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5. 11. 12. 선고 2024나84393 판결

임금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2000. 10. 1.부터 2021. 9. 30.까지 D대학교에서 근무하였던 사람이고, 피고는 D대학교를 설치 · 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나.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경위 및 내용

1)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 법률이 2013. 5. 22. 개정되어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9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였으며, 위 개정 규정은 같은 법 부칙 제2호에 따라 상시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인 피고에 대하여 2017. 1. 1.부터 시행되었다.

2)

피고는 종전까지 근로자의 정년을 5급 이상의 일반직원은 만 60세로 정하되 계급 정년을 15년으로, 6급 이하의 일반직원 및 기능직원은 만 58세로 정하고 있었는데, 위와 같은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 개정에 따라 2017. 1. 1.부터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다. 이에 따라 피고는 노무법인의 자문을 얻어 모든 직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고, 5급 이상 일반직원의 계급 정년을 없애며, 임금피크제에 적용되는 보수를 80%로 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를 실시하기로 하였다.

3)

이에 피고는 ① 2017. 5. 25. 각 부서에 '직원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시행 관련 사항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 위 임금피크제 내용을 알리고 이에 대한 의견을 2017. 5. 31.까지 제출하도록 안내하였고, ② 2017. 6. 14. 설명회를 개최하여 위와 같이 수렴한 의견에 대한 답변을 하는 등의 절차를 거쳤으며, ③ 2017. 6. 22. 공청회를 개최하여 임금피크제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고 원고를 포함한 참석한 직원 53명 전원이 동의하여 서명하는 절차를 거쳤다.

4)

피고는 위와 같이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실시하는 내용으로 직원인사규정 및 직원보수규정을 개정하여 2017. 8. 1. 이를 시행하였다. 위와 같은 규정들의 변경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라 감액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가.

연령차별금지원칙 위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들에게 불이익만을 주는 것으로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만을 이유로 원고를 포함한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들을 차별하는 것이므로 고령자고용법의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나.

취업규칙 변경의 절차적 하자

근로기준법 제94조에 의하면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당시 위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3.

판단

가.

연령차별금지원칙 위반 여부

1)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 · 채용(제1호), 임금, 임금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 · 훈련(제3호), 배치 · 전보 · 승진(제4호), 퇴직· 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및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 ·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6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가)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의 적용에 따라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할 필요가 있자, 근로자의 정년 연령을 만 60세로 연장하되 정년으로부터 2 내지 5년간 급여를 20% 감액하도록 한 것으로서,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정년을 연장함으로써 고령자의 고용안정성을 높이고 사용자인 피고는 근로능력이 있는 근로자에게 일할 기회를 추가적으로 부여함과 동시에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고령자 임직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여 정년 연장과 조화를 시도하기 위한 것으로 그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②

고령자고용법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면서, 사업주로 하여금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되(제19조),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였다(제19조의2). 이는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 당연히 예상되므로,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 신규인력 채용의 감축 등의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이다.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에 제28조의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고, 정년을 연장하면서 정년 도래 2 내지 5년 전부터 임금의 일부를 삭감하기로 하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의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정년 연령을 5급 이상 일반직원의 경우 계급 정년 제한을 삭제하고, 6급 이하 일반직원과 기능직원은 기존의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면서 5급 이상 일반직원의 경우 만 58세가 되는 날이 속한 학기말부터 정년까지, 6급 이하 일반직원과 기능직원의 경우 만 55세가 되는 날이 속한 학기말부터 정년까지 급여의 20%를 감액하도록 한 것으로서 일부 기간에 대하여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연장된 정년까지의 기간에는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이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불이익을 입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②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을 연장하면서 5급 이상 일반직원의 경우 약 2년간 급여의 20%를, 6급 이하 일반직원과 기능직원은 약 5년간 급여의 20%를 감액하는 것으로 감액의 정도가 크지 않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당시 원고를 포함한 다수의 근로자가 이에 동의하였다.

다)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이 사건과 같이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는데,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반드시 별도 직군을 부여하거나 업무강도를 경감하여 줄 법적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을 명시적으로 감소시키지 않았다거나 삭감된 임금을 근로자를 위해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라)

임금 감액한 재원 사용의 적정성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후 경력계약직 직원의 채용, 일반 계약직 직원의 채용을 늘렸고, 신규채용한 계약직 직원 중 상당수는 정규직으로 임용되었는바, 감액한 인건비의 사용이 부적절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나.

취업규칙 변경의 절차적 하자 존재 여부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 · 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려면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아니하는 등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에 어긋나지않아야 하므로,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 전후를 비교하여 취업규칙의 변경 내용 자체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 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취업규칙 변경에 따라 발생할 경쟁력 강화 등 사용자 측의 이익 증대 또는 손실 감소를 장기적으로 근로자들도 함께 향유할 수 있는지에 관한 해당 기업의 경영행태,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8. 13. 선고 2012다4352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당시 D대학교에는 노동조합이 구성되어 있지 않았던 점, ② 피고는 2017. 5. 25. 각 부서에 '직원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시행 관련 사항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 위 임금피크제 내용을 알리고 이에 대한 의견을 2017.5. 31.까지 제출하도록 안내하였고, 2017. 6. 14. 설명회를 개최하여 위와 같이 수렴한 의견에 대한 답변을 하는 등의 절차를 거쳤으며, 2017. 6. 22. 공청회를 개최하여 임금피크제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고 원고를 포함한 참석한 직원 53명 전원이 동의하여 서명하는 절차를 거쳤던 점(D대학교의 2017년 하반기 전체 직원은 계약직을 포함하여 총 73명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다수의 근로자가 동의를 하였다), ③ 이상과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피고 측이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을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점, ④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의 임금 총액이 불리하게 변경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의 타당성이나 적정성이 인정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지침은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 적용을 부정할 수 없다.

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도입상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거나 연령차별금지원칙에 위반되어 무효라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하고,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윤현(재판장) 박종환 박희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