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7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1고정406
판결선고
2021. 11. 10.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8. 7.경부터 현재까지 서울 강남구 B에 있는 C연구원(이하 '연구원'이라고 함)의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60명을 사용하여 연구 및 개발업을 운영하는 사용자이고, D은 연구원 노동조합의 위원장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와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거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연구원은 2019. 3. 21.경부터 노동조합과 임금협상을 시작하였는바, 피고인은 그 이후인 2019. 4. 8. 연구원 연구기획실에서 재직 중이던 D을 노동조합으로 인사발령하고, 근로시간 면제자로서 노동조합 업무에 종사하게 하였으나 총 6차례에 걸친 임금교섭은 모두 결렬되어 연구원과 노동조합은 갈등을 겪어오고 있었다.
연구원의 단체협약 제8조 제3항에 따르면 근로시간 면제 해제 시 원직에 복귀시켜야 하고 원직의 소멸로 불가능할 경우 근로시간 면제자와의 협의를 거쳐 원직과 대등한 직위에 복귀시킬 수 있으며, 단체협약 제16조 제1항 제3호는 인사, 회계, 감사, 총무 및 기관장 수행(비서, 운전기사 등) 담당자는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고, 같은 조 제2항에 따르면 기관장이나 부서장의 직을 수행하는 경우 조합원의 자격이 정지되는 것으로 간주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한편 2020. 2.경에도 위 D이 원래 근무하던 연구기획실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9. 11. 28. 연구원 노동조합 위원장인 D을 근로시간 면제시간 소진을 이유로 복직통보를 하면서 원직인 연구기획실로 복직시키지 아니하고, D과 협의도 거치지 아니한 채 단체협약상 노동조합 가입이 제한되는 '검사혁신역'으로 인사발령하여, 위 D을 노동조합에서 탈퇴하게 하거나 조합원의 자격이 정지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실상 노조위원장의 자리를 박탈하려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D의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E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단체협약서, 근로시간면제자 명단 및 통보, 각 인사발령공지, 조합의 근로시간면제 사용자 개인별 사용 상세내역 요구, 근로시간면제자 시간 변경의 건, 근로시간면제자 시간 변경 불허, 인사발령취소공지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20. 6. 9. 법률 제174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0조, 제81조 제4호(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쟁점에 대한 판단
피고인의 주장
피고인은 경영상 판단에 따라 D을 '검사혁신역'으로 인사발령 하였을 뿐이고 노동조 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개입할 의사는 전혀 없었다.
판단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 집단적 노사관계에 관한 기본원칙으로서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2020. 6. 9. 법률 제174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1조 제4호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 등을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의 한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노동조합의 단결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배제·시정함으로써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회복하고,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보호하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0도11281 판결 등 참조). 위 제81조 제4호의 '지배'라 함은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조직·운영에 대하여 주도권을 장악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하고, '개입'이라 함은 이 정도에 이르지는 못하지만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조직·운영에 대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등의 권리를 가지는바(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 제1항), 사용자가 노동조합 대표자에 대하여 인사발령을 한 경우 그 인사발령의 구체적인 내용, 인사발령이 행하여진 경위, 그 전후의 상황, 인사발령에 관한 단체협약의 내용 및 그 인사발령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할 의사가 인정된다면 위 제81조 제4호가 규정하는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그러한 지배·개입으로서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 침해라는 결과 발생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1. 10. 선고 2011도1549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본 증거들을 비롯하여 이 법원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아래의 각 사실이 인정된다.
D은 2017. 11.경 설립된 연구원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고 한다)의 대표자로서 그 임기는 2017. 11. 13.부터 2020. 11. 12.까지이다.
D은 2018년까지는 연구원의 연구기획실에 소속되어 기획 및 연구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2019. 1. 1.부터는 연구원과 이 사건 노동조합 간의 2018. 12. 7.자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고 한다) 제8조에 따라 근로시간 면제자로서 일정한 시간 동안 사용자로부터 급여를 받으면서 노동조합의 업무에 종사해 오고 있었다.
한편,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9. 1.경 내지 2.경 연구원 측에 2019년 한 해 동안 연간 근로시간 면제한도 2,000시간 중 D(위원장)이 1,600시간, F(부위원장)과 G(사무처장)가 각 200시간을 각각 사용하겠다고 통보하였다.
연구원장인 피고인은 2019. 4. 8. D에 대하여 연구기획실 근무를 면하고, 이 사건 노동조합 근무를 명하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하였다.
연구원 측은 2019. 11. 13. 이 사건 노동조합에 근로시간 면제자들의 근로시간 면제 사용 상세내역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하였다.
이에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9. 11. 22. 연구원 측에 F과 G의 2019년 근로시간 면제 사용은 없다고 답변함과 아울러 D의 근로시간 면제시간을 1,600시간에서 1,900시간으로, F과 G의 근로시간 면제시간을 각 200시간에서 50시간으로 각각 변경하겠다고 통보하였다.
그런데 연구원 측은 2019. 11. 28. 이 사건 노동조합에 위와 같은 근로시간 면제시간 변경을 불허한다고 통보하였다.
나아가 연구원장인 피고인은 같은 날인 2019. 11. 28. D에 대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 근무를 면하고, '검사혁신역' 근무를 명하는 내용의 인사발령을 하였다(발령일자 : 2019. 11. 28.).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여러 사정, 즉 ① 이 사건 단체협약 제8조 제3항은 "연구원은 근로시간 면제자의 근로시간 면제 해제 시 원직에 복귀시켜야 하며, 원직의 소멸로 그것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본인과의 협의로 원직과 대등한 직위에 복귀시킬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연구원 측도 위 나.의 7)항 기재 변경 불허 통보를 하면서 D에게 "근로시간 면제시간을 이미 다 소진하여 단체협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원직에 복귀해야" 한다고 알렸으면서도 피고인은 같은 날 D에 대하여 원직인 연구기획실이 아닌 '검사혁신역' 근무를 명하는 인사발령을 한 점, ② 또한 설령 원직인 연구기획실에 인사발령하지 못할 사정이 있었으면 위 단체협약 조항에 따라 D과의 협의를 거쳐 원직과 대등한 직위에 복귀시켜야 하나, 피고인(을 비롯한 연구원 측)은 D과는 어떠한 협의도 하지 않았던 점, ③ '검사혁신역'은 내부 직원 근태 관리 및 감사 담당 업무 등을 담당하는 곳인데, 이 사건 단체협약 제16조 제1항에 따라 위와 같은 업무를 담당하는 자는 이 사건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는 점(물론 동조 제2항의 해석상 위와 같은 업무를 담당하더라도 기존 조합원의 자격이 당연히 정지되지는 않는다고 볼 수도 있으나, 노동조합 활동을 함에 있어서 실질적인 지장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보이고, 실제로 H 대리 등의 경우 '검사혁신역'으로 발령이 나면서 조합원 자격이 실질적으로 정지되어 조합비 공제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④ 물론 피고인은 D에게 '검사' 업무가 아닌 '혁신' 업무를 담당하게 하려고 했다는 취지로 변소하나, 당시 '검사혁신역' 소속으로는 2명이 근무하고 있었는데, ('검사' 업무와 구별되는) '혁신' 업무에 대한 명확하고 구체적인 사무분장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무엇보다 사전에 피고인을 비롯한 연구원 측에서 D에게 '혁신' 업무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어떠한 일을 해야 한다는 등의 고지(내지 업무지시)도 전혀 없었던 점, ⑤ 그뿐만 아니라 '검사혁신역' 업무와 관련하여 D에게 기본적인 업무 공간이나 비품(사무실, 컴퓨터, 책상 등)도 제공되지 않았던 점(기존에 있던 '검사혁신역' 2명의 직원과 어떻게 사무를 분담하고 협업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정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⑥ 한편, 이 사건 노동조합과 연구원은 2019. 3.경부터 2019. 11.경까지 임금에 관한 단체교섭을 진행하여 왔는데(실무교섭 및 본교섭을 총 10회 정도 진행하였음), 그 과정에서 연구원은 위 노동조합이 제시한 단체협약 요구안 전부에 대해 수용불가 의사를 표명하였고, 이에 위 노동조합은 2019. 11. 25. 연구원 측에 최종 교섭 결렬을 통보한 다음, 2019. 11. 2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조정신청을 하였는데, 피고인은 바로 그 다음날인 2019. 11. 28. D에 대하여 위와 같은 인사발령을 한 점(특히 D의 소속 부서가 변동되는 발령 기준일도 2019. 11. 28.이었음), ⑦ 노동조합의 대표자에 관한 사항은 그 조직의 자주적·민주적 운영을 보장하기 위한 노동조합 규약의 필수적 기재사항이고(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11조),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노동조합 총회(매년 1회 이상 개최하여야 함)의 의장이자 임시총회 또는 임시대의원회의 소집권자이며(동법 제15조, 제18조), 회계감사 등 노동조합 운영의 책임자이고(동법 제25조, 제26조),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는 자인바(동법 제29조), 이러한 노동조합의 대표자에 대하여 임금 단체교섭 결렬로 인한 노동쟁의조정신청 바로 다음 날에 아무런 협의도 없이 원직과도 다른 '검사혁신역'에 인사발령한 것은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다소나마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미필적으로나마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에 영향력을 미치려는 의사를 가지고 위 노동조합 대표자인 D에 대한 인사발령을 통하여 노동조합의 조직 또는 운영에 개입하였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유죄로 판단된다.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범행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제약하거나 침해하는 것으로서 이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 다만, 피고인이 1959년생으로서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이 살아온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제반 양형의 조건을 아울러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유동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