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9. 6. 21. 선고 2018노632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F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원심 판시 무죄부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E은 2015. 12.부터 2016. 5.까지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할 것이고, 2017. 1.부터 2017. 3.까지 E이 실제 받은 임금과 법정 최저임금의 차액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원심 판시 무죄 부분)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보다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여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서 근로자로 인정 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나,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E은 2015. 12.부터 2017. 5.까지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에서 근로의 대가인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인이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도록 E에게 퇴직금 및 2015. 12.부터 2016. 5.까지의 임금을 전혀 지급하지 않고, 2017. 1.부터 2017. 3.까지는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1)

피고인 스스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회사의 이사이자 실무를 담당하던 H는 2015. 11. 내지 12.경 경리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F의 소개로 E을 만나 면담을 하였고, 이후 E은 회사를 방문하여 H와 협의를 마친 뒤 2015. 12. 10.부터 회사에 출근하기 시작하였다.

2)

E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2015. 12.부터 2016. 5.까지 이 사건 회사에 근무하면서 세무, 회계, 영업, 문서 관리, 청소 등 각종 업무를 수행하였다. 숙소를 제공받기 전에는 회사 측의 양해 하에 10시~11시에 출근을 하였다. 처음에는 회사에 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임금을 정하지 않고 근무를 하였는데, 2016. 6.경 조달청 등록 조건으로 4대 보험에 가입한 직원이 있어야 해서 자신이 4대 보험에 가입됨과 아울러 그 무렵부터 근로자의 급여 조회 등 실사를 대비하고 4대 보험료를 줄이기 위해 최저임금을 받게 되었다. 해고를 당하기 전까지는 회사가 잘 되고 있는데다가 H가 '조만간 생활비로 월 400만 원은 가져갈 수 있게 해 주겠다.', '아무 생각 말고 따라오면 노후대책을 세워주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등 나중에 보상을 해 주기로 약속하기에 임금 미지급에 대해 항의할 수 없었으나, 2017. 5. 4.경 H가 일방적으로 해고를 통보함에 따라 미지급 임금을 달라고 항의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3)

F 또한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E이 2015. 12. 10.부터 출근하여 청소, 잔심부름, 택배, 경리 업무 등을 하였고, 그러던 중 4대 보험에 가입하였다. 매일 출근하였으나 거주지가 멀어 출근시간이 늦어지거나 퇴근시간이 이른 경우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출퇴근이 너무 힘들다.'며 숙소 제공을 요청하여 H가 숙소를 제공해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H도 수사기관에서 'E이 2015. 12. 10.부터 회사에 계속 출근한 것은 맞고 그 기간 동안 회사 일을 간간이 하였으며, E에게 향후 회사가 정상적으로 가동될 때 다른 회사보다 좋은 조건으로 (임금을) 해 줄 수 있다고 말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고, 피고인과 H가 작성하여 고용노동청에 제출한 시정지시결과보고서에도 'E이 2015. 12.부터 2016. 5.까지 사무실 청소를 하고 손님이 오면 커피 심부름을 하는 등의 업무를 하였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4)

피고인은 자신의 계산으로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면서 E에게 업무를 수행할 장소 및 비품 등을 제공하였고, E은 업무 수행 과정에서 H 등 회사 측의 상당한 관리 내지 지휘·감독을 받고 업무 내역을 보고하였으며, 본인의 계산이나 비용 부담 하에 업무를 수행한 바 없다. E이 위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다른 회사에 근무하거나 실질적으로 개인 업무를 하는 등으로 겸직을 한 바도 없다.

5)

E은 2015. 12.부터 2017. 5 까지 이 사건 회사에 근무하였음을 전제로 2017. 8. 24. 피고인을 상대로 위 기간에 발생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지급 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2017. 9. 1. 법원으로부터 이행권고결정을 받았고, 피고인이 이의신청을 하지 않아 확정되었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광주시법원 2017. 9. 1.자 2017가소15843호 결정).

6)

피고인은, E이 2015. 12.부터 2016. 5.까지 이 사건 회사 사무실에 있는 자리를 빌려 종전 직장의 업무를 처리하고 F의 도움을 받아 종전 직장에 대한 퇴직금 소송준비를 하였을 뿐 이 사건 회사의 업무를 수행한 바 없고, 오후 1시경 출근하여 오후 5시경 퇴근하였을 뿐만 아니라 2016. 6.에서야 비로소 4대 보험에 가입되고 급여를 지급받은 점 등을 지적하며, E이 2016. 6.부터 비로소 근로자로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과 F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E이 다른 회사의 업무를 처리한 것은 이틀가량이고, E이 하였다는 퇴직금 관련 소송 준비 역시 상고이유서를 작성한 것에 불과한바, E이 수개월 동안 위와 같은 정도의 업무를 하거나 소송준비를 위해 그와 전혀 무관한 이 사건 회사에 매일 원거리 출퇴근을 하였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고, 4대 보험 및 임금 지급 시점을 전후하여 E이 수행한 업무의 실질적인 내용이나 E의 지위 등에 본질적인 변화도 없다(다만 숙소를 제공받기 전까지 회사 측의 용인 하에 출퇴근시간이 상황에 따라 일부 조정되었을 뿐이다.). 오히려 위 2) 내지 5)항에서 본 바와 같이 E은 2015. 12.부터 이 사건 회사에 매일 출근하여 상급자의 지휘·감독 하에 각종 업무를 수행하여 왔고, 다만 회사 측의 사정으로 인하여 E의 양해 하에 4대 보험 가입과 임금 지급 및 숙소 제공이 근무 도중인 2016. 6.부터 이루어졌던 것에 불과하다.

7)

최저임금법은 사용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사용자가 지급한 임금액이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그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무효로 하여,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간주된다(최저임금법 제6조 참조).

따라서 피고인은 E이 근무하는 동안 매년 인상되는 최저임금액에 따라 실제 지급하여야 할 임금액수를 구체적으로 계산·확정하여 지급할 의무가 있고, 이는 자기의 계산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사용자에게 관련 법령에 따라 부과되는 의무로서 그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여지가 없다. 더욱이 E, F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E은 해고 무렵 H 등 회사 측에 미지급 임금에 관하여 항의한 바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E을 고용하기 이전부터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하여 왔으므로, 최소한 매년 정해지는 최저임금액에 따라 계산·확정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의 주장처럼 2017년도에 인상된 최저 임금액을 확인해 보지 않아 이를 알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없었다고 볼 수 없다.

3.

직권판단(원심 판시 유죄 부분)

가.

F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F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피고인이 F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주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1)

피고인은 원심 법정에서 '특허법률사무소 사무장이자 프리랜서인 F에게 2015. 1.과 같은 해 2. 특허 등록 업무를 의뢰하고 용역대금으로 350만 원을 지급한 적이 있는데, F이 정기적으로 용역대금을 지급하면 회사에 나와 특허 업무를 대행해 주겠다고 하기에 같은 해 5.경부터 용역대금으로 매월 150만 원을 지급하다가 2017. 1.부터는 F이 업무 목록을 작성하여 용역대금을 청구하면 이를 검토하여 건당 100만 원 상당의 용역대금을 지급하였을 뿐, F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임금을 지급한 것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고인과 H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도 이와 유사하다.

2)

F 스스로도 원심 법정에서 '본인이 특허사무실에 적을 둔 프리랜서로서 2015. 1.경 이 사건 회사의 특허 업무를 대행하고 보수를 받은 사실, 같은 해 4.경 이 사건 회사 측과 협의 하에 일정 금액을 받고 개인 업무와 병행하여 회사의 특허 업무를 대행하기로 약정한 사실, 당시 개인적인 외주 업무를 하기 위해 출퇴근시간의 자유를 보장받은 사실, 2017. 1.경부터는 처리하는 업무 건당 보수를 받기로 하면서 회사 측에 업무 내역에 따른 비용을 청구하였고 H가 이를 검토하고 금액을 조정하여 보수를 지급한 사실'을 인정한 바 있고, F이 작성하여 회사에 제출한 업무 및 비용 목록서, F이 2015. 1.부터 2016. 6.까지 대행한 특허 업무의 내역, 피고인이 2015. 1.부터 2017. 4.까지 F에게 지급한 돈의 액수와 지급일자 역시 피고인 및 F의 진술에 상당 부분 부합한다.

3)

F은 이 사건 회사에서 특허 업무를 수행하던 기간 중에 이 사건 회사와 무관한 다른 법인들의 특허 업무를 수행하고 용역대금을 수령하거나 개인적인 업무를 위해 상당기간 국·내외 출장을 다닌 바 있고, 특허청에 지급하여야 할 비용 등 특허 관련 업무비를 본인이 직접 부담하고 사후에 피고인으로부터 별도로 정산받기도 하였다(수사기록 제48쪽, F의 원심 법정에서의 진술 등 참조).

4)

F은 2015. 5.부터 이 사건 회사에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E과는 달리 4대 보험에 가입된 바 없고, F도 회사에게 4대 보험 가입을 요구하거나 이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한 바 없다. F은 원심 법정에서 '회사 측에 4대 보험 가입을 요구하지 않았고 필요하지도 않았다. 이전에 근무하던 특허사무실에서도 프리랜서로 일을 했기에 4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나.

E에 대한 각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

범죄 후 법률의 변경이 있더라도 형이 중하게 변경되는 경우나 형의 변경이 없는 경우에는 형법 제1조 제1항에 따라 행위시법을 적용하여야 한다.

원심은, 임금 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법정형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현행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된 것, 2018. 5. 29. 시행, 이하 같다.) 제109조 제1항, 제36조를, 해고 예고수당 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법정형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현행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26조를 적용하였다.

그러나 임금 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에 관한 행위시법은 법정형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이고, 해고예고수당 미지급에 따른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에 관한 행위시법은 법정형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0조 제1호, 제26조이므로, 형법 제1조 제1항에 따라 법정형이 더 가벼운 구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고,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는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 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