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주장 및 판단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로서 2009. 4. 1.부터 2019. 6. 30.까지 근로하고 퇴직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18,106,42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가 피고의 상수도 관련 업무 중 상수도 계량기의 검침 및 고지서 등 송달업무만을 수행하였는바, 원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4주간 평균하여 1주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로서 피고에게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
퇴직금 지급의무 존부에 관한 판단
원고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 B 등에 대하여 피고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한 관련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사실, 원고는 2019. 6. 30. 피고가 운영하는 수도사업의 상수도 계량기 검침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실은 각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 청구의 다른 요건인 소정근로시간 요건을 충족하였는지에 관하여 본다.
관련 규정 및 법리
소정근로시간이란 근로기준법 제50조, 제69조 본문 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139조 제1항에 따른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한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은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다만,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전체기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지 여부를 따지지 아니하고, ‘퇴직금 산정사유가 발생한 날(퇴직일) 이전의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지 여부에 따라 결정한다(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3도5169 판결 참조).
계약당사자 쌍방이 계약의 전제나 기초가 되는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 약정을 하지 아니함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를 보충하여 계약을 해석하는 경우, 보충되는 당사자의 의사는 당사자의 실제 의사 또는 주관적 의사가 아니라 계약의 목적, 거래관행, 적용법규, 신의칙 등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추인되는 정당한 이익조정 의사를 말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5다13288 판결 등 참조). 소정근로시간은 근로자가 근로의무를 부담할 것을 약정하고 사용자가 그 근로의무의 이행에 관하여 임금을 지불하기로 약정한 시간으로,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수당 등을 산정하기 위한 전제가 되는 통상임금의 계산, 최저임금법상 비교대상 임금의 시간급 환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 제도의 설정의무 존부 결정 등을 위해 필요한 도구 개념의 성격을 갖는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에 대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소정근로시간을 명시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할 의무를 부과하면서, 그 위반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제17조, 제114조). 이러한 소정근로시간의 의의와 기능 등을 고려하면,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유효한 정함이 없는 경우 법원은 최저임금 미달 여부 및 미달액 판단 등을 위해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의사를 보충하여 근로계약을 해석하는 방법으로 유효한 소정근로시간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다206138 판결 등 참조).
소정근로시간 충족여부에 관한 판단
위와 같은 관련 법령 및 법리와 더불어 앞서 거시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의 경우 피고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급여제도를 설정하여야 하는 근로자로서 소정근로시간을 충족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 계약에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고, 실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하기로 하는 묵시적 약정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 그렇다면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은 이 사건 계약과 업무의 내용, 관행, 신의칙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확정할 필요가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소정근로시간은 ‘실제 근로시간’ 또는 ‘실제 근로시간으로 추정되는 시간’과는 엄밀히 구별되는 개념이다.
이 사건 계약에 의하면 원고가 담당하는 업무에는 대상구역 내 상수도 계량기를 정례 검침일에 실제 검침하는 것 외에도 ⓐ 업무량기검침, 검침표 작성 및 제출, ⓑ 대상 구역 내 상·하수도사용료 고지서(체납포함) 및 부가물(홍보물 등 송달) 송달, ⓒ 계량기 정상여부(회전 유무, 봉인상태, 침 탈락, 유리 파손, 동파, 기물번호 등)와 옥내 누수를 점검하여 이상 발견 시 수용가에 고지하고 맑은물사업소에 즉시 통지, ⓓ 수용가 명의, 주소, 급수업종, 세대수 등 변경사항 발생 시 통지, ⓔ 도수 등 조례위반사항 발견 시 즉시 통지 등 부수업무가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원고는 매월 고정적으로 10일(고지서 수령), 23일(검침 및 민원 내역 보고), 말일(검침자료 수정 및 다음달 검침자료 수령) 사무실로 출근하였어야 하므로, 원고의 소정근로시간 산정에는 당연히 위와 같은 사정들과 근로 준비시간 또는 현장 업무의 특성상 당연히 인정되어야 하는 이동 시간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의 업무는 실제 검침 및 ⓐ, ⓑ에만 한정되고 ⓒ, ⓓ, ⓔ는 피고의 수도과 담당자 등이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가 제시하는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업무가 이 사건 계약에 불구하고 ⓐ, ⓑ에만 한정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위와 같은 업무를 거부하거나 불이행하였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다.
또한 피고는 2021.경 상수도 검침 및 고지서 배부 업무를 할 기간제 근로자를 모집하면서 근무시간을 월 30일 중 16일(1일 8시간)<1>로 정하고, 임금은 2021년 최저임금인 8,720원(1시간)으로 정하여 공고하였는데, 원고와 같은 기존 검침원의 업무를 대체하기 위해 채용한 기간제 근로자의 위와 같은 근로시간은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을 추정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위 기간제 근로자의 월 소정근로시간은 128시간으로 1주일 평균 약 30시간이다.
한편 원고가 퇴직한 달인 2019. 6.경 원고의 검침내역에 의하면, 원고의 대상 구역 검침일은 총 12일이고, 사무실로 출근한 2일(고지서 수령일 10일은 검침일과 중복)과 기타 부수업무 수행에 필요한 시간을 더하여 고려할 경우, 피고가 고용한 기간제 근로자의 근무일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와 달리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옥내 누수 분석 통보, 통신이상 현장 재방문 및 점검 등의 추가 업무를 하고 있고, 디지털 4,500여건 및 기계식 1,000여건의 계량기를 검침하고 있어 기계식 1,800여건을 처리하는 수도검침원과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고 주장하나, 을 제6호증, 제11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의 기간제 근로자의 업무량이 원고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이 1주 15시간, 4주 60시간 미만이라고 한다면, 원고의 시간당 임금은 통신비, 교통비, 급량비 등을 제외하더라도 약 24,513원으로 위 기간제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보다 3배 가량 높으므로, 오히려 기간제 근로자의 근무량이 현저히 많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한편 피고가 검침원의 소정근로시간을 유추할 수 있다는 자료로 제시하는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자료(을 제11호증)에는 “민간검침원이 1일 200전 정도 검침하는 데 주택 밀집지역은 4시간, 빌라 등 다가구지역은 2시간 정도 소요되어 통상 오전 중에 검침업무가 종료된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위와 같은 검침시간은 객관적으로 시간을 측정하거나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산출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산출 근거자료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기재되어 있지도 않으며, 이를 원고의 경우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아무런 근거도 없다.
피고는, 피고의 수도과 직원 및 기간제 직원이 검침에 실제 소요되는 시간을 측정해 본 결과, 원고의 검침 시간이 22.34시간으로 고지서 분류 및 송달에 소요되는 시간 2시간 16분 및 7.39시간과 피고의 사무실 방문에 필요한 2시간을 합하더라도 원고의 한달 실제 근무시간은 합계 약 34시간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결과는 오로지 피고가 제시하는 기준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 의하여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무 중 “검침, 고지서 분류 및 송달, 사무실 체류에 직접 소요되는 시간”만을 측정한 것으로, 근로 준비시간이나 이동시간, 휴게시간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어서 이를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을 추정하는 자료로 삼기 어렵다.
또한 피고는, 원고가 2017. 10.경부터 같은 해 12.경까지 PDA에 직접 입력한 검침 데이터에서 이동 동선에 의문이 있는 경우 등 일반적으로 소요되는 시간으로 볼 수 없는 데이터를 임의로 제거할 경우 산출되는 평균 검침 소요시간이 평균 39시간 6분 39초에 불과하고, 검침과 동시에 고지서 배부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고지서 배부를 위해 별도로 필요한 시간이 6시간 3분 21초에 불과하며, 사무실 방문시간 2~4시간이나 고지서 분류 시간 2시간 16분을 합하여도 원고의 주당 근로시간은 15시간 미만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정근로시간이 실제 근로시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산출된 시간은 앞서 ⑥항에서 본 바와 같은 방법으로 원고의 업무 중 일부만에 대하여 피고가 제시하는 기준에 따라 추출한 데이터 중 일부 데이터를 임의로 제거한 후 산출한 것이어서 원고의 실제 근로시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경우 퇴직금 산정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 범위에 관한 판단
피고는 퇴직금 액수에 관하여 교통비 부분은 실비 변상적 성격의 것으로서 퇴직금 산정이 되는 임금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총액에는 사용자가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그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는 것은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포함되나, 근로자가 특수한 근무조건이나 환경에서 직무를 수행함으로 말미암아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을 변상하기 위하여 지급되는 실비변상적 금원 또는 사용자가 지급의무 없이 은혜적으로 지급하는 금원 등은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총액에 포함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10650 판결, 대법원 2013. 4. 26. 선고 2012도5385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계약에서 교통비의 지급 액수를 정액으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앞서 본 각 증거, 을 제2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들, 즉 이 사건 계약은 검침원의 담당 구역에 따라 동지역은 20,000원, 읍·면지역은 100,000원(2개 읍·면 지역은 150,000원, 3개 읍·면 지역은 180,000원)으로 구별하여 지급하고 있고, 가구별 이동거리가 먼 읍·면지역의 경우 동지역에 비해 다액을 지급하되, 검침 수전 수에 따라 감액하는 점, 검침원들은 검침구역에 따라 교통비를 차등 지급받고 있고, 검침지역 변동시 교통비 지급액수도 변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교통비는 검침 업무에 소요되는 교통비를 검침원들이 먼저 지출하고 피고가 이를 사후적으로 보전해 주는 것으로 실비변상적 성격의 금원으로 봄이 타당하고, 실제 지출비용을 증명하여 이를 보전받는 형태가 아니라는 사정만으로는 달리 보기 어렵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따라서 원고의 1일 평균임금은 52,936원{=1,605,750원(= 1,785,750원 – 교통비 180,000원) × 3개월 / 91일,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이고, 이를 기초로 계산한 원고의 퇴직금은 16,277,820원(= 52,936원 × 30일 × 재직연수 10.25년)이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16,277,820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9. 7. 15.부터 피고가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24. 2. 7.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7조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주미(재판장) 박애경 김은엽
각주1) 한편 피고는 2022. 11.경 기간제 근로자 채용 공고 시에는 월 30일 중 18일 근무(1일 8시간)를 조건으로 하였으므로, 그 근로시간이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