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인용금액표 중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같은 표 중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 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공공하수처리시설 등 공공 시설물을 효율적으로 관리 · 운영함으로써 시민의 복지증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지방공기업법 제76조 및 AD공단 설치 조례 등에 의하여 설립된 공법인이다. 원고들은 피고의 근로자이거나, 근로자였던 사람들이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시행
2015. 10. 23. 당시 피고의 이사장이었던 AE과 피고의 근로자들로 구성된 AF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의 위원장이었던 AG은 피고의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2016. 1. 1.부터 정년(만 60세) 3년 전인 사람은 5%, 2년 전인 사람은 10%, 3년 전인 사람은 15%씩 임금을 감액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도입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 도입 노사합의서(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서'라고 한다)를 문서로 작성하고, 위 문서에 각자 서명하였다.
피고는 2016. 1. 1. 피고의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취업규정을 개정하여 피고의 직원중 정년 전 일정한 연령에 도달한 자에 대하여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그 적용대상, 임금 지급률 기타 필요한 사항은 하위 지침에 위임한다는 내용의 규정(피고 취업규정 제51, 52조, 이하 위 각 규정을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을 신설하였고, 같은 날부터 이를 시행하였다.
이 사건 취업규칙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피고의 임금피크제 운영지침(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지침'이라고 한다) 제5조 제1항 제2호는 2017년 이후부터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게 되는 근로자의 임금지급률을, 정년 3년 전부터 2년 전까지는 95%, 2년 전부터 1년 전까지는 90%, 1년 전부터 퇴직일까지는 85%로 정하고 있다(이 사건 노사합의서의 내용과 같이 각 5%, 10%, 15%를 감액지급하는 것이다).
선행사건의 경과
피고의 직원이자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이었던 AH 등 23인은 2021.경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근거규범인 이 사건 노사합의서와 이 사건 취업규칙은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 및 미지급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21가합44001호, 이하 '선행사건'이라 한다).
위 법원은 2023. 10. 26. '이 사건 노사합의서 및 이 사건 취업규칙에 의한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는 고령자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 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 제1항이 금지하는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로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무효이다.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는 정년보장형으로서 정년연장의 효력이 없고, 원고들이 정년까지 근무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볼만한 근거가 없으며, 피고가 시행한 각종 조치는 원고들이 입게 될 불이익에 대한 적절한 대상조치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를 통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노사합의서 및 이 사건 취업규칙에 의한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는 무효'라고 판단하며 일부승소 판결(부산지방법원 2023. 10. 26. 선고 2021가합44001 판결, 이하 '선행사건 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였고, 피고가 이에 항소하였으나 2024. 7. 17. 항소가 기각되어(부산고등법원 2024. 7. 17. 선고 2023나57909 판결) 그 무렵 선행사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피고의 근로시간 단축 조치
피고는 2024. 1. 1.부터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에게 임금 감액 비율에 비례하여 근로시간을 단축하여주되, 희망에 따라 기존 직무를 유지하기를 원하는 근로자에게는 근로시간을 단축하지 않고 기존 직무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하 '이 사건 제2차임금피크제'라 하고,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를 통틀어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도입하였다.
망 B, 원고 F, I, J, M, R, S, V, W, AB은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에 따라 기존 직무를 유지하기로 하고, 2023. 12.경 아래와 같은 '임금피크제 적용 및 직무유지 동의서'(이하 '이 사건 직무유지 동의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피고에 제출하였다.
한편 원고 Q, M, X, T, W, V, R, AB, Z, AC, Y, AA은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에 따라 근로시간 단축신청서(이하 '이 사건 근로시간 단축신청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제출하기도 하였다. 그 결과 2024. 1. 1.부터 2025. 12. 31.까지 이 사건 근로시간 단축신청서를 작성한 원고들의 근무 형태는 별지2 표 기재와 같게 되었다.
망 B의 사망 및 소송수계
망 B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이후 2025. 4. 29. 사망하여 공동상속인인 배우자 원고 C, 직계비속 원고 D, E이 2025. 10. 28. 소송수계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원고들의 청구 요지 및 피고의 본안전항변 요지
원고들은 피고의 직원들로서, 피고는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에 따라 원고들에게 감축된 임금을 지급하였으나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므로 원고들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망 B, 원고 F, I, J, M, R, S, V, W, AB(이하 '망 B 등 10인'이라 한다)은 이 사건 직무유지 동의서를 통해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에 동의하고 임금 감액에 대해 피고를 상대로 민 · 형사상 일체의 이의제기를 하지 않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이 사건 직무유지 동의서를 작성한 원고들의 소 제기는 위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관련 법리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라는 중대한 효과를 발생시키고 합의의 존부 판단에 따라 당사자들 사이에 이해관계가 크게 갈리게 되는 소송행위이다. 따라서 부제소합의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를 해석할 때는 표시된 문언의 내용에 대하여 당사자의 의사해석에 관한 주장이 대립할 소지가 있고 나아가 당사자의 의사를 참작한 객관적·합리적 의사해석과 외부로 표시된 행위에 의하여 추단되는 당사자의 의사조차도 명확하지 않다면 가급적 그러한 합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밖에 없다.그리고 권리의무 주체인 당사자 사이의 부제소합의라도 그 당사자가 처분할 수 있는 특정된 법률관계에 관한 것으로서 합의 당시 당사자가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게 된다(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7다217151 판결). 한편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강력한 보호를 받으므로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표시는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하고, 부제소합의로 인하여 근로계약이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임을 주장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강행법규의 입법 취지를 몰각하는 결과가 초래되는 경우 그 부제소합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4. 9. 12. 선고 2024다235027, 235034 판결).
구체적 판단
망 B 등 10인이 이 사건 소로써 구하는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은 이 사건 직무유지 동의서 작성 이전에, 구체적으로는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 시행 기간 중 발생·성립한 부분과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 시행 기간 중 발생·성립한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 시행 기간 중 발생·성립한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이 사건 직무유지 동의서는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의 시행일인 2024. 1. 1. 직전인 2023. 12.경 체결된 것으로서 그 주된 내용은 망 B 등이 피고로부터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에 따른 대상조치인 근로시간 단축을 제안받았으나 이를 거절하였다는 점을 확인·확정하는 것인바, 이와 같은 작성 경위나 내용에 비추어 보면 망 B 등 10인이 이 사건 직무유지 동의서를 통하여 동의한 임금피크제는 근로시간 단축이 수반된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직무유지 동의서의 문구상으로도"향후 이로 인한 임금 감액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어 이 사건 직무유지 동의서 작성 이후에 발생하는 임금 감액에 대한 합의를 의도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도 이 사건 직무유지 동의서는 '선행사건 판결로 무효가 된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를 사후적으로 유효하게 하려는 추인 목적이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기도 한 점(2025. 10. 16.자 준비서면 3쪽)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직무유지동의서는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 시행 기간에 발생하는 미지급 임금, 퇴직금을 대상으로 하는 합의라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 시행 기간에 발생한미지급 임금, 퇴직금을 그 대상으로 하는 합의라고 보기 어렵다.
다음으로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 시행 기간 중 발생·성립한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 제94조<1>에 위배되어 무효인데, 이 부분에 관한 부제소합의는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미지급액에 대해서는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94조의 입법취지를 몰각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앞서 본 법리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와 같은 부제소합의가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들
선행사건 판결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는 무효이고,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 및 이를 전제로 한 이 사건 직무유지동의서, 이 사건 근로시간 단축신청서(이하 '이 사건 각 동의서'라 한다)도 무효이다.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와 같이 다수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통일적으로 규율하는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94조에서 정한 집단적 동의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피고는 일부 근로자들로부터 이 사건 각 동의서를 징구하는 탈법적인 방식을 취하였는바, 이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집단적 동의절차를 잠탈하는 행위로서 무효이다.
이 사건 각 동의서는 피고가 우월적 지위에서 미리 작성한 서식에 근로자가 서명날인하는 방식으로 징구된 것으로서,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들로서는 임금 삭감을 감수하고 기존 업무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진정한 의사에 기한 동의로 볼 수 없다.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가 도입한 '근로시간 단축'은 실효성이 없는 형식적인 대상조치에 불과하다. 즉, 교대제 근무의 특성상 근로시간 단축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현 불가능한 선택지를 명목상 제안하고 근로자에게 '기존 업무 유지'를 선택하게 함으로써 동의의 외관만을 만들어 낸 것으로서, 선행사건 판결에서 지적된 '대상조치 부재'의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과 퇴직금만을 지급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의 근로조건에 따른 임금 및 퇴직금과 피고들이 실제 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의 차액을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청구금액표 중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란 기재 금액및 이에 대하여 별지1 청구금액표 중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 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피고는 선행사건 판결을 통해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가 임금 삭감에 대한 적절한 대상조치를 도입하지 않아 고령자고용법에 위반되어 무효임을 확인하였고, 이를 수용하여 2024. 1. 1.부터 근로시간 단축을 대상조치로 도입하여 근로자들의 의사를 확인하여 이 사건 각 동의서를 징구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 이 사건 각 동의서는 유효하며 이를 전제로 원고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 퇴직금을 계산하여야 한다.
원고들은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 및 이 사건 각 동의서가 무효라고 주장하나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각 동의서는 유효하다
이 사건에는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른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관한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94조는 기존에 유효하던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자 할 때 적용되는 규정인데, 피고는 무효인 취업규칙을 되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무효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 개별 근로자들에게 새로운 근로조건을 제안하고 이 사건 각 동의서를 통하여 이에 대한 개별적 합의를 도출한 것이다. 이는 취업규칙의 일률적이고 불이익한 변경이 아니라 변경된 사정하에서 각 근로자들의 개별적 상황과 의사에 따라 새로운 권리관계를 설정하는 '개별 근로계약의 체결 또는 변경'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 사건 각 동의서는 근로자들의 자유 의사에 기한 선택권 행사의 결과로 작성된 것이다. 피고는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임금 감액을 감수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의 근로 형태(교대제 등)를 유지하며 얻는 이익(교대수당등)을 위해 임금 감액에 동의할 것인지에 대한 실질적인 선택권을 부여하였다.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은 실효성이 있는 대상조치에 해당한다. 피고는 근로시간 단축을 원하는 근로자에게는 주간근무로의 전환 등을 통해 실제 단축근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고, 일부 근로자는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교대제 근무 유지가 더 유리하다고 보아 근로시간 단축의 기회를 포기한 것일 뿐이다.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 시행 기간에 미지급된 임금 및 퇴직금 청구에 대한 판단1)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에 관한 이 사건 노사합의서 및 이 사건 취업규칙은 연령을 이유로 임금 분야에서 원고들을 차별하는 것으로서 그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는 정부의 권고에 의하여 고령자의 고용안정, 청년 일자리 창출, 생산성 향상 등을 목적으로 도입된 것으로서 그 도입 목적의 타당성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는 이른바 정년보장형으로서 정년연장의 효과가 없다. 또한 원고들에게 정년까지 근무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어 고용안정의 필요성이 있었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의하여 비로소 고용이 안정되었다는 등 실질적으로 정년보장의 혜택이 주어졌다고 볼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
피고는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게 될 불이익을 완화하기 위해 수당은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의 임금을 기준으로 지급하고,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직무를 그대로 유지하는 등의 대상조치를 취하였다. 그러나 수당을 기존과 같이 지급하는 것은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로 인한 추가적인 불이익을 가하지 않겠다는 것일 뿐 임금 감액 불이익에 대한 대상조치라고 보기 어렵고, 기존 직무를 유지하게 하는 것은 교대제 근무로 인한 수당 등을 감안해 보더라도 적절한 대상조치라고 보기 어렵다. 피고가 취한 다른 대상조치 또한 원고들이 입게될 임금 삭감에 대한 적절한 대상조치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 시행기간에 원고들에게 실제 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과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 이전의 취업규정에 따라 원고들에게 지급하였어야 할 임금 및 퇴직금 사이의 차액을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 시행 기간에 미지급된 임금 및 퇴직금 청구에 대한 판단1) 판단의 순서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의 유효 여부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는 근로기준법 제94조를 위반하여 집단적 동의 절차를 밟지 않았고[제3의 가 1) 가) (1)항], 근로자들에 대한 강박으로 동의서를 징구하였으며[제3의 가 1) 가) (2)항], 실질적인 대상조치가 없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제3의 가 1) 가) (3)항]한 것이어서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순서에 따라 우선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가 근로기준법 제94조를 위반하여 무효인지에 대하여 본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소정의 취업규칙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복무규율과 임금 등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을 규정한 것을 말하는 것으로서, 그 명칭에 구애받을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30181 판결).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대법원 2025. 2. 20. 선고 2024다293092 판결), 그 종합 판단의 결과 불리한 개정으로 밝혀진 경우(일부 근로자에게는 유리하고 일부 근로자에게는 불리하여 근로자 상호간에 유·불리에 따른 이익이 충돌되는 경우도 이와 같다)에는 종전의 급여규정을 적용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에 의한 동의를 받을 것을 요하고 그러한 동의가 없는 경우에는 그 변경은 효력을 가질 수 없다(대법원 1995. 3. 10. 선고 94다18072 판결).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가 취업규칙으로서 도입된 것인지 여부
앞서 든 증거, 을 제2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도 취업규칙으로서 도입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2016. 1. 1. 피고의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취업규정을 개정하여 피고의 직원중 정년 전 일정한 연령에 도달한 자에 대하여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그 적용대상, 임금 지급률 기타 필요한 사항은 하위 지침에 위임한다는 내용의 규정을 신설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지침이 제정되어 시행되었던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이는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현재까지 별다른 폐지 절차 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달리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를 위한 별도의 규칙이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건 제2차임금피크제 또한 위와 같은 취업규칙과 임금피크제 운영지침에 따라 일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취업규정이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지침과 관련하여 단축근무를 허용하는 취지의 개정이 있었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아니하나, 피고는 최소한 내부 지침을 통해 위와 같은 단축근무를 허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와 같은 내부 지침 또한 당해 사업의 근로자 전체에 적용될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에 해당하므로 취업규칙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이 사건 각 동의서를 작성한 근로자들이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피고와 새로운 개별적 근로관계를 형성하기로 합의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을 제2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현재 "일반직 전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운영하고 있고, 동의서 작성여부에 따라 차등을 두어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실제로 원고 A, G, H, K, L, N, O, P는 이 사건 각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았음에도 임금 감액 조치가 행하여졌는바,<2> 이와 같이 이 사건 각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은 원고들에게도 임금 감액 조치가 행하여진 것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현재 시행하고 있는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는 동의서의 작성 여부와 무관하게 피고의 근로자들 중 일정 연령에 도달한 자들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즉, 피고의 주장과 달리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는 이 사건 각 동의서를 작성한 사람들에게만 적용된 것이 아니고, 피고의 근로자들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었다.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도입의 근거로 이해되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은 같은 법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이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에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언급하는 것은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일반적으로 노동자들에게 불이익한 경우가 많으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에서 정하는 집단적 동의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칠 것을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만약 취업규칙 변경 형태가 아니라 근로계약이나 개별적 동의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임금피크제 도입에 있어서 집단적 동의절차에 준하는 절차를 거칠 것을 요하는 위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이나 근로기준법 제94조의 취지에 반할 소지가 있다(탄력적 근로시간제에 관한 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0도16431 판결의 취지 참조). ○ 만약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가 취업규칙으로서 도입된 것이 아니고, 피고의 주장처럼 이 사건 각 동의서의 작성 당자사와 피고 사이에 개별적인 근로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체결된 것이라면, 아래 4)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는 종래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므로 이 사건 각 동의서는 근로기준법 제97조<3>에 따라 무효가 된다. 즉,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은 선행사건 판결에서 확인된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가 도입되기 전까지는 피고의 근로자들에게는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가 도입되기 이전의 취업규칙이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임금 삭감에 동의하는 취지로 피고와 개별 근로자들 사이에 이 사건 각 동의서가 작성된 것이라면, 이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무효가 된다.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가 불이익한 취업규칙의 변경인지 여부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에 반하여 무효라는 점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가 종전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한 것으로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른 집단적 동의절차가 필요한지 여부는 이 사건 제1차임금피크제가 도입되기 전 취업규칙과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를 비교하여 판단함이 타당하다.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정년연장 또는 보장으로 고용안정을 도모하면서 이에 따른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신규채용을 증가시켜 청년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노사 간의 입장을 적절히 조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그러나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는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와 마찬가지로 이른바 정년보장형으로써 정년연장의 효과가 없고, 원고들에게 정년까지 근무하기 곤란한 사정이 있어 고용안정의 필요성이 있었는데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에 의하여 비로소 고용이 안정되었다는 등 실질적으로 정년보장의 혜택이 주어졌다고 볼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원고들은 58세부터 60세까지의 임금이 삭감되게 된다.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요소 중 임금이 삭감됨으로써 임금의 측면에서 불이익한 변경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 내지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에는 종합적 평가를 통하여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 없다고 판단할 수 있고,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는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와 달리 임금 삭감율에 비례하여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피고의 근로자들 중 교대제 근무를 하는 근로자들의 경우 근로시간을 단축하게 되면 교대제 근무를 유지할 수 없게 되고 교대제 근무에 수반되었던 수당을 지급받을 수 없게 되어 불리할 소지가 있다. 실제로 이 사건 직무유지 동의서를 작성한 망 B 등 10인은 교대제 근무에 수반되었던 수당을 지급받기 위해 임금 삭감을 감수하면서도 근로시간 단축을 포기하는 결정을 하기도 하였는바, 이러한 근로자들은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 시행 전과 동일한 근로를 제공하면서도 임금피크제에 따라 삭감된 임금을 지급받게 되므로 불리하게 변경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교대제 근무를 수행하지 않았거나 희망하지 않았던 근로자들의 경우 임금삭감율에 비례하여 근로시간을 단축받게 되면 기존에 비해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일부 근로자에게는 유리하고 일부 근로자에게는 불리하여 근로자 상호간에 유·불리에 따른 이익이 충돌되는 경우에는 이를 불리하다고 보아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에 의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보는 것이 근로기준법 제94조의 취지에 부합한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는데, 이와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른 집단적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며,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가 유효함을 전제한 이 사건 각 동의서도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이와 같이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와 이 사건 각 동의서가 집단적 동의의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라고 판단하는 이상 원고들의 주장 중 근로자들에 대한 강박 주장[제3의 가 1) 가) (2)항] 이나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위반 주장[제3의 가 1) 가) (3)항]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 시행기간에 원고들에게 실제 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과 이 사건 각 임금피크제 이전의 취업규칙에 따라 원고들에게 지급하였어야 할 임금 및 퇴직금 사이의 차액을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한다(이 사건 근로시간 단축신청서를 제출한 원고들의 경우 단축근로를 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가 유효함을 전제로 피고가단축근무를 승인하였기 때문이므로,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가 원고들에게 미지금한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
이 사건 각 동의서가 무효인 경우 피고가 원고들에게 미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가 별지1 청구금액표 중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란 기재 각 금액이라는 사실은 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2026. 4. 29.자 준비서면 2쪽), 갑 제4, 5, 7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청구금액표 중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원고들이 이를 청구한 날의 다음 날인 별지1 청구금액표 중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 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어 모두 인용한다.
판사 이상윤(재판장) 정희림 민지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