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0,177,58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7. 15.부터 2024. 11. 26.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3분의 1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의 규정에 따라 전라북도민의 자녀에게 장학금 지급 등으로 전라북도 발전에 기여할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고 전라북도민의 평생교육 진흥을 위한 교육지원 사업추진을 목적으로 하는 재단법인으로서 C시설 등을 운영하고 있고, 원고는 피고가 운영하는 C시설에서 2010. 5. 2.부터 2022. 6. 30.까지 근무하였다.
임금피크제의 도입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 법률이 2013. 5. 22. 개정되어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9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였다. 이에 정부(소관 부처: 행정자치부)의 2015. 9.경 청년일자리 창출촉진 및 성과중심 임금체계 개편을 위한 ‘지방 출자·출연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에 따라 피고도 2016. 10. 27. 임기제 직원 3명을 제외한 37명의 적용대상 직원 중 원고를 포함한 35명의 임금피크제 적용 동의서(이하 ‘이 사건 동의서’라 한다)를 징구한 후 2016. 12. 22. 이사회 의결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이하 ‘이 사건 운영규정’이라 한다)을 마련하여 2017. 1. 1.부터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도입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급여 삭감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아 2019. 7. 1.부터 정년퇴직한 2022. 6. 30.까지 매년 10%, 12% 및 15% 각 삭감된 급여를 지급받게 되었고, 그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이 없을 때 받게 될 급여와 차액은 별지 목록 기재와 같은 데 2019. 7. 1.부터 2021. 1. 2.까지의 합계액은 11,219,476원, 2021. 1. 3.부터 2022. 6. 30.까지의 합계액 20,177,580원이다.
이 사건 운영규칙의 주요내용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근로자인 원고에게 불이익한 내용임에도 이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일방적인 동의서 징구만 했을 뿐 절차적인 요건을 갖추지 않았고,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원고를 차별한 것으로서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아 삭감된 임금 및 퇴직금이나 각종 수당 등의 급여와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따라 원고가 피고와 자유로운 의사로 연봉계약을 체결하였고, 그에 따라 급여가 지급된 이상 피고가 원고에게 추가로 지급할 급여는 없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부의 권유에 따라 근로자 정년의 연장과 청년층 신규채용 등의 필요로 도입된 것으로 근로자에게 오히려 유리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제도로서 유효하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효력
절차적 하자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이므로, 그 동의 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9377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따른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다35588, 3559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피고가 37명의 적용대상 직원 중 원고를 포함한 35명의 이 사건 동의서를 제출받아 이 사건 운영규정 및 이를 포함하는 인사 및 보수규정 등을 개정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도를 실시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을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각 사정 즉,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원고를 비롯한 소속 근로자에게 이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거나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의견청취 등을 시도한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원고를 포함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들 사이에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의견을 교환하거나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취합하는 등 회의방식을 통한 집단적 의사결정 수렴의 과정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대상 직원 37명 중 35명의 이 사건 동의서 제출시기가 모두 2016. 10. 26. 및 27. 단 이틀에 불과하고 나머지 2명이 반대의견을 제시한 자료도 없는 점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취업규칙 변경의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근로기준법 등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판단된다.
실체적 하자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 및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하고,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이때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이 사건을 비추어 검토하건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피고의 인건비 부담 증가를 해소하고, 근로자의 정년연장 또는 보장을 통한 고용안정을 도모하며, 신규채용을 증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서 목적의 타당성은 인정되나, 앞서 본 기초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각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으로서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고, 을 제3, 5, 6호증의 각 기재 등 피고가 제출한 모든 증거를 더하여 보더라도 위와 같은 판단에 장해가 되지 않는다.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임금을 삭감하는 형태인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는 기존의 정년을 연장하면서 일정 기간 임금을 삭감하는 형태인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보다 엄격하게 유효성을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가 2009. 2. 23. 운영규정을 개정하여 5급 이하 직원의 정년을 60세로 정하고 6급 이하 직원의 정년은 2013년부터 60세로 하는 정년연장을 한 이래 원고와 같이 5급 직원의 정년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연장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앞서 본 합리적인 이유에 대하여 엄격한 판단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만 57세에 도달한 근로자는 정년인 ‘만 60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까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상관없이 오직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삭감되는 이상,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함이 명백하다. 그에 따라 원고는 정년에 도달할 때까지 3년간 합계 37%(=10%+12%+15%)에 해당하는 임금(기본급)이 줄어드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이와 별도로 승진이 제한되고 성과급이나 퇴직금 역시 연동하여 감액되는 불이익도 추가된다).
그 반면 원고가 수행하던 업무는 경감되거나 조정되지 않아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전과 마찬가지로 C시설 관리부장으로서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였고, 임금 삭감에 따른 업무내용 및 업무량에 관한 대상조치가 취해졌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피고가 제출한 증거에 나타난 사감 직렬 인원의 충원이 원고가 수행하는 관리부장 업무의 경감에 기여한 근거도 찾을 수 없다).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통하여 마련한 재원으로 신규 인원채용을 실시한 것은 사실이나, 그 직렬과 직급이 ‘다’급 ‘사감’직으로 원고가 수행하던 관리부장의 직급 및 직렬과 달라 원고의 삭감된 급여가 충분히 원고의 직급과 직렬에 해당하는 신규채용에 활용되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운영규칙 어디에도 재취업 및 창업지원 등을 위한 교육비 지원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운영규칙에 포함되어 있는 퇴직금의 중간정산 기회도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무엇보다도 피고가 운영하고 원고가 근무하였던 C시설에서는 2023. 1. 1.부터 실행되던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중단하기까지 하였다.
소결론
위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절차적 실체적 하자로 효력이 없는 이상,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지급했을 임금 등과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해 지급한 임금 등의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가 2019. 7. 1.부터 2022. 6. 30.까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으로 지급받지 못한 임금 등 급여 합계액이 31,397,056원(=11,219,476원+20,177,580원)임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액의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항변
소멸시효 완성
한편 피고는 원고가 구하는 임금 등 채권 중 그 지급시기가 2021. 1. 2.까지 도래한 급여채권은 이 사건 소제기 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항변하므로 보건대, 원고가 매월 지급을 받는 2021. 1. 2.까지 이행기가 도래한 급여채권은 이미 원고가 2024. 1. 2. 이 사건 소를 제기하여 이행을 청구하기 전에 3년의 시간이 도과하여 이미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판단되고, 원고가 퇴직한 다음날인 2022. 7. 1.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21. 1. 3.부터 이행기가 도래한 임금 등 급여 합계액 20,177,58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14일이 지난 2022. 7. 15.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를 다툼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11. 26.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