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징역 5년에, 피고인 B을 징역 3년에, 피고인 C을 징역 6월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C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 C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1의 순번 3, 4, 6 내지 11, 13 기재 각 근로자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한 각 공소를 모두 기각한다.
사건정보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판결
사건
2021고합276
판결선고
2022. 12. 9.
인천지방법원부천지원
제1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 A, 피고인 B의 공동범행
피고인 A은 부천시 D에 있는 ㈜E(이하 ‘E’이라 함) 대표이사, 피고인 B은 사채업자를 물색해주는 브로커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피고인 A 및 E의 실경영주인 F(2021. 8. 26. 사망)는 2020. 6. 30.경 ㈜G에게 제3자 배정 형식으로 약 36억 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계획하였으나 실패하고 다른 투자자를 물색하였으나 그조차도 마땅치 않게 되자, E의 대주주인 ㈜H이 제3자 배정 형식으로 유상증자를 하되 ㈜H의 유상증자 대금은 사채업자로부터 빌려 납부하기로 하고, 피고인 B을 통해 피해자 I을 소개받았다.
피고인 A, 위 F로부터 지시를 받은 피고인 B은 2020. 8.경 피해자에게 “주식회사 E이 유상증자 공시를 해놓았는데 주금을 넣지 않으면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게 되고, 경우에 따라 상장폐지가 될 수도 있다. 매우 긴급한 사안이며 회사가 위태롭다. 70억 원을 빌려주면 긴급히 사용하고 주금납입 다음날 바로 함께 인출하여 상환해줄테니 빌려달라. 그 대가로 이자 4억9천만 원을 선지급하겠다”라고 이야기하여, 피해자와 피해자의 자금 70억 원을 유상증자 대금 명목으로 E 명의의 별단 계좌에 입금하되 향후 위 별단 계좌에서 이체받을 E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를 새로 개설한 후 그와 같이 새로 개설한 계좌에서 자금을 인출하는데 필요한 통장 및 E 대표이사 도장을 피해자가 보관하며, 위 계좌의 비밀번호 역시 피해자가 지정하고 인터넷뱅킹은 연결하지 않도록 해서 E 측이 자금을 인출하거나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하다가 유상증자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면 위 E 명의 계좌에 보관 중이던 자금을 인출하여 그대로 피해자에게 반환하기로 합의하였다.
위와 같은 합의에 따라 피고인들은 2020. 8. 26.경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501에 있는 기업은행 무역센터점에서, 피해자가 ㈜H 명의로 입금할 E 유상증자를 위한 별단계좌를 생성하고 피해자가 타행환 수표로 위 별단계좌에 70억 원을 송금한 다음 익일 타행환 입금이 처리된 이후 위 별단계좌에서 이체될 E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를 개설하고, 피고인 A은 위 계좌와 관련된 통장, 대표이사 도장, 신분증을 피해자에게 건네주고, 피해자는 위 계좌의 비밀번호를 지정하였다.
한편, 피고인 B은 2020. 8. 26.경 기업은행 무역센터점에서, 피해자의 업무보조자로부터 자신은 다른 일로 인해 익일 위 금원을 직접 출금할 수 없으니 피해자를 도와 70억 전액을 출금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로부터 위 기업은행 계좌의 비밀번호를 받게 되자 이를 피고인 A 혹은 F에게 전달하여 이를 출금하여 사용하기로 공모하였다.
피고인 A은 위와 같은 공모에 따라 2020. 8. 27.경 위 기업은행계좌에 인터넷뱅킹을 연결한 다음 E 재무팀 직원에게 위 계좌의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위 금원이 입금되는 경우 바로 출금하도록 지시하여, 2020. 8. 27. 12:27:56경 위 별단계좌에서 위 기업은행 계좌에 이체되어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 중이던<1> 70억 원을 E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이체한 다음 이를 63억 상당의 수표로 출금하고, 6억 8천만 원은 E 관련 계좌로 송금하여 이를 E 소속 근로자의 임금 등 명목으로 임의 사용하였다.
피고인 A의 피고인 C과의 공동범행
피고인 C은 2020. 9. 28.부터 2020. 11. 25.까지 부천시 D에 있는 E의 단독 대표이사로 상시 15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조명제조업 등을 경영하는 사용자이고, 피고인 A은 2020. 9. 28.부터 2020. 11. 25.까지는 E의 부회장으로, 2020. 11. 25.부터는 E의 대표이사로 상시 15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조명제조업 등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1 순번 1, 2, 5, 12, 14 기재와 같이 근로자 5명의 임금 등 합계 10,058,42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1 순번 1, 2, 5, 12, 14 기재와 같이 근로자 5명의 퇴직금 합계 76,026,376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A의 단독범행
근로기준법위반
피고인은 2010. 1. 4.경부터 2020. 11. 30.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CNC개발 및 제조를 담당하다 퇴직한 근로자 J의 2020. 10. 임금 1,719,520원과 2020. 11. 임금 2,841,990원, 연차수당 1,285,6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2, 3 기재와 같이 근로자 39명의 임금 등 합계 238,928,357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피고인은 2010.1. 4.경부터 2020. 11. 30.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CNC개발 및 제조 업무를 담당하다 퇴직한 J의 퇴직금 31,581,226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2, 3 기재와 같이 근로자 39명에 대한 퇴직금 합계 543,590,288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I, K, L의 법정진술
증인 A의 일부 법정진술
고소장
수사보고(피의자 B 고소취소 사건 기록 사본 첨부), 수사보고(주식회사 E 기업은행 계좌의 은행거래신청서 등 첨부), 수사보고(기업은행 계좌 인터넷뱅킹 신청일시 등 관련 담당자 통화 내용), 녹취서 작성 보고, 수사보고(디지털포렌식 회신 결과 보고) 1. ㈜E 등기부등본, 금전 소비대차계약서, 상환계획서, 주식납입금 보관증명서, 자기앞 수표사본, ㈜E 통장 사본, L의 카카오톡 대화내역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55조 제1항, 제30조(횡령의 점),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제30조(판시 제2의 가.항 금품 미청산의 점),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판시 제3의 가.항 금품 미청산의 점), 각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21. 4. 13. 법률 제180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4조 제1호, 제9조, 제30조(판시 제2의 나.항 퇴직금 미지급의 점), 각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판시 제3의 나.항 퇴직금 미지급의 점)
피고인 B: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355조 제1항, 제30조, 제33조 본문
피고인 C: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제30조(금품 미청산의 점), 각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30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피고인 A, C: 형법 제40조, 제50조(퇴직 시 임금과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지 않은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자별로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상호간, 각 형이 더 무거운 근로기준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죄에 대하여 유기징역형,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 징역형을 각 선택
경합범 가중
피고인 A: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피고인 C: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가장 무거운 M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집행유예
피고인 C: 형법 제62조 제1항
피고인들 및 변호인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공소사실 제1항 관련 주장(제1주장)
피고인 A
유상증자와 관련하여 E이 피해자로부터 차용한 70억 원의 변제기는 차용일 다음날이 아닌 1년 후였고, 누구도 피고인에게 이 사건 70억 원의 변제기한이 2020. 8. 27.이라고 말해준 바 없으며, 피고인은 망 F의 지시에 따라서 유상증자업무를 담당하였을 뿐이므로 피고인에게는 횡령의 고의가 없었다.
피고인 B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없다.
공소사실 제2, 3항 관련 주장(제2주장)
피고인 A, C은 E의 대표이사로 등록되어 있었으나, 실제로는 피고인들 역시 망 F에게 고용된 근로자였을 뿐이므로 E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가 아니다.
일부 근로자들은 진정 당시 처음부터 ‘체불 금품 지급시 처벌 원치 않음’이라는 문구를 기재하였는데, 근로자들에 대하여 모두 임금이 지급되었다.
판단
제1주장에 관한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A, B은 범죄사실 제1항 기재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차용한 70억 원의 변제기가 2020. 8. 27.인 사실을 인지하면서 공모하여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 중이던 70억 원을 횡령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 A, B과 변호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변제기 관련
2020. 8. 26.자 금전 소비대차계약서에는 ’채권자는 E에게 70억 원을 대여하고(제1조), 변제기한은 2020. 8. 27.로 한다(제2조), E은 변제지급을 위해 액면 70억 원정, 만기 2020년 8월 (공란)일의 약속어음을 1매 발행하여 채권자에게 교부하고 채권자는 이를 수령했다(제3조 제1항)‘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특히 제3조 제1항 중 “2020년 8월” 부분은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다(2020형제36935호 증거기록 제47쪽). 또한 피고인 B은 “일금 칠십억 원 정. 위 금액을 정히 차용하고 2020. 8. 27. 상환할 것을 확인합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2020. 8. 25.자 차용증을(2020형제36935호 증거기록 제1736쪽), 피고인 A은 “금 70억 원 중(변제할 금액) 10억 원은 2020. 10. 14.까지 상환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상환계획서를(2020형제36935호 증거기록 제50쪽) 각 피해자에게 작성하여 주었다.
이 사건 범행 당시 법무사 사무소의 사무장으로서 피해자를 위하여 피해자가 70억 원을 E에 대여하는 데 필요한 제반 업무를 담당하였던 L는 피고인 B에게 2020. 8. 26.에는 ‘내일은 제가 지방 출장이라 돈 찾으러 못 옵니다. 이 회장님<2>에게는 말씀드렸습니다.’, ‘내일 돈 찾을 때 B 대표님이 업무처리 부탁’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다음날인 2020. 8. 27.에는 ‘다 모였나요? 걱정돼서‘, ’잘 처리 부탁‘이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피고인 B은 ’출금하셨는지?‘라는 L의 문자에 대해 ’인터넷으로 빼갔어요. 경찰서에 회장님 계시고 전 회사로 가고 있습니다.‘라는 답문을 보냈다(2020형제36935호 증거기록 제2506 내지 2508쪽).
피고인 A은 ’금전 소비대차계약서의 변제기한을 공란으로 두고 피해자측에 교부한 것인데 피해자가 변제기를 임의로 기재하였다.‘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 A은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금전 소비대차계약서의 변제기한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공란인 사실을 모르고 서명하였다.‘라고 진술하다가 ’공란인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진술을 변경하였을 뿐만 아니라(증인 A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4, 6쪽), 회사의 대표이사가 차용금액이 70억 원인 금전 소비대차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그 변제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경험칙상 매우 이례적이어서 그대로 신빙할 수 없다.
피해자는 유상증자와 관련하여 2020. 8. 26. 개설된 E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1 생략), 이하 ’이 사건 계좌‘라고 한다) 관련 통장, 대표이사 도장, 신분증을 보관하였고, 위 계좌의 비밀번호 또한 피해자가 L를 통해 지정한 것이며, 피고인들은 2020. 8. 27. 기업은행 무역센터점에서 피해자를 만났는바, 피고인들 주장과 같이 차용금의 변제기가 1년이었다면 굳이 위와 같이 새로운 통장을 만들고, 통장과 도장을 피해자에게 보관시킬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통상적으로 회사에 돈을 빌려 주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하여 회사 명의 신규계좌를 개설해서 사채업자에게 건네 주고, 사채업자는 그 신규 계좌로 빌려준 돈을 반환 받는다. 주금 납입 후 별단계좌에서 2020. 8. 27. 이체될 70억 원의 반환을 담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계좌를 새로이 신설하였다.‘라는 피해자의 주장(2020형제36935호 증거기록 제99쪽)이 보다 합리적이다.
L는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금전소비대차계약서는 피고인 A측이 작성하여 온 서류이다.’, ‘피고인 A이 채무자 E, 채무 원금 70억 원, 변제기한 2020. 8. 27. 일시상환, 위임인 E 대표이사 A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위임장(2020형제36935호 증거기록 제2504쪽)을 작성하였다.‘, ’피해자는 2020. 8. 27. 자금을 인출하는 조건으로 2020. 8. 26. 70억 원을 지급하였다.’, ‘2020. 8. 26. 피고인 A에게 내일 70억 원 돌려주러 은행에 나와야 된다고 하니 피고인 A이 “예, 알겠습니다. 내일 또 나와야 돼요?”라고도 이야기했다.’라고 진술하였다(증인 L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3 내지 5, 20쪽).
이 사건 당시 기업은행에서 주금 납입을 담당한 N은 수사기관과의 전화통화에서 ‘E 관계자가 아닌 제3자가 수표발행을 요청하였는데, 다른 분이 오셔서 저에게 지급정지 해달라고 이야기하였다. 그 전날에도 계좌를 새로 만들어서 이 계좌로 입금하겠다고 이야기 했고, 수표로 얼마씩 나눠서 출금해달라고 했는데, 이미 돈이 빠져나갔었다.’라고 진술하였다(2020형제36935호 증거기록 제2258, 2259쪽).
자금 인출 관련
피고인 A은 수사기관에서 ‘피해자에게 70억 원을 상환하지 않고 다른 계좌로 이체한 것은 회사에서 쓰기 편한 계좌로 이체를 했던 부분도 있고, 피해자가 주금을 납입할 당시에는 추가로 이자 5억 원을 달라고 했다가 이 날은 추가 이자 5억 원이 아닌 1년치 이자를 달라고 하다보니 70억 원을 다른 계좌로 이체해놓지 않으면 피해자가 저희 통장과 도장으로 돈을 빼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체를 한 부분도 있다.’, ‘피해자가 통장, 도장, 신분증을 가지고 있어 돈을 빼내어 갈 수도 있기에 피해자가 이 사건 계좌의 인터넷 뱅킹을 막았음에도 다음날 직원들에게 지시해서 인터넷 뱅킹을 연결하여 돈을 인출했다. 피해자가 만약 먼저 돈을 빼 가면 회사로서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제가 지시하여 돈을 빼놓으라고 했다. 인터넷 뱅킹을 신청하라고 하면서 돈이 입금되는지 실시간으로 계속 확인하라고 했다.’라고 진술하였다(2020형 제36935호 증거기록 제1141, 1142, 2908쪽).
E의 재경팀 팀장으로서 이 사건 관련 주금납입 업무를 처리하였던 O은 ‘2020. 8.경 70억 원의 유상증자 주금납입 업무를 처리할 당시 피고인 A과 업무를 처리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전에도 유상증자 관련하여 몇 차례 업무를 처리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투자자의 요청이 있다고 하여 계좌를 새로 계설한 것 외에는 특별히 업무처리 방식이 달랐던 기억은 없다.’, ‘주금을 입금하면 다음날 출금할 수 있는데, 다음날 여직원을 통해 사무실에서 평소대로 인터넷 뱅킹으로 이체 작업을 진행했다.’라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고, 수사기관과의 통화에서는 ‘이 사건 계좌는 대표이사가 지시해서 했다. 대표이사가 투자자와 이야기한 것이라고 들었다.’, ‘인출 지시는 대표이사가 지시를 해서 사무실에서 했겠죠.’라고 진술하였다(2020형제36935호 증거기록 제2230, 2234쪽).
피고인들의 공모 관련
피고인 A은 2020. 10. 28. 피고인 B에게 ‘B 사장. 우리가 B 사장을 믿고 증자를 계획했는데 아무런 대책도 주지 않고 소식도 없으면 우리한테 I 회장을 어떻게 하라는 것입니까. 우리가 증자를 납입 받고 계획했던 것은 B 사장이 적어도 여러 가지를 막아준다고 해서 계획한 것인데 지금 우리한테 도움은 전혀 주지 않고 우리는 I 회장에게 당하고 있는데 먼발치에서 구경만 하고 있으면 되겠습니까.’, ‘I 회장 약점을 많이 알고 있으니 앞에서 처리한다고 해서 우리는 그 말만 믿고 증자를 한 것인데 아무런 대책도 세워주지 않고 연락도 없으면 우리한테 죽으라는 겁니까.’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2020형제36935호 증거기록 제2813 내지 2815쪽). 이에 대하여 피고인 A은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망 F가 작성한 문자를 피고인 B에게 그대로 전달한 것이라고 진술하였으나, 문자메시지 중 “I 회장은 강남경찰서 갈 때 내 차를 타고 갔는데 어떻게 서류를 빼간다는 말입니까”라는 내용이 있는 점(2020형제36935호 증거기록 제2814쪽) 등에 비추어 위 문자는 피고인 A이 직접 작성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계좌 개설당시 그 비밀번호는 피해자와 L만 알고 있었는데(증인 L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7쪽, 2020형제36935호 증거기록 제454쪽), L가 2020. 8. 27. 지방출장을 가게 되자 2020. 8. 26. 피고인 B에게 “낼 돈 찾을 때 B 대표님이 업무 처리 부탁~~”, “돈 가지고 안으로 오셔요.”, “P 저장해 두셔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피고인 B에게 이 사건 계좌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었다(2020형제36935호 증거기록 제2643쪽).
이 사건 계좌에 대한 인터넷뱅킹 추가신청은 2020. 8. 27. 이루어졌고, 인터넷뱅킹을 통해 입출금하기 위해서는 계좌의 비밀번호가 반드시 필요하다(2020형제36935호 증거기록 제1161쪽). 또한 최초계좌 개설시 등록한 비밀번호는 암호화 되어 있어서 은행 직원도 알 수가 없고, 시스템 상에서도 조회되지 않기 때문에 분실된 비밀번호를 알려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신분 확인을 통해 비밀번호를 변경할 수밖에 없는데(2020형제36935호 증거기록 제1560쪽), 이 사건 계좌의 비밀번호는 이 사건 범행 이후인 2020. 8. 31.에서야 변경되었다(2020형제36935호 증거기록 제1048쪽).
제2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서 사업 경영 담당자란 사업 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 주로부터 사업 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한다. 근로기준법이 그 법의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 경영 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는 노동현장에서 근로기준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있는 만큼, 사업 경영 담당자란 사업 경영 일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부담하는 자로서 관계 법규에 의하여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면 원칙적으로 이에 해당하고, 반드시 현실적으로 그러한 권한을 행사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도7256 판결 등 참조). 상법 제389조 제1항, 제3항, 제209조는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회사를 대표하고, 회사의 영업에 관하여 재판상 또는 재판 외의 모든 행위를 할 권한이 있음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경우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고 보아야 하고, 실질적인 사주의 지시에 따라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퇴직금 등의 지급업무에서 배제되었다고 하더라도 사업주인 위 회사로부터 부여받은 임금, 퇴직금 등의 지급에 관한 권한이나 책임이 소멸되었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그러한 대표이사라도 금품청산의무위반에 따른 형사책임을 지는 사용자에 해당한다(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도813 판결 참조).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명목상으로만 대표이사로 등기하여 두고 실질적으로 아무런 업무를 진행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사용자’로서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인 A, C과 변호인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 A은 수사기관에서 ‘망 F는 2020. 4. 경부터 건강히 급격하게 안좋아지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이다.’라고 진술하였다(2020형제36935호 증거기록 제1130쪽).
피고인 A은 E을 대표하여 금전 소비대차계약서 등을 작성하고 위 가.항에서와 같이 유상증자 업무를 지시하는 등 E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처리하여 왔다.
피고인들은 근로자들이 개최한 2020. 11. 7. 직원간담회에 대표이사 내지는 부회장으로서 참석하였다(증인 A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17쪽, 2021형제7088호 증거기록 제13쪽).
피고인 A은 ‘피고인 C은 일단 대표이사가 됐기 때문에 전반적인 업무 부분도 담당하고, 본인이 직접 관여한 부분들은 계속 업무를 봤다.’, ‘피고인 C이 단독대표이사 기간일 때 저도 이전과 같이 보고를 받고 협의를 요청하기는 하였으나, 최종 결제는 피고인 C이 했다.’, ‘결재 권한에 따라 피고인 C이 직접할 수 있는 것은 직접 하였고, 자금이 크게 들어가는 사업에는 저나 망 F, 대표이사, 담당임원들이 이사회를 열어 결정하고 결재는 대표이사가 했다.’라고 진술하였다(증인 A에 대한 증인신문 녹취서 제13쪽, 2021형제7088호 증거기록 제10쪽).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피고인 A: 징역 5년∼45년
피고인 B: 징역 5년∼30년
피고인 C: 징역 1월∼4년 6월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피고인 A, C의 경우 일부 범죄가 상상적 경합범 관계에 있어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피고인 B
[유형의 결정]
횡령·배임범죄 > 01. 횡령·배임 > [제4유형] 50억 원 이상, 300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임무위반 정도가 경미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2년6월∼5년
[처단형에 따라 수정된 권고형의 범위]
징역 5년(양형기준에서 권고하는 형량범위의 하한이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과 불일치하는 경우이므로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에 따름)
[일반양형인자] 없음
[집행유예 참작사유] 없음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 A: 징역 5년
피고인 B: 징역 3년
피고인 C: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아래와 같은 정상들과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불리한 정상: 피고인 A, B이 횡령한 액수가 상당하다. 그럼에도 피고인 A, B은 범행을 적극적으로 부인하면서 피해 회복을 위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 피고인 A, C이 체불한 임금 등, 퇴직금의 액수도 다액이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 A은 2020년 외국환거래법위반죄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은 외에, 피고인 C은 2011년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로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은 외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 근로자들에게 체불된 임금 등과 퇴직금이 모두 지급되었다.
공소기각부분(피고인 A, C)
공소사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19. 3. 4.경부터 2020. 10. 31.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CNC개발업무를 담당하다 퇴직한 근로자 Q의 2020. 10. 임금 2,165,385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 일람표 1 순번 3, 4, 6 내지 11, 13 기재와 같이 근로자 9명의 임금 등 합계 20,748,920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19. 3. 4.경부터 2020. 10. 31.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CNC개발업무를 담당하다 퇴직한 근로자 Q의 퇴직금 3,175,87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 일람표 1 순번 3, 4, 6 내지 11, 13 기재와 같이 근로자 9명의 퇴직금 합계 88,113,934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위 공소사실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이는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단서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죄이다.
기록에 의하면, 별지 범죄 일람표 1 순번 6, 7, 9 내지 11, 13 기재 6명의 각 근로자들은 경찰 조사 당시 수사기관에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고, 별지 범죄 일람표 1 순번 3, 4, 8 기재 3명의 각 근로자들은 이 사건 공소제기 이후 이 법원에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를 철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 제6호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한다<3>.
판사 엄철(재판장) 서민아 김지영
각주1) 공소장 기재 적용법조에 따르면 검사는 업무상횡령이 아닌 횡령으로 기소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공소장 변경절차 없이 범죄사실을 일부 정정한다.
각주2) 피해자를 지칭한다.
각주3) 한편, 일부 근로자는 수사기관에 ‘체불임금 지급시 처벌을 원치 않는다.’라는 의사를 표시한 바 있으나,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피해자의 조건부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인정하게 되면 조건의 성취 여부에 따라 법원의 심리와 재판이 크게 영향을 받아 형사소송절차가 불안정해지는 결과가 발생하므로 조건부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는 허용되지 않고, 근로자들이 수사기관에서 ‘돈 받으면 처벌을 원치 않는다.’라고 한 진술의 의미는 임금을 지급받는 것을 조건으로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것으로서 임금을 지급받는 것을 처벌불원의 성립요건으로 하고 있으므로, 근로자들의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는 확정적인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166 판결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