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피고의 상병보상연금 및 간병료 지급중단, 요양종결
원고는 1992. 12. 20.경 업무상 재해를 입어 '제4-5 요추간 및 제5요추-제1천추간 추간판탈출증, 신경인성방광, 양하지부전마비'를 상병명으로 하여 요양급여를 지급받았고, 1996. 1. 1. 중증요양상태등급 제2급을 인정받고 그에 해당하는 상병보상연금을 지급받았다.
피고는 2016. 10. 5.경에 이르러 원고에 대한 재판정을 실시한 다음 원고의 상태가 중증요양상태등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그 시점부터 상병보상연금 지급을중지하였고, 원고에게 지급하던 간병료 역시 2016. 9. 20.까지만 지급하고 그 이후부터는 지급을 중단하였다.
피고는 2016. 10. 5. 이후부터는 원고에게 상병보상연금이 아닌 휴업급여만을 지급하였고, 2019. 6. 28. 원고에 대한 요양을 종결하였다.
원고의 상병보상연금 지급청구 및 전소의 진행
원고는 2019. 9. 30. 피고를 상대로 상병보상연금(2016. 10. 5.부터 2019. 6. 28.까지)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2019. 10. 1. 이를 부지급하는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대한 심사청구, 재심사청구를 거쳐 2020. 10. 12. 피고의 2019. 10.1.자 상병보상연금 부지급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20구단73863호). 위 재판에서 의료기록감정의는 '원고의 하반신 완전마비 상태 및 배뇨장애 소견을 고려한다면, 원고는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뚜렷한 장애가 남아일생 동안 노무에 종사할 수 없는 사람으로서 중증요양상태등급 제3급 제3호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전 소송의 법원은 2022. 7. 15. 원고와 피고에게 '피고는 위 2019. 10. 1.자 부지급 처분을 취소하고, 원고는 이 사건 소를 취하한다'는 내용의 조정권고를 하였다.
원고와 피고가 모두 위 조정권고의 내용을 받아들인 결과 피고는 2022. 8. 25. 원고에 대하여 '중증요양상태등급 제3급 제3호' 결정을 하고 원고에 대하여 2016. 10.5.부터 2019. 6. 28.까지의 기간에 대한 상병보상연금 차액분(이미 지급한 휴업급여와의 차액)을 지급하였고, 위 전소는 2022. 9. 5. 소취하로 종료되었다.
원고의 상병보상연금 및 간병비 청구에 대한 피고의 부지급
원고는 2022. 10. 26. 피고를 상대로 상병보상연금(2019. 6. 29.부터 2022. 9.30.까지), 간병료(2016. 9. 21.부터 2022. 9. 30.까지)의 지급을 청구하였는데, 피고는 요양종결된 2019. 6. 29. 이후의 상병보상연금과 간병료는 인정될 수 없고, 요양기간인 2019. 6. 28. 이전의 간병료는 원고가 소송을 통해 별도로 다툰 바가 없어 지급할 수 없다는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
원고는 2023. 6. 1. 피고를 상대로 동일한 상병보상연금과 간병료 지급 청구를 하였고, 피고는 2023. 6. 9. 같은 이유로 이를 부지급한다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
한편 원고는 2022. 12. 12.경 피고를 상대로 장해급여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2023. 1. 31. 원고의 장해등급을 제5급으로 인정하고 원고에게 2019. 7.부터 2023. 1.까지의 장해보상일시금을 지급하고, 2023. 2.부터는 장해보상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내지 15호증, 을 제1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중증요양상태등급 제3급 제3호인 것으로 볼 수 있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2022. 9. 30.까지의 상병보상연금과 간병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판단
요양종결된 이후인 2019. 6. 29.부터 2022. 9. 30.까지 상병보상연금과 간병료 부분
상병보상연금은 요양급여를 받는 근로자가 요양을 시작한 지 2년이 지난 이후에도 그 부상이나 질병이 치유되지 아니하고 중증요양상태 등급에 해당하며 취업하지 못하였을 경우 휴업급여 대신 지급하는 것{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 제66조 제1항}으로서 근로자가 요양을 계속하고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고, 간병료는 요양급여의 일종으로서 요양 중인 근로자의 부상·질병 등의 상태가 간병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지급된다(산재보험법 제49조 제4항 제6호,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8조 제1항).
그런데 원고에 대하여는 2019. 6. 28. 요양이 종결되었고 원고는 2019. 7. 이후부터 장해급여를 지급받고 있는바, 장해급여는 근로자의 업무상 상병을 완치하거나 상병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는 기대할 수 없는 증상 고정의 상태에 이르러 치료가 종료되었음을 전제로 한다(산재보험법 제57조 제1항). 2019. 6. 29. 이후 원고의 요양은 종료되었으므로, 요양이 계속되고 있음을 전제로 하는 상병보상연금과 간병료 청구는 모두 인정될 수 없다.
2016. 9. 21.부터 2019. 6. 28.까지의 간병료 부분
피고는, 간병료는 요양과정에서 근로자의 부상·질병 상태 등으로 인하여 간병이 필요한 경우 지급하는 것으로서 그 지급요건은 상병보상연금의 지급요건과는 차이가 있고, 원고가 사람을 지정하여 간병을 받은 경우에는 직접 피고에게 간병비를 청구하였어야 하는데, 원고는 2022. 10. 26. 이전에는 피고에게 이를 청구한 바가 없고 전 소송에서도 이를 청구한 바는 없으므로, 원고의 간병료 청구권은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종래 원고는 2016. 10. 5. 재판정 이전까지 산재보험법상 중증요양 상태등급 제2급에 따른 상병보상연금을 받고 있었고 제2급의 기준은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있어 수시로 간병을 받아야 하는 사람"으로 되어 있으므로 원고가 요양 과정에서도 간병이 필요하여 간병료 지급 대상자에 해당한다는 점이 명확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2016. 10. 5. 이후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중증요양상태등급을 인정하지 않는 것과 관련하여 전 소송이 진행되었고, 전 소송에서는 원고가중증요양상태등급 제3급 3호에 해당한다는 진료기록감정결과를 토대로 한 조정권고결정이 있었고, 이에 따라 피고는 2022. 8. 25. 원고에 대하여 중증요양상태등급 제3급 제3호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한 사실이 있다. 그런데 중증요양상태등급 제3급 제3호의 기준은 "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있어 전혀 노무에 종사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되어 있어 중증요양상태등급 제3급이라는 사정만으로 간병의 필요성이 명확하게 인정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전 소송에서 진료기록 감정의 역시 "원고가 수시로 다른 사람의 간병 또는 감시를 받아야 하는 정도의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원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원고에 대하여 2016. 9. 21.부터 2019. 6. 28.까지의 요양기간에 대하여 간병의 필요성이 있다거나 원고가 간병료 지급 대상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아울러 간병료 청구권의 소멸시효는 3년이라고 할 것인데(산재보험법 제112조 제1항, 제36조 제1항), 원고는 2019. 9. 30. 피고를 상대로 상병보상연금만을 청구하였고, 피고의 2019. 10. 1.자 부지급처분에 대한 심사, 재심사 청구, 그에 뒤이은 전 소송 과정에서도 상병보상연금에 대하여만 다투었고, 원고가 피고에게 최초로 간병료를 청구한 시점은 2022. 10. 26.인바 원고의 간병료 청구권(2016. 9. 21.부터 2019. 6. 28.까지 부분)은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도 원고의 간병료 주장은 이유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청구 없이도 간병료를 계속적으로 지급해 옴으로써 권리행사조치가 불필요하다고 믿게 하는 행동을 한 것이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신의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피고가 2016. 9. 20.까지는 간병료를 지급해 왔다고 하더라도 2016. 10. 7.경 원고에 대하여 '간병료를 2016. 9. 20.까지만 지급하고 2016. 9. 21. 이후부터는 간병료를 지급하지 않는다'고 통지하였고 실제로 그 이후부터는 간병료를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그 이후에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간병료의 지급을 청구하거나 재판상의 청구를 함에 있어서 어떠한 제한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가 원고의 그러한 권리행사가 불필요하도록 믿게 하는 행동을 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 원고의 신의칙 위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아가 원고가 2019. 9. 30. 상병보상연금을 청구한 데 따른 시효중단의 효력이 간병료에 대하여도 미치는지를 살핀다. 산재보험법 제113조 후문과 관련하여, 원고의2019. 9. 30.자 상병보상연금 청구는 '산재보험법 제5조 제1호에 따른 업무상의 재해 여부의 판단이 필요한 최초의 청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원고의 상병과 관련하여 업무상의 재해 여부의 판단이 필요한 최초의 청구는 이 사건 업무상 재해 이후 최초 요양급여 지급청구라고 보아야 한다) 여기에 대하여 산재보험법 제113조 후문의 규정이 적용된다고 보기 어렵고, 위 청구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간병료에 대하여 미친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산재보험법 제66조에 따른 상병보상연금은 근로자가 중증요양상태등급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몇 등급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되는 반면, 산재보험법 제40조 제4항, 시행령 제38조, 시행규칙 제13조에 따른 간병료는 요양 중인 근로자의 부상·질병 상태가 간병이 필요한지가 문제되는 것이어서 그 요건을 달리하고(상병보상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고 하여 반드시 간병료를 수령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상병보상연금을 청구하거나 이를 소송으로 다투었다고 하여 이를 두고 간병료를 청구한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호성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