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판결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2024. 6. 21. 선고 2024가단30570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69,183,032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9. 15.부터 2024. 6. 21.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2019. 8. 1.부터 시행된 고등교육법(2012. 1. 26. 법률 제11212호로 개정된 것. 이하 ‘개정 법률’이라 한다) 제14조 제2항은 ‘강사’를 학교의 교원으로 명시하고,<1> 제14조의2 제1항은 강사의 임용에 관하여 ‘학칙 또는 학교법인의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계약으로 임용하고, 임용기간은 1년 이상으로 한다.’고 정하였다.

나.

원고는 2001. 3. 1.부터 개정 법률 시행 전까지 피고와 학기별로 B대학교 시간강사 위촉계약을 체결․갱신하여 왔고, 개정 법률 시행 이후에는 피고와 1년 단위로 B대학교 강사 임용계약을 체결․갱신하여 오다가 2022. 8. 31. 퇴직하였다(이하 시간강사 위촉계약과 강사 임용계약을 가리지 않고 위 각 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임용계약’이라 한다). 구체적인 강의 과목과 갱신 내역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진주세무서장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퇴직금 청구권 발생 여부

사용자는 ‘1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하다가 ‘퇴직’한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참조).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임용계약에 따라 강의를 하고, 정기적으로 강사료를 지급받았으므로, 피고의 지휘ㆍ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5두13018, 13025 판결 참조). 한편,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면서 다시 근로계약을 맺어 그 근로계약 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된 근로계약 기간을 합산하여 퇴직금 지급요건으로서의 계속근로 여부와 계속근로기간을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따라 원고의 갱신기간을 합산하면 계속근로기간은 21년 6개월이 된다(2001. 3. 1. ~ 2022. 8. 31.). 나아가 원고가 2022. 8. 31. 퇴직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는 1년 이상 계속근로하다가 퇴직한 근로자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퇴직금 지급 대상자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단서에 따르면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는 퇴직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는데,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임용계약에서 주당 강의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합의하였고, 그 주당 강의시간이 15시간 미만이므로, 원고는 퇴직금 지급 대상자가 아니라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은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다만, …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하여 ‘본문’에서 퇴직금 지급 의무에 관하여 규정하고, ‘단서’에서 제외사유를 정하고 있다. 그리고 소정근로시간이란 근로기준법 제50조, 제69조 본문 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139조 제1항에 따른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말한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및 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소정근로시간은 각종 법률에서 근로자 보호 규정 내지 사회보장제도의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즉 소정근로시간이 주당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급여제도를 설정할 사용자의 의무가 면제되고(제4조 제1항 단서), 근로기준법상 주휴일제도(제55조)와 연차유급휴가제도(제60조) 적용이 배제되며(제18조 제3항), 1개월간 소정근로시간이 60시간 미만이거나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는 고용보험 적용 제외 대상자이고(고용보험법 제10조 제2호,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1개월간 소정근로시간이 60시간 미만인 근로자는 건강보험의 직장가입자에서 제외된다(국민건강보험법 제6조 제2항 제4호, 같은 법 시행령 제9조 제1호). 한편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소정근로시간을 명시하고, 소정근로시간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여야 하며(제17조 제1항 제2호, 제2항), 이를 위반하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114조 제1호). 이러한 규정의 취지는 근로자가 소정 근로시간에 관한 합의 내용을 분명히 알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근로자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고,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향후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분쟁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는 데에 있다고 할 것이다.

위와 같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의 문장 구조와 법령 체계, 소정근로시간의 개념, 근로기준법상 소정근로시간 명시 규정과 그 위반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다투어지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을 합의하였다는 점’과 ‘그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이 주당 15시간 미만이라는 점’을 사용자가 모두 증명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리고 근로기준법이 소정근로시간을 명시하도록 특별히 정하고 있는 점, 소정근로시간은 각종 법률에서 근로자 보호규정 내지 사회보장제도의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여러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의 근로계약서에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명시적인 언급 없이 일부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만 기재되어 있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전체 업무에 관한 소정근로시간을 합의하였는지가 분명하지 않고,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한 객관적․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도 불분명한 경우에는 쉽사리 그러한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하는 데에는 신중을 기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임용계약에서 주당 강의시간을 정하고, 그 주당 강의시간에 시간당 강의료를 곱하는 방식으로 임금을 산정한 사실은 인정된다.<2> 그러나 아래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 원고와 피고가 원고의 주당 강의시간을 원고의 전체 업무를 고려한 소정근로시간으로 삼기로 합의하고 이 사건 임용계약서에 주당 강의시간을 기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은 합의가 있었음을 전제로 하는 피고 항변은 이유 없다.

①

원고의 업무 중 강의 이외 업무(강의준비, 학사행정 등) 비중도 상당한데,<3> 이 사건 임용계약서에는 주당 강의시간만 기재되어 있을 뿐 강의 이외 업무에 관한 언급이 없고, 주당 강의시간이 강의 이외 업무를 포함한 전체 업무에 관한 소정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명시한 내용도 없다.

②

주당 강의시간은 원고가 담당하는 강의시간을 특정하고, 강의실 배정 등과 같은 학사행정 업무에 참고하기 위해 정해 둘 필요가 있다. 이 사건 임용계약서에도 주당 강의시간이 교과목, 강의요일, 강의실과 함께 기재되어 있다.

③

강의시간은 객관적으로 확정하기 용이하나 강의 이외의 업무시간은 객관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주당 강의시간을 임금 산정 요소로 정한 것도 임금 산정 기준을 객관화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일 수 있다.

나.

구체적인 퇴직금 액수

근로자의 퇴직금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으로 산정된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면서 다시 근로계약을 맺어 그 근로계약 기간을 갱신하거나 동일한 조건의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체결한 경우에는 갱신 또는 반복된 근로계약 기간을 합산하여 퇴직금 지급요건으로서의 계속근로 여부와 계속근로기간을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7. 11. 선고 93다26168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고의 계속근로기간이 21년 6개월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원고의 퇴직금 산정 기초가 되는 30일분 평균임금이 3,741,428원임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제2회 변론조서), 원고의 퇴직금은 80,440,702원(= 3,741,428원 × 21년 6개월)이다. 그런 시간강사가 담당 과목의 강의 이외에도 강의에 따르는 학생지도 등을 성실히 수행할 의무와 강의계획서 작성, 성적평가 및 입력, 교육 이수 등 학생 교육을 위해 대학교에서 요청하는 사항을 이행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데 원고가 그중 11,234,510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4> 원고의 미지급 퇴직금은 69,206,192원(= 80,440,702원 – 11,234,510원)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주당 강의시간의 2배를 소정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한다는 전제 하에, 원고의 주당 강의시간이 7.5시간에 미치지 못하는 기간은 소정근로시간이 주 15시간에 미달하는 것이어서 퇴직금 산정 기초가 되는 계속근로기간에서 제외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을 주당 강의시간의 2배로 보아야 할 법률상․계약상 근거가 없다.<5>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다.

지연손해금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제2항, 제36조,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 제18조 제3호의 각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일수에 대하여 연 100분의 20의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고(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8다239110 판결 등 참조) 여기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란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사용자의 주장에 상당한 근거가 있는 때라고 풀이되므로, 사용자가 위와 같이 다투는 것이 상당한 것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건에 관한 법원의 사실인정과 그 평가에 관한 것이라고 할 것인바(대법원 2013. 4. 26. 선고 2011다5050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과 유사한 내용의 임용계약서를 작성한 시간강사와 강사가 퇴직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학설, 판례가 귀일된 바 없어 의의(疑意)가 있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이 판결 선고일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지연이율을 적용한다.

라.

소결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중에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69,183,032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2022. 9. 15.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6. 21.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며, 소송비용에 관하여 민사소송법 제101조 단서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효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