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방법원판결

인천지방법원 2026. 6. 25. 선고 2025가합51494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식품의 제조, 포장, 마케팅, 유통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며 근로자를 300명 이상 고용하고 있는 주식회사이며, 원고들은 피고에 고용되어 근로를 제공하고 있거나 근로를 제공하다가 퇴직한 근로자들로서 AX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에 소속된 조합원들이다.

나.

피고는 취업규칙으로 소속 근로자들에 적용되는 규율 및 근로 조건 등에 관한 전반적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나, 소속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구체적인 근로조건에 관하여는 원고들이 소속된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통한 합의서를 체결함으로써 이를 정하고 있다. 그 중 정년제도의 변경 및 임금피크제와 관련하여 체결된 합의서들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아래 각 합의서를 체결 날짜에 따라 '이 사건 00.00.00.자 합의서'라 하며, 그 중 2016. 9. 8.자 합의서에 따라 시행되는 임금피크제를 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다.

한편,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만 한다)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개정되어 제19조에서는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조항은 같은 법 부칙 제1조에 따라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은 2016. 1. 1.부터 시행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피고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유지형에 해당하며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으로 강행법규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구체적으로 ①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을 결하였고, ② 대상근로자들이 급여가 대폭 삭감당하는 불이익을 받게 되며, ③ 원고들에게 임금감액에 따른 적절한 대상 조치도 되지 않았으며, ④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에 따른 사용도 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되지 않았을 경우 원고들이 받을 수 있었던 급여 및 퇴직금 차액의 지급을 구한다.

나.

피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에 해당하고, 고령자고용법상 차별금지의 예외사유가 있으며, 위 법 제4조의4 제1항이 정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된다. 구체적으로 ①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정당성 및 필요성이 인정되고, ② 대상근로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받게 되는 경제적 혜택이 급여 삭감의 불이익보다 더 많으며, ③ 원고들에게 정년 연장에 따른 추가적인 근로기회의 제공 및 임금 총액의 증가에 비추어 대상 조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하고, ④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이기 때문에 그 실시로 인하여 감액된 재원이 존재하지 않는다.

3.

판단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유형에 관한 판단

먼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어떠한 유형의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1, 2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과 관련 법령의 해석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개정 고령자고용법에 따른 정년 연장과 연계되어 시행된 것으로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정년을 만 60세로 의무화하는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이 2013. 5. 22. 이루어졌고, 그 시행일은 2016. 1. 1.이었다.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은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노동조합은 그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임금피크제는 위 필요한 조치의 대표적인 예이다.

2)

피고는 위 개정법률 시행일 이후인 2016. 9. 8. 이 사건 노동조합과 단체협약 체결을 통하여 정년을 만 57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함과 아울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위 시행일 이후에는 이미 60세까지의 정년이 보장되고 기존 임금체계의 적용을 받게 된 상황에서 수개월이 지나서야 사후적으로 이 사건 단체협약을 통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으므로, 이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단순히 임금피크제가 위 개정법률 시행 전에 도입되었는지 여부가 아니라 정년 연장에 수반된 조치로서 도입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지며, 정년 연장에 수반된 조치인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임금피크제의 도입과 정년의 연장이 '유기적 관련성'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야 하는바, ① 위 시행일 전 피고의 정년은 만57세였고, 만 55세에 달하는 달 익월부터 임금피크제가 시행되고 있었던 점, ② 위 시행일 이후 법정 정년이 60세가 되면서 노사 합의에 따라 기존 피고의 정년이었던 만57세를 60세로 연장하면서, 임금피크제 또한 55세가 아닌 57세부터 적용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법정 정년 연장에 따라 그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고 할 것이고,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바 아니다. 이에 관하여 고용노동부에서도 2022. 6. 3.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와 관련하여 '노사가 정년 연장이 배경이 되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면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가 동시에 도입되지 않더라도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볼 수 있다'는 설명자료를 배포한 바 있다.<1>

3)

또한 원고들은 법정 정년인 60세보다 정년을 더 연장하는 경우만을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 및 제19조의2 제1항 등에 의할 때 고령자고용법의 법정 정년과 동일한 정년을 규정하면서도 임금체계 개편 즉,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것도 가능한 것으로 해석되며,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 연장과 무관하게 일정 연령에 도달한 근로자들의 임금만을 삭감하는 제도로 보이지는 않는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상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하여 무효인지 여부<1>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임금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기준은 기존 정년을 연장하면서 임금을 감액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의 유효성 판단에 관해서도 적용될 수 있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1다241359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2 내지 4, 8, 11,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로서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가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법정 정년에 따라 그 정년을 연장하면서, 고령 근로자들의 고용유지 및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실시된 것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나) 다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 정도와 관련하여, 위 임금피크제의 실시로 인하여 만 57세에 도달한 피고의 근로자들은 매년 10%씩 임금이 삭감되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정년연장에 의한 추가적인 근로기회의 제공과 고용안정 및 그로 인한 '임금총액'의 증가가 가장 중요한 대상조치로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 2012. 9. 20.자 합의서에 따라 시행되던 임금피크제와 비교하여 임금총액이 상당히 증가하였음은 계산상 명백하므로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경제적 불이익을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이미 2016. 1. 1.부터 정년이 60세가 되었으므로 원고들은 60세까지 기존 연봉을 수령할 수 있었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57세에 도달한 이후부터 매년 임금이 10%씩 감액되는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가사 원고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임금 총액이 감소하는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고 보더라도, ① 위 개정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 제2항<2> 및 관련 규정인 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3> 규정내용에 의하면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즉, 임금피크제 등의 시행과 그로 인한 어느 정도의 임금 삭감의 가능성이 열려 있었던 점, ② 정년연장에 따른 추가 근로기회의 제공 및 고용안정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목적과 비교할 때 위 매년 10%의 임금 감액율이 과도하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가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나아가 피고의 급여규정에 의하면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의 경우에도 하계휴가비, 귀향여비, 경조금, 식대 및 현물(선물, 제품) 등은 기존과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실제 임금피크제가 적용됨에 따라 삭감되는 임금액은 위 감액율보다 적을 것으로 보이며, 추가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 대하여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한 사실에 비추어 피고는 위 임금피크제 시행과 관련하여 근로자들의 불이익 즉, 퇴직급여 상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마)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된 이후인 2022. 12. 9.에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2022년 단체협약에 의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근로자들에 대하여도 임금피크제 적용 전 기본급에 해당연도 임금인상분을 반영하여 임금피크율을 적용하도록 규정하였는바,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후에도 그 적용대상인 고령 근로자들의 불이익을 개선하고자 노력하여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바)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함에 있어 피고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단체교섭을 통한 합의를 거쳤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도 체결할 수 있으며, 근로조건의 변경은 관계법령의 변경이나 경영상황의 변화, 근로자들 사이의 이해관계 불일치 등의 원인으로 불리하게 변경될 수도 있는 것이므로, 근로조건이 불리하게 변경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나 무효라고 볼 수도 없다(대법원 2007. 12. 14. 선고 2007다18584 판결, 대법원 2014. 9. 4. 선고 2012다35309 판결 참조). 이와 같이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삭감되는 임금,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제공하는 복지혜택 등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가 피고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에 미치는 영향력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동의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이상 그와 같은 합의는 최대한 존중할 필요가 있다.

사)

비록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실시함에 있어 원고들에 대하여 근로시간의 단축, 업무강도의 경감 등의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앞서 든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하는 방법·정도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적정하지 않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

한편,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에 제공된 원고들의 근로와 시행 후에 제공되는 원고들의 근로는 그 근로 제공의 시기가 다를 뿐만 아니라, '60세 정년 법정 의무화'라는 근로환경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것이어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비교대상에 해당하지도 않고, 나아가 설령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 및 안정을 위한 정년 연장에 있어서 필요한 조치로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 제19조의2 제1항 등 관련 법령에서도 임금체계 개편 등을 예정하고 있는 점, ② 그 도입 경위에 있어서도 근로자에게 유리한 '60세 정년 법정 의무화'와 관련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만을 두고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치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에 원고들이 이전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기존보다 적은 임금을 받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적법, 유효하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달리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임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경은(재판장) 전선주 성혜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