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24. 5. 23. 선고 2022가합53795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엔진 및 엔진장착설비의 설계, 제조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이다.

2)

원고들은 피고의 생산기술직 근로자로 재직하다 퇴직한 사람들이다. B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다.

나.

피고의 생산기술직 근로자에 대한 임금피크제의 도입 및 시행

1)

피고는 당초 생산기술직 근로자들의 정년을 만 56세로 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됨에 따라 근로자의 정년이 만 60세로 의무화되었고, 2017. 1. 1.부터 피고의 사업장에 적용되었다.

2)

피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여러 차례의 교섭을 거쳐 2015. 7. 28. 생산기술직 근로자들에 대한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도입 등의 내용이 포함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위 단체협약 중 임금피크제와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5. 7. 28.자 단체협약

3)

그 후 피고는 2016. 11. 29., 2019. 9. 16., 2020. 10. 6. 및 2022. 10. 13. 각각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임금피크제 개선 등을 내용으로 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위 각 단체협약 중 임금피크제와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2015. 7. 28.자 단체협약을 포함하여 원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위 각 단체협약 중 임금피크제에 관한 합의를 통틀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7, 8호증, 을 제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는 ‘사업주는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고, 이는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아래와 같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원고들을 차별한 것으로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를 위반하여 무효이다.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인건비 절감, 고령자 조기퇴출 등 오로지 피고의 이익만을 위하여 도입된 것으로, 그 도입 목적이 정당하지 않다.

②

원고들에 대하여 과도한 임금삭감이 이루어지는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불이익이 지나치게 과도하다.

③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후에도 기존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따른 대상조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나.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원고들에게 지급되었을 임금 및 퇴직금과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기지급된 임금 및 퇴직금의 차액, 즉 별지2 청구금액표의 ‘청구금액’란 기재 각 금액 상당의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의 각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및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인지 여부

1)

이 사건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에 의하면, 만 56세 내지 만 59세에 도달한 피고의 생산기술직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정년인 ‘만 60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까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상관없이 오직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하기는 한다.

2)

그러나 앞서 본 기초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을 제2, 6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였다고 볼 수 없다.

①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개정되면서 신설된 제19조의2 제1항에 의하면,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는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 당연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ㆍ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의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의무로 규정한 것이다.

나아가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다(고용보험법 제23조<1>,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 제1호<2> 참조). 특히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인 2015. 12. 4.에는 대통령령 제34048호로 고용보험법 시행령의 개정을 통하여 제28조의2<3> 조항을 신설함으로써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또한 ‘만 56세가 되는 해의 12월 말’로 규정하였던 기존의 정년을 ‘만 60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까지로 연장하면서, 정년이 연장된 일부 기간 동안 고령에 이른 생산기술직 근로자들의 급여를 기존의 임금(만 56세가 되는 해의 12월의 임금)을 기준으로 ‘생산장려수당’ 및 ’복지지원금‘에 한하여 순차적으로 감액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나아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무렵인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피고의 당기순이익은 2012년 190,379,000,000원, 2013년 – 5,236,000,000원, 2014년 – 42,230,000,000원, 2015년 – 125,442,000,000원, 2016년 – 181,226,000,000원으로, 그 추세에 비추어 피고의 경영사정은 매년 악화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피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임금피크제에 관한 단체교섭을 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경영사정이 어렵다‘는 언급을 하기도 하였는바, 경영사정의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여야 하는 피고로서는 그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임금피크제를 실시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체결된 것으로서 그 절차상 위법한 사항도 없다. 이와 같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 및 도입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정년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이하 이 조에서 "임금피크제"라 한다)에는 근로자에게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후략)

1.

사업주가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정년을 56세 이상 60세 미만으로 연장하면서 55세 이후부터 일정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의 일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그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한편,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 조기퇴출을 목적으로 도입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이 작성하여 제출한 진술서(갑 제20호증) 등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이 예정한 정년연장의 취지에 위반하는 내용을 목적으로 한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서 정년연장에 따른 사용자의 인건비 부담을 경감시켜 사용자에 의한 고령자 조기퇴출 시도를 억제하고 연장된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고령자의 고용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②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하여 도입된 조치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가지므로,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나아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도 기존 정년까지 원고들에게 지급되는 임금은 변동이 없으므로, 피고의 생산기술직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임금 총액의 측면에서는 더 많은 액수를 지급받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기존의 임금과 비교하더라도, 상여금 중 생산장려수당 및 복지지원금에 대해서만 일정비율 감액될 뿐, 생산장려수당 및 복지지원금을 제외한 나머지 급여는 그대로 지급되기 때문에 연도별 임금 감액률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최소 10%에서 최대 31% 정도인바, 이는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이 자율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범위 내의 비율로 보이고, 그것이 임금피크 대상 근로자들에게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일방적인 불이익을 강요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더욱이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처음 도입한 이후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지속적인 단체협약을 통하여 임금피크 대상 연령을 높이고 임금피크 대상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삭감률을 감액하는 한편, 임금피크 대상 근로자들에 대하여도 호봉 승급, 기본급 인상을 적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는 불이익이 과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③

원고들의 주장대로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중 원고들의 업무량이나 업무강도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같이 정년 연장에 연계하여 연장된 기간에 한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 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는 점, 앞서 본 실질감액률이 원고들이 정년 연장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에 비해 과다하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더욱이 피고는 2020. 10. 6.자 단체협약을 통하여 ‘정년퇴직 예정자에 한하여 제2의 인생설계를 위한 위탁교육’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임금 삭감에 대한 보상조치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윤정(재판장) 남승우 김나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