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2. 11. 30. 선고 2021가단117898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32,744,39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1.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택시여객 자동차 운수사업 등을 하는 회사로 최저임금법 적용사업장이다. 원고는 2010. 10. 17.부터 2020. 10. 31.까지 피고의 택시를 운전한 근로자이다.

나.

원고는 매일 총 운송수입금에서 1일 운송수입금기준액(이하 ‘사납금’)을 피고에 납입하고, 피고로부터 기본급과 각종 수당 등을 매월 지급받되, 사납금을 초과하는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은 원고가 갖는 방식인 정액사납금제로 임금을 지급받아왔다.

다.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2006. 6. 30.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 사업장 소정근로시간을 1일 2교대제(단체협약 제18조), 1일 6시간 40분(단체협약 제16조), 월 26일 만근(단, 2월은 24일)으로 정하였다(이하 위 단체협약을 ‘2006년 단체협약’이라 한다).

라.

한편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은 제6조 제5항에 ‘일반택시 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는 조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을 신설하였다. 위 개정된 최저임금법은 부칙(제8818호, 2007. 12. 27.) 제1호에 따라 피고 사업장이 소재한 안양시의 경우 2010. 7. 1.부터 시행되었다.

마.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2010. 6. 30. 새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 1일 2교대제, 만근 일수를 포함한 대부분의 내용은 2006년 단체협약의 그것과 동일하나, 소정근로시간을 1일 2시간 30분, 월 75시간으로 변경하였다(이하 ‘2010년 단체협약’이라 하고, 위 소정근로시간 변경 내용을 담은 단체협약 제16조를 ‘근로시간 단축합의’라 한다).

바.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법정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8년 7,530원, 2019년 8,350원, 2020년 8,590원이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2010년 단체협약 중 근로시간 단축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을 잠탈하는 것으로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기재와 같이 2018. 8.부터 2020. 10.까지 2006년 단체협약에 따라 1일 6시간 40분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하여 산정한 최저임금 미지급 임금 및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 퇴직금 미지급금 합계 청구취지 금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

1)

원고는 ‘최저임금 차액을 주장할 수 있음을 알고 있지만 합의금을 수령함으로써 더 이상 미지급 채권(소정근로시간 단축 관련 임금, 연차, 퇴직금 등 일체)이 없음을 확인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민, 형사 및 행정상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노사합의를 수용하고 270만 원을 지급받았다. 이 사건 소는 위와 같은 부제소합의를 위반하여 제기된 것이므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2)

원고는 2010년 단체협약 시행 후 그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갖게 된 사람이므로 원고에게는 2010년 단체협약이 적용되어야 한다.

3)

생산고 임금의 비중을 늘리고 사납금에 택시 기본요금의 인상분(2013년 및 2019년에 각 인상)은 반영하지 않고 최저임금 인상분만 반영한 결과, 원고 등 피고 근로자들은 자유롭게 운행시간을 줄여서 근무해도 종전과 동일한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결과가 되어 이 사건 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변경 없이 소정 근로시간만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라 볼 수 없다.

4)

2010년 단체협약 체결 시 피고 근로자들은 세금과 4대 보험료 등을 덜 내고 자신이 가져가는 몫을 늘리기 위하여 근로시간 단축합의에 자발적으로 찬성한 점, 이 사건 근로시간 단축합의를 무효로 한다면 피고로서는 임금을 추가로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반면, 사납금 증액 기회를 잃게 되는데 이는 형평에 반하고 유사 소송으로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이 초래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청구는 신의칙에 반한다.

5)

부제소합의 주장이 배척될 경우에는,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합의금 270만 원은 부당이득으로 반환되어야 한다. 피고는 이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미지급 임금 등 채권과 상계한다.

3.

본안 전 항변(부제소합의)에 대한 판단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20. 9. 23. 원고에게 270만 원을 송금한 사실이 인정되나, 원고가 위 돈을 받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거나 이를 반환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주장하는 부제소합의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와 부제소합의를 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본안에 대한 판단

가.

근로시간 단축합의 무효 여부

1)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7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갑 제1, 2호증, 을 제1, 4,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2010년 단체협약 중 근로시간 단축합의 부분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근로시간 단축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이다.

가)

이 사건 근로시간 단축합의를 포함한 2010년 단체협약은 이 사건 특례조항이 피고 사업장이 위치한 안양 지역에서 시행되기 바로 전날인 2010. 6. 30. 체결되어 위 특례조항이 시행되는 2010. 7. 1.부터 적용되기 시작하였고(단체협약 제96조), 그 내용에는 소정근로시간을 종전 6시간 40분에서 2시간 30분으로 단축하는 근로시간 단축 합의 외에는 1일 2교대제, 만근일수 등 근로형태나 운행시간 등에 별다른 변경사항이 없는바, 근로시간 단축합의는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하여 수치를 조정하기 위한 목적 이외에 달리 이를 단축할 만한 별다른 이유를 찾기 어렵다.

나)

2019. 12. 3.자 노사합의로 작성된 ‘합의금 등 수령 확인서’에는 ‘근로시간 단축조항이 근로자들의 수입 감소 등이 우려되어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에 상응하는 사납금제가 유리하다고 판단되어 정액사납금제를 시행하였으며...’라고 기재되어 있다. 사납금 인상으로 인한 근로자들의 수입 감소를 막기 위해 기존의 사납금을 유지하는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줄여 고정급을 늘리지 않는 것을 택한 것이 근로시간 단축합의의 배경이 되었음을 알 수 있다.

다)

피고가 주장하는 택시요금 인상은 2010년 단체협약 이후의 사정들이다.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 단축한 것인지 여부는 그러한 합의 당시의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2010년 단체협약 당시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반영하여 근로시간 단축합의를 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2020. 8. 소정근로시간이 다시 2006년도 단체협약 상 소정근로시간(6시간 40분)에 가까운 5시간으로 변경되었다는 것은 2010년 단체협약 당시에는 소정근로시간을 2시간 30분으로 무려 4시간 10분이나 단축할 만큼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에 변경이 있지 않았음을 추단케 한다.

나.

원고에게 적용되는 1일 소정근로시간

1)

이와 같이 근로시간 단축합의가 무효인 이유가 강행법규 잠탈을 위한 탈법행위이기 때문인 이상, 동의 여부를 불문하고 누구에게도 그러한 탈법행위의 결과가 실현되어서는 안 되므로, 원고가 2010년 단체협약 시행 후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했다고 하여 원고에게 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2)

소정근로시간 판단 기준

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2조 제3항 단서는 “단체협약에 그 유효기간이 경과한 후에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때에는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종전 단체협약의 효력을 존속시킨다는 취지의 별도의 약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었으나 그 중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로 되는 부분에 대하여는 유효한 단체협약이 새로 체결되지 아니한 상태와 마찬가지이므로, 종전의 단체협약 중 해당 부분의 효력이 존속된다고 볼 수 있다.

나)

2006년 단체협약 제7조 제2항은 ‘이 협약의 효력은 그 유효기간이 경과된 후에는 협약이 변경, 재체결될 때까지 지속된다’고 정하고 있고, 이 사건 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임은 앞서 본 바와 같다. 2010년 단체협약이 체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강행법규 위반으로 무효라고 보아야 하는 소정근로시간 부분은 유효한 단체협약이 새로 체결되지 않은 상태와 마찬가지이므로, 2006년 단체협약 중 해당 부분의 효력이 존속하게 된다.

다)

다만 원고는 2010년 단체협약 시행 후에 피고 회사에 입사하였고,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2006년 단체협약을 적용받고 있었던 근로자는 아니다. 그런데 피고가 원고에게도 2010년 단체협약 내용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점에 비추어 피고는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단체협약에 따른 근로조건을 통일적으로 적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에게 다른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하기로 약정하였다는 증거도 없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원고도 근로시간 단축합의 무효로 종전의 2006년 단체협약을 적용받게 되는 근로자들과 마찬가지의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같은 형태로 근무하기로 하였다고 보이므로, 결국 원고에게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은 2006년 단체협약에 따라 1일 6시간 40분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다.

신의칙 위반 여부

1)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된다. 그러므로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9278 판결 등 참조).

2)

일반택시운송사업에 관한 국가 면허 제도를 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특례조항은 더 많은 운송수입을 얻으려는 택시운전 근로자들의 무리한 운행을 방지하여 일반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고 운송질서를 저해하는 현상을 막고자 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 이러한 목적을 무력화하는 내용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노사 간의 사적 자치에만 맡겨둘 수 없는 영역에 해당한다. 이 점을 고려하면, 비록 피고의 노동조합이 이 사건 특례조항에 따른 사납금 인상으로 수입 감소를 염려하여 자발적 의사에 따라 피고와 근로시간 단축합의에 이르렀고 그에 반하는 이 사건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청구가 피고에게 예기치 못한 불이익을 준다고 하더라도, 정의 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라거나 신의칙을 우선하여 강행법규 입법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를 감수할 예외적인 경우라고 하기는 어렵다.

라.

최저임금액 미지급분에 대한 판단

1)

‘인정 근로일’을 근로일수에서 제외해야 하는지

피고는, 2019년 1월, 5월, 2020년 8월, 9월, 10월의 근무일수에서 ‘인정 근로일’(근로자가 연차를 사용하거나 경조사 등으로 부득이 근무하지 못할 경우에 피고가 유급수당을 지급하는 유급휴가일)수는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갑 제3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임금지급명세서에 인정근로일도 총 근무일수에 포함한 사실이 인정되고, ‘인정 근로일’은 유급휴가 내지 경조사 등으로 실제 근무를 하지 않더라도 근무한 것으로 인정한 날인 것으로 볼 수 있는 점을 더해 보면, 위 인정근로일 역시 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근무일에 해당하므로, 근로일수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월 근로일수 산정

가)

2020년도 임금협정 내용 중 근로일수 산정과 관련한 조항은 다음과 같다(을 제7호증).

나)

원고에게 2020년 임금협정 적용 여부

원고는, 비조합원인 원고는 2020년 임금협정 체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였고, 종전 사납금만 내면 되었으므로 종전 사납금 1일 11만 원을 기준으로 할 때 사납금 납부의무를 다하였다고 주장한다.

조합원이 아닌 자에게 단체협약의 규범적 효력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5조(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상시 사용되는 동종의 근로자 반수 이상이 하나의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게 된 때에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사용되는 다른 동종의 근로자에 대하여도 당해 단체협약이 적용된다)에서 정한 요건이 인정되어야 한다. 앞서 본 2020년 임금협정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노동조합으로서의 적극적・소극적 요건을 갖추고 설립신고까지 마친 노동조합이 체결한 것이고 피고 사업장의 택시운전근로자들 반수 이상이 적용받고 있는 협약이라는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2020년 임금협정이 일반적 구속력을 가져 원고에게도 적용된다고 인정할 수 없다. 설령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임금협정에 기초한 피고의 근로일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1일 기준영업시간, 1일 기준운송수입금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의 근로일수

피고는, 2020. 8.~10.에는 원고가 월 기준운송수입금을 납입하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1일 기준영업시간을 근로하지 못하였으므로 임금협정 제7조 2항에 따라 실제 입금된 운송수입금을 1일 기준운송수입금(= 156,000원, 실근무일 26일 기준 운송수입금 4,506,000원/26일)으로 나누는 방법으로 근로일수를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1일 기준영업시간(5시간)과 월 기준운송수입금, 일 기준운송수입금을 충족해야만 근로일수 1일을 인정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2019. 8. 20.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11조의2(일반택시운송사업 택시운수종사자의 근로시간을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정할 경우 1주간 40시간 이상이 되도록 정하여야 한다)가 신설되었는데, 개정이유는 다음과 같다.

피고는 2020년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으로 하면서, 월 기준운송수입금을 납입하지 못한 때와 기준영업시간을 근로하지 않은 때에는 실 영업시간을 기준으로 근로시간을 산정하고 급여를 계산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피고가 주장하는 2020년도 임금협정에 따른 근로일수 산정 방법은, 실제 납입한 월 운송수입금을 납입했어야 하는 1일 기준운송수입금(오후조인 경우 156,000원)으로 나눈 수만큼만 근무했다고 간주한다. 즉, 1일 운송수입이 1일 기준운송수입(156,000원)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근로일수 1일로 인정하지 않음을 전제로 한다. 이에 따라 월 근로일수를 기준으로 산정되는 고정급(기본급, 각종 수당)도 줄어들게 된다. 이는 일정 수준의 사납금 확보를 위해 사납금 부족분을 고정급을 줄임으로써 채우는 방법에 다름 아니다. 택시운전근로자들이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이 적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신설 취지, 소정근로시간 단축으로 이 사건 특례조항 적용을 잠탈하는 것을 막고자 한 택시발전법 제11조의2 신설 취지, 그리고 피고가 표방한 전액관리제 본래의 취지에 반한다. 뿐만 아니라 ‘운송수입금 전액을 수납하되 일정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수납하지 않을 것’을 운송사업자의 준수사항으로 정한 개정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1조 제1항, 제26조 제2항에도 위배되는 방법이다. 따라서 1일 기준운송수입금 156,000원을 기준으로 근로일수를 산정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소정근로시간에 미달하는 경우 실제 근로시간에 따라 급여를 산정하는 것은 별론, 근로자가 해당 근무일에 근무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기준운송수입금 충족 여부와 무관하게 근로일수 1일을 인정함이 타당하다.

4)

최저임금 미지급분의 계산

가)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대하여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임금이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한다면 위 규정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그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원고는 월 단위로 임금을 지급받고, 법정 최저임금은 시급으로 고지되므로, 최저임금법 제5조의2, 같은 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월 임금(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에 따른 비교대상임금)을 월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누어 시급으로 환산하여야 하고, 그 시급이 법정 최저시급에 미달한다면 그 시급과 법정 최저임금의 차액에 다시 월 소정근로시간 수를 곱하여 최저임금 차액을 산정하여야 할 것이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계산의 편의상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법정 최저시급에 월 소정근로시간(원고는 주휴시간을 1주의 소정근로시간 수에 합산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제2호가 시행된 2019. 1. 1.이후 분부터 주휴수당을 포함하여 산정하였다)을 곱하여 산출된 금액과 비교대상임금의 차액을 산정한다. 이를 바탕으로 이 사건 최저임금 미지급분의 산정방식은 아래와 같다(원 미만은 버림, 이하 같다).

나)

위 인정사실과 계산방법에 따라 계산한 원고의 월별 최저임금은 별지 기재 ‘임금차액 표’ 중 ‘받아야 할 임금’란 기재와 같고, 같은 기간 비교대상임금은 같은 표의 ‘비교대상임금 합계’란 기재와 같다.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최저임금과 비교대상임금의 차액에 해당하는 미달액은 같은 표의 ‘청구금액’란 기재와 같으므로<1>, 피고는 원고에게 최저임금 미지급금인 22,434,05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마.

퇴직금 미지급분에 대한 판단

1)

근로기준법 제34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는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에 해당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을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와 같은 퇴직금제도는 강행규정이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1555 판결 등 참조).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사용자로서는 퇴직한 근로자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아왔던 경우에는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위 근로자에게 실제로 지급된 임금뿐만 아니라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에 따라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임금 중 지급되지 아니한 금액이 포함된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2다70388 판결).

2)

피고가 원고에게 최저임금 미달액을 지급하여야 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결국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포함한 평균임금을 기초로 하여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갑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입사 후 퇴직일까지 원고의 근속기간은 3,668일인데, 피고는 입사일인 2010. 10. 17.부터 2019. 12. 31.까지의 퇴직금 6,287,419원을 2020. 1. 1. 중간정산으로 지급하였고, 2020. 1. 1.부터 퇴사일인 2020. 10. 31.까지의 퇴직금 666,966원을 2020. 11. 1. 지급하여 합계 6,954,385원의 퇴직금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사용자는 회사방침 등을 이유로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퇴직금을 중간정산할 수 없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에서 정한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만 퇴직하기 전에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할 수 있다. 그런데 갑 제5호증만으로는 2020. 1. 1. 위 법령에서 정한 사유가 있어 원고의 요구에 따라 퇴직금 중간정산이 이루어졌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입사일인 2010. 10. 17.부터 퇴직일인 2020. 10. 31.까지 전체를 계속근로기간으로 하여 퇴직금을 산정한다.

원고의 퇴직 직전 3개월 동안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원고의 평균임금을 산정하면 1일 평균임금은 57,266.67원(= 2020년 최저임금 시급 8,590원 × 1일 근로시간 20/3)이고, 이를 원고의 근속기간으로 환산하면 17,264,723원(= 3,668일/365일 × 30일 × 57,266.67원, 원 미만 버림)이다. 따라서 피고는 퇴직금 미지급액 10,310,338원(= 17,264,723원 – 6,954,38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바.

원고의 상계 주장에 대한 판단

1)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가 부제소합의를 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가 2020. 9. 23. 원고에게 지급한 270만 원은 법률상 원인이 없이 지급한 것이 된다. 원고는 피고에게 위 270만 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2)

이에 대하여 원고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2018년도 임금협정서 제6조에 따르면 피고는 영업활동을 위한 LPG를 전량 지급하여야 하고,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1항에 따라 2017. 10. 1.부터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유류비를 전가할 수 없는데, 피고가 20L의 LPG를 제외한 나머지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이 부담하도록 전가하여 원고는 2017. 10. 1.부터 2020. 10. 31.까지 1,000만 원이 넘는 유류비를 부담하였다. 원고는 270만 원을 이 유류비 중 일부로 받았으므로 피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없다.”

그러나 원고가 유류비 1,000만 원 이상을 부담하여 피고에게 그에 상응하는 청구권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원고가 위 주장을 이유로 270만 원 반환을 거부할 수는 없다.

3)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청구권과의 상계 가능 여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원고에게 부제소합의 합의금 명목으로 지급한 270만 원에 대한 반환청구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채권과 미지급 임금, 퇴직금청구권을 상계하는 것이 위와 같이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갖고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상계가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라고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의 상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사.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최저임금 미지급분 22,434,052원 및 퇴직금 미지급분 10,310,338원 합계 32,744,39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2020. 11.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를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