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2. 8. 17. 선고 2021노406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2018. 3. 이후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의 등기부상 대표이사였을 뿐, C의 실질적인 경영자는 L이었던바,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3년)은 지나치게 무거워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가.

사형, 무기 또는 장기 10년이 넘는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사건에 대하여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소송촉진법’이라 한다) 제23조(이하 ‘특례 규정’이라 한다)에 의하여 제1심 공판절차에 관한 특례가 인정되어, 피고인에 대한 송달불능보고서가 접수된 때부터 6개월이 지나도록 피고인의 소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는 대법원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있다. 다만 특례 규정에 따라 유죄판결을 받고 판결이 확정된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던 경우에는, 피고인 등이 소송촉진법 제23조의2 제1항(이하 ‘재심 규정’이라 한다)에 의하여 판결이 있었던 사실을 안 날부터 14일 이내에 제1심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으며, 만약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위 기간에 재심청구를 하지 못한 경우에는 사유가 없어진 날부터 14일 이내에 제1심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특례 규정에 따라 피고인의 진술 없이 유죄를 선고하여 확정된 제1심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이 재심 규정에 의하여 재심을 청구하지 아니하고 피고인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 제기기간 내에 항소를 제기할 수 없었음을 이유로 항소권회복을 청구하여 인용된 경우에, 사유 중에 피고인이 책임을 질 수 없는 사유로 공판절차에 출석할 수 없었던 사정을 포함하고 있다면, 재심 규정에 의하여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음을 주장한 것으로서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3호에서 정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 항소이유를 주장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항소심으로서는 재심 규정에 의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지를 살펴야 하고 사유가 있다고 인정된다면 다시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하는 등 새로 소송절차를 진행한 다음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새로운 심리 결과에 따라 다시 판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도824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원심은 특례 규정에 따라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공소장 부본과 소환장 등을 송달하고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 심리를 진행하여 징역 3년을 선고하였고, 피고인은 2021. 11. 26. 형식적으로 확정된 원심판결에 대하여 상소권회복청구를 하였으며, 이에 원심은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기간 내에 항소하지 못한 것으로 인정하여 2021. 12. 7. 상소권회복결정을 하여 위 결정이 확정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피고인이 원심의 공판절차에 출석하지 못한 데 귀책사유가 없어 소송촉진법 제23조의2에 따른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고, 이는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제13호에서 정한 ‘재심청구의 사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 따라서 항소심인 이 법원으로서는 피고인에게 다시 공소장 부본 등을 송달하는 등 새로 소송절차를 진행하고 새로운 심리 결과에 따라 다시 판결하여야 하므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2021. 2. 25. 대전지방법원에서 사기죄로 징역 1년 8월을 선고받고, 2021. 3. 5.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인에 대한 원심 판시 각 죄와 판결이 확정된 위 사기죄는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어 형법 제39조 제1항 전문에 따라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원심 판시 각 죄에 대한 형을 선고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 점에서도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들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를 판단하기로 한다.

3.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은 2018. 3. 이후 C의 실제 경영자는 L이라고 주장하고, 당심 증인 F은 “C의 실제 경영자는 L이었으며, 피고인과 증인은 L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는 운영진이었다.”고 증언하여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2018. 3. 이후에도 단순한 명의상 대표이사가 아닌 근로기준법상 금품 청산 의무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인은 피해 근로자 D에 대한 임금 등 체불과 관련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2018. 3.부터는 C의 실제 운영권은 L에게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종합하였을 때, 피고인은 C의 실경영자였다고 보인다.

①

피고인은 수사과정에서 D을 제외한 다른 피해 근로자들과 관련하여서는 자신이 실제 운영자임을 전제로 투자자가 회사에 들어오면서 약속했던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아, 모든 직원이 6개월 이상의 급여가 체불되었다며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자필로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검찰에서 수사를 받으면서 본인이 C 대표이사로서 실제로 운영하였다고 진술하였다.

②

피해 근로자들 역시 대표자를 피고인으로 하여 진정을 하였고, 근로자 E, I, J, K 관련 조사 당시 피고인의 대리인으로 F이 조사에 임하여 C 대표자는 피고인이라고 진술하였다.

2)

L은 C에 투자를 유치해오거나 매출을 발생시키는 영업 담당 또는 투자자였던 것으로 보이고, C의 실제 운영자였던 것은 아니라고 보인다.

①

피고인의 주장과 달리 L은 2018. 2.경 C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영업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C의 2018. 7. 6.자 지출결의서를 보면, 피고인은 급여를 받는 자로 표시되어 있는 반면, L은 용역대금을 지급받는 자로 표시되어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②

그런데 L은 영업성과를 내지 못하였고, 피고인은 L과의 위 용역계약을 해지하였다. 이어 피고인은 2018. 8. 31.경 C 대표이사로서 한 공고문에서 “C와 ㈜M는 사업에 있어 개인(L)을 통한 어떤 사업도 진행되고 있지 않음을 확인해드리며, 무관함을 안내해드립니다. 2018. 2.부터 당사의 영업을 위해 지원했던 명함(직함: 회장), 사무실에 대한 지원 사항과 기 체결된 협약 및 계약에 대해서도 계약 해지 통보를 통해 정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공고하였다. 이 공고문을 통해 피고인은 L에게 영업을 위해 회장이라는 직함을 부여했을 뿐이고 L이 실제 경영자는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③

한편, 피해 근로자 G이 작성한 ‘미지급 급여 정리를 위한 C 대표이사 A 약속 이행 상황’ 문서를 보면, “서울 사무소 이전 후 발생된 기회손실비용 및 직접금액손실에 대해서 조속히 투자자 고소를 통해 직원들의 체불임금을 해결한다.”고 체불임금 해결 방안을 마련하기도 하였는데, 이후 2019. 1.경 피고인측과 수임계약을 체결한 법률사무소는 C 미지급 임금 등 변제 관련 소송수임 확인의 건에 관한 의견서에서 “C는 L, ㈜M의 투자 약정 불이행 및 대금 미지급 등에 따른 경영사정 악화로 인하여 임직원에 대한 임금을 지불하지 못한 사실이 있음”이라고 되어 있다. 이를 보면, L이 단순한 투자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여지가 있을 뿐, 경영자는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3)

F은 초장기 피고인과 본인이 자본금을 일부 마련해서 C를 창업하였는데, L이 실제로 돈을 투자하진 않았으나, C에 투자를 하고 싶어 했고 “C 회사 지분을 나에게 50% 이상을 주게 되면 내가 이 회사를 이끌어 가보겠다”고 이야기해서 그때부터 모든 권한을 L에게 주었다고 증언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이나 F이 아무런 대가 없이 L의 말만 믿고 모든 권한을 주었다는 것을 믿기 어렵다. 또한, F은 ‘C는 기안을 올려 사인을해서 돈이 나가고 그러진 않았다’고 증언하였으나, C 내에서 기안을 통한 결재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 또한 수사과정에서 팀장-부사장-대표이사 순으로 결재가 이루어지고 본인이 결재를 하였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였을 때, 피고인의 주장에 부합하는 F의 증언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4)

설령, L이 2018. 3.경 경영자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는 여전히 인사·급여 등에 관한 일정한 권한과 책임이 있었던바, 역시 근로기준법 등의 금품 청산 의무가 있는 사용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가)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 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인바, 근로기준법 제2조는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4도15915 판결 등 참조).

나)

피고인은 근로자 D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등 수사 과정에서 L이 2018. 3. 이후 실제 경영자였다고 주장하면서도, ‘L으로부터 미팅 대상 및 출장소, 행사 참여 여부 등을 일방적으로 지정받지는 않고 본인과 상의하여 결정한다. C의 운영에 있어 사업상 발생하는 손해의 책임은 L과 본인의 공동책임이다. C에서 계약 맺는 건에 대한 최종 결정을 각 담당들과 의논하여 결정하였고, 인건비 지급에 있어서는 본인이 책임져야 해서 본인의 결정이 있었다. 본인이 대표이사로서 투자 유치와 인건비에 대해서 결정 및 책임이 있었고, F은 재무쪽 업무를 위임받아 행했고, 영업총괄은 G이 위임받아 진행했다. F과 G은 업무진행에 있어 L과 의논하여 결정하지만 본인도 대표이사로서 결정 권한이 있었다.’라고 하여 본인이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일정한 권한과 책임이 있었음을 인정하는 진술을 하였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