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방법원판결

청주지방법원 2026. 6. 11. 선고 2024구합51146 판결

적용사업장결정처분 취소의 소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국유철도사업 중 철도화물연계수송과 관련된 대행사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자 소속 근로자를 위한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가입자이고, A(이하 '이 사건 근로자'라 한다)은 원고의 B사업소에서 근무하는 사람이다.

나.

이 사건 근로자는 한국철도공사 소속으로 1978. 8. 4.부터 1999. 12. 13.까지(약 21년 4개월) 기관차 검수 업무를, 1999. 12. 14.부터 2019. 6. 29.까지(약 19년 6개월 15일) 기관사 업무를 각 수행하였고, 2020. 1. 1.부터 원고의 B사업소에서 차량 입환 업무를 수행하였다.

다.

이 사건 근로자는 2023. 11. 24. 피고에게, 자신이 장기간 한국철도공사 및 원고 소속 근로자로서 기관사 및 기관차 검수 업무 등을 수행하면서 디젤연소물질, 석면, 결정형 유리규산, 무연탄 분진 등 폐암 유발물질에 노출되었고 그로 인하여 폐암과 특발성폐섬유증을 진단받았다고 주장하며 요양급여를 신청하였다.

라.

피고는 2024. 3. 13. 위 요양급여를 승인하는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는데, 이때 그 요양급여의 적용사업장을 한국철도공사가 아닌 원고로 하였다.

마.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24. 6. 5. 감사원에 심사청구를 하였고, 감사원은 2024. 8. 7. 원고가 이 사건 처분의 이해관계인이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위 청구를 각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주장 요지

1)

원고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죄의 형사책임을 지게 될 수 있고, 산업안전보건법 제10조에 따라 산업재해 발생 사업장으로 공표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민사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될 수도 있다. 또한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 대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공공기관 발주 사업이나 정부의 지원 사업에의 참여를 제한하는 근거가 될 수 있으며, 민간 대기업과의 계약 체결·유지도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원고에게는 이 사건 처분을 다툴 법률상 이익이 있어 원고적격이 인정된다.

2)

피고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근로자의 요양급여를 받을 권리와 피고의 요양급여 의무를 발생시킬 뿐이고, 원고의 법률관계를 직접적으로 변동시키지 아니한다.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보험료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원고가 주장하는 산업안전보건법상의 형사책임,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공표,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각종 사업적 제약 등에 대한 우려는 이 사건 처분이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원고는 위와 같은 책임이나 처분 등을 개별적으로 다툴 수 있다. 그러므로 원고에게는 이 사건 처분을 다툴 원고적격이 없다.

나.

원고가 이 사건 처분의 상대방인지 여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요양급여를 받으려는 사람은 소속 사업장, 재해 발생 경위, 그 재해에 대한 의학적 소견, 그 밖에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적은 서류를 첨부하여 피고에게 요양급여의 신청을 하여야 하고(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1조 제1항, 제40조 제1항), 피고가 그러한 신청을 받아들여 요양급여를 지급하는 결정을 한 경우 피고는 그 지급 결정일부터 14일 이내에 이를 지급하여야 한다(같은 법 제82조 제1항).그러나 관련 법령상 피고의 요양급여 지급 결정으로 인하여 피고가 사업주인 원고에 대하여 어떠한 권한을 가지게 된다거나, 원고가 어떠한 법적 의무를 부담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이 사건 처분의 상대방은 이 사건 근로자일 뿐, 원고를 이 사건 처분의 상대방으로 볼 수는 없다.

다.

원고에게 제3자로서 이 사건 처분을 다툴 원고적격이 인정되는지 여부

1)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그 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그 당부의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라 함은 당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별적 · 직접적 · 구체적 이익이 있는 경우를 말하고, 공익보호의 결과로 국민 일반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일반적 · 간접적 · 추상적 이익이 생기는 경우이거나, 제3자가 해당 처분과 간접적 · 사실적 · 경제적인 이해관계를 가지는 데 불과한 경우에는 처분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대법원 2006. 3. 16. 선고 2006두33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21. 2. 4. 선고 2020두48772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의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 침해당하였는지를 본다.

가)

원고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에 따른 형사책임을 지게 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산업재해보상보험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며,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시설을 설치 · 운영하고, 재해 예방과 그 밖에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이다(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보험급여의 요건이 되는 '업무상 재해'를'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 · 질병 · 장해 또는 사망'으로 정의하고(같은 법 제5조 제1호), 이를 '업무상 사고', '업무상 질병', '출퇴근 재해'로 구분한 다음(같은 법 제37조 제1항 각 호), 구체적으로 '업무상 사고'(제1호)는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른 업무나 그에 따르는 행위를 하던 중 발생한 사고(가목), 사업주가 제공한 시설물 등을 이용하던 중 그 시설물 등의 결함이나 관리소홀로 발생한 사고(나목), 사업주가 주관하거나 사업주의 지시에 따라 참여한 행사나 행사준비 중에 발생한 사고(라목), 휴게시간중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행위로 발생한 사고(마목),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바목)를 의미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업무상 질병'(제2호)은 업무수행 과정에서 물리적 인자(因子), 화학물질, 분진, 병원체, 신체에 부담을 주는 업무 등 근로자의 건강에 장해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을 취급하거나 그에 노출되어 발생한 질병(가목), 업무상 부상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나목),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 따른 직장 내 괴롭힘,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다목), 그 밖에 업무와 관련하여 발생한 질병(라목)을 의미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출퇴근 재해'(제3호)는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가목) 및 그 밖에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나목)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 · 증진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로서(산업안전보건법 제1조),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란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이 업무에 관계되는 건설물 · 설비 · 원재료 · 가스 · 증기 · 분진 등에 의하거나 작업 또는 그 밖의 업무로 인하여 사망 또는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의미하는바(같은 법 제2조 제1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말하는 '업무상 재해'와는 그 규율의 목적, 정의, 인정 기준을 달리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경우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산업재해에도 해당할 가능성이 없지 않으나, 양자가 반드시 동일한 개념이라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산업안전보건법이 사업주에게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할 의무(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필요한 보건조치를 할 의무(같은 법 제39조) 등을 부과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같은 법 제167조, 제168조 제1호 등), 이는 해당 사업장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 지급 결정에서 적용사업장으로 결정된 사실이 있는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의 사업장이 산업안전보건법 제10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0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사망재해자 발생 사업장으로 공표될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산업재해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를 동일한 개념으로 볼 수 없는바, 장래에 이 사건 근로자가 당해 업무상 질병으로 인하여 사망하더라도 이로써 곧바로 원고의 사업장이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10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공표 대상에 해당하는 사업장이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상의 공표 제도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요양급여 제도와는 그 입법목적을 달리하는 별개의 제도인바, 설령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의 사업장이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공표 대상인 사망재해자가 발생한 사업장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더라도, 이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및 관련 법규가 보호하려는 원고의 개별적 · 직접적 · 구체적 이익이 침해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원고는 고용노동부장관이 이 사건 처분을 근거로 원고의 사업장을 공표 대상으로 삼을 경우 그 공표 처분에 대하여 행정소송 등을 제기함으로써 이를 다툴 수 있다.

다)

그 밖에 원고가 우려하는 민사상 손해배상책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의 부정적 영향, 각종 사업적 제약 또한 이 사건 처분 자체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라)

원고가 든 서울행정법원 2024. 1. 30. 선고 2022구합54405 판결은, 피고가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하여 유족급여의 지급을 거부하자 망인의 배우자가 그 거부처분의 취소를 구하고, 망인이 근로하여 온 사업장의 사업주가 민사소송법 제71조에 따른 보조참가를 신청하여 그 신청이 받아들여진 사건으로서, 피고가 이 사건 근로자에게 발생한 질병이 업무상 질병임을 인정하여 요양급여 지급 결정을 한 것에 대하여 그 적용사업장의 사업주인 원고가 그 지급 결정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인정되는지가 문제되는 이 사건과는 차이가 있다. 또한 서울행정법원 2024. 8. 21. 선고 2023구단73161 판결은 장해급여의 수급권자가 그 장해급여액의 계산 과정에서 잘못된 평균임금이 적용되었다고 주장하며 피고의 평균임금 정정 거부처분을 다툰 사건으로서 사업주의 원고적격이 문제된 사건이 아니고, 중앙행정심판위원회 2024-13645호 재결은 사업주가 그 자신을 직접 상대방으로 하여 이루어진 피고의 산재보험급여액 징수처분을 다툰 사건이므로, 모두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한다.

마)

결국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이 사건 처분의 근거 법규 및 관련 법규에 의하여 보호되는 원고의 개별적 · 직접적 · 구체적인 이익이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을 다툴 원고적격을 인정할 수 없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성률(재판장) 장동규 김소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