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각 공소기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게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공소사실 중 근로자 B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각 기각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과 검사가 모두 항소하지 않았으므로, 위 각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 ·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E의 진정한 의사는 체불임금을 지급받은 것이 확인되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불원하려는 의사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E는 제1심판결 선고 전인 2023. 6. 13. F으로부터 미지급 임금 1,268,460원을 지급받았으므로, 공소사실 중 금품 미청산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부분은 공소가 기각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의료법인 D(이하 'D'이라 한다)을 운영한 자는 F이고, 피고인은 사용자가 아니라 행정원장으로 채용되어 급여를 받는 근로자에 불과하였다. 이와 달리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2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 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23. 10. 26. 대전지방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법률위반(사기)죄로 징역 1년 6월 및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2023. 11. 3.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된다.
이 사건 각 범행은 판결이 확정된 위 죄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이 사건 각 범행에 대하여는 형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위 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여야 한다.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하에서 살펴본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공소기각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은 제109조 제1항, 제36조 소정의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고, 형사소송법 제232조 제3항, 제1항은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사건에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 또는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는 제1심판결 선고 전까지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바,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166 판결, 대법원 2016.1. 14. 선고 2015도1485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기록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2022. 7. 18.부터 2022. 8. 5.까지 D에서 원무국장으로 근무한 E의 2022. 7. 임금 934,660원, 2022. 8. 임금 333,800원 합계 1,268,460원을 지급 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 등으로 공소가 제기된 사실, ② E는 2023. 8. 7. 원심 제2회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증인은 F으로부터 2023. 6. 13. 미지급 임금 1,268,460원 전부를 지급받았지요."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모르겠습니다. 들어왔는지 제가 확인을 안 해 봤습니다. 제가 한 번 확인해 보겠습니다."라고 답변하고, "F은 증인에게 미 지급 임금을 지급했다고 하는데, 증인은 그래도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나요."라는 원심 재판장의 질문에 "예. 저는 원합니다."라고 답변한 사실(E 증인신문 녹취서 7쪽), ④ 원심은 2023. 9. 7. 위 공소사실 등을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였고, 피고인은 2023. 9. 12. 원심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한 사실, ④ 피고인은 2023. 9. 27. 이 법원에 '피고인과 원만하게 합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고소를 취하합니다.', '피고인과 원만하게 합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음을 확인합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E의 2023. 9. 20.자 고소취하서 및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은 E가 2023. 6. 13. F으로부터 미지급 임금 1,268,460원을 지급받았음을 들어 위 무렵 E의 처벌불원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E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오히려 앞서 본 바와 같이, E는 원심 법정에서 'F이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해자 E의 진실한 처벌불원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된 것은 E의 고소취하서 및 처벌불원서가 이 법원에 제출된 2023. 9. 27.이라고 할 것인데, 이는 원심판결 선고 이후에 이루어진 것임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위 고소취하서 및 처벌불원서의 제출은 반의사불벌죄에서의 처벌불원 의사표시로서의 효력이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D의 상임이사로서 위 재단 소속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이사장인 F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아 이를 실질적으로 수행해 온 것으로 판단되고, 따라서 피고인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로서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인은 자신이 F에 의해 채용되어 급여를 받는 근로자에 불과하였다고 주장하나, F이 피고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등으로 피고인을 근로자로 채용하였다는 점, 피고인이 근무하는 동안 F으로부터 일정한 급여를 지급받았다는 점 등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전혀 없다. 오히려 피고인은 2011. 11.경 F 등과 함께 D을 설립한 설립임원 중 한 사람으로서, 위 무렵부터 2022. 11. 21.경까지 D의 등기된 상임이사였고(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1, 3호증), J병원 내에서는 '행정원장' 직책을 수행하며 행정실무를 총괄하였는바,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피고인의 직위 및 그에 따른 권한과 책임은 일반적인 근로자와 전혀 달랐던 것으로 보일 뿐이다.
D 정관은 임원의 종류와 정수를 '이사장 1인, 상임이사 1인, 이사(이사장 포함)5인 이상 15인 이내, 감사 2인 이내'로 정하고 있고(제11조), 이사장은 이사 중에서 호 선하되 이사회에서 재적이사 2/3 이상의 찬성으로 선출하여 취임하는 것으로, 상임이사는 이사장이 지명하는 이사로서 이사회에서 재적이사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 이사장이 임명하는 것으로 각 정하고 있다(제15조). 또한 상임이사는 이사로서의 직무 이외에 이사장을 보좌하며 이사회 또는 이사장으로부터 수임된 소관 업무를 상근하며 집행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고(제18조 제2항), 이사장이 유고 또는 궐위된 때에는 상임이사가 이사장의 직무를 대행하도록 정하고 있다(제17조 제1항). 이에 따르면 D의 상임이사는 일반 이사들과 정수, 임명절차, 직무 내용 등에서 차이가 있었고, 특히 이사로서의 직무 이외에 '이사장으로부터 수임받은 소관 업무를 상근하며 집행하는 직무'를 병행한다는 점에서 다른 임직원들과는 그 권한이나 책임의 범위 등을 달리하였다.
E는 고용노동청에 임금체불을 진정하면서 '피진정인(사용자)'란에 피고인의 성명을 기재하였고(증거목록 순번 4번),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으면서도 'D의 명의상 대표는 F이나, 실질적 대표는 피고인이다. 피고인에게 근무기간 동안의 임금을 일당 10만 원으로 계산하여 받겠다고 말하였고, 피고인도 그렇게 지급해 주겠다고 하였다. 이후 피고인에게 체불임금을 지급해달라고 하였으나 피고인이 계속 미루면서 지급하지 않았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6, 15번). E는 원심 법정에서도 'D의 실질적인 운영자는 피고인이다. J병원의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면서 F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자신은 모든 업무 지시를 피고인으로부터 받았고, 채용 당시 면접도 피고인이 보았다. 2022. 8. 4.경 J병원을 그만둘 당시 피고인이 추석 전에 급여를 지급해 주겠다고 했는데, 이후 전화를 받지 않아 피고인에게 문자를 보냈다.'라고 진술하였다(E 증인신문 녹취서 2~6쪽). 아래 사실 및 사정들이, E의 위 각 진술에 부합한다.
E는 2022. 8. 30. 피고인에게 '제 급여 어떻게 되는지 답을 주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피고인은 같은 날 E에게 '9월 8일에 입금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신분증 보내주세요. 일용직으로 급여 계산해 드리겠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증거목록 순번 15번).
B도 고용노동청에 임금체불을 진정하면서 '피진정인(사용자)'란에 피고인의 성명을 기재하였고(증거목록 순번 5번),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으면서도 'D의 명의상 대표는 F이나, 실질적 대표는 피고인이다. 근로감독관에게 제출하는 체불임금내역 자료는 피고인이 작성하여 K에게 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진술하였다(증거목록 순번 6번).
B는 원심 법정에서도 'J병원에서 1년 5개월간 근무하면서 F을 몇 번 보기는 하였으나, F이 어떤 일을 하였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진술하였다(B 증인신문 녹취서 3~5쪽).
비록 L, M의 각 사실확인서(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10, 11호증)에는 'D의 실질적 대표자는 피고인이 아니라 F이다.'라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으나, 위 각 사실확인서에 기재된 내용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F으로부터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점까지 부인하는 취지는 아니라고 보인다. 오히려 L의 사실확인서에는 'F이 병원에 출근하지 못하는 날이 많아 피고인과 자신이 병원 일을 도맡아 해왔으며, 직원들의 밀린 급여 문제로 직접 면담을 하고 급여를 어떻게든 빌려서라도 주겠다는 말을 수도 없이 하였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M의 사실확인서에도 '자신은 상임이사로 취임하기 전인 2022. 9. 5.부터 출근하여 요양병원 업무와 법인 전반에 대한 인수인계를 받았고, 그때 인수인계를 해주었던 사람이 피고인이다. 인수인계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출자 여부를 물어보았더니 피고인이 "그런 것은 아니고 F이 사촌 오빠라서 열심히 도와주고 있다"라고 말하였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L는 이 법정에서도 '피고인은 행정원장으로서 직원 채용 및 급여 지급 등 원무과 업무를 담당하였다. F이 출근하지 못하는 날이 많아 피고인과 함께 직원들의 밀린 급여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였다. 자신이 채용될 때도 이력서를 피고인에게 제출하였는데, 처음 제시했던 연봉대로 채용되었기 때문에 F이 피고인에게 "급여가 세다"는 취지의 얘기를 하는 것을 후에 들었다. 자신은 행정 쪽으로 전반적인 업무 관리를 했고, 인사 관련 업무는 F과 피고인이 하는 것이라 관여하지 않았다. 돈에 대해서는 피고인과 F이 알아서 하는 것이니까, F한테도 급여를 달라고 여러 번 얘기하였으나, F이얄미울 정도로 피해 다녔다. F이 부재중일 때 근로자들의 불편사항은 자신에게 먼저 접수되고, 자신이 해결하지 못하는 업무에 대해서는 피고인에게 보고를 하였다. F이 부재중일 때는 피고인이 최종 책임자에 가까웠다.'라고 진술하였다(L 증인신문 녹취서2~6쪽).
피고인은 2023. 10. 26. 대전지방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2023. 11. 3.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위 확정판결의 범죄사실은, '피고인과 F은 2021. 3.경 J병원 행정원장 사무실에서 함께 피해자 N, O에게 "J병원 월 순이익"이라는 항목이 포함된 PPT 자료와 위 병원의 2020. 12.경부터 2021. 2.경까지의 총 영업이익이 21,395,513원으로 기재된 3개월의 총계정원장을 보여주며 "우리 병원은 금융채무만 있고 직원들의 급여가 밀린 것이 없으며, 병원이 흑자이니 인수하라."라는 등으로 거짓말하여, 2021. 4. 22.경 같은 장소에서 위 병원의 매각에 관한 합의서를 작성한 다음 위 병원 매각 계약금 명목으로 1억 원을 피고인 명의의 P은행 계좌로, 2021. 5. 14. 1억 원을 같은 계좌로 각 송금받고,2021. 5. 14.경 현금 3억 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라는 것이다(증거목록 순번24, 25번). 위 확정판결을 통해 알 수 있는 범행의 내용과 수단, 피고인의 가담 정도, 범행 장소, 편취금이 송금된 계좌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은 단순히 F으로부터 채용되어 급여를 받는 근로자에 불과하였던 것으로 보이지 않고, D이 운영하는 J병원의 매각에 가담할 정도로 위 재단의 운영에 깊숙이 관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결론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각 공소기각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파기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