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5. 6. 25. 선고 2024가합103787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신문의 발행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주식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다 퇴사한 직원들로<1>, 재직 중 2017. 10. 25. 설립된 G 노동조합(이하 ‘제2노조’라 한다)에 가입하였다.

나.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시도

1)

2017. 1. 1. 이전까지 피고의 취업규칙은 근로자들의 정년을 부국장 이상의 경우 만 58세, 부국장대우 이하의 경우 만 55세로 정하고 있었는데,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됨에 따라<2>, 상시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피고의 근로자들은 2017. 1. 1.부터 60세의 정년을 적용받게 되었다.

2)

피고는 2017. 3. 근로자들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 제43조를 개정하는 한편, 임금피크제 운영 규정을 신설하여 일정 연령에 도달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조치(이하 ‘2017년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였는데, 이와 관련하여 2018. 3. 5.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에서 피고에게 위와 같은 조치가 위법하므로 삭감된 임금 상당액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라는 취지의 시정명령을 하였으며, 피고는 위 시정명령에 따라 2017년 임금피크제를 폐지하고, 2017년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들에게 삭감한 임금 상당액을 반환하였다.

다.

1차 임금피크제 실시

1)

피고는 임금피크제 규정을 신설한 뒤 2018. 2. 26. 임금피크제에 관한 사원 설명회를 개최하고, 2018. 3. 7. H지부(이하 ‘제1노조’라 한다)와의 노사합의를 거쳐 임금피크제를 실시하였다(이하 2018. 3. 7.부터 실시된 임금피크제를 ‘1차 임금피크제’라 한다). 1차 임금피크제를 정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에 대한 노사합의문’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피고의 근로자들 중 일부는 제1노조가 피고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않아 1차 임금피크제가 무효라고 주장하였고, 이에 피고는 법적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 위하여 2018. 4. 2. 그 취지를 공지한 후 2018. 4. 4. 18:00까지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찬반투표(이하 ‘이 사건 찬반투표’라 한다)를 실시하였으며, 투표 결과 전체 329명 중 263명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하여 찬성 의견을 표시하였다.

라.

2차 임금피크제 실시 피고는 아래와 같이 일부 내용을 변경한 임금피크제 규정 개정안을 마련하고, 2019. 3. 20. 제1노조와 노사합의를 체결하여, 변경된 규정에 따른 임금피크제를 실시하였다(이하 2019. 3. 20.부터 실시된 임금피크제를 ‘2차 임금피크제’라 하고, 1, 2차 임금피크제를 통틀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내지 4, 11, 14,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아래와 같은 사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삭감된 임금,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기존의 취업규칙을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에 해당함에도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관련하여 근로자 집단으로부터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지 않았다. 제1노조는 피고의 과반수 근로자로 조직된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않고, 이 사건 찬반투표는 근로자들의 회의 방식을 통한 자유로운 의견 교환 과정 없이 찬반의견만을 취합하였으므로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로서 유효하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당시 피고의 근로자들은 이미 고령자고용법 제19조에 따라 연장된 60세의 정년을 적용받고 있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 피고는 추상적인 목적을 들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근로자들의 임금을 대폭 삭감하였으며, 그럼에도 적절한 대상조치는 마련해 주지 않았고,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확보된 재원도 적자 상태의 회사 합병 비용과 같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과는 무관한 용도로 지출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3>에서 금지한, 연령을 이유로 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

3.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유무

가.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의 필요성

1)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란,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작성 또는 변경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4. 10. 14. 선고 94다25322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든 증거를 종합하여 알 수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임금피크제 규정을 신설하여 임금피크제를 시행함에 따라 피고의 근로자들은 종전보다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라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필요하다.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개정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이 시행되어 피고 근로자들의 정년이 60세로 연장된 2017. 1. 1.로부터 1년 이상이 경과한 2018. 3. 7. 도입된 것이고, 2017. 3. 피고가 실시한 2017년 임금피크제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의 시정명령에 따라 폐지되었으며 그에 따라 피고는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2017년 임금피크제 시행 무렵부터 1차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까지의 기간에 대하여도 종전 정년에 도달하기 전과 같은 임금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음을 전제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여 삭감한 임금을 전액 반환하여 주었다. 만약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을 경우 피고는 종전 정년인 만 55세 또는 만 58세에 도달한 이후에도 근로자들에게 삭감되지 않은 임금을 지급하였을 것으로 보이는바, 비록 피고가 새로운 규칙을 신설하는 형태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의 근로자들이 가지고 있던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으로서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해당한다.

나)

피고가 고령자고용법에 따른 정년연장 직후 2017년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려고 시도하였던 점이나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의 시정명령에 따라 2017년 임금피크제를 폐지한 직후 다시 1차 임금피크제를 시행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4>에서 규정한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조치의 일환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한 것으로 보이고,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피고의 근로자들은 정년이 연장된 기간 동안 종전에 지급받을 수 없었던 임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되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감액되는 임금을 고려하더라도 연장된 정년까지 수령하게 되는 임금총액 자체가 증가된 측면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정년의 연장과 임금의 감액은 본래적 성질상 서로 대가관계에 있다거나 유기적ᆞ동종적 관련성이 있는 근로조건이라고 보기 어렵다.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정년의 연장과 임금의 감액은 그 기초가 다르고 산술적 비교도 불가능하여 그 변경이 전체적으로 불이익한지를 단정적으로 판단할 수도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는지는 여부는 정년연장 부분과 임금감액 부분을 개별적으로 판단함이 타당하다.

다)

그 밖에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들에 대하여 종전과 동일한 인사고과를 실시하고 그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였다거나 유급 공로휴가를 부여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연령에 따라 임금을 차별하는 것이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 고려해야할 사항이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어서 절차적 측면에서 근로자들의 동의가 필요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보기 어렵다.

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의 존부

1)

제1노조의 동의가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은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의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으나,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이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즉 당해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요한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250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여러 근로자 집단이 하나의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어 비록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 시점에는 어느 근로자 집단만이 직접적인 불이익을 받더라도 다른 근로자 집단에게도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일부 근로자 집단은 물론 장래 변경된 취업규칙 규정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을 포함한 근로자 집단이 동의주체가 되고, 그렇지 않고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 집단 이외에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 집단만이 동의주체가 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두2238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기초사실에 갑 제10, 11호증, 을 제22 내지 2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➀ 이 사건 임금피크제 규정은 적용대상을 정년 후 재고용 사원, 인턴, 아르바이트 등 일용직 및 만 50세 이후 개별연봉 적용 대상자로 신규 입사한 사원을 제외한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들로 정하고 있는 점, 1차 임금피크제 시행 직후인 2018. 4. 13.자 사내인트라넷 공지글에 피고의 재직 근로자 331명의 명단이 게시되었고, 그 전후로 근로자 수의 변동이 있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바 1차 임금피크제 시행일인 2018. 3. 7.에도 피고의 재직 근로자 수는 331명이었을 것으로 추인되는 점, 위 331명에는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는 임원 3명, 재고용 사원 18명, 인턴, 아르바이트 등 일용직 22명 포함되어 있으므로 1차 임금피크제 시행일 무렵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거나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 수는 288명인 점, 피고는 제1노조 소속 근로자들의 급여에서 조합비를 공제하여 제1노조에 직접 지급하는 이른바 ‘체크오프’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 1차 임금피크제 시행일 무렵인 2018. 3.경 145명의 근로자들의 급여에서 제1노조 조합비를 공제하였고, 2018. 3.경 육아휴직으로 인하여 조합비를 지급하지 않은 제1노조 조합원이 2명 존재하였던바 당시 제1노조의 조합원 수는 147명이었다고 보이는 점, 피고가 2018. 1. 17. 제1노조의 조합원 수가 130명임을 공지하는 글을 사내 인트라넷에 게시한 것은 사실이나 2018. 1. 19. 제1노조 측에서 23명이 추가로 노동조합에 가입하였음을 통보하였고 2018. 1. 24.에는 2017. 12. 31. 피고가 피고의 자회사인 I 주식회사(이하 ‘I’라고만 한다)를 합병하면서 I의 직원 23명에 대한 고용관계를 승계함에 따라, 제1노조의 조합원 수가 152명으로 증가하였음을 알린 점, 2차 임금피크제 시행일인 2019. 3. 20. 피고의 전체 근로자 371명 중 임원, 재고용 사원, 인턴, 아르바이트 등 일용직 총 41명을 제외한,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거나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정규직 근로자 수는 330명이었고, 피고가 체크오프 제도를 실시한 내역에 따르면 그 무렵 제1노조에 소속된 피고의 근로자 수는 187명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제1노조는 1차 임금피크제 시행일인 2018. 3. 7.과 2차 임금피크제 시행일인 2019. 3. 20. 임금피크제 규정의 신설 및 변경과 관련하여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에 해당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관하여 제1노조와 노사합의를 체결한 사실은 앞서 기초사실에서 본 것과 같고, 피고는 위 노사합의를 체결함으로써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동의절차를 준수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임금피크제 시행 과정에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거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가정적 판단 설령 제1노조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관련하여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25호증의 기재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➀ 피고는 2018. 4. 2.부터 같은 달 4일까지 임금피크제 시행에 관하여 근로자 전체를 대상으로 이 사건 찬반투표를 진행하였고, 그 결과 전체 투표자 329명 중 263명이 임금피크제 시행에 찬성하였던 점, 피고는 2017년 임금피크제 시행 직전인 2016. 12. 4.과 1차 임금피크제 시행 직전인 2018. 2. 26.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였을 뿐만 아니라 2018. 2. 14.과 같은 달 20일에는 임금피크제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다른 신문사가 시행하는 임금피크제와 임금삭감률을 비교하는 내용의 공지글을 게시하기도 하였던바, 피고의 근로자들은 이 사건 찬반투표 이전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점, 피고 근로자들 중 상당수가 소속되어 있는 제1노조와 회의를 거쳐 2018. 3. 7. 노사합의를 체결하였고, 원고들이 속한 제2노조는 2018. 2. 18.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임금삭감률이 지나치다는 취지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하였으며, 일부 근로자들은 2017년 임금피크제 시행의 위법성을 주장하면서 피고의 대표이사를 고소하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시정명령이 내려지기도 한바, 피고의 근로자들은 위와 같은 과정에서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하여 충분히 의견을 교환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비록 이 사건 찬반투표가 실국·부서별로 근로자들의 명단이 모두 인쇄된 용지에 개별적으로 찬성, 반대 의견을 표시하고 서명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해당 실국·부서의 관리자가 쉽게 개별 근로자의 찬반 의견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원고들은 추상적으로 투표와 관련하여 수직적이고 강압적인 분위기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을 뿐으로 찬반투표와 관련하여 사용자 측의 회유나 압박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정황은 특별히 존재하지 않으며, 적지 않은 수의 근로자들(전체 근로자들 중 약 1/5에 해당하는 66명)이 반대 내지 기권 의견으로 투표를 하기도 한 점(반대 28명, 기권 38명), 이 사건 찬반투표 결과는 즉시 피고의 사내 인트라넷에 공지되었고, 이와 관련하여 임금피크제에 반대하는 근로자들이나 제2노조 측에서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점 등에 의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과 관련하여 회의방식에 의한 근로자 과반수 동의가 있었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71832 판결,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이기 어렵다.

4.

고령자고용법 위반 여부

가.

관련법리 구 고령자고용법(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조의4,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구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임금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5>. 나. 이 사건의 경우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사업주는 모집·채용, 임금·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교육·훈련, 배치·전보·승진, 퇴직·해고 등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고, 기초사실에 따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피고의 근로자들은 직급별 임금피크제 적용 연령에 도달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년에 이를때까지 종전에 비하여 삭감된 임금을 지급받게 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을 제3, 7 내지 9, 17, 20, 36, 37, 3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었다는 점만으로는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하여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가)

2013년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은 제19조의2 제1항에서 정년 연장 조치와 아울러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에게 그 사업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였다. 이는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 당연히 예상되므로,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의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등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이다.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6>),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에 제28조의2<7>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예정하고 있는바, 정년을 연장하면서 종전의 취업규칙에 따른 정년인 만 55세 또는 만 58세부터 임금의 일부를 삭감하기로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의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이 아니라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피고 근로자들의 정년이 연장되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고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른,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고령자고용법 및 고용보험법 등 관련 법령의 제·개정 경위와 취지, 내용 등에 ➀ 피고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라 2017. 1. 1.부터 만 60세의 정년이 적용되는 것에 대비하여 2016. 9. 28.경부터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노사 협의를 시작하였고, 2016. 12. 14. 임금피크제에 관하여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하였으며 연장된 법정정년이 적용된 직후인 2017. 1. 취업규칙상의 정년을 만 60세로 변경하고 2017. 3.부터 2017년 임금피크제를 시행한 점, 피고의 일부 근로자들이 피고의 대표이사를 고소하는 등 2017년 임금피크제의 적법성 및 효력에 관하여 문제를 제기하자, 피고는 2018. 2. 14.부터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안내글을 게시하고,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에 필요한 절차적 요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그러던 중 2018. 3. 5.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이 2017년 임금피크제의 효력을 부인하는 취지로 시정명령을 하자 2일 후인 2018. 3. 7. 노사합의를 거쳐 새로이 1차 임금피크제를 실시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과 유기적 관련성을 가지고 추진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며, 단지 도입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로 정년 연장 시점인 2017. 1. 1.로부터 1년 이상이 경과한 후에 실시되었을 뿐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2)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가)

피고의 임금피크제 규정에 따르면, 피고의 부국장 이상 직급 근로자의 경우 종전 정년 연령에 도달한 만 58세에는 40%, 만 59세에는 50%가 삭감된 임금을 수령하게 되고, 피고의 부국장 대우 이하 직급 근로자의 경우 종전 정년 연령에 도달한 만 55세부터 매년 20%<8>, 25%, 30%, 40%, 50%씩 삭감된 임금을 수령하는바, 종전 취업규칙에 따른 정년에 도달하기까지는 임금과 관련하여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고, 그 이후의 임금도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되어 정년이 연장되지 않았다면 지급받을 수 없었던 것이므로 피고의 근로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됨에 따라 적극적인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피고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면서도 격려금, 복리후생비, 여비 등은 임금피크제의 적용과 무관하게 지급하고, 임금피크제 적용 전에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하도록 하며, 업무의 난이도 및 성과를 고려하여 특정 보직자들에 대하여는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거나(1차 임금피크제의 경우), 삭감된 임금의 일부를 수당으로 보전하여 줌으로써(2차 임금피크제의 경우) 임금 삭감에 따른 근로자들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피고의 근로자들은 피고 측의 안내로 고용보험법 시행령에 따른 정부지원금을 신청하여 수령하기도 하였다.

나)

원고들은 피고들이 만 58세 근로자들에게는 인사고과를 일률적으로 B+ 등급으로 평가하여 성과급을 지급하였고, 만 59세 근로자들에게는 인사고과에 따른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는 불이익을 주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인사고과에 따른 성과급은 최대 150만 원으로 전체 임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점, 인사고과에서 A+ 등급을 받아 150만 원을 수령하는 근로자의 비중은 3%, A 등급을 받아 100만 원을 수령하는 근로자의 비중은 20%에 불과하여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B+ 이하의 인사고과를 받게 되고 실제로 원고들은 B이 만 53세(2015년)에 A등급, A가 만 55세(2016년)에 A등급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2014년 이후로 인사고과에서 B+ 이하 등급만을 부여받은 점, 만 58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일률적으로 평균적인 수준의 인사고과 등급을 부여한 것은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의 업무에 대한 부담을 경감하는 일종의 대상조치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조치가 근로자들에게 과도하게 불이익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 대한 대상조치 및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함에 있어 원고들의 연장된 근무기간 동안 업무량이나 업무강도를 낮추기 위한 대상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피고는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들이 요청할 경우 정년퇴직 전 최대 6개월간의 유급 공로휴가를 부여하였는데, 원고들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종전에는 유급 공로휴가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하였던바 위 유급 공로휴가 제도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대상조치에 해당한다. 또한 앞서 본 것과 같이 피고의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연계된 정년 연장으로 인하여 종전 연봉의 110%(부국장 이상 직급 근로자의 경우) 또는 335%(부국장 대우 이하 직급 근로자의 경우) 상당을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게 된바, 정년 연장 자체가 임금 감액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피고는 2018. 3.부터 2023. 7.까지 합계 89명의 정규직 근로자를 채용하여 상시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피고로서는 적지 않은 규모의 신규채용을 실시하기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은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 반작용을 방지’라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 달성에 사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길(재판장) 김창수 김시정 각주1) 원고들의 입사일자 및 퇴사일자는 각각 아래와 같다. 각주2) 고령자고용법 제19조(정년) 각주3) 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 각주4)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 각주5)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모집·채용 등에서의 연령차별 금지) 1 사업주는 다음 각 호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각주6) 1. 모집ᆞ채용 각주7) 2.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각주8) 3. 교육ᆞ훈련 각주9) 4. 배치ᆞ전보ᆞ승진 각주10) 5. 퇴직ᆞ해고 2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 각주11)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각주12) ➀ 제19조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각주13) 아래에서 보는 것과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나, 이러한 법리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각주14) ·고용보험법 제23조(고령자등 고용촉진의 지원) 각주15) 고용노동부장관은 고령자 등 노동시장의 통상적인 조건에서는 취업이 특히 곤란한 사람(이하 "고령자등"이라 한다)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고령자등을 새로 고용하거나 이들의 고용안정에 필요한 조치를 하는 사업주 또는 사업주가 실시하는 고용안정 조치에 해당된 근로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 각주16)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임금피크제 지원금) 1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이하 이 조에서 "임금피크제"라 한다)에는 근로자에게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제2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업주에게도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각주17) 1. 사업주가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정년을 56세 이상 60세 미만으로 연장하면서 55세 이후부터 일정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각주18)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의2(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의 임금 감액에 따른 지원금) 1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임금이 감소한 해당 근로자에게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가 적용되는 날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지원금을

근로자에게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제2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업주에게도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각주17) 1. 사업주가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정년을 56세 이상 60세 미만으로 연장하면서 55세 이후부터 일정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각주18)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의2(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의 임금 감액에 따른 지원금) 1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임금이 감소한 해당 근로자에게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가 적용되는 날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해당 근로자의 고용기간이 2018년 12월 31일 전에 종료되는 경우는 그 고용기간 동안 지급한다. 2 제1항에 따른 지원금은 해당 사업주에 고용되어 18개월 이상을 계속 근무한 자로서 피크임금(제1항에 따른 제도의 시행으로 임금이 최초로 감액된 날이 속하는 연도의 직전 연도 임금을 말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과 해당 연도의 임금을 비교하여 100분의 10 이상 낮아진 근로자(해당 연도 임금이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 금액 이상인 경우는 제외한다)에게 지급한다. 각주19) 1차 임금피크제의 경우 25%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