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광주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7고단586
판결선고
2018. 3. 29.
범죄사실
피고인의 신분
피고인은 광주 서구 D에 있는 건물 3층에서 상시근로자 10명을 고용하여 E학원을 운영하던 자이다.
근로조건 서면 명시의무 위반
피고인은 2012. 6. 1.경 위 학원에서 F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 휴일 및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위 F에게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은 2013. 12. 23.경 위 학원에서 G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 휴일 및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위 G에게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은 2014. 12. 30.경 위 학원에서 H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및 소정근로시간, 휴일 및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위 H에게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금품 및 퇴직금 청산의무 위반
피고인은 2014. 12. 30.경부터 2016. 4. 4.경까지 위 학원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H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1,035,616원 및 퇴직금 2,253,318원 합계 4,728,934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및 '체불 퇴직금' 란 기재와 같이 F, G, H의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및 퇴직금 합계 16,903,627원을 각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 진술
증인 F, H, G의 각 법정 진술, 증인 I, J의 각 일부 법정 진술
피고인에 대한 각 일부 경찰 피의자신문조서(F, G, H의 각 진술 부분 포함)
F, K, L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진정인 측 주장에 대한 반론, F의 사실확인서, 전화 등 사실확인내용
각 급여명세서, 계좌거래내역조회서 및 출석부
수사지휘건의(증거목록 순번 28)에 첨부된 각 산정표 및 산정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각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미지급의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각 퇴직금 미지급의 점),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호, 제17조 제2항, 제1항(각 근로조건 명시 서면 미교부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각 근로조건 명시 서면 미교부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죄를 제외한 나머지 각 죄에 대하여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
첫 번째 주장
F의 고등부 수업의 경우 도급계약으로서 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고, 근로시간에 해당하는 중등부 수업의 경우 4주 동안을 평균한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이어서 근로기준법상 연차유급휴가 규정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과 퇴직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두 번째 주장
G, H의 경우 근로기준법 제62조<1>에 따라 그들이 선정한 근로자대표인 M과 피고인 사이에 연차유급휴가대체합의서(이하 '이 사건 합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였고,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을 2015. 1. 1.부터 소급하여 적용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2015년도 연차 유급휴가 중 사용한 것으로 공제되는 부분에 관한 미사용수당은 발생하지 않는다<2>.
판단
첫 번째 주장에 관한 판단(근로자 해당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을 보아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등 참조),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또한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위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F은 중등부 강의뿐만 아니라 고등부 강의에 있어서도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고, 피고인과 변호인이 지적하는 사정들(F이 고등부 과학 과목 강의 개설을 먼저 제안하였다는 점, F이 2016. 1.분부터는 고등부 수업료 전액을 지급받았다는 점<3>, F이 학생의 수업료를 할인해 준 적이 있고 과외 교습을 한 학생의 과외비를 위 학원의 신용카드결제기를 통해 지급받은 적이 있다는 점, F이 고등부 강의 수익금에 관해 사업소득지급인인 피고인으로부터 사 업소득세를 원천징수당했다는 점 등)만으로는 F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4>.
F은 2012. 6. 1. E학원에 중등부 과학 강사로 채용되어 월, 수, 금요일에 각 4시간 30분씩 1주일에 13.5시간을 근무하다가, 2013. 11. 1.부터 위 중등부 강의 외에 매주 토, 일요일에 각 2시간씩 고등부 과학 강의를 병행하였다. F은 중등부 강의에 대하여는 매월 정액의 급여를 받았고, 고등부 강의에 대하여는 수강생들로부터 받은 수강료를 피고인과 5:5 비율로 나누어 받았다. 한편, F이 고등부 과학 과목 강의를 담당하기 시작한 무렵 위 학원에 토, 일요일 고등부 영어, 수학 과목 강의가 함께 개설되었다.
F은 기본적으로 중등부 강의를 하였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 수강생 관리, 수업 방식 및 방향 등에 있어 피고인의 지휘 및 감독 아래 근무하였다(피고인 역시 중등부 강의에 있어서는 F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고 있지 않다). F은 고등부 강의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가졌던 것으로 보이나, 기본적으로 피고인에 의해 중등부 강사로 채용되어 중등부 강의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반적인 업무형태가 중등부 강의와 거의 동일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즉 고등부 강의에 있어서는 피고인이 F에게 강의 내용이나 방법 등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나, 이는 중등부 강의와의 수준 차이와 고등부 강의 업무 자체가 갖는 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오히려 F은 고등부 강의에 있어서도, 피고인에게 자신의 출퇴근 보고(피고인이 학원 내에 있을 경우에 한함), 수강생들의 출결 보고(진도 확인 및 보강 일정 수립을 위함) 및 성적등락 보고(특별히 오르거나 떨어진 경우) 등 전반적인 사항을 보고하였고,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수강생의 학부모와 전화 상담을 하기도 하였다.
위 학원의 고등부 강의 광고, 수강생 모집 및 수강료 책정은 피고인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피고인은 영업확장 차원에서 고등부 강의를 신설하였고, 중등부 수강생에게 연계하여 고등부 강의를 수강할 것을 권유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고등부 과학 과목 수강생들로부터 받은 수강료 중 50%(그 비율이 피고인의 제안에 따라 정해졌음은 위 각주 1)에서 본 바와 같다)를 F의 중등부 강의에 따른 월 급여 지급일(매월 말일)에 중등부 강의 급여와 함께 2회에 걸쳐 F의 급여계좌로 송금하였다.
F은 토, 일요일에 위 학원에 개설된 다른 강사들의 고등부 영어, 수학 과목 강의로 인하여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강의시간표를 작성하거나 강의시간을 변경할 수 없었고, 중등부 강사로서 주중에 근무하면서 위 학원에 종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토, 일요일에 다른 학원에 출강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던 것으로 보이며(F이 근무하던 중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은 돈 중 중등부 강의로 받은 돈의 비율이 고등부 강의로 받은 돈의 비율보다 월등히 높다), 피고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자신을 대체하는 고등부 과학 과목 강사를 스스로 고용할 수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F의 고등부 과학 과목 강의를 위한 수업교재는, F이 출판사들이 보내 준 여러 교재 중 하나를 지목하면 학원 측에서 출판사에 연락해 이를 구해 F에게 전달해 주는 방식으로 확보되었다.
두 번째 주장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미 발생한 G의 2015년분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청구권은 이 사건 합의서에 의해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합의서(증거기록 97쪽)는 2016. 2. 23. 피고인(위 학원의 대표 자격)과 I(근로자대표 자격, 기재한 성명은 평소 사용하던 이명인 N) 사이에서 작성되었는데, 그 내용은 연차유급휴가 19일을 갈음하여 특정한 근로일 19일(신정 1일, 구정 3일, 삼일절, 어린이날, 석가탄신일, 현충일, 광복절, 추석 3일, 개천절, 한글날, 성탄절, 여름휴가 2일, 겨울휴가 2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키는 것으로 합의하는 것이고, 위 합의의 내용을 2015. 1. 1.부터 소급하여 시행한다는 것이다.
이 사건 합의서가 작성된 날 함께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근로자대표 선임서(증거기록 96쪽)에는 위 학원의 근로자대표를 강사 I(기재한 성명은 위 N)로 기재하여 G, H을 포함한 위 학원의 강사 11명이 참석 및 동의자 명단에 성명을 기재하고 서명하였고, 본문에 "E학원(이하 "학원"이라 함) 소속 근로자들은 근로조건의 결정 및 개선과 관련하여 사용자와의 협의 또는 합의 등의 권한을 위 근로자대표에게 위임하기로 하고, 이에 학원 소속 근로자들이 자율적인 의사로 위 근로자를 근로자대표로 선임하였기에 이하 서명, 날인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위 근로자대표 선임이 유효한 것으로 보더라도,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을 2015. 1. 1.부터 소급하도록 한 것은 이미 발생한 금전 청구권(연차유급휴가 미사용 수당 청구권)을 소멸시키는 것(포기하게 하는 것)으로써, 근로자들이 근로자대표에게 위임한 권한인 "근로조건의 결정 및 개선과 관련한 사용자와의 합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고, 달리 근로자들이 I에게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청구권 포기에 관한 권한을 위임하였다는 자료도 없어, I가 근로자들을 대표하여 위와 같은 합의를 한 것은 결국 다른 근로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권한 없이 한 행위로 볼 것이다(유급휴가 대체합의의 방식으로 기발생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청구권을 소멸시키는 것은 애당초 근로기준법 제62조의 적용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합의서는 그 기재 자체로 효력이 없다. G, H뿐만 아니라 피고인과 I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합의서에 유급휴가일을 갈음하는 근로일로 기재된 날들은 2015년에 이미 위 학원의 근로자들에게 유급으로 부여한 '휴일'이어서 근로기준법 제62조에 정한 '근로일'이 아니고, 여름휴가 2일, 겨울휴가 2일은 같은 조항에 정한 '특정한' 근로일도 아니기 때문이다<5>.
피고인과 변호인은, 이 사건 합의서 및 근로자대표 선임서가 작성되는 날 피고인의 요청에 의해 입회하였던 노무법인의 직원 J과 위 I 및 위 학원의 여러 강사들이 당시 위 J으로부터 연차유급휴가대체합의 등에 관한 충분한 설명을 듣고 이를 이해한 모든 강사들이 I를 근로자대표로 선임하는 것에 동의하였다는 내용으로 법정에서 진술하거나 같은 취지의 사실확인서들을 제출하였음을 근거로,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 이 사건 합의서를 통해 이미 발생한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청구권을 포기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주장에 반하는 G, H의 각 법정 진술, I의 법정 진술에 의하면 근로자대표라고 하는 I조차 연차유급휴가나 그 대체합의(특히 소급적용 부분)의 의미에 관하여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였고 다른 강사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당시 강사들은 학원 측이 강사들을 근로자로 명확히 인정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한다는 설명에 근로계약서 작성에 주된 관심이 있었고 이 사건 합의로 인해 이미 발생한 금전 청구권이 소멸될 수 있다는 것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위 J, I 의 관련 법정 진술 부분과 다른 강사들의 사실확인서 해당 부분 기재는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려워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최초 공소제기된 체불 금품 및 퇴직금 전액을 변제공탁해 둔 점, 공소장변경으로 체불 금품이 당초보다 줄어들었고 아래와 같이 공소사실 일부에 관하여 이유 무죄 판단을 하는 점, 형사 초범인 점 등을 참작해 약식명령으로 고지된 벌금보다 적은 벌금형을 선고한다.
무죄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위 범죄사실 기재의 학원을 운영한 사용자로서, 2014. 12. 30.경부터 2016. 4. 4.경까지 위 학원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근로자 H의 2015. 4., 2015. 6., 2015. 9., 2015. 11. 각 초과수당 360,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F, G, H(이하 'F 등'이라 한다)의 각 초과수당 합계 7,344,682원을 각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제 수당을 가산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나,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 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6다24699 판결, 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8도5703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91046 판결 등 참조).
또한,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 거절 이유 및 그 지급 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사건 기록과 공판 과정을 통해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F 등 사이에 토요일 근무(F 등이 학기별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기 전인 4, 6, 9, 11월의 매주 토요일에 시험 대비를 위해 시행한 4시간의 추가 수업을 의미한다. 이하 같다)로 인해 발생하는 임금을 포함한 정액<6>을 월 급여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묵시적 합의에 의해 체결되었다고 보이고, 그로 인해 피고인은 F 등에게 토요일 근무로 인한 임금(통상임금 또는 초과근로수당<7>)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할 것이며, 설령 위 임금지급계약이 관계법령(근로기준법 또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의 규제를 위반하는 범위 내에서 무효이거나 사후적으로 민사상 유효하게 성립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는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그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나 주말에 시험 일정 등에 맞추어 보충학습을 해주는 사설 교육기관인 보습학원의 특성상 강사들의 야간·연장·휴일(주말 포함)근로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고, F 등은 위 학원의 강의시간표 등을 통하여 이러한 사정을 인식하고 위 학원에 지원·근무한 것으로 보인다.
F 등은 2012. 6. ~ 2014. 12. 사이에 위 학원에 채용되어 2016. 3. ~ 2016. 4.까지 수년간 강사로 근무하면서 다른 강사들과 마찬가지로 토요일 근무에 관한 별도의 수당 없이 매월 정액을 급여로 지급받았다.
위 학원의 강사로 근무하고 있는 I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이 운영하는 학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보습학원은 주말, 휴일에 강의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자신을 포함하여 위 학원의 강사들은 토요일 근무에 대한 대가를 포함하여 월급을 받기로 하였으며, 토요일을 휴일근무가 아닌 통상근무로 생각하였기 때문에 한 번도 연장근무나 휴일근무 수당을 달라고 요청한 사실이 없다."라고 진술하였다. 위 학원의 강사로 3~10년간 근무한 O, P, Q, R, S, T, U도 "토요일 근무 수당을 매달 월급에 포함하여 지급받았고, 그래서 동일한 근무조건의 타 학원에 비해 월급이 10만 원 더 많았다."라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다(변호인 제출 증 제6 내지 11, 13호증). 광주광역시 학원연합회는 이 사건과 관련하여 "사단법인 한국학원총연합회 광주광역시 지회 소속 강사로 근무한 자들에 대하여 시험기간이 속한 달에는 매주 토요일 추가 근무를 해 온 것이 관행처럼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그에 대한 임금 등은 채용 당시 또는 재직 중 상호 협의하여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기본급에 포함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라는 내용의 확인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다(증거기록 95쪽).
한편, F 등은 수사기관에서 '입사 시나 근무기간 중 토요일 근무 수당 지급에 관한 이야기를 학원 측 어느 누구로부터 들은 사실이 없다', '근무기간 중 피고인에게 토요일 근무 수당을 지급해 줄 것을 요구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다(증거기록 68쪽).
위 학원의 교습시간은 심야 교습시간 제한 정책에 따라 2011년부터 22:00까지로 단축되었고, F 등의 1주간 근로시간은 토요일 근무가 있는 경우에도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주 40시간을 초과하지 않았으며, 토요일 근무 시 근로시간은 각 4시간으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6조 제1항)에서 정한 1주간 12시간을 초과하지 않았다. 토요일 근무는 1년 중 학기별로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있기 전 4개월간만 시행한다.
피고인은 2015년까지 법정 공휴일, 국경일, 중간·기말고사가 끝난 날, 학교 체육대회가 있는 날 등을 유급 휴일로 처리하였다(피고인, I, F 등의 진술, 증거기록 178쪽 참조). F 등이 위 학원에서 지급받은 월 급여액은 최저임금액을 훨씬 상회한다(위 월 급여액이 다른 학원 강사들의 월평균 급여액보다 많다는 것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위와 같은 점들에서 피고인은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F 등에게 불이익하지 않다고 인식하였을 것이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시종일관 F 등과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하여 토요일 근무로 인한 별도의 임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다투어왔다.
결론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여야 하나, 이와 일죄의 관계에 있는 F 등에 대한 각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무죄를 선고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강산
별지
각주1) 근로기준법 제62조(유급휴가의 대체)는 "사용자는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따라 제60조에 따른 연차 유급휴가일을 갈음하여 특정한 근로일에 근로자를 휴무시킬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각주2) H은 2014. 12. 30. 근무를 시작하였으므로 위 주장은 2013. 12. 23. 근무를 시작해 2015년 연차 유급휴가가 부여되는 G의 경우에 한해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주3) 퇴직 전 3개월분만 이와 같이 지급되었는데, 이는 당초 피고인과 F 사이에 다른 학원에서는 강사의 분배 몫이 더 많으나 피고인의 학원은 고등학교 1학년 수강생을 많이 모집할 수 있으므로, 고등학교 1학년은 5:5의 비율로 나누고, 대신 1학년들이 2학년으로 진급하면(문, 이과로 분리되어 선택과목이 달라져 일반적으로 수강인원이 감소됨) 수강료의 100%를 F에게 지급하기로 한 약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133쪽 참조).
각주4) 중등부 강의만 담당할 때의 근무형태와 중등부 강의 및 고등부 강의를 병행할 때의 근무형태 사이에 실질적인 차이가 거의 없음에도, 강의 대가 지급방식의 차이를 주된 근거로 하여 중등부 강의에 있어서는 근로자로 보고 고등부 강의에 있어서는 사업자로 보는 것은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않아 부당하다. 이와 달리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이 용인될 경우 동일한 근로자로 하여금 동일한 사업장에서 동일한 업무에 종사하도록 하면서도 보수 지급방식만 변경함으로써 강행법규인 근로 관계법령의적용이 잠탈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바, 이는 근로자 보호라는 근로 관계법령의 입법취지가 몰각되는 결론에 이르게 되어 허용될 수 없다.
각주5) 이와 같은 문제로 이 사건 합의서는 장래효도 없다고 할 것이다.
각주6) 1년 중 4개월간 시행되는 토요일 근무로 인한 임금을 포함한 1년간의 전체 임금을 12개월로 나눈 셈이 될 것이다.
각주7)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제3항에 따라 당해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게 하는 경우 사용자는 초과근로에 대하여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여야 하는바, 이를 초과 근로수당이라고 기재하였다. 한편, 위 법 제6조는 2014. 3. 18. 신설되어 2014. 9. 19. 시행되었고, 위 법 제6조제3항은 위 시행일 이후 최초로 초과근로를 하는 경우부터 적용되는바, F 등의 토요일 근무로 인해 위 시행일 이전에는 통상임금이, 시행일 이후에는 초과근로수당이 발생하는 것으로 공소장이 변경되었다. 한편, F 등은 피고인과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당 강의시간을 특정하고, 별도로 시험 대비를 위한 토요일 근무를 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였는바, 기록상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이는 주중 강의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하고, 소정근로시간 외 토요일 근무를 초과근로로 하는 데 동의한 것으로 볼 것이다(위 법 제6조 제1항 참조). 변호인은 F 등의 토요일 근무와 관련해 토요일이 소정근로일이고, 피고인과 F 등 사이에 토요일 근무에 관하여 별도의 임금지급 약정이 없어 피고인을 임금지급 의무 위반으로 의율할 수 없으며, 따라서 피고인에게 임금 체불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는바, 이는 결국 피고인과 F 등 사이에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약정이 체결되었다는 것과 다름없다.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시종일관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약정이 체결되어 토요일 근무로 인한 임금지급 의무가 없다고 다투어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