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4. 5. 9. 선고 2023노254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1,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피고인이 관리하는 6개 사업장이 모두 하나의 사업장이 아니므로, 피고인이 운영하는 M는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이상인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나.

근로시간 초과 및 휴게시간 미부여의 점에 관하여

이 사건 업종의 특성상 근로자가 피고인으로부터 배차를 받고 출동하기 전까지는 휴게실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많으므로 이는 근로시간이 아닌 휴게시간으로 취급되어야 한다. 이에 피고인과 B 등 근로자들은 ‘근로시간을 1일 6시간, 1주 40시간으로 간주’하는 데에 합의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다(실제 근로시간은 1일 6시간 이하이다). 따라서 B이 약정 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거나, 휴게시간을 부여받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유죄의 이유’라는 제목 아래 이에 대한 판단을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점을 보태어 보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다.

가.

5인 이상 사업장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에 의하면,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 하는 자를 말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는바, 형식상으로는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사주로서 회사를 사실상 경영하여 온 자는 임금 지불에 관한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자로서 근로기준법 소정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1도3889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6도30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앞선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관리하는 6개 사업장은 모두 하나의 사업장으로 판단되므로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이상인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은 2020. 9. 30.자로 B을 포함한 피고인 명의의 M 소속 근로자들을 일괄 사직하게 하고 6개 사업장<1>에 나누어 취업하도록 하면서 동일한 형식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게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위 일괄사직 및 분산취업 이후에도 6개 사업장에 재취업한 근로자들을 상대로 종전과 동일한 근로조건을 적용하고 자신이 근로자들에게 교부한 업무용 휴대전화를 통해 배차지시를 하는 한편 업무보고를 받았다

②

피고인은 위 6개 사업장의 수익과 비용의 관리를 전담하였고, M 명의 거래에 대하여도 N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등 위 6개 사업장의 계산과 업무는 피고인의 편의에 따라 혼용되어 왔다.

③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 명의 사업장을 제외한 나머지 5개 사업장의 각 대표자들과의 도급계약이 체결되어 지입형태의 사업장으로 운영되어 왔다고 주장하나, 도급계약서에 따른 수익금 배분, 경비 정산, 근로자에 대한 임금지급 등의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아니한 점, 피고인은 자신이 화주로부터 주문받아서 다른 사다리차 소유자들에게 배차를 하였기 때문에 도급형식을 취한 것이라고도 주장하나, 피고인은 사다리차 소유자들이 아닌 위 5개 사업장 근로자들에게 직접 배차를 지시하였고 근로자들에 대한 관리도 모두 피고인이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5개 사업장과 피고인 사이에 실제 도급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④

또한 피고인은 N 소속 근로자인 T에게 해고 통보를 하고, T이 제기한 진정사건에 대해 합의금을 지급하기도 한 점, 피고인은 고객의 주문에 따른 차량의 배차업무에 대한 기준이나 방법을 위 6개 사업장의 소속된 개인 차주들과 협의한 사실이 없고, 배차 기준에 대해서도 작업 환경이나 난이도, 근로자들의 경력 등을 감안해서 자의적으로 배차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위 6개 사업장 소속 전체 차량기사들의 채용, 해고 등 노무관리와 배차업무 등 사업 전반에 대해 지배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나.

근로시간 초과 및 휴게시간 미부여에 관한 판단

1)

관련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는바, 근로자가 작업시간의 도중에 현실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 등 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있는 시간이라면 이는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2)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B에게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게 하고,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B을 비롯한 피고인의 근로자들의 업무시간은 07:30부터 17:30까지로 정해져 있었고, 보통 07:30 이전에 사업장이나 배차 받은 현장으로 출근하여 배차 대기, 작업준비, 이동, 작업 등의 형태로 업무를 수행하였다.

②

근로자들은 피고인이 업무를 배정하기 전까지는 사업장 내의 휴게실에서 대기하였고, 자유롭게 외출할 수 있도록 정해진 특정 시간은 없었으며, 잠시 외출시에도 업무용 휴대전화를 휴대하고 피고인의 업무지시를 받으면 지체 없이 현장으로 이동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③

이와 같이 B 등 근로자들은 대기시간을 전적으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었고 사용자인 피고인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근로자들이 휴게실 등에서 대기하는 시간도 근로시간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B의 근로시간은 대기 시간까지 포함하여 1일 평균 10시간(07:30부터 17:30까지)이라고 할 것이다.

④

한편, 피고인은 B과 사이에 2020. 10. 1.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사업 및 종업시각: 07:30분부터 17:30분까지(※ 업무의 특성상 불특정 휴게 및 대기시간이 많으므로 소정 근로시간은 1일 6시간, 1주 40시간으로 간주함)’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는 피고인의 근로자였던 U가 2020. 9.경 노동청에 고소를 하자 피고인의 일방적 요구로 작성된 것이고, 위 근로계약서에 의하더라도 휴게시간이 따로 명기되어 있지 아니하며, 실제 대기시간 중 지정된 휴게시간도 없었다(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당일 오더가 잡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일이 들어오면 나가야 하기 때문에 휴게시간을 특정하기가 어렵다’고 진술하였다). 따라서 위 근로계약서의 기재 내용이 실제 근로시간을 반영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3.

양형에 대한 직권판단

항소법원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만을 이유로 항소한 경우에 항소심이 직권으로 양형부당을 이유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제1심의 양형보다 가벼운 형을 정할 수 있다(대법원 1990. 9. 11. 선고 90도1021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직권으로 양형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은 이 사건 각 범행의 상당 부분을 부인하고 있는 점,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기 위한 근로기준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이 사건 각 범행은 엄벌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대기시간이 존재하는 이 사건 업무의 특성으로 인해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수단과 방법,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직권파기사유가 있어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지는 않는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