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망 L 및 원고들 중 망 L의 소송수계인들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하 통칭하여 ‘원고들’이라 한다)은 피고가 설립․경영하는 국립대학교인 AZ대학교, BA대학교<1>, BB대학교 및 BC대학교(이하 통칭하여 ‘이 사건 각 대학교’라 한다)에서 별지 ‘원고별 청구금액 산정내역’표(이하 ‘별지 표’라 한다)의 ‘최초 임용일’란 기재 각 일시부터 시간강사로 위촉되어 근무하다가 2019. 8. 31. 퇴직하였다(이하 ‘이 사건 퇴직’이라 한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퇴직 당시의 각 시간강사 위촉 계약서 내지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각 계약서’라 한다)에서는 원고들의 주당 강의시간을 별지 표의 ‘퇴직 당시 강의시간’란 기재와 같이 15시간 미만으로 정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갑 제5호증, 갑 제13 내지 18호증, 을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 주장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가 설립․경영하는 이 사건 각 대학교에서 강의시간에 더하여 강의 준비시간 등으로 강의시간의 2배 이상을 추가로 근무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은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사용자인 피고는 이 사건 각 대학교에서 퇴직한 원고들에게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평균임금, 즉 별지 표의 ‘청구금액’란 기재 각 금원을 퇴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들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설령 원고들 주장대로 각 강의시간의 3배만큼의 소정근로시간이 인정되어 피고의 퇴직금 지급의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① 원고들 중 강의시간이 5시간 미만인 학기에 대하여는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에서 제외되어야 하고, ② 1차례 이상 근로의 계속이 단절된 경우 이 사건 소제기일인 2021. 7. 2.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되는 시점인 2018. 7. 1. 이전에 발생한 퇴직금 지급청구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한편, 원고들 중 그 지위만 시간강사에서 강사로 바뀌어 현재까지 계속 이 사건 각 대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들은 퇴직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는 이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관련 법령
■ 고등교육법
간은 매학년도 30주를 기준으로 매주 9시간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학교의 장이 필요
판단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단서에 규정된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산정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지 여부에 따라 결정하여야 할 것인데(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3도5169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조항 단서에서의 소정근로시간은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각 계약서상의 강의시간만이 이에 해당된다고 봄이 타당하고, 따라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퇴직 당시 이 사건 각 계약서에서 정한 원고들의 주당 강의시간이 15시간 미만인 이상, 원고들은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소정근로시간이란 근로기준법 제50조, 제69조 본문 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139조 제1항에 따른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한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그런데 원고들과 피고는 이 사건 각 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당 강의시간만을 정하였을 뿐이고, 그와 별도의 근로시간을 정하였거나 별도의 시간을 근로시간에 포함시킬 것을 예정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강의를 수행함에 있어 강의를 준비하고 수강생성적평가 등 학사행정업무 등을 처리할 시간이 통상적으로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이를 당사자들 사이에서 협의 하에 일정시간으로 정하여 강의시간과는 별도의 근로시간으로 추가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고, 그러한 합의를 관련 법령에서 금지하고 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들과 피고가 이 사건 각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이러한 점에 관하여 어떠한 약정도 하지 않았다면, 원고들과 피고는 주당 강의시간만을 근로기준법상의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옳다.
이 사건 각 계약에 반영된 원고들과 피고의 의사는,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위탁받은 강의를 주당 강의시간만큼 수행하고, 피고는 이에 대한 대가로 원고들에게 그 강의시간만큼의 강의료를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소정근로시간은 근로자의 주된 근로제공의무의 양을 정한 것으로서 근로관계의 핵심내용에 해당하고, 이에 따라 퇴직금을 비롯한 연차휴가 및 주휴수당 청구권의 존부가 결정되는 등 근로관계의 내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최저임금법 제5조와 제5조의2,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에 의하면 일급, 주급, 월급제 등의 경우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고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등, 소정근로시간은 범죄구성요건으로도 기능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소정근로시간은 근로계약 체결 당시 객관적 기준에 의하여 명확히 특정됨으로써 사용자가 이에 따라 자신이 부담하게 되는 임금 지급의무의 대상 및 범위 등을 예견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지, 근로계약 체결 이후 당사자 일방의 주장이나 명확하지 않은 기준을 근거로 하여 이를 추단하여도 되는 개념이 아님은 분명하다.
소정근로시간은 위와 같이 사용자에게 임금 지급의무 등을 부과하는 요건임과 동시에 근로자에게 근로제공의무의 양을 정하는 요건이라는 측면에서도 이는 근로계약 체결 당시 명확하게 특정되어야 한다.
만약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소정근로시간이 사후에 당사자의 주장․증명에 따라 언제든지 변경 가능하다면, 사용자로서도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근로시간 이외의 시간도 근로자들이 근로를 제공하여야 하는 소정근로시간인데 그 시간에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약정된 임금의 지급을 거부하거나 근로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 등 징계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이는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중 가장 중요한 요소인 근로시간 자체를 불명확하게 만드는 것이어서, 당사자들의 의사와는 별개로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을 근로계약 체결 당시 명확히 규정함으로써 근로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근로기준법의 입법취지 및 강행법규성에 부합하지 않는 해석이다(원고들의 주장을 이 사건에 적용하여 보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약정된 강의시간의 2배에 해당하는 시간에 대하여 그 장소를 지정하여 강의준비 및 학사행정업무 등의 처리를 명할 수 있고, 이를 어길 경우 강의료 지급을 거부하거나 시간강사 위촉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것인데, 원고들의 계약상 지위에 비추어 보면 수긍할 수 없는 해석이다).
소정근로시간은 ‘실제 근로시간’과 반드시 일치하여야 하는 개념이 아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역시 퇴직금 지급을 비롯한 퇴직급여제도의 설정 대상을 ‘1주 동안의 실제 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근로자’가 아니라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근로자’로 규정하고 있다. 즉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퇴직금 지급대상을 일정한 수준 이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로 한정하면서도, 그 기준을 일정한 수준 이상의 근로를 실제로 제공한 근로자가 아니라 ‘당사자들 사이에 일정한 수준 이상의 근로를 제공하기로 약정한 근로자’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정한 강의시간의 두 배에 달하는 시간 만큼 근로를 추가 제공하였으므로 이를 소정근로시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그 시간에 해당하는 강의료의 지급은 구하고 있지 않고 있고, 이 사건 소 제기 이전에 피고에게 위와 같은 강의료의 지급을 구하거나 그 시간이 소정근로시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여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차휴가수당 내지 주휴수당의 지급을 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이는 원고들 스스로도 시간강사 위촉계약에서 정한 ‘강의시간에 제공하는 근로’와 원고들이 주장하는 ‘강의 준비시간 등에 제공하는 근로’가 그 질적․양적인 측면에서 동일하지 않거나, 사실상 ‘강의 준비시간 등에 제공하는 근로’가 이미 ‘강의시간에 제공하는 근로’(정확히는 ‘강의시간에 제공하는 근로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강의료‘)에 반영되어 있음을, 즉 위와 같은 시간이 소정근로시간에 해당하지 않음을 인식하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사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서 그 시간에 대한 임금의 지급도 예정하고 있지 않은 ’강의 준비시간 등‘을 사후에 ’당사자들 사이에서 정한 근로시간‘에 포함시키는 것은 근로계약 체결 당시 합치되었던 당사자들의 의사에도 반하는 해석이다.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사용자의 우월적 지위로 인하여 소정근로시간이 실제와는 달리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정하여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러나 이는 근로자가 사후에 ‘소정근로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상당한 지휘․명령 아래 사용자를 위하여 약정된 근로를 제공하였음을 주장․증명함’으로써 그 추가 근로시간에 대한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 해결할 문제이지 이미 당사자들 사이에 정하여진 ‘소정근로시간 자체를 사후적으로 실제 근로시간과 일치하도록 변경’하는 방법으로 해결할 것은 아니다.
설령, 원고들의 주장과 같이 비전업 시간강사의 경우 일반 근로자와는 달리 소정근로시간을 근로계약에서 정한 강의시간뿐만 아니라 강의를 준비하고 수강생의 성적평가 및 기타 강의와 관련된 학사행정업무 등에 걸리는 시간도 포함하여 평가하여야 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강의준비 및 학사행정업무 등을 위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에 포함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원고들은 자신들이 강의준비 및 학사행정업무 등을 위하여 별도로 근무한 시간을 입증할 만한 아무런 증거도 제출하고 있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도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 이 사건 퇴직 당시 원고들의 강의시간은 모두 주당 9시간 이하이다. 그런데 아래 ㉡항부터 ㉣항 기재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이 강의한 학기 동안 강의준비 및 학사행정업무 등을 위하여 근로한 시간이 주당 6시간 이상을 초과한다고 볼 수 없다.
㉡ 원고들은 동일하거나 유사한 강좌를 여러 차례 반복하여 강의하여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원고 H의 경우 AZ대학교에서 2007년도 1학기부터 강의를 시작하여 계속근로기간 중 2014년 1학기 ’프로젝트관리‘를 제외하고는 약 12년 6개월 동안, ’컴퓨터 프로그래밍‘ 36차례, ’컴퓨터프로그래밍실습‘ 34차례, ’컴퓨터와 멀티미디어‘ 6차례, ’컴퓨터와 인터넷‘ 및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각 1차례와 같이 동일․유사 강좌를 반복하여 강의하였다. 원고 F의 경우 같은 대학교에서 2012년도 2학기부터 약 7년 동안 ’비판적사고‘ 및 ’컴퓨터과학교육 논리 및 논술‘만을 반복하여 강의하였다. 가장 다양한 종류의 강좌를 강의하였던 원고 A의 경우에도 AZ대학교에서 2018년 1학기 동안 ’영화의 이해‘를 강의한 바 있는데, 위 강좌는 2012년 2학기부터 8차례 강의한 경험이 있었고, 위 원고가 구하는 계속근로기간 동안 5차례 ’프랑스문화와 언어의 이해‘를, 7차례 ’광고이미지 읽기‘를 강의한 경험이 있었다. 그 외의 다른 원고들도 동일하거나 유사한 강좌를 여러 차례 반복하여 강의하여왔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고들은 각 강좌의 강의, 시험 출제 및 채점 등에 관하여 상당한 정도로 숙련되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강의준비 및 학사행정업무 등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 원고들이 담당하였던 강의들은 대부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기간에 수업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그 기간 동안에는 강의를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 원고들은 위 기간을 이용하여 학사행정업무 등을 수행하였을 것으로 보여 이를 별도의 시간으로 산정할 필요가 없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그 기간 동안 강의 자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점은 강의준비 등 시간을 산정함에 있어 반영되어야 한다.
㉣ 시간강사로 위촉되어 근무한 원고들과는 달리 전임교원의 경우 학기 중은 물론 방학기간까지 학문연구, 학사행정업무 및 학생지도 등을 하여야 한다. 그러나 원고들은 강의를 담당한 학기 중에 해당 강의와 직접 관련된 학사행정업무 등만을 담당하였을 뿐이고, 강의를 담당하지 않은 기간 중에는 별도의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들 중 일부가 주당 9시간을 강의하였다는 점만으로는 원고들의 실제 근로시간이 전임교원의 실제 근로시간과 같다고 평가할 수 없다.
결국,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각 계약서에서 정한 강의시간에 강의 준비시간 등을 더하면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임을 전제로 하여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피고의 위 주장 중 가)항 주장이 받아들여진 이상, 나머지 나), 다)항 각 주장에 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치훈(재판장) 엄현재 양희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