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임금 등 미지급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의 경우 피고인은 D를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현금으로 연차미사용 수당을 지급하여 왔으므로, D의 퇴직 당시 미지급한 연차미사용 수당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의 경우 피고인은 평균임금에 따라 퇴직금을 산정하여 지급하였으므로 피고인이 미지급한 퇴직금이 존재하지 않고, 설령 미지급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계산방식의 차이로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다거나 사회상규에 어긋나는 등 위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벌금 3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임금 등 미지급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이 다른 급여와 달리 연차미사용 수당에 대해서만 현금으로 지급할 이유가 분명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를 지급하면서 근로자들에게 명세서를 지급하거나 근로자들로부터 영수증 등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이 지급하였다고 하는 수당이 유급휴가의 사용과 무관한 것인지 이를 해제조건으로 하는 것이었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않은 점, ③ 피고인이 지급하였다는 금액이 산정된 근거나 명목이 분명하지 않은 점, ④ 피고인이 지급하였다는 금액이 연차미사용 수당을 초과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D를 비롯한 근로자들에게 이를 지급하는 명목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지하거나 그 내역을 확인하도록 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D가 퇴직하기 전에 연차미사용 수당을 지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이 판시한 유죄의 이유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C 직원들이 작성한 각 진술서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연 4회(설 연휴, 여름 휴가, 추석 연휴, 겨울 휴가) 전 직원들에게 현금이 든 봉투를 나누어주었는데 그 명목이 불분명하여, 직원들로서는 명절 상여금 또는 성과급, 휴가비 등 수당 명목으로 위 돈을 지급받은 것으로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위 현금 지급내역을 사후에 표로 정리하여 제출하였으나, 위 표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각 직원들의 연차미사용일수는 동일한데도 지급한 금액은 20만 원부터 150만 원까지 그 편차가 상당히 크다. 수당은 각 직원들의 급여 및 재직기간 등에 따라 달리 지급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으로서도 ‘연차미사용수당’이라고 특정하여 위 돈을 지급하지는 않았으며, 명절 상여금 또는 성과급, 휴가비 등 수당 명목으로 위 돈을 지급하였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21. 4. 13. 법률 제180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조 제1항은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9조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한편,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제4호는 평균임금이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따른 평균임금을 말한다고 규정하는데,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은 같은 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산출된 금액이 그 근로자의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그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한다.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9. 6. 25. 선고 2008도10096 판결 등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참조).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D는 2018. 1. 16.부터 2020. 8. 14.까지 C에서 근무하였고, D가 근무를 시작하면서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근로시간 : 8시 30분 ~ 18시 10분’, ‘근무일/휴일 : 월요일~ 금요일/ 매주 토요일, 일요일, 법정공휴일’, ‘급여 : 2,000,000원’, ‘임금지급일 : 매월 15일’, ‘퇴직금 : 월총지급액(수당포함-세금제외전)으로 계산하며 근속기간에 따라 계산지급하되 상여금은 포함되지 않는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며,<1> 취업정보 사이트인 ‘워크넷’에 게시된 C의 모집공고에는 ‘주 소정근로시간 : 40시간’으로 기재되어 있다.
D가 C에서 퇴직하면서 지급받은 퇴직금은 세전 5,161,643원(세후 5,101,953원)으로, 월 급여 2,000,000원에 근무일수 942일을 365일로 나눈 비율을 곱하여 산정된 금액이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계산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하여 계산된 금액이다. 원심 증인 F는 원심 법정에서 세무사로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회계프로그램에 의하여 D의 퇴직금을 계산하여 피고인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D의 근무기간 동안의 일 통상임금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2항 제4호에 따라 76,555원(= 월 급여 2,000,000원 ÷ 209시간 × 8시간, 원 미만 버림)이고, 이를 기준으로 산정한 D의 퇴직금 금액은 5,927,244원(= 76,555원 × 30일 × 942일 ÷ 365일, 원 미만 버림)이다.
통상임금에 따른 퇴직금은 D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자 노동청에 의하여 계산된 것으로, 노동청이 피고인에게 퇴직금 차액을 지급하라는 시정조치를 취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근로자 D에 대하여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한 퇴직금 산정액이 평균임금으로 산정한 금액보다 765,601원이 더 많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이 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9조,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제2항에 따라 퇴직금액을 산정한 것은 타당하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D의 퇴직일부터 14일까지의 기간을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범의 판단의 기준시점으로 볼 때, 피고인으로서는 세무사의 계산을 신뢰한 것에 불과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의한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를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므로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고,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퇴직금 차액 미지급의 범의가 있었다는 점이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런데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평균임금은 통상임금보다 높거나 같은 것이 일반적이고, 오히려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낮은 것은 마지막 3개월 동안 근로자의 잦은 결근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주로 발생하는 상황이다.
법률전문가가 아닌 피고인으로서는 세무사 F의 계산 결과를 믿고 이에 따라 D의 퇴직금을 지급한 이상 D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별도로 노무사, 변호사 등에게 부탁하여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한 퇴직금을 다시 계산할 필요성까지는 느끼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조사과정에서 문제점을 인식할 수는 있었더라도 노동청이 피고인에 대해 별다른 시정조치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한 항소는 이유 있고, 이 부분은 원심이 유죄로 인정한 임금 등 미지급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죄와 상상적 경합의 관계에 있으며, 근로계약서 미교부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은 인천 미추홀구 B에 있는 C의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들을 사용하여 부품 제조업 등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임금 등 미지급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1. 16.부터 2020. 8. 14.까지 근로하다가 퇴직한 D의 연차미사용 수당 합계 1,607,655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 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계약서 미교부에 의한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지급방법 등의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1항의 근로자 D와 2018. 1. 16.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위와 같은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D에게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