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3. 6. 선고 2022가합52259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등

1)

피고는 영국 법률에 따라 설립되어 투자운용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서, 국내에서의 영업을 위하여 2014. 12. 11. C회사 한국지점(C회사 Seoul Branch, 이하 '피고 한국영업소'라 한다)을 설치하고 2015. 1. 12. 등기를 마쳤다. D는 피고의 지분파트너(EP, Equity Partner)이자 피고 한국영업소의 대표자인 사람이다.

2)

원고는 2019. 5. 14. 피고 한국영업소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19. 6. 3.부터 2020. 1. 24.까지 피고 한국영업소에서 펀드 수익자 관리, 투자 자금 모집 및 펀드 마케팅 업무 등을 담당하는 투자자 관계 분석가(Investor Relations Analyst)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위 기간 피고 한국영업소에는 대표인 D와 D의 비서인 E, 원고 등 3명이 근무하였다.

나.

원고의 D에 대한 신고와 그 경과

1)

원고는 2019. 10. 25. 피고 본사에 피고 한국영업소 대표인 D의 원고에 대한 성희롱, 인종 차별적 발언과 지속적인 협박, 괴롭힘 등으로 원고가 고통을 받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부적절 행동 보고서(Report on inappropriate behaviours)'를 제출하였다.

2)

피고는 원고의 위 신고 내용에 대한 조사를 위하여 2019. 11.경 법무법인(유한) F을 선임하였고 위 법무법인은 원고와 D, E에 대한 면담 조사와 원고와 D가 제출한 자료 등을 종합하여 2019. 12. 2. 피고에게 '원고가 신고한 행위 중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는 발언은 2019. 5. 2. D가 원고에게 "여자친구랑 자봤어?"라고 물어보았다는 것과 2019. 6. 3. "내가 여자로 보이니?"라고 물어보았다는 것인데 이에 대해 원고와 D의 진술이 상반되고 이를 입증할 목격자나 기타 객관적인 증거가 없어 D가 원고에게 위 질문들을 실제로 하였는지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다만 D가 원고와 함께 늦은 시간까지 술자리를 함께 하고 원고의 퇴사 문제와 관련하여 카카오톡 등으로 일부 적대적인 대화를 한 정황이 확인되므로 D에 대해 구두 또는 서면 경고 수준의 징계조치가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내용의 조사보고서를 제출하였다.

3)

이에 따라 피고는 2019. 12. 3. D에게 구두 경고의 징계를 하기로 결정하였고, 2019. 12. 5. D에게 징계 결과를 통보하였다.

다.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 통지 등

1)

피고는 2020. 1. 23. 원고에게 원고와의 고용관계를 종료하기로 결정하였다는 내용의 해고 통지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2) 원고는 2020. 8. 6. D가 원고에 대하여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행위를 하였고 원고가 이를 신고하자 피고는 위 신고를 이유로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며 피고와 D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 제109조 제1항, 제115조 및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14조 제6항, 제37조 제2항 제2호, 제38조를 위반하였다고 고소하였다.

3)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 소속 근로감독관은 2021. 9. 24. 피고 한국영업소가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위반 부분에 대하여 불기소(각하) 결정을 하는 한편 피고가 원고의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신고를 원인으로 원고에게 불이익 처우를 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남녀고용평등법위반 부분에 대하여는 불기소(혐의없음) 결정을 하였다. 이에 불복하여 원고가 서울고등검찰청에 항고하였으나 2021. 12. 28. 항고가 기각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4, 7, 17, 41, 44, 45호증, 을 제5, 13, 14, 35, 3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원고는 이 사건 소로써 위 해고의 무효확인과 해고 기간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1)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하면서 실질적인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을 특정하지 아니하였고 그 징계처분의 근거가 되는 규정이나 근로계약상의 근거조항 등을 적시하지도 아니하였다. 또한 피고는 피고의 취업규칙이라 할 수 있는 '영국 직원핸드북(UK Employee Handbook)'에서 정한 징계청문회 절차 등을 진행하지 아니하여 원고는 피고가 주장하는 해고사유에 대한 소명기회를 부여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및 취업규칙 등을 위반한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

2)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 및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에서 금지하는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신고에 대한 불리한 처우로서 원고에게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한다.

나.

징계절차의 적법성

1)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 여부

가)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본문, 같은 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1]에 따르면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이 일반적으로 적용되나,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해고 등의 제한에 관한 제23조 제1항,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에 관한 제27조, 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에 관한 제76조의2, 제76조의3 등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원고는 피고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이라는 전제하에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없이 이루어진 것이어서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

나)

외국기업이 국내에서 법인이나 영업소 등을 설립하여 사업활동을 영위하며 근로자를 사용하는 국제근로관계에서는 원칙적으로 '국내에서 사용하는 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근로기준법이 전면적으로 적용되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37391 판결, 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두46074 판결 참조). 1 근로기준법 제11조의 사업 또는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의 적용 단위로서, 이는 근로조건의 규율, 근로자들 간의 의견 교환 및 협의, 경영상 해고를 비롯한 해고의 정당성 판단 등을 위한 기초 단위가 된다. 따라서 근로관계의 각종 규율이 통일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제적, 사회적 활동단위라고 볼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을 구성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 제11조의 사업 또는 사업장은 대한민국 내에 위치한 사업 또는 사업장을 말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외국기업이 외국에서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외국의 노동관계법령이 적용될 뿐이므로, 대한민국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외국에서 사용하는 근로자 수까지 합산하여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의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다)

위에서 본 기초 사실에 의하면, 영국에 본점을 둔 투자운용사인 피고는 대한민국 내에서의 영업을 위하여 피고 한국영업소를 설치하였고, 이 사건 해고 무렵 피고 한국영업소에는 피고 한국영업소 대표인 D, D의 비서인 E과 원고 등 3명이 상시 근무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 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를 포함하더라도 피고 한국영업소의 국내 상시 사용 근로자 수가 3명에 불과한 이상 피고 영국법인이 외국에서 사용하는 근로자 수까지 합산하면 상시 사용 근로자 수가 5명 이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피고 한국영업소가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이 정한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적용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와 전제가 다른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피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징계절차 위반 여부 원고의 주장과 같이 영국 직원 핸드북에서는 징계를 위한 조사, 징계위원회의 사전통지와 소명기회 부여, 징계에 대한 이의 등 징계절차에 관하여 정하고 있다. 원고는 피고가 영국 직원 핸드북에서 정한 징계절차를 준수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해고가 무효라고 주장하나, 갑 제1, 44, 48, 49, 50, 5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1 영국 직원 핸드북 1장(Introduction)에서 '이 핸드북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모든 직원에게 적용된다'<2>고 정하고 있으나 원고는 '피고 한국영업소'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핸드북 2장(Terms and Conditions)에서 피고의 근무 조건으로 취업 허가 등 영국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자격을 요구하고 있는 점<3>과 '영국 직원(UK Employee)' 핸드북이라는 그 명칭 등을 고려하면 위 핸드북은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영국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한데,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원고의 근무지는 피고 한국영업소로 한정된 점, 2 원고의 채용 과정에서 피고 인사담당자는 원고의 근로계약의 일부를 이루는 개인정보 보호 정책(privacy statement), 행동강령(code of conduct), 준법지침서(compliance manual) 등을 근로계약서와 함께 송부하였으나 영국 직원 핸드북은 이에 포함되지 아니한 점, 3 원고는 피고 행동강령 10.1항, 36.6항 등에 의하면 징계절차가 직원 핸드북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조항들은 징계절차는 '해당 직원에게 적용되는 직원 핸드북(your relevant Employee Handbook)'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취지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한국영업소에서 근무하는 원고에게 영국 직원 핸드북이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원고에게 적용되는 직원 핸드북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 점, 4 이 사건 근로계약 제13조는 '직원은 본 계약 또는 취업규칙 및 회사 규정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대한민국 외에서 근무하는 회사 직원들에게 제공되는 혜택을 받을 권리가 없다'<4>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는 제11조에서 피고 한국영업소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는 취지로 정하였을 뿐 달리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에 관하여 영국 직원 핸드북에서 정한 규정이 준용된다거나 징계청문회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정하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에 관하여 영국 직원 핸드북에서 정한 징계절차가 적용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전제가 다른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에 근로기준법 제27조 내지 취업규칙 등을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다.

정당한 해고사유의 요부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피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만 원고를 해고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외국기업이 국내에서 법인이나 영업소 등을 설립하여 사업활동을 영위하며 근로자를 사용하는 국제근로관계에서는 원칙적으로 국내에서 사용하는 근로자 수를 기준으로 근로기준법이 전면적으로 적용되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고, 이 사건 해고 무렵 피고 한국영업소에는 D와 E, 원고 등 3인이 근무하여 피고 한국영업소가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이 정한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이 경우 그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라면 민법 제660조 제1항을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는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으나, 민법 제660조 제1항은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임의규정이므로 위 조항의 적용을 배제하는 해고제한의 특약이 존재한다면 이 사건 해고는 그에 따라 이루어져야 할 것인데, 이 사건 근로계약 제11항에서 '피고 한국영업소는 취업규칙 및 사규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근로자에게 30일 전에 사전 통지하거나 30일분의 통상임금을 지급함으로써 본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5>고 규정하므로 이 사건 해고는 원고에게 취업규칙 및 사규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그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원고는 설령 피고 한국영업소가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이라 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 제11항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내용을 그대로 계약의 내용에 포함시킨 것으로 피고 한국영업소가 원고를 해고하기 위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와 피고 한국영업소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4인 이하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 조항을 원고에게 적용하기 위해 이 사건 근로계약 제11항을 둔 것이라고 볼 만한 근거가 전혀 없어 위 조항을 원고 주장과 같이 해석하기는 어려우므로,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해고사유의 존부

1)

갑 제1, 4, 9, 12, 19, 44, 45호증, 을 제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한국영업소에서 투자자 관계 분석가의 직위를 부여받았다. 피고의 직무기술서에 의하면 피고 한국영업소의 투자자 관계 분석가는 피고의 투자자 관계 팀을 지원하여 기존 투자자 및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부동산 및 사회기반시설 프로젝트 또는 펀드에 관한 투자자 관계 및 자금 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으로, 투자자들과 펀드 또는 프로젝트의 현황에 관하여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업무 중 하나로 '펀드 또는 프로젝트 업데이트 요약본을 한국어로 제공'<6>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나)

피고 한국영업소 대표 D는 2019. 12. 2. 원고에게 투자자와의 회의를 위한 자료로 사용하기 위하여 2019. 12. 4.까지 H의 분기보고서 및 2019. 12. 6.까지 HS 1의 분기보고서 중 일부를 한국어로 번역해달라는 지시를 하였다. D는 원본 분기보고서의 ppt 형식을 유지하여 번역하되 번역이 필요하지 않은 페이지도 그대로 원본에서 복사하여 완성본이 한국어로 된 분기보고서처럼 보이도록 만들어줄 것을 요청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2019. 12. 4.까지 D의 업무 지시에 응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D는 2019. 12. 5. 원고에게 메일을 보내 투자자와의 회의가 다음 주에 있어 그때까지 번역이 되지 않으면 계획을 수정해야 하기 때문에 언제까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알려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다)

D는 2019. 12. 10. 다시 원고에게 펀드 투자자와의 회의를 위하여 2019. 12. 20.까지 Active fund 4의 분기보고서 중 일부를 한국어로 번역해달라고 요청하였고, 2019. 12. 16. 원고에게 번역된 보고서를 받지 못하여 투자자와 회의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자 하니 현재까지의 결과물을 보내주고 기한을 수정해야 하는지 알려달라고 메일을 보냈다. 그러나 원고는 2019. 12. 20.까지 위 업무를 수행하지 아니하였고, D가 비서 E을 통해 2019. 12. 27.까지 다시 보고서 번역을 지시하였으나 역시 응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D는 2019. 12. 30.부터 2020. 1. 20.까지 네 차례에 걸쳐 기한을 연장하며 지시한 업무를 수행할 것을 요구하는 메일을 보냈고 2020. 1. 20.에는 2020. 1. 23.까지 작업을 완료하지 못하면 외부 용역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하니 답변을 해달라고 요청하였다.

라)

원고는 2020. 1. 13. 피고 컴플라이언스팀에 피고의 공식적인 분기보고서를 번역하여 한국의 투자자들에게 제공해도 되는지를 묻는 메일을 보냈고, 피고 컴플라이언스 팀으로부터 번역 위험을 고려했을 때 투자자들에게 내부적으로 번역된 분기보고서를 제공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 후 원고는 2020. 1. 21. D에게 메일을 보내 분기보고서 번역 지시는 컴플라이언스 규정 준수 측면에서 적합하지 않은 지시라고 답하였다.

마)

D는 원고가 지속적으로 업무 지시를 거부하여 원고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피고 본사에 이를 통보하였고 피고는 2020. 1. 23. 원고에게 원고가 몇 주 동안 직무를 수행하지 않고 D의 업무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해고를 통보하였다.

2)

피고 행동강령에 의하면 피고 근로자들은 10.1항의 행동규칙을 위반하는 경우 징계조치가 취해질 수 있으며 해고될 수도 있다.<7> 위 행동규칙 중 개인행동규칙 1호는 '성실하게 행동하여야 한다'<8>고 규정하고 2호는 '적절한 기술, 주의 및 근면으로 행동하여야 한다'<9>고 규정한다. 위 인정 사실과 위 증거들에 갑 제7, 41호증, 을 제13, 14, 16, 21, 24, 3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 행동강령 개인행동규칙 1, 2호에서 정한 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는 이 사건 근로계약 제11항에서 정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

가)

원고는 피고 한국영업소의 투자자 관계 분석가로, 투자자들에게 펀드 또는 프로젝트의 현황에 관한 최신 정보를 알리는 것은 원고의 업무에 포함되고 국민연금공단, I공제회, J공제회 등 국내의 투자자들에게 피고의 분기보고서를 한국어로 번역하여 제공하는 것은 그 업무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원고는 D가 위 국민연금공단 등 투자자들과의 회의를 위하여 펀드 또는 프로젝트의 분기보고서 번역 업무를 지시하였음에도 이를 수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고는 D의 위 업무 지시가 피고의 규정 등에 반하여 적절하지 아니하였으므로 불이행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그와 같이 생각하였다면 D가 원고에게 위와 같은 지시를 하였을 때 D와 논의하거나 피고 본사에 문의하였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원고는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D의 업무 지시 메일에 아무런 답장을 하지 않다가 한 달 뒤에서야 피고 컴플라이언스팀에 투자자들에게 자체적으로 번역한 분기보고서를 제공해도 되는지 물었고 피고 컴플라이언스팀이 번역 위험을 고려했을 때 부적절하다고 답하자 이를 근거로 D에게 분기보고서 번역 업무가 컴플라이언스 규정에 반하여 이행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는바, 이를 두고 원고의 정당한 업무 불이행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

D가 원고에게 지시한 분기보고서 번역 업무는 피고 본사나 한국영업소에서 주로 수행하는 업무에 비하여 기초적이고 난이도가 낮은 업무로 보이나,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한국영업소의 투자자 관계 분석가의 업무 범위에 분명히 포함되는 점, 영국의 투자운용사인 피고가 국민연금공단 등 국내 투자자들에게 상품을 소개하고 그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는 번역 업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와 같은 다른 외국계 투자운용사도 국내 투자자들을 위하여 한국어로 된 보고서를 제공하는 점, 원고가 채용되기 전에는 D의 비서였던 E이 위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 컴플라이언스팀도 책임 제한 조항(disclaimer)을 둔다면 번역된 분기보고서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입장인 점 등을 고려하면, D의 번역 업무 지시가 명백히 부당하다거나 원고를 괴롭히기 위한 형식적인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라)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원고의 D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신고 등 문제제기를 이유로 한 불이익 처우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D의 원고에 대한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1 피고는 원고가 2019. 10. 25. D의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행위를 신고하자 법무법인(유한) F을 선임하여 지체 없이 조사를 실시하였고, 위 법무법인은 조사 결과 D가 원고에게 성희롱이 될 수 있는 발언을 하였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아니하나 D가 늦은 시간까지 원고와 함께 음주를 하는 등 일부 부적절한 행동을 한 사실은 인정되므로 D에게 구두 또는 서면 경고의 징계조치를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하였으며 이에 피고는 2019. 12. 5. D에게 구두 경고의 징계를 한 점, 2 피고 한국영업소는 D의 비서 E을 제외하면 사실상 D와 원고 두 명이 근무하는 소규모 조직으로 원고는 피고 한국영업소에서 근무하는 한 D의 업무 지시를 받을 수밖에 없고,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의 신고 사실만으로 D의 성희롱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아니하였음에도 D에게 불이익을 주어 피고의 다른 부서로 옮기는 등 근무장소를 변경하여야 한다고 볼 수 없는 점, 3 앞서 본 바와 같이 D가 원고에게 지시한 분기보고서 번역 업무는 원고의 업무 범위에 포함된 내용으로 이를 부당한 지시라고 보기 어려운데, 원고가 상사인 D의 정당한 업무 지시를 일방적으로 이행하지 아니하여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기에 이르렀다면 이를 불리한 처우라 단정할 수 없는 점, 4 원고는 피고를 근로기준법 및 남녀고용평등법위반으로 고소하였는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 소속 근로감독관은 피고가 원고의 직장 내 성희롱 등 신고를 원인으로 불이익 처우를 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에 대하여 불기소(혐의없음) 결정을 하였고 이에 원고가 서울고등검찰청에 항고하였으나 항고도 기각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의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신고에 대한 불이익 조치로서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마.

소결론 이 사건 해고는 절차상 및 실체상 하자가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적법하다. 따라서 이와 전제가 다른 원고의 이 부분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3.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1)

원고는 D의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피고는 상법 제210조, 제614조 제4항에 따라 D가 가한 손해에 대하여 연대하여 책임을 부담하므로 피고는 위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1,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및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에서 정한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신고에 대한 조사 및 보호조치 의무를 해태하고 오히려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사실 신고를 이유로 이 사건 해고를 하여 원고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였으므로 이러한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1,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D의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등을 원인으로 한 상법상 손해배상청구

1)

직장 내 성희롱 주장 관련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는 "사업주, 상급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고 있고, 같은 법 제2조 제2호는 '직장 내 성희롱'을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남녀고용평등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은 직장 내 성희롱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으로 성적인 언동 중 언어적 행위의 예시로 1 음란한 농담을 하거나 음탕하고 상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행위(전화통화를 포함한다), 2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나 평가를 하는 행위, 3 성적인 사실 관계를 묻거나 성적인 내용이 정보를 의도적으로 퍼뜨리는 행위, 4 성적인 관계를 강요하거나 회유하는 행위, 5 회식자리 등에서 무리하게 옆에 앉혀 술을 따르도록 강요하는 행위 등을 들고 있고, "성희롱 여부를 판단하는 때에는 피해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되,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사람이 피해자의 입장이라면 문제가 되는 행동에 대하여 어떻게 판단하고 대응하였을 것인가를 함께 고려하여야 하며, 결과적으로 위협적·적대적인 고용환경을 형성하여 업무능률을 떨어뜨리게 되는지를 검토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 또는 남성이나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뜻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와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과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 구체적인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21다219529 판결 등 참조). 갑 제5, 17, 24, 35, 39, 34, 40, 42, 43호증, 을 제6, 7,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가 원고에게 직장 내 성희롱 등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원고는 D가 2019. 5. 2. 노래방에서 "여자친구랑 자봤어?"라고 발언하여 원고를 성희롱하였다고 주장하고 피고와 D는 그러한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다투어 위 발언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는 사실상 원고의 진술이 유일하다. 이 사건은 원고가 입사하기 약 한 달 전 원고와 D가 원고의 채용 조건 등을 조율하기 위한 저녁 식사 후 D의 투자자들과의 약속에 원고가 동석한 상황에서 발생하였는데, D가 원고와 처음 하는 저녁 식사 자리에서 단 둘도 아닌 D에게 고객사에 해당하는 다른 투자자들도 함께 하는 상황에서 피고 한국영업소에 아직 입사하는 것이 확정되지도 않은 원고에게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 위 노래방에 원고, D, K과 동석하였던 L도 'D와 원고가 위와 같은 대화를 나눈 기억은 없고 서로 다른 회사의 업계관계자들이 함께 하는 자리여서 실언을 할 분위기는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원고는 2019. 6. 13. D가 원고에게 자신이 한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 같다며 이에 대해 사과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원고가 2019. 7. 25. 지인인 M, N에게 D로부터 위와 같은 발언을 들었다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바 있으나, 대화 상황과 맥락, 내용 등을 살펴보았을 때 원고가 지인들에게 D에 대한 불만을 말하면서 D의 언행에 대해 허위로 또는 과장하여 진술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원고는 2019. 6. 13. D가 회식 후 3차로 간 노래방에서 "내가 여자로 보이거나 그러는 건 아니지?"라고 발언하여 원고를 성희롱하였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피고는 위 발언은 D가 업무 중 원고를 질책하자 원고가 D에게 "여자라서 너무 예민한 거 아니에요?"라고 발언하였고 이에 대하여 "너는 내가 여자로 보이냐"라고 답한 것일 뿐이라고 다툰다. 원고의 주장과 같이 2019. 6. 13. D가 원고에게 위와 언행을 하였다는 사실은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D가 술을 마시고 원고에게 원고가 주장하는 취지로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 하더라도 이러한 발언은 사적 관심과 호감을 표현한 것으로 볼 여지는 있어도 그것만으로 원고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을 만한 성적 언동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

원고는 D가 상습적으로 고객과 회식 후 집에 데려다 달라고 요구하고 2019. 6. 22.부터 2019. 6. 29.까지 런던 출장 중 호텔 바에 같이 가자고 하거나 리즈 성(leeds castle)에 여행을 가자고 하거나 자정이 넘은 시각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신의 호텔 방에 올라와 헤드셋을 받아가라고 하는 등의 언행으로 원고를 성희롱하였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D의 위와 같은 발언들이 그 자체로 어떠한 성적 함의를 내포한 표현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D가 원고에게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언행을 하였다고 추측할 만한 정황이나 흔적도 없어 설령 원고가 D의 위와 같은 발언들로 인하여 불쾌감이나 불편함을 느꼈다 하더라도 이를 넘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까지 느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라)

원고는 2019. 7.경 D가 원고에게 "너 정도 동양인이면 내가 백인이었어도 사귈 생각을 했을 것 같다."라고 하거나, 다른 지인들에게 원고에 대해 "잘 생겨서 뽑았다."라는 말을 하였다고도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2)

직장 내 괴롭힘 주장 관련 원고는 피고 한국영업소에 근로기준법 제76조의2가 적용됨을 전제로 D의 원고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주장하나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본문, 같은 조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 1]에 따르면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한국영업소와 같은 4인 이하 사업장에 적용되지 않고, 갑 제5, 15,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1 D가 몇 차례 원고에게 직접 또는 전화와 카카오톡 등으로 원고가 런던 또는 다른 해외 지사로의 이직을 언급한 것을 지적하고 그 과정에서 "진짜 이거 완전 죽여버려야겠다."라는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와 같은 발언은 일회적으로 발생한 것일 뿐 고성이나 폭언 등의 행위가 원고에게 지속·반복되지 아니하였고, 몇 차례 있었던 대화의 전체적인 맥락과 내용을 살펴보면 위 지적은 D가 피고 한국영업소를 설립한 이후 처음으로 선발한 실무 직원인 원고가 입사한 지 한 달만에 이직을 언급하자 이에 대한 충격과 서운함 등을 표현한 것으로 보여 원고가 D의 언행에 다소간의 불편함이나 부담을 느꼈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위법행위라거나 지위의 우위 등을 이용하여 고통을 주는 행위라고까지 평가하기는 어려운 점, 2 원고가 런던 출장 중 D의 전화를 받지 않은 것에 관해 D가 질책을 한 것은 근무 수행 중 개선을 지시하는 것으로 피고 한국영업소의 대표 지위에서 할 수 있는 행위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3 원고는 D가 2019. 10. 16. 원고가 업무를 정상적으로

등의 행위가 원고에게 지속·반복되지 아니하였고, 몇 차례 있었던 대화의 전체적인 맥락과 내용을 살펴보면 위 지적은 D가 피고 한국영업소를 설립한 이후 처음으로 선발한 실무 직원인 원고가 입사한 지 한 달만에 이직을 언급하자 이에 대한 충격과 서운함 등을 표현한 것으로 보여 원고가 D의 언행에 다소간의 불편함이나 부담을 느꼈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위법행위라거나 지위의 우위 등을 이용하여 고통을 주는 행위라고까지 평가하기는 어려운 점, 2 원고가 런던 출장 중 D의 전화를 받지 않은 것에 관해 D가 질책을 한 것은 근무 수행 중 개선을 지시하는 것으로 피고 한국영업소의 대표 지위에서 할 수 있는 행위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3 원고는 D가 2019. 10. 16. 원고가 업무를 정상적으로 처리하였음에도 본사 직원에게 원고가 실수하였다는 취지의 메일을 보내 원고의 평판 저하를 시도하였다고도 주장하나 이는 피고의 주장과 같이 메일 전송 과정에서의 착오 내지 실수로 발생할 수 있는 일로 보이고 D가 의도적으로 원고의 평판을 저하시킬만한 행위를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D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준하는 어떠한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3)

소결론 따라서 D의 직장 내 성희롱·괴롭힘 행위가 성립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다.

피고의 보호조치 위반 등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 앞서 본 바와 같이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에 관하여 규정하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은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하는 피고 한국영업소에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이하에서는 피고가 남녀고용평등법상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조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남녀고용평등법은 제12조에서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면서, 제14조 제2항에서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신고를 받거나 이를 알게 된 경우 지체 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사업주에게 조사 의무를 부과하고, 같은 조 제3항에서 '그 조사 기간 동안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등'이라 한다)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 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되,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며, 같은 조 제4항, 제5항에서는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의 변경, 배치전환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직장 내 성희롱을 한 사람에 대하여는 지체 없이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사업주의 조치 의무에 대해 정하고, 같은 조 제6항에서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여 불리한 처우금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사업주가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한 경우에는 위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을 위반한 것으로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가 성립한다. 그러나 사업주의 피해근로자등에 대한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 피해나 그와 관련된 문제 제기와 무관하다면 위 제14조 제6항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 또한 사업주의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과 별도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도 위 조항 위반으로 볼 수 없다. 사업주의 조치가 피해근로자등에 대한 불리한 조치로서 위법한 것인지 여부는 불리한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문제 제기 등과 근접한 시기에 있었는지, 불리한 조치를 한 경위와 과정, 불리한 조치를 하면서 사업주가 내세운 사유가 피해근로자등의 문제 제기 이전부터 존재하였던 것인지, 피해근로자등의 행위로 인한 타인의 권리나 이익 침해 정도와 불리한 조치로 피해근로자등이 입은 불이익 정도, 불리한 조치가 종전 관행이나 동종 사안과 비교하여 이례적이거나 차별적인 취급인지 여부, 불리한 조치에 대하여 피해근로자등이 구제신청 등을 한 경우에는 그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다202947 판결 등 참조). 갑 제6, 7, 8, 17, 37 내지 43호증, 을 제7, 12,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의 직장 내 성희롱 신고를 처리함에 있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하여 조사 및 보호조치의무를 미이행하거나 원고에 대해 불리한 처우를 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이 부분 손해배상청구도 이유 없다.

1)

피고는 원고가 2019. 10. 25. 본사 인사팀에 '부적절 행동 보고서'를 보내 D를 직장 내 성희롱 등으로 신고하자 법무법인(유한) F을 선임하여 직장 내 성희롱 등의 발생 사실을 조사하였다. 피고는 국내에 피고 한국영업소만 두고 있었고 원고가 직장 내 성희롱 등의 가해자로 신고한 D가 피고 한국영업소 대표였기 때문에 피고 또는 피고 한국영업소가 자체적으로 조사를 실시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적시에 효과적으로 조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중립적인 법무법인을 선임하여 조사를 실시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위 법무법인은 원고와 D, E에 대한 대면 조사와 원고와 D가 제출한 여러 자료들을 종합하여 2019. 12. 2. 피고에게 D의 직장 내 성희롱 등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2)

원고는 위 조사 과정에서 E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연락을 시도한 후 피고 인사팀으로부터 E에게 직접 연락하지 말라는 메일을 받았다는 이유로 위 조사 과정의 공정성이 의심된다고 주장하나, 이는 E이 원고와 D 사이의 문제와 관련하여 원고와 직접 연락을 하는 것이 불편해 피고 인사팀에 원고가 E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하지 못하도록 조치해달라는 요청을 하였기 때문이었고, 달리 위 성희롱 등의 조사 과정에 공정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3)

피고는 위 조사 기간 원고로 하여금 재택근무를 하도록 하고 고객 만찬 등 외부행사에는 참석하지 않도록 하는 등 D와의 분리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였다. 이후 피고의 조사 결과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피고는 원고로 하여금 계속하여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4)

원고는 피고가 원고와 D를 분리하여 원고에게 적절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가 남녀고용평등법에서 정한 적절한 조치를 다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D의 원고에 대한 성희롱 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D의 직장 내 성희롱 발생을 전제로 D나 원고의 근무장소 변경 등의 조치를 취할 의무는 없다.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했다고 해서 사업주가 피해를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본인이 원하는 조치를 모두 해주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남녀고용평등법에서도 '피해근로자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적절한 조치'를 하면 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 피고는 조사 기간 원고에게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하여 D와 분리하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였다. 또한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 한국영업소에 고용된 것이었음에도 D와의 근무가 어렵다는 원고의 요청에 따라 피고는 본사의 분석가(analyst) 자리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위한 수리 능력 시험(numerical test) 등을 통과하지 못하였고 피고 본사 혹은 해외 지사의 다른 직무에서 요구되는 경력이나 조건 등을 갖추지 못하여 원고의 근무지를 이동시키지 못한 것으로, 피고로서는 가능한 조치를 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5)

원고는 피고가 직장 내 성희롱 등 신고 이후에도 계속 D의 지시를 받으며 근무하게 하고 D의 부당한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를 해고하여 피고가 직장 내 성희롱 신고를 이유로 원고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앞서 2. 라. 2)의 라)항에서 자세히 살핀 바와 같이, D의 성희롱 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피고가 D의 근무장소를 변경할 의무가 없는 점, 원고가 상사인 D의 정당한 번역 업무 지시를 일방적으로 이행하지 아니하여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기에 이르렀다면 이를 불리한 처우라 볼 수 없는 점, 원고는 피고를 남녀고용평등법위반 등으로 고소하였으나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 소속 근로감독관은 피고에게 불기소(혐의없음) 처분을 하였고 이에 대한 원고의 항고도 기각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의 직장 내 성희롱 신고에 대한 불이익 조치로서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회일(재판장) 박승균 이영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