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금품청산의무위반의 점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근로자 E(이하 '위 근로자'라 한다)이 현금으로 월급 가불을 요청하여 125만 원을 현금으로 가불해주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지급할 임금이 없고,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작성하였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금품청산의무위반의 점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과 위 근로자 사이의 카카오톡 대화내역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위 근로자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위 근로자의 2020. 12월 임금 1,008,065원과 2021. 1월 임금 241,935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러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가 선고되어야 할 것임에도 이와 달리 판단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인과 위 근로자는 2020. 1. 8.자로 위 근로자가 12월분 급여 250만 원중 절반 금액인 125만 원을 가불하여 현금으로 인수함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현금인수증을 작성하였고, 위 근로자가 인수자란에 "M"이라고 싸인(sign)하였다. 위 근로자는 원심 법정에서 위 현금인수증에 자신이 싸인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제7쪽~제8쪽), 관련 민사소송(의정부지방법원 2022가소317318 사건)에서 지정한 감정인에 의한 감정 결과, 위 현금인수증의 인수자 부분 필적과 위 근로자의 필적은 상사(相似)한 필적으로 사료된다는 감정의견이 회신되어(증 제4호증 필적감정서) 위 근로자가 현금인수증에 싸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위 근로자는 2021. 1. 13. 피고인의 형 L에게 "대신 형이 현금으로 주시고 받을 때 우리가 계약서처럼 만들어도 되요. 형이 어떻게 생각해요?"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하기도 하여(증거목록 순번33 제38쪽), 위 근로자가 위 현금인수증의 의미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위 근로자가 위 현금인수증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싸인만 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위 근로자가 실제로 피고인으로부터 125만 원을 지급받고 작성한 현금인수증이라고 인정할 수 있다.
위 근로자가 위 현금인수증에 싸인을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위 현금인수증이 실제로 그 작성일자 기재와 같은 2020. 1. 8.에 작성된 사실까지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는 있으나, 만약 위 현금인수증이 2020. 1. 8. 작성된 것이 아니라 추후에 작성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위 근로자가 위 현금인수증의 의미를 이해하고 싸인한 것으로 보이는 이상 현금인수증의 작성시기나 임금의 지급시기와는 무관하게 위 근로자가 받아야 할 임금 중 125만 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임금 및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및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제44조 제1호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7도4343 판결). 피고인은 위 근로자에게 2021. 1. 31.1,411,290원을, 2021. 2. 23. 80,645원을 지급하여(증거목록 순번28 제16쪽~제17쪽) 위 근로자의 임금 중 80,645원은 근로자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나서야 지급되기는 하였으나, 피고인의 형 L는 2021. 2. 22. 위 근로자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16일로.16일로. 그러니까 우리가 16일로 계산했지? 하루 치가 더 있어. 맞아. 얘 말이 맞아, 그거는"라고 말하고, 피고인의 형수 I은 "그래서 내가 다시 계산해 줬잖아"라고 말하며, L는 "야, 그거 얼... 카톡에 올려놨는데 우리 그때 대청소하고 이거 공사하느라고 못 보냈잖아"라고 말하고, I은 "이틀 치. 이틀 치 일급이 161,290이고 요게 하루치 일급", "80,645지"라고 말하는 사실이 확인되는데(증 제3호증), 위 근로자에 대해 이미 지급한 임금에 대하여 위 근로자가 지급받지 못하였음을 주장하며 미지급임금의 액수에 대한 다툼이 있었던 상태에서(증거목록 순번33 제46쪽) 착오로 위 근로자에게 일부 미지급한 금원이 있음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미지급 금원을 입금해주면서 지급이 다소 늦어진 것으로 보여 고의로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근로조건명시서면 미교부의 점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과 위 근로자 사이의 카카오톡 대화내역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위 근로자에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위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위 근로자와의 사이에 2020. 12. 14.자로 작성된 표준근로계약서를 제출하였다(증거목록 순번26 제14쪽). 위 근로자는 원심 법정에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원심 증인신문 녹취서 제4쪽), 관련 민사소송(의정부지방법원 2022가소317318 사건)에서 지정한 감정인에 의한 감정 결과, 위 표준근로계약서 근로자 부분 필적과 위 근로자의 필적은 상사(相似)한 필적으로 사료된다는 감정의견이 회신되어(증 제4호증 필적감정서) 위 근로자가 표준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것 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제출한 녹취록에 의하면(증 제3호증), 위 녹취록은 2021. 2. 22.자 녹음파일에 대하여 작성된 것으로, 위 녹취록에는 피고인과 위 근로자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1부씩 나누어 갖는 상황이 녹음되어 있는데, 위 녹취록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제출한 2020. 12. 14.자 표준근로계약서는 그 기재와 같은 2020. 12.14.이 아닌 2021. 2. 22. 작성하면서 작성일만 2020. 12. 14.로 하여 작성된 근로계약서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피고인은 이미 위 근로자가 이미 근로를 종료한 2021. 1. 17. 이후 근로계약서를 새로 작성한 다음 이를 교부한 것으로 판단된다. I도 "그 날, 일전에 E에게 교부하지 않고 저희만 갖고 있었던 근로계약서도 다시 작성 후 상호간의 확인도 하였습니다."라는 것이어서(증 제2호증) 위 근로자와의 근로계약 기간 중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는 하였으나, 교부하지 않은 사실은 피고인 측에서도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호, 제17조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조건 명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지 않은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인이 2020. 12. 14. 위 근로자의 근로 시작 전 위 근로자와 근로계약서 1부만을 작성하여 피고인이 이를 보관하고, 위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따라 추후에 새로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교부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위 근로자에게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금품청산의무위반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항소는 이유 있다. 그런데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근로조건명시서면 미교부 범행은 위 금품청산의무위반 범행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