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4. 1. 11. 선고 2023누30026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 경위와 관계 법령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치거나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제1항과 별지 기재(관계 법령)<1>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

제1심판결 이유 2쪽 7행의 “제40조 제항 제1호”를 “제40조 제1항 제1호”로 고친다.

○

제1심판결 이유 2쪽 11행의 “반려하였다.”를 “반려하였다(원고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확인청구를 ‘이 사건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확인청구’로, 이에 대한 반려처분을 ‘이 사건 반려처분’으로 각각 약칭한다).”로 고친다.

○

제1심판결 이유 3쪽 11행의 “원고는” 다음에 “2021. 3. 4.”를 추가한다.

○

제1심판결 이유 3쪽 17행의 “2021. 11. 9.”를 “2021. 9. 15.”로 고친다.

○

제1심판결 이유 3쪽 ‘인정 근거’란에 “갑 제9호증, 을 제9호증”을 추가한다.

2.

쟁점과 원고 주장

가.

이 사건 쟁점은 ‘원고가 피고에 대해 정식으로 실업의 신고<2>를 접수했던 2020.

7. 22. 전의 기간에 대해서도 고용보험법상 구직급여 지급 요건을 충족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이다. 쟁점 정리에 필요한 범위에서 고용보험법상 구직급여의 지급 요건과 절차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실업급여 중 하나인 구직급여는 ① ‘수급기간’ 내에 ② ‘소정급여일수를 한도’로 ③ ‘실업의 인정을 받은 일수’에 ④ ‘구직급여일액’을 곱한 금액으로 지급된다.

①

‘수급기간’은 구직급여가 지급될 수 있는 기간을 뜻한다. 원칙적으로 이직일 다음 날부터 기산하여 12개월이다(고용보험법 제48조 제1항). ② ‘소정급여일수’는 ‘하나의 수급자격에 따라 구직급여를 지급받을 수 있는 날’로서, 대기기간이 끝난 다음 날부터 기산하여 피보험기간과 연령에 따라 고용보험법 제50조 제1항 [별표 1]에서 정한 일수가 되는 날까지인데, 원고의 소정급여일수는 210일이다. ③ 구직급여는 수급자격자가 직업안정기관의 장으로부터 ‘실업의 인정을 받은 날’에 대하여 지급한다. ‘실업의 인정’이란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구직급여 수급자격자가 실업한 상태에서 적극적으로 직업을 구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고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고용보험법 제2조 제4호).

이에 따르면, 구직급여는 ‘그 수급 요건을 갖춘 피보험자가<3> 이직 후 1년 내(수급기간)에 소정급여일수 범위에서 실제로 재취업 노력을 했다고 인정받은 기간(실업의 인정 기간)‘에 한하여 지급되는 실업급여이다.

2)

고용보험법은 구직급여 지급절차를 ‘수급자격의 인정’ 단계와 ‘실업의 인정’ 단계로 구분한다. ① 구직급여를 지급받으려는 사람은 먼저 직업안정기관에 ‘실업의 신고’를 하면서 ‘수급자격 인정신청’을 해야 하고, 이에 대해 직업안정기관의 장은 피보험자의 수급자격 인정 여부를 결정한다. ② 수급자격 인정 단계에서 수급자격을 인정받은 피보험자(고용보험법은 ‘수급자격자’로 약칭한다)에 대해서는 ‘수급자격 인정 후 실제로 재취업을 위한 노력을 했는지’를 심사하는 ‘실업의 인정’ 절차가 진행된다. 이와 같이 구직급여는 ‘이직한 피보험자가 직업안정기관에 실업의 신고를 했을 때부터 그 지급절차가 진행되도록’ 설정되었다.

나.

원고가 수급기간(이직일 다음 날인 2019. 11. 1.부터 12개월 내인 2020. 10. 31.까지) 개시 시점에서 상당 기간이 경과한 2020. 7. 22. 피고에 대해 ‘실업의 신고’를 제출하는 바람에, 그 전 기간에 대해서는 구직급여를 지급받지 못했다(실업의 신고일 이후 기간에 대해서는 구직급여를 지급받았다).

원고는 ‘다음과 같이 실업의 신고일(2020. 7. 22.) 전 기간에 대해서도 구직급여가 지급되어야 하므로, 이에 반하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제1․2 주장은 ‘실업의 신고’에 관한 것이고, 제3 주장은 ‘실업의 인정’에 관한 것이다).

1)

피보험자인 원고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실업의 신고를 늦게 했더라도, 피고로서는 소정급여일수 범위에서 원고에게 구직급여를 전액 지급해야 한다(제1 주장).

2)

원고는 2020. 1.경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을 방문하여 실업의 신고를 하려고 했는데, ‘일용근로내역확인을 받아야 구직급여 신청이 가능하다’는 담당 직원의 잘못된 안내를 믿고 실업의 신고를 늦게 했다. 따라서 안내 내용에 반하는 이 사건 처분은 신의성실원칙에 위배되므로, 위법하다(제2 주장).

3)

고용보험법 제44조 제2항 단서 제3호,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65조 제6호,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88조 제4항 제2호는 ‘수급자격에 관한 처분이 취소․변경된 경우에는 취소․변경된 처분에 따라 수급자격이 인정된 날부터 실업하고 있었던 날에 대하여 실업을 인정하도록’ 규정한다. 이 사건 반려처분의 취소는 ‘수급자격에 관한 처분이 취소․변경된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로서는 실업의 신고일 전 기간에 대해서도 재취업활동에 관한 확인 없이 실업을 인정한 다음 원고에게 구직급여를 지급해야 한다(제3 주장).

3.

판단

다음과 같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가.

제1 주장에 관한 판단

제1 주장은 결국 ‘수급기간’ 및 ‘실업의 신고일’과 관계없이 소정급여일수만큼 구직급여를 전액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

1)

고용보험법 제42조 제1항은 “구직급여를 지급받으려는 사람은 이직 후 지체없이 직업안정기관에 출석하여 실업을 신고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은 “제1항에 따른 실업의 신고에는 구직신청과 제43조에 따른 수급자격의 인정신청을 포함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한다. 이와 같이 고용보험법은 구직급여의 지급 요건으로서 피보험자의 ‘이직 후 지체 없는 실업의 신고’를 필수적인 요건으로 규정한다.

2)

‘구직급여’는 실업한 상태에 있는 피보험자의 생활안정을 위해 지급되는 실업급여이긴 하지만, 단순히 ‘실업한 상태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실업기간에 재취업을 위한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는 경우’에 지급하는 구직활동 지원금의 성격을 가진다. 구직급여 지급 요건과 관련하여, 고용보험법이 위와 같이 2단계의 절차를 구분한 다음 ‘실제로 재취업활동을 했는지’ 여부를 엄격히 평가해서 그 인정 기간에 한하여 구직급여를 지급하도록 하는 ‘실업의 인정’ 단계를 별도로 마련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실업의 인정’은 피보험자의 ‘실업의 신고’에 대해 피고의 수급자격 인정 결정 처분이 내려진 후에 개별․구체적으로 진행되는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와 같이 구직급여를 받으려는 피보험자는 직업안정법 제9조에 따라 지체없이 구직신청을 해야 하고, 일할 수 있는 능력․상태에 있고 재취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 요구된다. 또한, 피보험자가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소개하는 직업에 취직하는 것을 거부하거나 지시한 직업능력개발 훈련 지시 등을 거부하는 경우 구직급여의 지급이 정지된다.

결국 피보험자가 실업의 상태에 있더라도, 피고로서는 ‘실업의 신고’ 전까지 피보험자의 재취업을 위한 적극적인 구직활동 여부를 확인․평가할 수 없으므로, 원칙적으로 그 전 기간에 대해서는 구직급여를 지급할 수 없다.

3)

구직급여는 소정급여일수의 제한을 받는다. 고용보험법 제50조 제1항은 “소정급여일수는 대기기간이 끝난 다음 날부터 계산하기 시작하여 피보험기간과 연령에 따라 [별표 1]에서 정한 일수가 되는 날까지로 한다.”라고 규정한다. 고용보험법 제49조 제1항은 “제44조(실업의 인정)에도 불구하고 제42조에 따른 실업의 신고일부터 계산하기 시작하여 7일간은 대기기간으로 보아 구직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한다. 다만, 최종 이직 당시 건설 일용근로자였던 사람에 대해서는 제42조에 따른 실업의 신고일부터 계산하여 구직급여를 지급한다.”라고 규정한다.

이와 같이 고용보험법은 이직 후 일정 기간을 ‘대기기간’으로 설정한 다음, 해당 기간에는 피보험자의 수급자격과 실업을 인정할 수 있더라도 구직급여를 지급하지 못하도록 규정한다. 이는 ‘이직 후의 일정 기간(대기기간)’은 재취업을 위해 통상 소요되는 휴식․탐색 기간의 성격이 강하므로, 여기까지 실업급여제도의 보호 대상으로 삼기는 곤란하다는 입법적 고려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실업으로 인정되더라도 ‘실업의 신고일로부터 7일간 또는 실업의 신고일(건설 일용근로자의 경우)’ 전의 기간은 ‘대기기간’으로서 구직급여의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와 같이 ‘실업의 신고일’은 대기기간 산정의 기산점이자 구직급여 지급일의 기준일이므로, 실업의 신고 전 기간에 대해서는 구직급여를 지급할 수 없다. 이 점에서 실업의 신고는 단순히 보고적인 성격을 넘어 실제적인 의미를 지닌다.

4)

고용보험법은 피보험자의 신속한 실업 신고를 유인하고 구직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수급기간을 이직일 다음 날부터 12개월로 한정하면서, ‘수급기간’ 내에서만 구직급여가 지급되도록 한 점에서, 원고 주장은 고용보험법령에 반하는 것이므로 허용될 수 없다.

나.

제2 주장에 관한 판단

다음과 같이 신뢰보호원칙상 원고는 2020. 1.경 피고에 대해 실업의 신고를 했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1)

관련 법리

일반적으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해야 하고,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개인이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상응하는 어떠한 행위를 해야 했고, 행정청이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이를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며,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21두45671 판결 등 참조).

2)

판단

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3, 4, 6 내지 9호증, 을 제1 내지 9, 13,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2014. 10.경부터 2019. 10. 31.까지 B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로서 여러 건설현장에서 건설 일용근로를 제공한 뒤, 2019. 10. 31. 퇴직(이직)하였다. 하지만 고용보험 전산시스템에는 원고가 2018. 9. 6.까지만 B 주식회사에서 근로했던 것으로 등재되었을 뿐, 그 후부터 2019. 10. 31.까지의 근로에 관한 사항은 전혀 등재되지 않았다.

(2)

고용보험법 제40조 제1항 제1호, 제2항, 제41조에 의하면, 구직급여는 원칙적으로 이직일 이전 18개월(기준기간) 동안의 피보험 단위기간(피보험기간 중 보수 지급의 기초가 된 날을 합산한 날)이 180일 이상이어야 지급된다. 원고의 경우 2018. 9. 6. 후부터 이직일인 2019. 10. 31.까지의 일용근로내역이 고용보험에 등재되지 않았으므로, 전산시스템상으로는 구직급여의 수급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 것(이직일 이전 18개월 동안 180일 이상의 피보험 단위기간 미충족)으로 취급될 수밖에 없었다.

(3)

이와 같은 미등재 사실 등을 몰랐던 원고는 2020. 1.경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을 방문하여 실업의 신고를 하려고 하였다. 당시 원고를 상담했던 직원이 위와 같은 전산시스템상 수급 요건 미충족 사실을 확인하고, 이직일까지의 일용근로내역을 추가․보충할 것을 안내하면서 원고에게 “① 사업장확인서, ② 근로복지공단 일용근로내역 확인 → 적어놓으신 거 대조 → 미신고건 사업장에 요청, ③ 신고된 후 방문하여 재상담”이라는 메모지를 작성해 주었다.

(4)

메모지에 기재된 것을 믿고 원고는 2020. 1. 23.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확인의 관할관청인 근로복지공단 경인지역본부에 ‘2018. 9. 6. 후부터 이직일인 2019. 10. 31.까지의 일용근로내역’을 추가해 달라는 취지의 이 사건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확인청구를 하였다. 이에 대해 근로복지공단 경인지역본부장은 ‘해당 기간에 원고의 근로내역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반려처분을 내렸다.

(5)

원고는 2020. 4. 22. 고용보험심사관에게 이 사건 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내용의 심사청구를 하였고, 고용보험심사관은 2020. 10. 22. 이 사건 반려처분을 취소하였다. 이에 따라 근로복지공단 경인지역본부장은 2020. 12. 원고의 고용보험 전산시스템에 2019. 10. 31.까지 누락된 일용근로내역을 등재하였다.

(6)

이 사건 반려처분에 관한 심사청구 사건 계속 중 원고는 ‘구직급여는 수급기간 내에서만 지급되므로 실업의 신고를 바로 해야 한다’는 노무사의 조언에 따라 2020. 7. 22. 피고에 대해 실업의 신고를 하였다.

나)

구직급여와 관련하여, ‘수급기간’과 ‘소정급여일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고용보험법은 수급기간과 소정급여일수를 ‘이직일 다음 날 또는 대기기간이 끝난 다음날’부터 일정 기간 내로 엄격히 제한하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예외를 허용하지 않을뿐더러 소급해서 이를 적용하거나 유예하지도 않는다. 피보험자로서는 이직 직후 실업의 신고 등을 하지 않으면, 구직급여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받지 못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구직급여 지급 요건의 엄격성을 보완하기 위해 피고는 관련 규정이 없는데도 ‘수급자격 가인정 제도’와 ‘잠정실업인정 제도’를 운영한다. 이직자의 피보험자격 유무가 확인되지 않더라도 일단 임시적으로 수급자격을 부여하여 재취업활동을 하도록 한 다음, 최종적으로 수급자격이 확인되는 경우 사후에 구직급여를 지급하는 제도인데, 법령에 규정된 것이 아닐뿐더러 엄격한 요건 하에서만 인정되는 미완의 조치에 불과하다.

고용노동부예규인 ‘실업인정 및 재취업지원규정’ 제6조는 구직급여 담당 직원은 고용센터를 찾아온 사람에게 “실업의 신고, 수급자격의 인정, 실업의 인정”에 관한 사항을 안내해야 하고, 직업안정기관의 장은 위와 같은 안내 및 정보제공이 내실 있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고용노동부 역시 구직급여 제도가 실효적․실질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구직급여 상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의 상담 방법 등을 교육․안내한다.

위와 같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구직급여 상담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직업안정기관의 직원으로서는 이직하는 피보험자가 구직급여의 지급 대상 기간 및 그 요건 등을 제대로 이해한 상태에서 실업의 신고 등을 할 수 있도록 상담 또는 안내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

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상담 직원의 잘못된 안내를 신뢰한 나머지, ‘누락된 일용근로내용에 관한 내용이 고용보험 전산시스템에 추가로 신고․등재된 때에만 실업의 신고를 할 수 있다’고 믿고 실업의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이 사건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확인청구 관련 절차만 진행하는 바람에 이를 지체했던 것으로 보인다.

①

‘원고가 2020. 1.경 직업안정기관을 방문한 것’은 구직급여의 지급을 위해 실업의 신고를 하려는 데 그 이유가 있었던 점, ② “미신고건 사업장” 및 “신고된 후 방문하여 재상담”이라는 메모지 기재 문구 자체만으로도 사회통념상 ‘누락된 일용근로내역에 관한 사업주의 신고가 근로복지공단에 완료된 후’ 직업안정기관을 다시 방문하여 실업의 신고를 하라는 취지로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점, ③ 당시 제공받은 메모지에는 위와 같은 구직급여의 지급 요건이나 실업 신고일의 중요성 등에 관한 기재는 없는 점, ④ 실제로 원고가 일용근로내역의 추가가 완료되면 구직급여를 지급받는 것으로 알고 실업의 신고에 상당한 시일을 지체했던 점, ⑤ 원고의 나이와 구직급여 제도에 관한 이해 정도, ⑥ 원고가 이 사건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확인청구를 비롯하여 진행했던 일련의 구제절차의 경과, ⑦ 무엇보다 원고가 이 법원의 변론 과정에서 보였던 진지하고 일관된 변론 내용과 태도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렇다.

라)

따라서 ① 원고는 ‘누락된 일용근로내역의 신고가 완료된 후에 실업의 신고를 하더라도 그 지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믿었고, 이는 행정청의 잘못된 안내 또는 오해의 여지 있는 불충분한 안내에서 비롯되었던 점, ② 이와 같이 신뢰하는 데 원고의 귀책사유가 있었다고 볼 만한 정황은 찾기 어렵고, 또 실제로 원고가 이를 믿고 실업의 신고 등을 지체했던 점, ③ 이에 반하여 피고가 실업의 신고일 전 기간에 대해서는 구직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이 사건 처분을 내렸던 점, ④ 구직급여 제도의 취지와 위와 같은 지급의 엄격성 면에서 그 전 기간에 대해 구직급여를 지급하더라도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없는 점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의 취지와 달리 원고의 실업 신고일은 2020. 1.경으로 보거나 그와 같이 취급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

제3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처분사유는 ‘원고가 2020. 7. 22. 실업의 신고를 했으므로, 그 전 기간에 대해서는 구직급여를 지급할 수 없다’는 데 있다(이 사건 처분서에 제3 주장에 관한 기재 또는 판단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원고가 그 전에 실업의 신고를 했다고 보아야 하므로, 제3 주장의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이 사건 처분사유는 인정되기 어렵다. 피고로서는 2020. 1.경 실업의 신고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2020. 1.경부터 2020. 7. 22. 전 기간에 대해서도 실업으로 인정할 수 있을지’에 관한 심리․판단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가정적으로 제3 주장에 관한 사항 역시 이 사건 처분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에 관해 판단한다.

1)

쟁점 정리

가)

관련 규정을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②

직업안정기관의 장은 제1항에 따른 수급자격의 인정신청을 받으면 그 신청인에 대한 수급자격의 인정 여부를

결정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신청인에게 그 결과를 알려야 한다.

제44조(실업의 인정)

②

실업의 인정을 받으려는 수급자격자는 제42조에 따라 실업의 신고를 한 날부터 계산하기 시작하여 1주부터

4주의 범위에서 직업안정기관의 장이 지정한 날(이하 "실업인정일"이라 한다)에 출석하여 재취업을 위한

노력을 하였음을 신고하여야 하고, 직업안정기관의 장은 직전 실업인정일의 다음 날부터 그 실업인정일까지의

각각의 날에 대하여 실업의 인정을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사람에 대한 실업의 인정 방법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따른다.

3.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급자격자

제87조(심사와 재심사)

①

제17조에 따른 피보험자격의 취득ㆍ상실에 대한 확인, 제4장의 규정에 따른 실업급여 및 제5장에 따른 육아휴

직 급여와 출산전후휴가 급여등에 관한 처분에 이의가 있는 자는 제89조에 따른 심사관에게 심사를 청구할

수 있고, 그 결정에 이의가 있는 자는 제99조에 따른 심사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제115조(권한의 위임ㆍ위탁)

이 법에 따른 고용노동부장관의 권한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일부를 직업안정기관의 장에게 위임하

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에게 위탁할 수 있다.

■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65조(실업인정의 특례자)

법 제44조 제2항 제3호에서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급자격자"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6.

법 제87조 제1항에 따른 심사ㆍ재심사 또는 소송에 의하거나 직업안정기관의 장의 직권에 따라 실업급여에

관한 처분이 취소ㆍ변경된 자

제145조(권한의 위임 등)

②

법 제115조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은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권한을 근로복지공단에 위탁한다.

2의 2. 법 제17조에 따른 피보험자격의 확인

나)

고용보험법 제44조 제2항 단서 제3호,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65조 제6호,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88조 제4항 제2호에 의하면, 고용보험법 제87조 제1항에 따라 ‘수급자격에 관한 처분이 취소․변경된 경우’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88조 제4항에서 정한 기간에 대해서는 ‘실업의 인정’을 할 수 있다. 이는 실업의 신고에 따른 수급자격 인정 이후 단계인 ‘실업의 인정’에 관한 특례를 규정한 것이다.

‘이 사건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확인청구’는 고용보험법 제17조 제1항에서 정한 것이고, 이에 대한 이 사건 반려처분은 고용보험법 제17조 제2항에서 정한 것이다. 결국, 여기서는 ‘이 사건 반려처분’이 고용보험법 제44조 제2항 단서 제3호,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65조 제6호, 시행규칙 제88조 제4항 제2호에서 정한 ‘실업급여에 관한 처분 중 수급자격에 관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 된다. 인정된다면, 2020. 7. 22. 전 기간에 대해서도 고용보험법상 실업(제2조 제4호, 제44조)으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2)

판단

다음과 같은 점에서, 이 사건 반려처분 역시 위 규정에서 정한 ‘수급자격에 관한 처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가)

고용보험법 제43조 제1항은 ‘고용보험법 제40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 ㆍ제5호 및 제6호에 따른 구직급여의 수급 요건을 갖추었다는 사실’을 ‘수급자격’으로 규정한다. 이와 같은 수급자격 중 고용보험법 제40조 제1항 제1호는 ‘고용보험법 제40조 제2항에 따른 기준기간 동안의 피보험 단위기간이 합산하여 180일 이상일 것’을 열거한다.

원고가 이 사건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확인청구를 통해 구제받으려고 했던 항목은 ‘원고가 고용보험법 제40조 제1항 제1호의 수급 요건을 충족했다’는 것이므로, 이 사건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확인청구는 구직급여의 ‘수급자격’에 관한 것이고, 근로복지공단 경인지역본부장의 이 사건 반려처분은 이를 거부하는 처분, 즉 원고의 수급자격을 거부하는 처분으로 보아야 한다.

나)

고용보험법 제115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145조 제2항 제2호의2에 의하면, 이 사건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확인청구와 같이 고용보험법 제17조에서 정한 피보험자격을 확인할 권한은 근로복지공단에 위탁됐지만, 구직급여 신청의 접수․수급자격 인정결정․실업의 인정․구직급여 지급 등에 관한 권한은 고용보험법 제4장의 규정에 따라 피고와 같은 직업안정기관의 장에게 부여되었다. 구직급여 지급 관련 권한 및 담당부서가 이원적으로 나뉘어 있는 것이다.

원고와 같이 피보험자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이 제대로 등재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직급여 지급을 위한 수급자격 인정신청을 할 경우,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에 관한 수정 또는 등재 권한이 없는 피고로서는 수급자격 불인정처분을 할 수밖에 없고, 심사․재심사 단계에서도 해당 내용이 시정될 수 없다. 해당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방법을 통해서는 피보험자가 구제받을 수 없는 것이다. 결국, 피고의 상담 직원이 원고에게 안내했던 것처럼, 피보험자로서는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확인청구를 통해 이를 시정받은 후에 비로소 수급자격을 인정받을 수밖에 없는데, 이와 같은 시정 과정에서 수급기간 경과 등으로 피보험자의 구직급여 지급청구권이 소멸되거나 일부만 인정받을 수 있다(앞서 본 것처럼 수급자격 가인정 제도 등은 법령에 마련된 제도가 아닐뿐더러 엄격한 요건 하에서만 인정되는 것이므로, 이를 근거로 충분한 권리구제 방법이 마련되었다고 볼 수 없다).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이 등재되지 않아 처음부터 구직급여를 청구할 수 없는 사람으로 하여금 먼저 실업의 신고부터 하도록 요구하는 것도 무리이다.

따라서 이 사건 반려처분을 수급자격에 관한 처분으로 보지 않을 경우, 피보험자에게 중대한 불이익이 생길 수 있고, 이로 인해 구직급여 제도가 실질적․실효적으로 운용되지 않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점에서 피고 주장과 같이 ‘수급자격에 관한 처분이 취소․변경된 경우’를 한정해서 해석할 수는 없다.

라.

소결론

원고는 2020. 1.경 실업의 신고를 했다고 보아야 하고(제2 주장에 관한 판단, ‘수급자격 인정 단계’), 이 사건 반려처분의 취소에 따라 2020. 7. 22. 전 기간에 재취업을 위한 노력이 없었더라도 실업인정의 특례를 적용할 수 있다(제3 주장에 관한 판단, ‘실업의 인정 단계’).

따라서 2020. 7. 22. 전 기간에도 원고가 구직급여의 수급자격을 갖춘 것으로 인정되는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피고로서는 해당 기간에 대해서도 ‘수급기간’ 내 ‘소정급여일수’ 범위에서 원고에게 구직급여를 지급해야 했다. 결국, 이에 반하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하고, 원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해야 하는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다.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무신(재판장) 김승주 조찬영

각주1) 별지에 기재된 고용보험법은 2022. 12. 31. 법률 제19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이지만, 이 사건 처분 당시 법률과 별다른 차이가 없으므로 그대로 인용한다. 편의상 ‘고용보험법’으로 약칭한다.

각주2) 구직급여 관련 ‘실업의 신고’에는 구직신청과 수급자격 인정신청이 포함되어야 한다(고용보험법 제42조 제1, 2항). 경우에 따라 수급자격 인정신청도 ‘실업의 신고’로 약칭하기도 한다.

각주3) 편의상 구직급여를 신청하는 이직자를 ‘피보험자’로 약칭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