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을 각 벌금 1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 A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게 각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판결
사건
2023고단723
판결선고
2024. 6. 18.
수원지방법원안양지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 A은 안양시 동안구 C, D호에 있는 B 주식회사(이하 ‘B’라고만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약 8명을 사용하여 운송사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고, 피고인 B는 위 소재지에서 상시 근로자 약 8명을 사용하여 운송사업 등의 수행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인 사업주이다.
피고인 A
근로계약서 미작성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임금, 소정근로시간 등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2. 1. 26.경부터 같은 해 5. 2.경까지(1차 근로기간), 2022. 6. 6.경부터 같은 해 8. 13.경까지(2차 근로기간) 각 근로하다가 퇴직한 E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근로기준법 제55조에 따른 휴일, 같은 법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가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각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임금의 직접 지급 의무 위반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위 사업장에서 2022. 1. 26.경부터 2022. 5. 2.경까지(1차 근로기간) 근로한 E의 2022. 1월 임금 406,450원, 2022. 2월 임금 2,100,000원, 2022. 3월 임금 2,100,000원, 2022. 4월 임금 2,100,000원, 2022. 5월 임금 135,480원 총 합계 6,841,930원을 E에게 직접 지급하지 않고 그녀의 남편 F에게 지급되는 용역대금에 부가하여 F 명의의 계좌에 이체하는 방식으로 임금을 지급하였다.
금품청산의무 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2. 6. 6.경부터 2022. 8. 13.경까지(2차 근로기간) 근로한 E에게 2022년 8월 임금 1,32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B
피고인은 피고인의 대표이사인 A이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항 기재와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 A의 일부 법정진술(제4회 공판기일에서의 것)
증인 G, H의 각 일부 법정진술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B의 일부 진술기재
제3회 공판조서 중 증인 E의 진술기재
용역계약서
각 카카오톡 대화내역
매입 전자세금계산서 목록, I은행 이체 확인증
등기사항 전부증명서(증거목록 순번 3), 사업자등록증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A: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호, 제17조 제2항(근로계약서 미작성의 점),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1항 본문(임금 직접 지급 의무 위반의 점, 벌금형 선택),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청산의무 위반의 점, 벌금형 선택)
피고인 B: 근로기준법 제115조, 제114조 제1호, 제17조 제2항(근로계약서 미작성의 점), 근로기준법 제115조,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1항 본문(임금 직접 지급 의무위반의 점), 근로기준법 제115조,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청산의무 위반의 점)
경합범 가중(피고인들)
각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피고인 A)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피고인들)
각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 A: 판시 범죄사실 기재 각 행위를 한 사람은 피고인 A이 아니라 당시 B의 차장이었던 G이다. 피고인 A은 B의 대표이사로서 회사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관여하였을 뿐 직원 개개인의 근로계약서 작성에 대해 세부적으로 감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게다가 E을 고용한 것은 G이 피고인 A에게 알리거나 회사의 채용과정을 거치지 않고 임의로 계약한 것이고 용역사용계약서 역시 G이 임의로 작성하였으므로 피고인 A과는 무관하다. 결국 행위자가 아닌 피고인 A은 근로기준법 위반행위를 한 바 없어 처벌대상이 될 수 없고,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한 고의도 존재하지 않았다.
피고인 B(임금의 직접 지급 의무 위반의 점에 관하여): G이 임금을 E의 남편 계좌로 지급한 것은 E이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동의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G의 이 부분 행위를 근로기준법위반이라고 볼 수 없고, 피고인 B에 대해서 양벌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은 범행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구체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호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서 사업경영담당자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는바, 근로기준법이 같은 법 각 조항에 대한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경영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가 노동현장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있는 만큼, 사업경영담당자란 원칙적으로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부담하는 자로서 관계 법규에 의하여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면 이에 해당하고, 반드시 현실적으로 그러한 권한을 행사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도4904 판결 등 참조). 피고인 A은 사업주인 피고인 B의 대표이사로서 경영 일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부담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 소정의 근로조건 명시 의무, 같은 법 제36조 소정의 금품 청산 의무, 같은 법 제43조 제1항 본문 소정의 임금 직접 지급 의무를 각 부담하는 ‘사용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인 A이 E의 채용 및 임금 지급 과정에 구체적·현실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바 없다고 하여 그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아래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G이 E에 대한 채용 및 임금 지급 과정을 주도한 것은 피고인 A이 묵시적·포괄적으로 위임한 범위 내에서의 권한을 행사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이를 G의 개인적인 일탈행위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E이 채용되어 근무한 장소는 피고인 A이 업무를 수행한 안양시가 아니라 의왕시 J에 위치한 K였다. 하지만 B는 물류대행 및 창고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유통회사이고, 유통회사의 특성상 상당수의 직원들이 대표이사가 상주하는 본사가 아닌 타지에 위치한 각 물류센터에서 근무하는 일이 많으므로 대표이사와 대면하지 않는 직원이 존재한다는 점이 이례적이지 않다.
물류센터는 시기에 따라 물량 편차가 있어 수시로 인력을 추가로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사건 무렵 차장 G, 대리 H, 주임 L 등 3명이서 업무를 수행하였던 K 역시 처리해야 할 물량이 많아지자 피고인 A에게 업무가 과중한 상태임을 보고하였다. E은 이러한 상황에서 K의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채용된 것이다. 실제로도 E이 수행한 업무는 B의 직원으로서 제품을 분류하고 운반하는 것이었고, E에 대한 임금 상당액은 그에 대한 대가로서 최종 결재권자인 피고인 A에 의해 지급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G은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자신이 피고인 A에게 보고하지 않고 E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당사자임을 주장하면서도, 평소 본사에 보고하지 않고 물류센터에 관련된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해왔으며 그 과정에서 피고인 A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던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B의 직원으로서 근로자에 불과한 G은 이 사건을 전후하여 피고인 A의 개별적인 지시 없이 K 내의 채용 및 비용 지출 등을 사실상 행사하여 왔고, 피고인 A도 이러한 업무 수행 방식에 대하여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E과 사이에 작성한 용역사용계약서에는 G이 ‘B 대표이사 A의 대리인’ 자격에서 체결한 것임이 기재되어 있다. 앞서 살핀 사정에 의하면, G이 위 용역사용계약서를 위조 또는 자격을 모용하여 작성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E은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회사 측의 요청에 따라 남편 F 명의 계좌로 임금을 지급받는 것에 동의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 직접 지급의 원칙을 규정하고 같은 법 제109조 제1항에서 그에 위반하는 자는 처벌을 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어 그 이행을 강제하고 있는 이유는 임금이 확실하게 근로자 본인의 수중에 들어가게 하여 그의 자유로운 처분에 맡기고 나아가 근로자의 생활을 보호하고자 하는데 있는 것이다(대법원 1988. 12. 13. 선고 87다카280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피고인들은 E이 F 명의 계좌로 임금을 지급받기로 동의하였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제109조 제1항에 따라 임금 전액을 E에게 직접 지급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담하고, 이에 위반할 경우 근로기준법위반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임금 직접 지급의 원칙을 정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은 그 실효를 거둘 수 없기 때문이다.<1> 피고인 B의 근로자에 해당하는 E에 대하여 이 사건 무렵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사정이 발견되지도 않는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각 벌금 5~4,500만 원
선고형의 결정
아래와 같은 사정들 및 피고인 A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이 사건 범행의 동기와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을 통하여 알 수 있는 양형의 조건이 되는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불리한 정상: 이 사건 범행은 사업주 또는 사용자인 피고인들이 근로자 E에 관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임금 직접 지급 의무를 위반하였으며, 1개월분 임금을 기간 내에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죄질이 가볍지 않다. 피고인 A은 대표이사로서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함에도, B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직원을 채용하였을 뿐인 하급자에게 자신의 책임을 미루고 있어 이 사건 범행을 제대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피고인 A에게는 6회의 이종벌금전과가 있다. 피고인들은 E에게서 용서받지 못하였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들은 이 사건 이후 E에게 미지급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E의 근로성을 다투지 않는 등 이 사건 사실관계 자체는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 피고인 A이 E에 대한 근로계약 체결 및 임금 지급 과정을 주도하거나 그 실태를 구체적·현실적으로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판사 정기종
각주1) 같은 취지에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임금 지급에 갈음하여 사용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근로자에게 양도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하였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부 무효임이 원칙이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다101308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