년 연장 및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된 것) 제19조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였고(2016. 1. 1. 시행), 이에 피고는 2016. 1. 1.부터 소속 근로자들의 정년을 만<3> 55세에서 60세로 연장하기로 하였다(다만, 피고는 근로자들의 정년에 관한 인사규정을 즉시 변경하지 아니하였고, 2020. 12. 9. 아래 노사합의와 같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인사규정 중 정년 부분을 '60세'로 함께 변경하였다).
피고는 피고 회사 노동조합과 2020. 12. 9. 임금피크제 시행에 관한 노사합의를 체결하였다. 위 노사합의에 따르면 피고 소속 직원은 56세가 되는 해에 임금피크제, 명예퇴직 또는 투자전담직 재입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고, 임금피크제를 선택하는 경우 60세가 되는 해의 연말까지 정년이 보장되며, 매년 피크임금의 60%를 지급 받게 된다(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하고, 위 노사합의의 주요 내용은 아래 표와 같다).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원고들은 2021. 1.부터 2023. 1.까지 순차적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 받기 시작하였고, 구체적인 이 사건 임금피크제 진입일과 직급 등은 아래 표와 같다.
(생략)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3, 4,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요지
주위적 주장
피고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에 따라 2016. 1. 1.에 이미 피고 소속 직원들의 정년이 60세로 연장된 상태에서 2020. 12. 9.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고, ①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해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만으로 삭감된 임금을 받았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차별금지원칙에 위반되어 무효로 보아야 한다. 또한 ② 원고들이 임금피크제 적용 전후로 동일가치노동을 제공하였음에도 임금이 삭감된 것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를 가지는 원고들의 '임금피크제 적용 이전에 제공한 근로'와 '임금피크제 적용 이후 정년 도래 전까지 제공한 근로'를 차별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이는 헌법과 근로기준법 등이 금지하는 차별을 하여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되어 원고들이 받지 못한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감액된 임금을 포함하여 산정한 정당한 퇴직금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 주장
만약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무효로 볼 수 없고 임금피크제로 인한 임금 삭감이 차별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원고들이 지급 받지 못한 고과상여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연령차별금지원칙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 · 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 · 훈련(제3호), 배치 · 전보 · 승진(제4호), 퇴직 ·해고(제5호)의 각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및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 ·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관한 것이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인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효력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참고한다.
판단
갑 제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20,27, 28, 30, 31, 33, 36 내지 4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나머지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성격 및 도입 목적의 타당성
관련 법령의 개정
구 고령자고용법(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된 것) 제19조에서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제19조의2를 신설하여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다.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4> 참조),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일부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5>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었고, 특히 고용보험법령은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성격
임금피크제가 정년 연장에 수반된 조치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정
년 연장이 유기적 관련성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하고, 정년 연장이 배경이 되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면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가 동시에 도입되지 않더라도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볼 수 있으며, 반드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 시행일인 2016. 1. 1. 이전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여야만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라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피고는 2016. 1. 1.부터 시행이 예정된 고령자고용법 제19조를 고려하여 2015. 3. 3.경부터 정년 연장(55세에서 60세로 연장) 및 정년연장에 수반하는 조치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하였고, 피고 노동조합은 2015. 3. 25.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사측 취지에 동감하나, 실제 시행 관련 논의는 추후 진행 희망'이라는 취지의 의견을 표시하였고, 그 이후인 2016. 2.경부터 2018. 11.경까지 '임금피크제 도입의 취지는 이해하고 공감하나 시기상조라고 판단됨, 차기 집행부와 논의 희망' 등 의사를 표시하였으며, 2020. 5. 19.에는 '어떤게 더 조합원들에게더 유리할지 고민한 결과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 전향적으로 논의하기로 결정'이라고 표시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정년 연장 이후 2020. 12. 9.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될 때까지 피고 노동조합과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꾸준하게 논의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위 정년 연장 당시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잠정적인 합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피고 노동조합과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이 아니고, 노사회의록은 신뢰할 수 없다'라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① 원고들이 속한 노동조합은 피고의 과반수 노동조합이고, 노사협의에 참석한 노조위원장 등 간부들이었던 R, S, T, U과 피고를 대표한 인사팀의 V, W, X, Y이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여 피고가 제출한 노사회의록이 사실대로 작성된 것이고, 노동조합 조합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그들의 동의가 있었기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제정·시행되었음을 확인한 점, ② 원고 A은 2015. 3.경 피고 회사의 인사팀장으로서 '정년연장 관련 주요 현황 및 이슈(정년연장 대응 사례 포함)'를 주요 발표내용으로 하여 임금피크제 등에 관하여 논의한 '2015. 3. 3. 노사 공동 T/F회의록'이 첨부된 메일, 정년연장에 대한 대응책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논의한 '정년 연장법 시행 관련 현황 및 파급효과 분석' 회의 자료가 파일로 첨부된 메일, 2015. 3.25.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사측 취지에 동감하나 매각 이후 경영정상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여 실제 시행 관련 논의는 추후 진행 희망'이라는 취지가 기재된 '원고 노사 공동 T/F 회의록'이 첨부된 메일을 각 수령한 점{또한, 원고 A이 수신인으로 되어 있지는 않으나 '임금피크제(또는 대안) 검토 및 노조 협의 진행'이 주요 과제로 명시된 '2015. 1. 9.자 인사팀 현안 및 주요 과제 보고'가 피고 회사 인사팀 부장, 차장들에게 메일로 공유되기도 하였다}, ③ 피고 회사 인사팀 소속이었던 Y이 2015. 3. 6. 피고 노동조합의 R, S에게 '조기퇴직위로금 VS 임금피크제 비교시물레이션' 자료 등을 메일로 전달한 점, ④ 원고 A은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한 2020. 12. 9.로부터 이틀 뒤인 2020. 12. 11.에 피고 회사 인사팀 소속 직원으로부터 '팀장(원고 A)님 계실 때 검토했던 것을 이제서야 마무리했다. 팀장님 덕분에 첫삽을 떴던 것 같다'라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은 점, ⑤ 피고 노동조합이 2020. 5. 19.에 '어떤게 더 조합원들에게 더 유리할지 고민한 결과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 전향적으로 논의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표현한 것에 의하면, 그 이전부터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관한 피고 회사의 계속된 요청이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점, ⑥ 피고가 고령자고용법(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된 것) 제19조가 시행되는 2016. 1. 1.경 이전에 정년을 연장하는 것으로 인사 규정을 개정하지 않고 있다가(실제로는 연장된 정년이 적용되었으나 인사 규정만 개정하지 않은 상태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는 것과 동시에 정년을 55세에서 60세로 늘리는 내용으로 인사규정을 개정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2015.경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여부를 꾸준하게 논의하다가 2020.경에 이르러 적법한 절차에 따라 도입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이와 반대되는 전제에 선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 연장에 수반된 조치로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고, 연장된 정년만을 따로 분리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라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피고는 당초 소속 근로자의 정년을 55세로 정하고 있었으나, 법정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는 개정 고령자고용법이 시행되는 2016. 1. 1.부터는 근로자의 정년을 의무적으로 60세로 정해야 했다. 이에 피고는 2016. 1. 1.부터 정년을 연장하였으므로, 그로 인한 피고의 인건비 부담이 상승할 것임은 당연히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피고의 입장에서는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재정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은 피고 직원들의 정년을 연장함으로써 근로능력과 의지가 있는 고령자의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정년 연장에 따라 사용자인 피고가 부담하게 될 막대한 규모의 추가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는 것으로서, 그 도입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및 대상 조치의 적정성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 따라서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전후의 급여 등에 관하여 본다.
피고 근로자들의 연장 전 정년은 '55세로서 정년 되는 해의 다음해 1일자에 퇴직'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었으므로, 피고 근로자들은 56세부터 60세까지 임금을 받지 못하는 상태가 될 예정이었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60세까지의 정년 연장과 함께 매년 피크임금의 60%를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므로,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따라 같은 기간 동안 약 300%(임금피크제 지급률 60%에 따라 5년간 지급 받는 임금)의 임금을 추가로 받게 되어,<6> 임금피크제 적용 이전에 비하여 300%더 많은 급여를 지급 받게 된다(다만 위 약 300%의 총임금 증가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되지 아니하였더라면 원고들이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하였을 기간에 대한 것이므로, 위 연장된 정년 동안 원고들의 업무 수행 경감도 등 다른 사정과 비례하여 위 임금 증가가 상당한 것인지 여부를 아래에서 살펴본다).
원고들로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아니하였더라면 제공하지 아
니하였을 근로를 제공하는 측면도 있지만, 정년을 맞이하는 시기에 기존의 직장에서 계속하여 근무할 수 있는 고용안정의 측면도 고려하여야 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감액률(지급률)에 관하여 보면, 피고는 연장된 정년 5년간 피크임금의 60%를 지급하여 매년 감액률은 40%이 되는데, 피고가 속한 금융업은 다른 업종에 비하여 임금 수준이 높은 편인 점, 같은 업종의 다른 회사에 비하여 감액률이 높은 편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임금감액률이 현저하게 높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달리 계단식 삭감비율을 적용할 경우 퇴직금이 줄어들 수 있으므로, 퇴직금 측면에서도 원고들에게 유리하다.
성과급과 관련하여, 지점 영업직원인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의 경우 임금삭감액만큼 성과목표(BEP)가 감소하여 매월 지급받을 수 있는 성과급이 증가하게 되었다. 피고의 성과급 지급 방식에 의하면,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들은 임금피크제 비적용 지점 영업 근로자와 동일한 실적을 달성하더라도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가 더 높은 초과수익을 달성한 것이 되어 결국 더 높은 금액의 성과급을 지급받게 되고, 이는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감액된 급여를 일부 보전 받을 수 있는 결과가 된다.
피고는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의 업무집중도 제고와 은퇴 후의 삶 설계를 돕기 위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피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점 영업, 주문기록 모니터링, 금융상품 사후관리, M금융센터 내 온라인 고객 지원 관리 직무에 배치하여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경감시켰다{지점 영업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임금 삭감액만큼 성과목표(BEP)가 감소하였다}.
또한, 피고는 노동조합의 요구를 받아 들여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이 임금피크제 대신에 선택할 수 있는 명예퇴직 제도 및 투자전담직 재입사 제도를 도입하였는데, 명예퇴직제도는 위로금(명예퇴직 신청 당시 대상자의 직급별 월정급여 24개월분), 생활안정자금 2천만 원, 재취업 또는 창업지원, 은퇴기념 여행 상품권(1백만 원 상당)및 공로패 지급 등을, 투자전담직 재입사 제도는 계약기간 2년, 투자전담직 기준 월정 급여, 성과급 및 복리후생 적용, 위로금(투자전담직 전환 신청 당시 대상자의 직급별 월정급여 18개월분), 생활안정자금 2천만 원을 각 보장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들에게도 건강검진 비용 지원, 경조금 지원, 기념품 및 명절선물 제공, Refresh Program, 사내대출 지원, 의료비 지원(임직원 본인과 건강보험증에 등재된 배우자, 부모, 자녀까지 의료실비보험을 지원한다), 장기근속 포상(10년, 20년 근속 시 골드바 지급), 자녀 학자금 지원 등의 복리후생 혜택을 부여하였다.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는 경우, 정년 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후 신입직원 채용 규모를 늘렸고(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전 5년 동안 연 평균 35명의 신입직원을 채용하였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후 3년 동안 연 평균 64명의 신입직원을 채용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통해 확보한 재원으로 직원들의 임금인상률을 대폭 늘리기도 하였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위반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일반적으로 '동일 가치의 노동'이라 함은 당해 사업장 내의 서로 비교되는 노동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성질의 노동 또는 직무가 다소 다르더라도 객관적인 직무평가 등에 의하여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해당하는 것을 말하고, 동일 가치의 노동인지는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을 비롯하여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1. 26. 선고 2019다262193 판결 등 참조).
판단
살피건대,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의 임금피크제 적용 전·후의 노동이 동일하다거나,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성질의 노동 또는 직무로서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을 받으면서 업무의 구체적인 내용이 변경되고, 같은 업무에 종사하더라도 평가 기준이 하향된 사실 등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고과상여 청구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갑 제3, 10호증, 을 제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피고 급여규정에는 고과상여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이 없는데(피고 급여규정은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정기상여금, 사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 지급하는 특별상여금과 성과상여금만을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 회사의 고과상여는 '본사 대리 이상 직원 중 전년도 인사고과 N 이상 등급을 받은 직원을 대상으로 연 지급하되 3, 6, 9, 12월 균등 분할 지급'하는 것이어서 피고 급여규정에 따른 급여로 보이지 아니한다), 고과상여의 내용상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들이 제외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② 피고 급여규정은 명예퇴직 및 투자전담직 재입사 직원에게는 재직 중 기여분에 한하여 특별상여금 및 성과상여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특별 격려금 지급 결정에서는 '임금피크제 적용자를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다'라고 명시하는 등 피고가 상여금 등 특정한 명목의 돈을 지급할 때 필요한 경우 그 대상 및 범위를 제한하고 있는데, 고과상여에 관하여는 이러한 범위(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를 정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된다는 이유만으로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들에게 고과상여를 지급하지 아니하여도 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무관하게 원고들에게 미지급한 고과상여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들이 2021.부터 2024.까지 지급 받지 못한 고과상여는, 원고 A 250,000원, 원고 C 9,000,000원, 원고 F 1,635,930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7>, 피고는 원고 A에게 250,000원, 원고 C에게 9,000,000원, 원고 F에게 1,635,93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25. 6. 11.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5. 6. 13.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9. 25.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 A, C, F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위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 및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박승균 이영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