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생)는 1983년경부터 C 등에서 크라샤 운전을 통한 광물 분쇄 등 분진작업에 종사한 사람이다.
원고는 2021. 10. 21. 진폐증[병형 1/0, 심폐기능 F1/2(경미장해)]을 진단받고 2022. 3. 30. 제11급 제16호의 진폐장해등급을 결정받아 이에 따른 진폐보상연금을 수령하였다.
원고는 2022. 3. 28. 피고에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진폐예방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진폐재해위로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원고가 진폐예방법 시행령 제1조의2에서 정한 분진작업을 수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2022. 5. 4. 원고에게 진폐재해위로금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 원고가 위 결정에 불복하여 행정심판을 청구하였고,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22. 9. 20.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는 내용의 재결을 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평균임금이 2021년 기준 진폐고시임금 125,661원 86전임을 전제로 2022. 10. 11. 원고에게 진폐재해위로금 합계 36,190,610원(= 125,661원 86전 X288일, 십원 미만 버림)을 지급하였다. 이후 원고는 2023. 2. 13. 진단으로 병형 1/0 심폐기능 F0(정상)으로 확인되어 제13급 제16호의 진폐장해등급을 결정 받고 진폐보상연금을 지급받았다.
원고는 피고에 '우선적으로 적법하게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을 산정한 후에 그 금액과 고용노동부장관이 매년 고시하는 진폐고시임금을 비교하여 더 높은 임금액을 원고의 진폐 보험급여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으로 산정해달라'는 취지로 평균임금 정정 신청 및 보험급여 차액 청구를 하였다.
피고는 2025. 5. 30. 원고에게 평균임금 정정 신청 및 보험급여 차액 청구 부지급 처분을 하였고(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구체적 처분사유는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피고의 진폐재해위로금 부지급 결정으로 인하여 원고는 행정심판 절차를 거쳐 2022. 10. 11.에서야 비로소 진폐재해위로금을 지급받은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지급결정일인 2022년까지 증감된 평균임금이 아닌 재해발생일이 속한 2021년 기준의 진폐고시임금을 기준으로 진폐재해위로금을 지급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피고의 잘못된 부지급 결정에 대한 불복절차에 소요된 시간을 원고가 부담하게 되는 것이자 진폐재해위로금 금액이 보험급여의 실질적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게 되는 것으로서 부당하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관련 규정 및 법리
구 진폐예방법(2023. 8. 8. 법률 제196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특별히 지칭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위 법률을 '구 진폐예방법'이라 한다) 제24조 제1항은 진폐위로금의 종류 중 하나로 제2호에서 진폐재해위로금을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5조 제2항은 '제24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진폐재해위로금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5조 제2호 및 제36조 제6항에 따른 평균임금에 별표2에 따른 진폐장해등급별 지급일수를 곱한 금액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재보험법 제5조 제2호는 '산재보험법에서 말하는 평균임금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평균임금을 말하고, 근로기준법에 따라 평균임금을 결정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면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금액을 해당 평균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36조 제6항은 '보험급여를 산정할 때 진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병으로 보험급여를 받게 되는 근로자에게 그 평균임금을 적용하는 것이 근로자의 보호에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산정 방법에 따라 산정한 금액을 그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25조 제2항 제1호는 위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산정 방법에 따라 산정한 금액'에 관하여 '해당 직업병이 확인된 날을 기준으로 제26조 제1항에 따른 전체 근로자의 임금 평균액을 고려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매년 고시하는 금액'으로 정하고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는 '평균임금이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52조는 '재해보상을 하는 경우에는 사망 또는 부상의 원인이 되는 사고가 발생한 날 또는 진단에 따라 질병이 발생되었다고 확정된 날을 평균임금의 산정 사유가 발생한 날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재보험법 제36조 제3항 본문은 보험급여를 산정하는 경우 해당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년이 지난 이후에는 매년 전체 근로자의 임금 평균액의 증감률에 따라 평균임금을 증감하되, 그 근로자의 연령이 60세에 도달한 이후에는 소비자물가변동률에 따라 평균임금을 증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평균임금의 증감 제도는 오랜 기간 보험급여를 받거나 오랜 기간이 지난 후 보험급여를 받을 때, 평균임금을 산정할 사유가 생긴 날이 재해일 또는 진단 확정일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보험급여액을 정할 경우 보험급여의 실질적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불합리한 결과를 시정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다(대법원 2006. 9. 22. 선고 2004두2103 판결 참조).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고자 하는 산재보험법의 입법 목적과 평균임금 증감 제도를 둔 취지에 '통상적인 경우에는 재해근로자가 장해를 진단 받아 장해보상일시금 지급사유가 발생하면 지급 신청을 하여 곧바로 피고로부터 지급결정을 받을 수 있으므로 장해 진단일부터 지급결정일까지 평균임금을 증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보험급여의 지급을 거부하거나 지급을 늦춘 경우에는 산재보험법은 지연보상을 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피고의 지급 거부나 지체가 불법행위에 이르지 않는 한 재해근로자가 손해를 보전 받기 어렵다. 이러한 제도 미비의 상황에서 부당한 지급 거부 또는 지체 시 보험급여 지급결정일까지 평균임금을 증감하는 것은 재해근로자의 보호와 행정의 적법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평균임금 증감 제도의 취지에도 부합'하는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2010. 5. 20. 법률 제10305호로 개정된 산재보험법 시행 전에 지급 사유가 발생한 진폐에 대하여 장해보상일시금을 산정하는 경우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그 지급을 거부하거나 늦춤으로 인하여 보험급여의 실질적 가치가 하락한 경우에는 보험급여 지급결정일까지 평균임금을 증감해야 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4. 4. 16. 선고 2019두45616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가 2021. 10. 21. 진폐증을 진단받은 사실, 원고가 2022. 3. 28. 진폐재해위로 금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가 2022. 5. 4. 부지급 결정을 하였고 이후 행정심판의 인용재결을 거쳐 피고가 2022. 10. 11. 원고에게 평균임금이 2021년 기준 진폐고시임금125,661원 86전임을 전제로 한 진폐재해위로금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의 경우에는 진폐재해위로금의 지급결정일까지 평균임금을 증감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진폐예방법 제24조 제1항 제2호, 제3항은 '산재보험법 제91조의8의 진폐판정에 따른 진폐장해등급이 결정된 근로자에게 진폐재해위로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는 최초 진폐정밀진단을 받은 2021. 10. 21. 진폐예방법상 진폐재해위로금 지급청구권을 취득하였다고 할 것이고, 산재보험법상 급여지급에 관한 처분은 수급권자가 보험급여 지급청구권을 취득할 당시, 즉 그 지급사유 발생 당시의 법령에 따르는 것이 원칙이고(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1두8888 판결 참조), 진폐재해위로금의 경우에도 이와 같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진폐재해위로금 산정에는 그 지급사유발생 당시 시행 중이던 구 진폐예방법 제25조 제2항이 적용된다.
이러한 진폐예방법상 진폐재해위로금은 구 진폐예방법(2007. 4. 11. 법률 제8374호로 전부개정되고 2010. 5. 20. 법률 제10304호로 일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2007년 진폐예방법'이라 한다)에 따른 장해위로금 및 유족위로금을 진폐근로자의 생전보상을 강화하기 위해 통합한 것으로 그 취지와 목적은 2007년 진폐예방법상 장해위로금 및 유족위로금과 동일하다. 그런데 2007년 진폐예방법상 장해위로금과 유족위로 금은 산재보험법상 장해보상일시금 또는 유족보상일시금을 기준으로 산정하도록 규정되어 평균임금 증감조항 등이 적용되었으므로, 구 진폐예방법에 따라 진폐재해위로금을 산정하는 경우에도 평균임금 증감조항이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이러한 점에서 원고의 진폐재해위로금에 2023. 8. 8. 법률 제19613호로 개정된 진폐예방법 제25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않는 이상 평균임금 증감조항이 적용될 수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한편, 앞서 본 것과 같이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52조는 산재보험법상 진폐보상연금 지급 시 평균임금 산정사유 발생일을 진단일로 규정하고 있고 그 문언상 원고의 주장과 같이 지급 결정일로 해석할 만한 뚜렷한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
원고는, 피고가 진폐재해위로금 부지급 결정을 하여 원고가 행정심판 절차를 거쳐 2022. 10. 11.에서야 비로소 진폐재해위로금을 지급받았으므로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그 지급을 거부하거나 늦춘 것이므로 지급결정일까지 평균임금을 증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는 원고가 진폐예방법 시행령 제1조의2에서 정한 분진작업을 수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진폐재해위로금 부지급 결정을 하였으나, 중앙행정심판위원회가 '원고가 운전실에서 운전작업을 수행하여 광물을 직접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원고가 근무한 환경이 갱내와 같은 정도로 광물성 분진이 산재한 장소에 해당한다'는 이유 등으로 위 부지급 결정을 취소하는 인용재결을 한 것인바, 이는 진폐예방법 시행령 제1조의2에서 정한 '분진작업'의 평가에 관한 문제이다. 그리고 피고는 위 인용재결로부터 1개월 뒤인 2022. 10. 11. 원고에게 진폐재해위로금을 지급하였다.
이와 같은 원고의 진폐재해위로금 청구 시점, 행정심판의 경위 및 피고의 지급 시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에게 진폐재해위로금의 지급을 늦추어 보험급여의 실질적 가치를 하락시킨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평균임금과의 비교 대상이 되는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25조 제2항 제1호에 따른 특례임금 산정에 있어 2021년 진폐고시임금을 기준으로 한 것에 위법이 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대법원 2019. 4. 16. 선고 2019두45616 사건은 진폐근로자의 경우에는 요양 중이라도 장해급여를 지급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1999년에 선고된 바 있는데도 피고가 장해급여 부지급 처분을 해 왔고, 같은 취지의 판결이 계속 선고되자 요양 중인 진폐근로자에 대하여 장해급여를 지급하는 것으로 피고의 업무처리 기준을 변경하였음에도, 이후 2016년 및 2017년 장해급여 지급 청구에 대하여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그 지급을 거부한 사안에 관하여 보험급여 지급결정일까지 평균임금을 증감해야 한다고 판단한 사례로,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은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