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4고단3814
판결선고
2025. 9. 18.
범죄사실
피고인은 대전 유성구 B, 1층에 있는 C 대표로 상시근로자 5명을 사용하여 일반음식점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금품 청산 의무 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간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3. 1. 28.부터 2023. 9. 13.까지 위 사업장에서 주방매니저로 근무하다 퇴사한 D의 2023. 8월 임금 3,300,000원, 2023. 9월 임금 1,430,000원 등 임금 합계 4,730,00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서면 근로계약서 미교부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휴일에 관한 사항 등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1항 기재 근로자 D과 2023. 7. 1. 근로조건을 변경하면서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 소정 근로시간, 휴일에 관한 사항 등이 명시된 서면을 교부하지 아니하였다.
해고예고수당 미지급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그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1항 기재 근로자 D을 2023. 9. 13. 예고 없이 해고 하면서 통상임금의 30일분에 해당하는 2,675,670원을 해고일에 즉시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휴게시간 미부여
사용자는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1항 기재 근로자 D에게 1일 8시간 이상의 근로를 하게 하면서 근로시간 도중에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D의 법정진술
증인 E의 일부 법정진술
D에 대한 진술조서(증거기록 제5 내지 41쪽)에 첨부된 자료
수사자료 입수보고(증거기록 제64 내지 85쪽)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근로자 D이 식재료를 절취하여 피고인에게 그 가액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3호에서 정한 해고예고의 예외사유에 해당하고, 피고인은 이를 이유로 D을 해고하였으므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해고예고제도는, 사용자가 갑자기 근로자를 해고하면 근로자의 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새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거나 그렇지 않으면 그 기간의 생계비를 보장하여 해고로 인한 근로자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 그 취지가 있다. 근로기준법에 마련된 해고예고제도는 근로조건의 핵심적 부분인 해고와 관련된 사항일 뿐만 아니라, 근로자가 갑자기 직장을 잃어 생활이 곤란해지는 것을 막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근로자의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합리적 근로조건에 해당한다. 따라서 근로관계 종료 전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에게 해고예고를 하도록 하는 것은 개별 근로자의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근로조건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므로, 해고예고에 관한 권리는 근로의 권리의 내용에 포함된다(헌법재판소 2015. 12. 23. 선고 2014헌바3 결정 참조).
다만 사용자로 하여금 언제나 예외 없이 해고예고를 사전에 이행하도록 하면 사용자의 이익을 무단히 해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사용자가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 돌발적으로 야기된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인하여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에까지 해고예고를 요구하거나,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중대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기본적 신뢰 관계가 깨어진 경우에까지 해고예고를 요구하는 것은 근로관계에서 일방 당사자인 사용자를 지나치게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으로서 불합리한 결과를 야기하게 된다. 이를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3호는 해고의 예고에 관한 예외사유의 하나로서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를 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 및 별표에서 해고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1>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D을 해고예고를 하지 않거나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필요 없이 D을 해고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앞서 본 바와 같은 해고예고제도의 입법취지 및 근로자가 가지는 해고예고에 관한 권리의 중요성에 비추어 보면, 해고예고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보다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근로자의 일부 부정행위가 있었던 정황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근로기준법 제26조의 제3호의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되는 비위행위의 기간, 횟수, 피해액 등을 고려하여 그 행위가 근로자의 해고예고에 관한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근로자와 사업자 간의 신뢰관계의 본질을 훼손하는 중대한 부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자 D의 법정진술에 의하여도 D이 식자재를 가져간 사실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점장이었던 E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인은 점심이나 저녁식사를 위하여 매장 내에서 식자재를 조리하여 식사를 하는 것을 허용하였음이 확인되고, D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업소에서 일하는 동안 일하는 직원이 4명에서 3명으로 줄어든 상태에서 일을 하여 식사를 챙겨먹을 시간이 없어서 퇴근하면서 식재료를 가져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바, D이 식재료를 가져간 행위가 '제품 또는 원료 등을 몰래 훔치거나 불법 반출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여도 피고인은 D이 매장 내 식재료를 이용하여 식
사하는 것을 허용하였던 이상 D이 식사 분에 해당하는 식재료를 가져갔다고 하여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D에게 2023. 8월분 임금 3,300,000원을 지급하지 않은 상태에서 D이 2023. 8. 30.부터 2023. 9. 8.까지 총 9회에 걸쳐 135,000원 상당의 식재료를 가져갔다며 2023. 9. 13. D을 바로 해고하였는바, 피고인이 주장하는 피해금액이 객관적으로 산정된 금액인지 알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주장하는 피해금액을 전부 인정한다고 하여도 사용자인 피고인이 근로자에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과 비교하면 근로자가 소액의 피해를 입힌 경우에 불과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와 사이에 신뢰관계의 본질을 훼손시키는 중대한 부정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청산의무 위반의 점, 벌금형 선택), 근로기준법 제114조 제1호, 제17조 제2항(서면 근로계약서 미교부의 점),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26조(해고예고수당 미지급의 점, 벌금형 선택),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54조(휴게시간 미부여의 점,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불리한 정상: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일부 반성하지 않는 점, 피고인이 미지급한 임금 액수의 합계와 피고인의 근로기준법위반의 정도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죄질이 불량한 점
유리한 정상: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
판사 이미나
각주1)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별표 1] 해고 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제4조 관련)
각주2) 1.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고 불량품을 납품받아 생산에 차질을 가져온 경우
각주3) 2. 영업용 차량을 임의로 타인에게 대리운전하게 하여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각주4) 3. 사업의 기밀이나 그 밖의 정보를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사업자 등에게 제공하여 사업에 지장을 가져온 경우
각주5) 4. 허위 사실을 날조하여 유포하거나 불법 집단행동을 주도하여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온 경우
각주6) 5. 영업용 차량 운송 수입금을 부당하게 착복하는 등 직책을 이용하여 공금을 착복, 장기유용, 횡령 또는 배임한 경우
각주7) 6. 제품 또는 원료 등을 몰래 홈치거나 불법 반출한 경우
각주8) 7. 인사· 경리 · 회계담당 직원이 근로자의 근무상황 실적을 조작하거나 허위 서류 등을 작성하여 사업에 손해를 끼친 경우
각주9) 8. 사업장의 기물을 고의로 파손하여 생산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온 경우
각주10) 9. 그 밖에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