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2. 5. 24. 선고 2021노445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유죄부분 및 피고인 B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10개월, 피고인 B을 징역 8개월에 처한다.

다만, 피고인 B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에 대한 공소사실 중 2019고단635호 사건의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별지 범죄일람표 연번 5 부분의 공소를 기각한다.

피고인 C 주식회사의 항소와 검사의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 A에 대하여

가.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원심판결문 2019고단635 별지 체불임금 범죄일람표 연번 5 기재 근로자인 AH은 이 사건 공소 제기 후인 2020. 12. 7.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를 표시하였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라 공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여야 함에도 원심은 이를 간과한 채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나.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추락방지조치위반)의 점에 관하여

1)

피고인은, 산업안전보건법(2018. 4. 17. 법률 제15588호로 일부개정되어 2018. 10. 18.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안전보건법'이라 한다) 제29조 제3항에 따른 산업재해 예방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담하는 사업주라고 하기 위해서는 그 사업주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하여야 하는데, 피고인 C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고 한다)의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인 AE, AF, I이 '같은 장소'에서 함께 작업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 회사를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서 말하는 사업주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보건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은 "제1항에 따른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제1항에 따른 사업주'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에 규정된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를 의미한다.

위 법 제29조 제1항은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 또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그가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한 조항으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은 사업주와 그의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을 의미하고, 장소적 동일성 외에 시간적 동일성까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

도급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의 사업주에 해당하는지, 도급사업주와 그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는지는, 단순히 해당 작업을 수급인의 근로자만이 담당하는지를 기준으로 하거나 수급인의 근로자와 도급인의 근로자가 특정한 장소 부근에서 동시에 함께 일하는지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할 것이 아니라, 수급인의 작업장소가 사회통념상 도급인이 운영하는 사업장 내에 있는지, 도급사업자가 직접 사업장을 전반적·총괄적으로 관리(감시·감독도 작업의 한 형태라 볼 수 있다)하면서 언제든지 수급인과 같이 작업할 수 있는 상황에 있는 경우인지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 회사가 발주받은 F공장 신축공사 중 철골, 패널, 창호공사를 피고인 B에게 도급 준 후, 피고인을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으로 선임하고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18조에서 정한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지정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패널설치공사 현장을 포함한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상주하면서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하는 등 수급업체를 관리, 감독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고, 그 업무도 사업의 목적달성을 위해 필수적인 작업의 한 형태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피고인 회사가 사용하는 근로자인 피고인과 그의 수급인의 근로자인 I 등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인 회사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사업주'로서 수급인인 근로자들이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인 회사 및 그의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인 피고인에게 위 조항에서 정한 책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피고인은 또 패널설치작업과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는 전문패널설치업자인 AE, AF, I이 부담하는 것일 뿐 도급사업자인 피고인 회사는 그러한 주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구 산업안전보건법이 하도급의 형태로 사업이 운영되는 경우를 규율하면서 사업주가 종합적인 현장의 안전관리를 하도록 하되, 책임소재가 모호하지 않도록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도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명시적으로 부과하고 있는 것은 사내하도급의 사용이 일반화되어 있는 현실에서 하도급업체의 재해율이 원도급업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고, 그 작업장소가 원도급업체가 관리하는 현장 내인 경우가 많아 하도급업체의 독자적인 노력만으로는 산업재해를 예방하는 데 역부족인 근로현실을 반영하고,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같은 구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취지, 관련 법조문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사업의 일부를 도급주어 하는 경우 원도급업체의 사업주는 자신이 사용하는 근로자 및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를 부담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패널설치작업 관련 안전예방조치의무를 하도급업체에서만 부담한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3)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고소작업에 대비하여 고소작업대(일명: 렌탈기계, 리프트카) 2대가 배치되어 있는 등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 지적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가 취해져 있었다고 주장한다.

원심은 같은 주장을 그 판결문 기재와 같은 이유를 들어 배척하였다.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 제4항은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지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상의 조치사항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이 사건에 적용되는 것은 2019. 1. 31. 고용노동부령 제24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고, 이하 '구 산업안전보건규칙'이라 한다) 제42조에서 제46조까지 추락에 의한 위험방지에 관하여 별지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

구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는 그 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에 근거한 구 산업안전보건규칙의 개별 조항에서 정한 의무의 내용과 해당 산업현장의 특성 등을 토대로 입법 목적, 관련 규정이 사업주에게 안전보건조치를 부과한 구체적인 취지, 사업장의 규모와 해당 사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의 성격 및 이에 내재되어 있거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안전보건상 위험의 내용, 산업재해 발생 빈도, 안전보건조치에 필요한 기술 수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 규범목적에 부합하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해당 산업안전보건규칙에서 정한 일정한 조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산업현장의 구체적 실태에 비추어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안전보건규칙을 준수하였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1. 9. 30. 선고 2020도3996 판결 참조).

원심판결문 기재와 같은 사실 및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앞서 본 관련 법리 및 관련 조항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근로자의 추락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한 업무상 과실이 있고, 이로 인하여 I이 추락하여 사망하였음이 인정되므로,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가)

I이 패널설치작업을 수행한 장소는 높이 6m 정도의 철재기둥 위로, 작업현장의 높이, 형태, 구조 등에 비추어 근로자가 추락하거나 넘어질 위험이 있는 장소에 해당하므로, 사업주는 비계를 조립하는 등의 방법으로 작업발판을 설치하여야 하고, 작업발판의 설치가 곤란한 경우 산업안전보건규칙 제42조 제2항 각 호에서 정한 기준을 충족하는 추락방호망을 설치하여야 하며, 추락방호망을 설치하기 곤란한 경우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시키고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 등을 설치하고, 그것이 처지거나 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그 이상 유무를 작업 시간 전에 점검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재해 발생 장소에는 위와 같은 추락방지를 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고, I은 폭 20~25cm의 철재빔을 밟고 올라가 작업을 하던 중 추락하여 사망하였다.

나)

피고인 B이 고소작업대 2대를 임차하였고, 패널설치작업자 중 AF이 그 중 1대를 사용하여 작업을 수행한 사실은 인정된다. I, AF, AE는 각자 철재기둥 위에서 공장 외벽에 패널을 설치하는 작업을 수행하였으므로, 작업자들이 각자 별도로 고소작업대를 사용하여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사고 당일 I이 작업하였던 작업장소 하부에 전선트레이가 미리 설치되어 있어 그 곳에서는 고소작업대를 사용하여 작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고소작업대 없이 작업할 경우 추락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별다른 안전조치 없이 작업을 수행하게 한 이상 고소작업대를 임차한 것만으로 예상 가능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를 취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피고인은 작업의 전체 과정을 일일이 감독할 수는 없었다고 하더라도 추락의 위험이 큰 세부작업이 진행될 무렵에는 근로자들이 안전조치를 준수하는지 제대로 살필 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AF, AE에 대한 참고인진술조서에 '렌탈이 들어가는 장소에는 렌탈을 쓰고 렌탈이 들어가기 어려운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사고 당시와 같이 철재빔을 밟고 작업을 할 때도 있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데, 이에 비추어 보면 이전에도 고소작업대를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패널설치작업이 이루어지고, 현장소장인 피고인도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 피고인은 패널설치작업이 시작되기 전에 I이 고소작업대를 사용하는지 제대로 살피지 않았고, 고소작업대를 사용하기 어려운 작업 장소에서의 작업을 중단시키거나, 이를 대체할 만한 다른 안전조치의무를 취하지도 않았다.

라.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하여(2018고단3164호 부분)

검사는, 피고인이 AK으로부터 돈을 빌릴 당시에 AP 신축공사를 진행할 권한이 있다고 볼 수 없음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부분 공소사실은 원심판결문 '무죄 부분' 제1항 공소사실 기재와 같다.

원심은 그 판결문 기재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근거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원심 판결문 기재와 같은 사실 및 사정에다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더하여 보면,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①

김해시 AO 소재 신축빌라의 건축주 AR에 대한 참고인진술조서에 '피고인과 공사 관련하여 작성한 계약은 모두 파기되었고, 피고인은 공사를 진행할 권한이 없었다. 현재까지 진행된 공정은 AS 및 피고인과 관련 없이 다른 업체에서 전부 진행한 것이라.'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AR은 원심 법정에서 위 진술 기재와 달리 'AN과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가 공사비 대출신청과정에서 건설회사의 신용 문제로 계약을 파기하고, AV과 다시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가 마찬가지 이유로 계약을 파기했다. 그 후 AW과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착공 후 공사를 진행하다가 한 달 넘게 공사를 중단하기에 공사를 타절하고 정산 후 다른 업체를 통해 완공하였다. AN, AV, AW과의 도급계약서는 AS, 피고인과 작성하였고, 신축빌라의 골조가 3층까지 올라갔을 때 공사현장에 가보니 CC이라는 사람이 공사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AS, 피고인이 아니라 CC이 공사를 한 것으로 생각했다.'라고 증언하였다. AR의 진술이 번복되게 된 동기나 이유, 경위 등과 수사기관 이래의 진술 경과, 진술 내용 등에 비추어 원심 법정에서 한 진술은 납득할 만하고, 그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이 AK으로부터 돈을 빌릴 당시 도급계약의 실질적인 상대방으로 AP 신축공사를 도급받아 일부 공사를 수행하였음을 알 수 있다.

②

AK이 운영하는 AQ의 직원인 AY는 원심 법정에서 'AP 신축빌라 공사 현장에 있던 직원이 전화를 해서 전기공사 견적서를 달라고 했다.'라고 증언하였고, 위 빌라의 현장소장 AX는 원심 법정에서 '기초공사를 하기 전부터 전기공사 부분은 다른 업체(AQ)가 하기로 지정되어 있다는 말을 들었다. 현장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입장에서 어떤 회사인지, 금액이 얼마인지 알아야 되기 때문에 AS에게 AQ 측에 연락해서 현장으로 사람을 보내달라고 하라고 했더니 AS이 알아서 하라고 하여 직접 AQ 소장(AY)에게 전화를 해서 견적서를 가져 오라고 했다. 그런데 그 이후로 연락이 없기에 다른 업체를 불러서 작업을 하게 된 것이다.'라고 증언하였다. 위 증언에 의하면, 피고인이 신축빌라의 공사를 진행하면서 전기공사 부분을 AK에게 하도급 주려 하였고, 이에 따라 견적서 등을 요구하는 등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마.

소결론

원심판결의 무죄부분은 검사의 항소가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한다.

원심판결의 유죄부분 중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고, 원심은 이 부분 공사사실과 업무상과실치사,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피해자 D에 대한 사기의 공소사실을 형법 제37조 전단 경합범으로 처리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의 유죄부분은 전부 파기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판결한다.

2.

피고인 B에 대하여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은, AJ에 패널설치공사를 하도급 주었고, AJ은 'AI'을 운영하는 AE에게 패널설치공사를 맡겼으며, I은 AJ 내지 AE가 고용한 인부이다. 피고인은 근로자 I과의 관계에서 사업주의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의 안전조치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원심은 같은 주장 그 판결문 기재와 같은 이유로 배척하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원심판결문 기재와 같은 사실 및 사정에다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더하여 보면, 근로의 실질에 있어 I이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은 I을 고용한 사업주에 해당한다.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①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위반죄는 사업주가 소속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재해방지의무를 전제로 하므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실질적인 고용관계' 유무는 고용계약이나 도급계약 등 근로계약의 형식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고, 정식으로 소속된 근로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근로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그는 근로기준법 제2조의 근로자에 해당하여 사업주의 재해방지의무의 보호대상이 된다(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2도27 판결,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도3700 판결, 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2615 판결 등 참조).

②

피고인은 피고인 회사로부터 철골, 패널, 창호공사를 하도급 받은 자로서 그 중 패널설치공사를 위한 구체적인 작업 내용과 필요한 인부의 규모, 필요한 자재의 종류 및 양을 결정하는 등 공사 관련 업무를 직접 수행하였다. 피고인은 AJ을 운영하는 CD를 통해 AE를 소개받았고, AE, I 등을 포함한 인부 5명을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일하게 하였다.

③

피고인이 AJ에게 패널설치공사를 하도급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에 '피고인 B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세금처리를 위해 AJ의 명의를 빌려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을 뿐 AJ은 패널설치공사와 무관하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AJ의 운영자인 CD는 당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패널설치공사를 해 달라고 했는데, 그 때 몸이 아파서 공사를 할 수 없어 AI의 AE를 소개시켜준 것일 뿐 피고인으로부터 패널설치공사를 하도급 받은 사실이 없다.'라고 증언하였다.

④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상주하면서 AE 등 근로자들에게 작업을 지시하고, 피고인 회사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아 위 근로자들에게 직접 일당을 지급하였다.

2)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고소작업에 대비하여 고소작업대 2대를 배치하여 사용하게 하는 등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 지적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였다고 주장한다.

앞서 1.나.3)항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의 형(징역 10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당심에서 피해자 I의 유족과 합의하여 이를 양형에 반영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소결론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판결한다.

3.

피고인 회사에 대하여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부분 항소이유의 요지와 이에 대한 판단은 1.나.항과 같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회사는 원심의 형(벌금 1,0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피고인 회사의 산업재해 예방조치의 불이행 내용 및 정도, 그로 인하여 발생한 결과 등 기록과 변론 과정에 나타난 양형요소를 종합하면, 피고인 회사에 대한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다.

소결론

피고인 회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4항에 따라 기각한다.

[피고인 A(유죄부분), B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