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 등의 지위
피고(2022. 5. 23. B 주식회사에서 현재의 상호로 변경되었다)는 2016. 3.경 C 주식회사(이하 ‘C’라 한다)로부터 분할되어 설립된 회사로서(이하 분할 전 C를 피고와 구분하여 지칭할 필요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피고’라 통칭한다), 각종기계, 기기와 그 부속품의 제조, 설치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원고들은 피고의 생산직 근로자로 현재 재직 중이거나, 재직하다 퇴직한 사람들이다. ‘D노동조합’은 분할 전 C의 근로자 과반수를 구성원으로 하여, ‘E노동조합’은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를 구성원으로 하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의2에 따라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이다(이하 위 각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틀어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
피고의 생산직 근로자에 대한 임금피크제의 도입 및 시행
피고는 당초 생산직 근로자들의 정년을 만 58세로 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됨에 따라 근로자의 정년이 만 60세로 의무화되었고, 위 정년 규정은 2016. 1. 1.부터 피고의 사업장에 적용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2014. 4. 1.경 생산직 근로자들에 대한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도입 등의 내용이 포함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위 단체협약에 기초하여 2014. 10.경 임금피크제의 세부 시행기준에 관하여 합의하였는바,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그 후 피고는 2016. 7. 28.경, 2018. 8. 28.경 및 2020. 11. 4.경 각각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요율의 변경 등을 내용으로 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위 각 단체협약 중 임금피크제와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이하 위 2014. 4. 1.자 단체협약을 포함하여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위 각 단체협약 중 임금피크제에 관한 합의를 통틀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2016. 7. 28.자 단체협약]
임금피크 적용 변경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는 ‘사업주는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고,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은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위 각 규정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아래와 같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동일한 가치의 노동을 하는 원고들을 차별한 것으로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및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에 위반되고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므로 무효이다.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될 당시 피고의 생산직 근로자의 정년은 촉탁직 고용 등으로 인하여 사실상 이미 60세로 연장된 상태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기존 정년이 그대로 유지되는 상태에서 임금만을 삭감하는 형태의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이거나, 정년유지형과 정년연장형이 혼합된 형태의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
피고의 사업에는 숙련된 기량과 경험을 갖춘 노동자들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피고는 생산직 근로자의 정년을 지속적으로 연장하는 추세였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피고에게 임금피크제를 새로 도입할 만한 경영상 필요도 없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인건비 절감 등 오로지 피고의 이익만을 위하여 도입된 것으로 그 도입목적이 정당하지 않다.
원고들에 대하여 과도한 임금삭감이 이루어지는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불이익이 지나치게 과도하다.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후 기존과 동일한 수준의 업무를 수행하였고, 달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따른 대상조치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원고들에게 지급되었을 임금과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기지급된 임금의 차액, 즉 별지 2 청구금액표의 ‘청구금액’란 기재 각 금액 상당의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의 각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및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관한 것이나,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의 효력을 판단할 때에도 참조할 수 있다.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 여기에서 ‘동일 가치의 노동’이란 당해 사업장 내의 서로 비교되는 노동이 동일하거나 실질적으로 거의 같은 성질의 노동 또는 직무가 다소 다르더라도 객관적인 직무평가 등에 의하여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해당하는 것을 말하고, 동일 가치의 노동인지는 직무 수행에서 요구되는 기술, 노력, 책임 및 작업조건을 비롯하여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의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인지 여부
앞서 본 기초사실에 의하면, 만 58세 내지 만 60세에 도달한 피고의 생산직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정년인 ‘만 60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까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상관없이 오직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기초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1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차등 처우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및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에 위반되지 않는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만 58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로 규정하였던 기존의 정년을 ‘만 60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까지로 연장하면서, 정년이 연장된 일부 기간 동안 고령에 이른 생산직 근로자들의 임금을 단계별로 일부 감액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피고의 생산직 근로자들은 정년퇴직 후 촉탁직으로 재고용되어 추가적으로 1년을 더 근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촉탁직은 정년퇴직 후 새로운 근로계약에 기하여 기존과 다른 근로조건으로 재고용되는 것에 불과하고 기간제 근로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로서 정년이 연장되는 것과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 여기에다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된 경위 및 목적 등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의 정년연장과 유기적 관련성을 가진 채로 도입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라고 봄이 타당하다.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개정되면서 신설된 제19조의2 제1항에 의하면,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는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 당연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ㆍ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의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의무로 규정한 것이다.
나아가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다(고용보험법 제23조<1>,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 제1호<2> 참조). 특히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인 2015. 12. 4.에는 대통령령 제34048호로 고용보험법 시행령의 개정을 통하여 제28조의2<3> 조항을 신설함으로써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또한 위와 같은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라 피고의 생산직 근로자에 대한 정년을 연장함과 아울러 그에 따른 임금제도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시행된 것으로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의 일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도입된 2014년 전·후 피고의 전체적인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등 피고의 경영사정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바(비록 피고의 전신인 C의 공작기계 사업부의 영업실적이 우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부분만을 따로 떼어 C의 경영사정이 좋았다고 평가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여야 하는 피고로서는 그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하여 임금피크제를 실시할 필요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고가 생산직 근로자의 정년을 만 55세에서 1991. 11.경 만 56세, 1994. 7.경 만 57세, 1996. 7.경 만 58세가 되는 분기 말일, 2012. 7.경 만 58세가 되는 해의 연말로 각 연장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무렵 피고의 경영사정, 정년연장의 추세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의 생산직 근로자의 정년이 고령자고용법의 시행과 무관하게 만 60세로 연장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이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정년연장과 무관하게 근로자에 대한 임금 삭감만을 목적으로 도입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그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가진다. 그러므로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2016년 이후에는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와 동일하게 볼 수 없고,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나아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도 기존 정년까지 원고들에게 지급되는 임금은 변동이 없으므로, 피고의 생산직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임금 총액의 측면에서는 더 많은 액수의 임금을 지급받게 되었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가지고 있던 기존의 권리가 제한되거나 원고들이 적극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는 등의 불이익을 입었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기존의 임금과 비교하더라도, 연도별 임금 감액률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최대 30% 정도인 바<4>, 이는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이 자율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범위 내의 비율로 보이고, 그것이 임금피크 대상 근로자들에게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일방적인 불이익을 강요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또한 피고는 임금피크 대상 근로자들에 대하여도 정기승급 및 기본급 인상을 반영하였다. 나아가 당초 촉탁직에게는 지급하지 않던 성과급을 임금피크 대상 근로자들에게 지급하고 있고, 성과급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의한 감액대상에서도 제외된다. 더욱이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이후로 이 사건 노동조합과의 지속적인 단체협약을 통하여 임금피크 대상 연령을 높이는 한편, 임금 감액률을 낮추고 있고, 나아가 2023년부터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폐지하여 시행하지 않고 있다. 이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는 불이익이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같이 정년 연장에 연계하여 연장된 기간에 한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 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보인다. 나아가 피고는 임금피크 대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거나 2개월의 유급휴가를 제공하는 등 임금 삭감에 대한 보상조치를 마련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후 피고의 신규직원 채용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는바,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부분의 재원은 원고들에 대한 임금의 지급을 위하여 사용된 것 외에도 신규직원 채용에 따른 임금의 지급을 위해서도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이후 채용된 신규직원보다 퇴직자가 많았다는 등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과 무관하게 사용되었다고 속단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은 임금피크제의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사용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 의하면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는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에 해당한다. 정년연장을 위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에 대한 사용자의 인건비 부담을 경감시켜 사용자에 의한 고령자 조기퇴출 시도를 억제하고 연장된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고령자의 고용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므로, 고령 근로자 집단의 고용유지를 위한 지원조치로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의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에 해당하는 성질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은 근로자의 학력·경력·근속연수 등 근로자 개인의 개별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근로 제공의 시점과 상황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하여 그 가치가 같다고 인정되는 노동에 대하여 같은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것이지, 근로 제공의 시기나 주변 여건의 변화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제공되는 근로의 내용이나 제공하는 근로자가 동일하다면 기존의 임금이 계속 보장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에 제공된 원고들의 근로와 시행 후에 제공된 원고들의 근로는 그 근로 제공의 시기가 다를 뿐만 아니라 ‘60세 정년 법정 의무화’라는 근로환경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이루어진 것이어서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비교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원고들이 만 58세 이전 근로자들을 비교대상으로 삼아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의 적용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보더라도, 임금피크 대상 근로자들과 대상이 아닌 근로자들은 연령, 경력, 근속연수 등에 차이가 있으므로, 위와 같은 차이를 무시하고 이들이 동일 가치 노동을 제공한다고 평가할 수 없다. 특히 피고와 같이 직무급제가 아닌 연공급제를 택하고 있는 회사에서는 근로자의 연령과 근속연수가 증가하면 이에 비례하여 임금도 증가하는데 이는 고령일수록 생산성이나 노동의 가치가 증가하기 때문이 아니라(숙련된 40세 근로자의 생산성이 50세 근로자의 생산성보다 낮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근로자가 정년까지 근무하는 것을 상정하고 그 임금 총액을 근속연수에 비례하여 지급받도록 설계한 연공급제의 특성에 기인한다. 따라서 연공급제에서 연령이 다른 근로자들을 동일 가치 노동, 동일 임금 원칙의 비교대상으로 삼아 위 원칙의 적용을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미지급 임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윤정(재판장) 남승우 김나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