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 따라 국민의 주거생활 향상과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목적으로 종전의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를 해산ㆍ통합한 후 각 권리ㆍ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는 방식으로 2009. 10. 1. 설립된 공법인이고, 원고들은 1980.경 한국토지공사 또는 대한주택공사에 입사하여 2019. 12. 31. 퇴직한 자들로서, 퇴직 당시 원고 C, I, K, M은 각 6급 일반직원, 원고 H, R은 각 4급 일반직원, 나머지 원고들은 각 3급 일반직원이었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된 것, 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각 정하고 있고, 위 각 규정은 같은 법 부칙 제1호에 의하여 2016. 1. 1.부터 시행되었다.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 시행에 앞서 피고는 2015. 8. 28. 정년을 기존 59세에서 60세로 연장하는 내용으로 피고 인사규정을 개정하였고, 같은 날 임금피크제 운영 시행세칙(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세칙’이라 하고, 이를 통하여 시행된 임금피크제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을 전부 개정<1>하였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세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위와 같이 2015. 8. 28. 개정된 피고 인사규정 및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세칙이 2016. 1. 1. 시행됨에 따라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연령에 도달한 2017.경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세칙에서 정한 비율만큼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았고, 퇴직금도 이를 기준으로 지급받았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동의서 제출
피고는 피고 근로자들 중 과반수를 조합원으로 하는 노동조합이 없고, 다만 3급 이하 근로자들로 구성된 2개의 노동조합(S노동조합 및 T노동조합, 이하 위 두 노동조합을 통칭하는 경우 ‘피고 노동조합’이라 한다)이 있는데, 피고 노동조합은 2015. 8. 27. 피고에게 “피고 노동조합 각 위원장은 S노동조합 단체협약 제4조, T노동조합 단체협약 제6조 제1항 및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의거, 각 노동조합과 동의권을 위임한 각 조합원들을 대표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관련 사규 변경에 동의함.”이라는 내용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사규 변경 동의서’를 작성․제출하였다. 당시 피고 노동조합에 동의권을 위임한 조합원은 총 3,872명(= S노동조합 조합원 2,415명 + T노동조합 조합원 1,457명)이었다.
이에 더하여 직급이 2급 이상인 비노조원 847명도 피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세칙 개정에 대한 동의서를 개별적으로 제출함으로써 결국 과반수 이상의 피고 근로자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세칙 개정에 동의하였다.
관련 규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갑 제9호증, 을 제1 내지 8호증, 을 제24 내지 26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연령 상승에 따른 임금삭감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세칙의 개정은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해당하는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피고로서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 의하여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때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는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회의방식에 의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와 같은 방식을 취하지 않았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라고 하더라도 임금상 불이익이 과도하게 큰 반면, 그에 대한 적절한 보상ㆍ대상조치가 결여되어 있으므로, 이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 대우한 것이 지나지 않아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의 위반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감액한 급여 중 시효로 소멸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급여와 퇴직금을 합한 청구취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의 절차적 요건 충족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취업규칙의 작성ㆍ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ㆍ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이므로, 그 동의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때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따른 과반수 동의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그 회의방식은 반드시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전 근로자가 일시에 한자리에 집합하여 회의를 개최하는 방식만이 아니라 한사업 또는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 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상호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의견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고 할 것인데, 이때 사용자 측의 개입ㆍ간섭이라 함은 사용자 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 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 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11. 14. 선고 2001다1832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7호증, 을 제23 내지 26호증, 을 제3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세칙 개정에 대하여 피고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회의방식에 의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세칙 개정 내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는 2015. 6. 25.부터 2015. 7. 1.까지 23개 광역ㆍ지역ㆍ사업본부를 순회하면서 총인건비 초과 해결, 임금피크제 개선, 인사운영 등 경영현안 극복방안에 대한 의견 공유 및 수렴을 통하여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설명회(이하 ‘이 사건 설명회’라 한다)를 개최하였는데, 이 사건 설명회는 피고가 발표자료(을 제23호증의2 참조)를 발표한 후 이 사건 설명회에 참석한 피고 근로자들로부터 질의를 받고 이에 응답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위 발표자료에는 인력의 선순환구조 확립을 위하여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별도직군 확보를 통한 신규 인력의 채용 추진, 인사운영 혁신을 위하여 정부정책 반영ㆍ직원 의견 수렴을 통한 임금피크제 최적안 마련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 관련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는바,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근로자들은 이 사건 설명회를 통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구체적인 내용까지는 알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신규 인력의 채용 및 인건비 절감을 위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려 한다는 점은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설명회 전부터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근로자들은 누구라도 접속가능한 피고 내부망에 ‘경영현안 대화마당’이라는 포털 게시판을 운영하였다. 그 게시판은 ‘경영현안 공유방’, ‘아이디어방’, ‘묻고 답하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경영현안 공유방’에는 경영현안의 원인 및 배경, 이에 대한 극복대책 방안 등에 관한 안내자료가 게시되어 있었고, ‘아이디어방’은 피고 근로자들이 경영현안 해소대책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게시하는 익명 게시판으로, ‘묻고 답하기’는 궁금한 점을 질의하고 소관부서가 이에 답변하는 익명 게시판으로 각 운영되었다.
피고 근로자들은 위 ‘묻고 답하기’ 게시판을 통하여 ‘임금피크제를 통한 별도직군 인정효과 및 선도기관 인센티브는?’, ‘직원들 희생만 강요하는 임금피크제를 꼭 도입해야만 하는지?’, ‘임금피크제를 통한 신규채용을 해야하는지?’, ‘올해만 반납하면 앞으로 인건비 문제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는 것인지?’ 등을 질의하였고, 이러한 질의응답사항을 토대로 피고는 ‘경영현안 극복대책 기본방향 Q&A’라는 명칭의 문서를 작성하여 이 사건 설명회에 참석한 피고 근로자들에게 배포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피고는 2015. 7.경부터 피고 내부망과 현장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설명과 안내, 피고 근로자들의 의견 수렴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2015. 8. 12. 피고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설명자료(갑 제4호증, LH新임금피크제도 설명자료 참조)를 배포하였다. 위 설명자료에는 특정 연령의 도달에 따른 임금지급률, 임금피크대상자 누계, 임금피크제로 인한 직위승진 결원, 인건비 절감액 및 신규 인력의 채용규모에 대한 임금피크제설계안(2급 이상 상위직과 3급 이하 하위직에 대하여 균등적용하는 A안, 차등적용하는 B안)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었고, 위 설계안에 대한 설명과 분석도 함께 포함되어 있었다(최종적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세칙은 상하위직 차등적용안을 기초로 하되, 그 임금지급률은 위 설계안보다 피고 3 ~ 6급 일반직 및 별정직 근로자들에게 유리하게 수정되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세칙 개정 당시 피고 근로자 수는 총 6,454명<2>으로서, 2급 이상 근로자가 1,377명, 3급 이하 근로자가 5,077명이었고, 3급 이하 근로자들로 구성된 피고 노동조합 중 S노동조합 소속 근로자는 2,950명, T노동조합 소속 근로자는 1,884명이었다. S노동조합은 2015. 8. 20. 긴급지부장 회의 및 긴급대의원 회의를, T노동조합은 2015. 8. 19. 전국지부장 회의를, 2015. 8. 25. 전국대의원 회의를 각 개최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세칙 개정에 관하여 논의하였는바, 피고 근로자들 중 78.6%(= 5,077명 ÷ 6,454명 × 100, 소수점 둘째 자리이하 버림, 이하 같다)를 차지하는 3급 이하 근로자들의 대부분, 즉 95.2%[= (2,950명 + 1,884명) ÷ 5,077명 × 100]가 피고 노동조합에 소속되어 있어 소속 노동조합의 위 대의원 회의나 지부장 회의를 통하여 충분한 의견개진이 가능하였다. 한편, 2급 이상 근로자들은 부서별로 회의를 열어 찬반 의견을 취합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세칙 개정에 대한 동의절차를 진행하였다.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근로자들이 위 각 과정을 통하여 찬반 의견을 개진함에 있어서 피고가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거나 부당한 지배 및 간섭을 하였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자료가 없다.
피고 노동조합은 위 각 대의원 회의나 지부장 회의를 거쳐 2015. 8. 20.부터 2015. 8. 27.까지 조합원들이 각 노조위원장에게 위임장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피고 노동조합에 속하지 않는 2급 이상의 근로자들은 피고에게 개별적으로 동의서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각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세칙 개정에 관한 찬반 의견을 밝혔고, 그 결과 전체 피고 근로자들 중 73.1%[= 4,719명(3급 이하 근로자들 중 피고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위임장을 제출한 조합원 3,872명 + 2급 이상 근로자들 중 동의서를 제출한 근로자 847명) ÷ 6,454명 × 100]가 이에 동의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고령자고용법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구 고령자고용법(2020. 5. 26. 법률 제173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4조의4,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구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취지를 고려하면,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은 법리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관한 것이나,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인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효력을 판단함에 있어서도 그 기준이 될 수 있다.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6호증, 을 제17호증, 을 제29호증, 을 제3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로 임금지급에 있어 연령상의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내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세칙 개정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를 위반하여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관련 법령의 개정
고령자고용법은 제19조에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제19조의2를 신설하여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다. 이는 정년 연장의 법적 의무화를 계획할 당시부터 근로자의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나아가,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고(고용보험법 제23조<3>,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4> 등 참조),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일부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5>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그 일정 연령 도달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었고, 특히 고용보험법령은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하여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목적의 타당성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정년을 59세에서 60세로 연장함과 아울러 3급 이하의 일반직, 별정직 근로자들의 경우 58세부터 정년인 60세까지 특정 연령의 도달에 따라 급여를 순차적으로 감액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능력과 의지가 있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가능성 내지 고용안정성을 높이는 한편, 정년 연장에 따라 사용자인 피고가 부담하게 될 막대한 규모의 추가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피고로 하여금 풍부한 경험과 숙련도를 갖춘 기존 인력을 경제적인 인건비로 고용할 수 있도록 하며, 정년 연장으로 인하여 줄어들게 되는 퇴직자 수만큼 별도로 신규 인력의 채용목표를 설정하여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그 도입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원고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및 대상 조치의 적정성
㉠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에 대응하기 위하여 도입ㆍ시행된 조치로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가지므로,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①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임금이 감소한 해당 근로자에게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가 적용되는 날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해당 근로자의 고용기간이 2018년 12월 31일 전에 종료되는 경우는 그 고용기간 동안 지급한다.
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세칙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동안 동일한 임금인상률이 적용되도록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임금피크 당시의 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의 중간정산이 가능하도록 하여 피고 근로자들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있고, 임금지급률 유형을 두 가지로 세분화하여 피고 근로자들이 특정 연령에 도달할 당시 각자의 사정에 따라 임금지급률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 피고는 2019. 8. 14. 노사합의에 따라 2019. 9. 2.부터 이 사건 임금피크제대상 근로자(1․2급으로서 57세에 도달하는 자, 3급 이하로서 58세에 도달하는 자)에 대하여 주 9시간의 근로시간 단축제도를 시행하였고(을 제16호증 참조), 이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은 주 31시간의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개인별 근무시간을 설계하여 근무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단축근로 대상자의 경우에도 3급 이하 근로자들은 월 5시간 한도 내에서 시간외 근무를 할 수 있었고, 근로시간 단축 전 임금보다 줄어든 임금의 50%를 2년 간 최대 1,080만 원을 한도로 지원받을 수도 있었다.
㉢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정년이 연장된 기간 동안 근로자들이 근로기회를 추가로 제공받는 이익은 그 기간 동안 종전의 임금에서 일부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는 불이익에 비하여 결코 적지 않고, 오히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장된 정년 1년을 포함하여 58세에서 60세까지 3년 동안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연도의 기본연봉을 기준으로 3 ~ 5급 일반직ㆍ별정직 근로자는 합계 220%(A형 : 80% + 70% + 70%, B형 : 90% + 80% + 50%)를, 6급 일반직 근로자는 합계 230%(A형 : 80% + 80% + 70%, B형 : 90% +80%+ 60%)를 각 지급받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바,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이전 지급받았을 임금 합계, 즉 200%(= 58세 100% + 59세 100%)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는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 정년 연장과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 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므로,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에 관한 명시적인 저감조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
기회재정부는 2015. 5. 7.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권고안을 모든 공공기관에 시달하였는데, 정년 연장으로 줄어드는 퇴직자 수(퇴직이연자)만큼 별도 정원으로 신규인력의 채용목표를 설정하도록 권고하였고, 고령 근로자에 대한 정년 연장 또는 보장으로 발생하는 인건비 증가액과 임금피크제와 관련하여 신규 채용한 인력의 인건비가 원칙적으로 총 인건비 인상률 내에 포함되도록 임금피크제를 설계하도록 권고하였는바, 피고는 위 권고를 이행하고자 노력하였고(갑 제4호증 참조), 특히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초기인 2015. 11. 19.경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별도직군으로 2016년 하반기에 115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공고하기도 하였다(을 제29호증의1 참조). 나아가,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피고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퇴직 이후 안정적 정착을 돕고, 새로운 진로탐색, 재취업ㆍ창업 등 노후를 능동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개인별 외부 전문교육을 지원하였을 뿐만 아니라(을 제17호증, LH나침반 프로그램 참조), 24주 교육기간 내 자율적으로 계획한 각종 교육과정에 참여하면 개인별로 200만 원의 범위 내에서 교육비를 지원하기까지 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치훈(재판장) 엄현재 양희정
각주1) 피고는 2009. 10. 1. 설립 후 1ㆍ2급 직원을 전문직원으로 전환하고 일정 연령에 도달하는 시점부터 정년까지 일정 비율로 그 임금을 삭감하는 내용의 ‘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을 제정ㆍ시행하여 왔는데, 2015. 8. 28.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위 ‘전문직원 관리 시행세칙’을 ‘임금피크제 운영 시행세칙’으로 통합하여 전부 개정하였다.
각주2)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 수에 업무직원 2,168명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세칙 제4조 제1항, 직제규정 제5조 제1항에 의하면, 위 업무직원들에 대해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위 업무직원들을 제외한 피고 근로자 6,454명만을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세칙 개정의 동의 주체로 파악함이 타당하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각주3) 제23조(고령자등 고용촉진의 지원) 고용노동부장관은 고령자 등 노동시장의 통상적인 조건에서는 취업이 특히 곤란한 사람(이하 “고령자 등”이라 한다)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고령자 등을 새로 고용하거나 이들의 고용안정에 필요한 조치를 하는 사업주 또는 사업주가 실시하는 고용안정 조치에 해당된 근로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
각주4) 제28조(임금피크제 지원금)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이하 이 조에서 "임금피크제"라 한다)에는 근로자에게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제2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업주에게도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1. 사업주가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정년을 56세 이상 60세 미만으로 연장하면서 55세 이후부터 일정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각주5) 제28조의2(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의 임금 감액에 따른 지원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