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5. 7. 11. 선고 2024가단232823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소를 각하한다.

2.

피고 B은 원고에게 4,883,922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3. 30.부터 2025. 7. 1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생긴 부분의 1/8은 피고 B이, 7/8은 원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C(이하 ‘피고 C’라고 한다)는 보건복지부의 장애인활동지원사업에 따라 수급장애인에게 사회활동지원, 신체활동지원, 가사활동지원 등 기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고, 피고 B은 피고 C의 대표자이다.

나.

원고는 2017. 1. 1. 사용자를 ‘대표자 : B, 사업체명 : C’로 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 이후로 매년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이하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체결된 근로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 2021. 6. 30. 퇴사할 때까지 피고 C에서 장애인 활동지원사로 근무하였다.

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원고의 근로시간은 ‘매월서비스 일정표(이용자와 합의)’에 의하도록 되어있다.

라.

원고의 임금은 포괄시급제로서 각 연도별 최저임금에 법정 제 수당(주휴수당,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 연차수당) 명목의 금액을 더한 시간급으로 정해졌는데, 연도별로 약정된 원고의 시간당 임금은 아래와 같다.

마.

피고 측은 원고에게 임금으로 61,235,610원을 지급하였다. 또한 원고는 퇴직급여제도로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에 가입하였는데, 피고 측은 원고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계정에 합계 5,101,280원을 납입하였다. 피고 측은 또한 원고의 퇴사 후 합계 331,200원(2021. 8. 12. 105,400원, 2021. 9. 29. 225,800원)을 추가로 납입하였다.

바.

원고의 퇴사 이후 원고와 피고 측 사이 미지급 임금의 존부에 관하여 다툼이 발생하였고, 피고 측은 원고에게 2021. 8. 12. ‘연차수당’ 명목으로 725,362원을, 2021. 9. 3. ‘주휴휴가지급액’ 명목으로 1,985,370원을 각 송금하였다.

사.

피고 B은 2022. 10. 4. “피고인은 2017. 1. 1.부터 2021. 6. 30. 장애인활동지원사로 근무하다 퇴사한 근로자 A의 2017. 7월 임금 97,715원을 비롯하여 임금 합계 3,309,570원과 연차미사용수당 1,340,788원 등 금품 총 4,650,358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기준법위반 및 “피고인은 근로자 A에 대하여 확정기여형퇴직연금 미납 부담금과 지연이자 합계 총 694,018원을 당사자 간 납입 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납입하지 아니하였다”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공소사실로 약식기소되어, 2022. 12. 30. 벌금 1,5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2고약5996).

아.

피고 B은 위 약식명령에 대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 서울서부지방법원(2023고정18)은 2023. 11. 22.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의 근로기간 동안의 발생임금액의 합산액이 기지급액의 합산액을 초과한다고 보기 어렵고, 연차미사용수당액이 피고인이 지급한 2,710,732원을 초과한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며, 피고인에게 임금, 연차미사용수당 및 퇴직연금 부담금 미지급의 점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자.

원고는 2024. 10. 17. 피고 측에게 바.항과 같이 추가로 지급받은 2,710,732원(=725,362원+1,985,370원)을 돌려주었다. 피고 측은 2025. 2. 5. 원고에게 위 돈을 다시 송금하였는데, 이에 원고는 2025. 3. 14. 피고 측에게 위 돈을 재차 돌려주었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5 내지 22호증, 을 제1 내지 6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1)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미지급 임금, 연차휴가미사용수당, 퇴직연금 부담금 청구

피고들은 원고에게 ① 임금 중 2017. 7월분부터 2020. 5월분까지 2,363,240원, 2020. 8월분 109,245원, 같은 해 10월분 108,645원, 2021. 1월분 221,830원, 같은 해 2월분 102,580원, 같은 해 5월분 213,420원, 같은 해 6월분 190,610원 및 ②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1,340,788원을 지급하지 않았고, ③ 원고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계정에 577,571원을 납부하지 않아 부족액에 대한 지연이자 116,447원이 발생하였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위 돈 합계 5,344,376원{=미지급 임금 3,309,570원(=2,363,240원+109,245원+108,645원+221,830원+102,580원+213,420원+190,610원)+연차휴가미사용수당 1,340,788원+퇴직연금부담금 미납액 및 그 지연이자 694,018원(=577,571원+116,44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한편 피고들의 변제 항변에 관해서는, 원고가 피고들에게 추가로 송금받은 주휴수당과 연차수당을 돌려주었으므로 그 부분에 관하여 변제의 효력이 없다.

2)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피고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임금 등을 미지급하여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을 위반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임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들의 임금 등의 체불행위는 민법 제750조에 따른 불법행위에도 해당한다. 또한 피고들은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청각장애인인 원고에게 활동지원사의 근무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점, 불규칙한 근무 시간에 대한 적절한 임금 지급방법, 장애인활동지원의 목적 및 사내 근로자와 근로 방법의 차이 등에 대해 원고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상세한 설명을 해줄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함으로써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따라서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위 불법행위로 발생한 손해인 ① 미지급 임금, 연차휴가미사용수당 미지급액 및 퇴직연금 미납액 합계 5,344,376원, ② 피고들의 불법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지출한 변호사 선임비, 노무사 비용 합계 4,275,000원, ③ 병원비 및 약값 1,374,258원, ④ 그 밖에 신체적, 정신적 손해 29,006,366원의 합계 40,000,000원(=5,344,376원+4,275,000원+1,374,258원+29,006,366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3. 29.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

피고들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 및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모두 지급하였고 퇴직연금부담금도 전부 납부하였다. 재직기간 중 전부 지급되지 않고 남아있던 임금 등은 피고들의 2021. 8. 12. 및 2021. 9. 3. 추가지급으로 모두 변제되었다. 임금의 경우, 피고들이 재직 중 원고에게 초과 지급한 부분이 존재하므로, 초과 지급 부분에 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미지급 임금채권과 상계한다.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에 관해서는, 피고들이 임금 등을 미지급하였더라도 이는 원고의 근무형태의 특성상 정확한 임금계산이 어렵기 때문이므로,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어 미지급에 대한 피고들의 고의·과실이 인정되지 않는다. 또한, 피고들의 임금체불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에 따라 발생한 손해배상채권은 손해 발생 자체가 입증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청구취지 변경신청서를 통하여 손해배상청구를 한 2024. 2. 13.로부터 역산하여 3년 이전인 2021. 2. 13. 이전에 있었던 임금체불에 따른 손해배상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3.

피고 C에 대한 소의 적법 여부

가.

관련 법리

당사자능력 유무에 관한 사항은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이므로, 그 당사자능력 판단의 전제가 되는 사실에 관하여는 법원이 당사자의 주장에 구속될 필요 없이 직권으로 조사하여야 할 것이나, 그 사실에 기하여 당사자의 능력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사자가 내세우는 단체의 목적, 조직, 구성원 등 단체를 사회적 실체로서 규정짓는 요소를 갖춘 단체가 실재하는지의 여부만을 가려 그와 같은 의미의 단체가 실재한다면 그로써 소송상 당사자능력은 충족되는 것이고, 그렇지 아니하다면 소를 부적법한 것으로서 각하하면 족하다(대법원 1997. 12. 9. 선고 94다41249 판결 등 참조).

어떤 단체가 고유의 목적을 가지고 사단적 성격을 가지는 규약을 만들어 이에 근거하여 의사결정기관 및 집행기관인 대표자를 두는 등의 조직을 갖추고 있고, 기관의 의결이나 업무집행방법이 다수결의 원칙에 의하여 행하여지며, 구성원의 가입, 탈퇴 등으로 인한 변경에 관계없이 단체 그 자체가 존속되고, 그 조직에 의하여 대표의 방법, 총회나 이사회 등의 운영, 자본의 구성, 재산의 관리 기타 단체로서의 주요사항이 확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비법인사단으로서의 실체를 가진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9. 4. 23. 선고 99다4504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C가 민사소송법상 당사자능력이 있는 비법인사단으로서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1)

피고 C의 규약이나 회칙이 제출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고 C의 구성원이 누구인지, 다수결로 의사를 결정하는지, 총회 운영, 자본 구성, 재산 관리 등 단체로서 주요사항이 확정되었는지 등을 확인할만한 아무런 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였다.

2)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은 제3조 제1항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적절한 활동지원급여를 제공하여 장애인이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도, 제20조 제1항에서 활동지원기관을 설치·운영하려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시설 및 인력기준을 갖추고 소재지를 관할하는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구청장으로부터 지정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0조 제5항은 제1항에 따른 활동지원기관의 종류 및 지정 절차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위 규정에 따라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17조는 별표 1의 2에서 시설기준, 인력기준 등을 정하고 있다. 그리고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제31조 제1항에 따라 활동지원기관은 활동지원급여를 수급자에게 제공한 경우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구청장에게 활동지원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이처럼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은 활동지원기관에 관하여 일정한 기준과 요건을 정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감독하며, 그 비용을 보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위 각 규정에 의하면 피고 C는 피고 B이 설치·운영하는 활동지원기관에 불과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소는 당사자능력이 없는 자를 상대로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다(또한 피고 C의 당사자능력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체결된 것으로 보고, 임금과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의 지급 및 퇴직연금 부담금 납입의무를 지는 자도 피고 B으로 본다).

4.

피고 B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미지급 임금, 연차휴가미사용수당, 퇴직연금 부담금 청구에 관하여

1)

포괄시급제의 유효성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2007. 1. 26. 법률 제82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는 “사용자는 근로계약 체결시에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 근로시간 기타의 근로조건을 명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및 지불방법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명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5조는 같은 법 제52조·제58조 및 제67조 단서의 규정에 의하여 같은 법 제49조·제50조·제51조 및 제67조 본문에 정한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한 연장근로와 야간근로(하오 10시부터 상오 6시까지 사이의 근로) 또는 휴일근로에 대하여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규정들과 통상임금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시행령(2007. 6. 29. 대통령령 제2014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의 규정 등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달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앞서 본 바와 같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일정액을 법정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 이상 허용될 수 없다.

한편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22조에서는 근로기준법에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하면서(근로기준법의 강행성) 그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의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근로기준법의 보충성),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등의 사정이 없음에도 포괄임금제 방식으로 약정된 경우 그 포괄임금에 포함된 정액의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때에는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해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상 원고의 임금은 법정 제 수당을 포함한 포괄시급제(이른바 ‘정액수당 포괄임금계약’)의 형식으로 정해졌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앞서 든 증거들과 을 제9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수행하는 장애인활동지원 업무가 그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로 보기 힘든 점, ② 원고는 활동지원을 시작할 때와 마칠 때마다 ‘바우처 카드’를 이용하여 근무시간을 등록하였으므로 원고의 실제 근로시간을 산정할 수 있는 점, ③ 이 사건 근로계약상 법정 제 수당 명목 시급은 실제 원고가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연장, 휴일, 야간근로시간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보건복지부가 지침으로 정한 지원금의 일정 비율 이상을 매년 기준단가로 정하고 기본시급을 당해 연도 법정최저시급으로, 그 차액을 법정 제 수당 명목으로 산정한 것인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근로계약상 포괄시급제 약정은 원고에게 불이익하게 되는 범위 내에서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의 근로시간에 기본급을 곱한 금액에, 원고가 실제로 연장, 야간, 휴일 근로를 한 시간을 바탕으로 계산한 법정 제 수당을 더하는 방식으로 산정하여, 미달하는 금액을 추가로 지급하여야 한다.

2)

미지급 임금의 계산

가)

기본급의 계산

갑 제16 내지 19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 B이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기본급은 별지 1의 계산과 같다.

나)

주휴수당의 계산

(1)

소정근로시간 및 소정근로일의 확정

이 사건 근로계약상 원고의 근로시간과 근로일은 ‘매월서비스 일정표(이용자와 합의)’에 의하도록 되어있는 점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원고의 소정근로시간과 소정근로일이 매월 또는 매년 같은 시간으로 고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원고와 활동지원을 받는 장애인 사이에 활동지원이 이루어질 시간과 요일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고, 위 합의에 따라 월 단위로 서비스 일정표가 미리 작성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근로계약 체결 당시 피고 B도 원고가 활동지원을 받는 장애인과 사이에 합의된 일정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매월서비스 일정표’에 따른 근로시간 및 근로일을 소정근로시간<2> 및 소정근로일로 보고, 원고가 ‘매월서비스 일정표’에 따라 근로를 제공한 것으로 보아 그와 같이 근로를 제공한 시간과 요일에 기초하여 법정 제 수당을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다.

(2)

단시간근로자 여부

“단시간근로자”란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그 사업장에서 같은 종류의 업무에 종사하는 통상 근로자의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에 비하여 짧은 근로자를 말한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9호 참조).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원고의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은 매주 차이가 있지만 모두 피고 C의 정규직 근로자들의 1주 소정근로시간(40시간)보다 짧은 점, ② 피고 C의 정규직 근로자들도 장애인활동지원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정규직 직원들의 업무와 원고와 같은 장애인활동지원사의 업무는 모두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단기간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3)

구체적 계산

1주 동안의 소정근로일을 개근한 근로자에게는 유급휴일이 주어져야 하는데(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30조 제1항), ‘매월서비스 일정표’에 따른 근무일을 소정근로일로 보기로 하였고, 원고가 위 일정표에 따라 실제로 근무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에 따라 원고에게 매주 1일의 유급휴일이 부여되어야 한다.

한편, 단시간근로자의 1일 소정근로시간 수는 4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을 그 기간의 통상 근로자의 총 소정근로일 수로 나눈 시간 수로 한다(근로기준법 시행령 [별표 2] 제2항 나목 참조). 을 제2,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4주 기준으로 계산한 원고의 소정근로시간, 피고 C의 정규직 근로자(통상 근로자)의 소정근로일 수 및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원고의 주휴수당은 별지 2의 계산과 같다.

다)

연장, 야간, 휴일 근로수당의 계산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고의 연장, 야간, 휴일 근로시간수와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수당은 별지 3의 계산과 같다.

라)

미지급 임금의 존부

원고가 2017. 1. 1.부터 2021. 6. 1.까지 근로를 제공한 대가로 지급받아야 할 기본급, 주휴수당, 연장·야간 및 휴일 근로수당의 총액, 피고 B이 원고에게 기지급한 임금 및 그 둘 사이의 차액은 별지 4의 기재와 같다. 따라서 피고 B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6,036,59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의 계산

가)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의 계산

사용자는 단시간근로자에게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른 연차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 이 경우 유급휴가는 다음의 방식으로 계산한 시간단위로 하며, 1시간 미만은 1시간으로 본다(근로기준법 시행령 [별표 2] 제4항 나목 참조).

원고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매월서비스 일정표’에 따른 소정근로일에 정상적으로 출근하여 근로를 제공한 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연차 유급휴가를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원고와 피고 B 사이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에게 총 근로기간에 상응하는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을 제2,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고와 피고 C의 정규직 근로자의 소정근로시간 및 이를 바탕으로 계산한 원고에게 발생한 연차 유급휴가와 연차휴가미 사용수당은 아래와 같다.

<3>

<4>

나)

소결론

따라서 피고 B은 연차휴가미사용수당 합계 2,636,21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퇴직연금 부담금 미납액의 계산

가)

퇴직연금 부담금 계산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한 사용자는 매년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가입자의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현금으로 가입자의 확정기여 형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하여야 한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0조 제1항, 제3항).

원고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것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 B은 원고의 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매년 원고의 임금총액의 12분의 1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납입하여야 한다.

위에서 계산한 바와 같이 원고가 2017. 1. 1.부터 2021. 6. 1.까지 지급받아야 할 기본급, 주휴수당, 연장·야간 및 휴일 근로수당,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은 총 69,076,393원(=47,228,620원+9,300,117원+9,911,446원+2,636,210원)이므로, 피고 B이 납입해야 할 부담금은 5,756,366원(=69,076,393원÷12, 원 미만 버림)이다.

나)

미납액의 존부

피고 B이 기존에 원고의 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한 부담금이 5,101,280원인 사실과 피고 B이 원고의 퇴사 이후 331,200원(=2021. 8. 12. 납입한 105,400원+2021. 9. 29. 납입한 225,800원)을 추가로 납입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에게 미납액 323,886원(=5,756,366원-5,101,280원-331,2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피고 B의 항변 등에 관한 판단

가)

변제 항변

피고 B이 원고에게 2021. 8. 12. 725,362원, 2021. 9. 3. 1,985,370원의 합계 2,710,732원을 각 송금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원고는 당시 이의 없이 이를 수령하였는바, 원고의 미지급 임금채권 및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은 위 범위 내에서 변제로 소멸하여, 미지급 임금은 4,051,222원(=6,036,592원-1,985,370원)이,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은 1,910,848원(=2,636,210원-725,362원)이 남게 된다.<5> 피고 B의 이 부분 항변은 이유 있다.

원고는 이에 대하여 원고가 피고 B에게 위 2,710,732원을 다시 돌려주었으므로 변제의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돈을 수령한 날로부터 약 3년이 지난 후 반환하였다고 하여 이미 발생한 변제의 효력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6>

나)

상계 항변

일반적으로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나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이 초과 지급되었을 때 그 행사의 시기가 초과 지급된 시기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합리적으로 밀접하여 있고 금액과 방법이 미리 예고되는 등 근로자의 경제생활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경우나, 근로자가 퇴직한 후에 그 재직 중 지급되지 아니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초과 지급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할 수 있다(대법원 1996. 2. 9. 선고 94다19501 판결 등 참조).

피고 B이 원고에게 초과 지급한 임금은 831,974원(별지 4 계산 참조)이고, 피고 B의 상계의 의사표시가 담긴 2023. 12. 6. 준비서면이 같은 날 원고에게 도달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초과 지급된 임금 상당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그 초과지급 당시 성립되어 상계적상에서 의미하는 이행기가 도래하였고, 원고의 미지급 임금 채권은 늦어도 원고의 퇴사일 2021. 6. 30.에는 이행기가 모두 도래하므로, 양 채권은 상계적상에 있었다. 미지급 임금채권 원금<7>과 초과 지급된 임금 반환채권을 그 대등액에서 상계하면, 미지급 임금 채권은 3,219,248원(=4,051,222원-831,974원)이 남는다. 피고 B의 이 부분 항변도 이유 있다.

6)

소결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에게 나머지 미지급 임금채권, 연차휴가미사용수당 및 퇴직연금 부담금 합계 4,883,922원(=미지급 임금 3,219,248원+연차휴가미사용수당 1,910,848원에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1,340,788원+퇴직연금 부담금 323,88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4. 3. 29.자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4. 3. 30.부터 피고 B이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 2025. 7. 11.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1)

채무불이행책임과 불법행위책임은 각각 요건과 효과를 달리하는 별개의 법률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이므로 하나의 행위가 계약상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충족함과 동시에 불법행위의 요건도 충족하는 경우에는 두 개의 손해배상청구권이 경합하여 발생하고, 권리자는 위 두 개의 손해배상청구권 중 어느 것이든 선택하여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1983. 3. 22. 선고 82다카153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만, 동일한 사실관계에서 발생한 손해의 배상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도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하는 배상청구와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배상청구는 청구원인을 달리하는 별개의 소송물이므로(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5다9760, 9777 판결, 대법원 2011. 8. 25. 선고 2011다29703 판결 등 참조), 법원은 원고가 행사하는 청구권에 관하여 다른 청구권과는 별개로 그 성립요건과 법률효과의 인정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계약 위반으로 인한 채무불이행이 성립한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바로 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1. 6. 24. 선고 2016다210474 판결 참조)

2)

먼저 임금체불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살피건대, 임금지급은 근로계약이라는 사법상 계약으로부터 발생하는 계약상 의무이므로, 계약상 채무불이행책임을 묻는 것에서 나아가 임금 미지급 그 자체가 피고 B의 고의·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려면 위법하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하는데,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피고 B은 노무법인이 운용하는 프로그램에 따라 수당 등을 산정한 임금을 지급해온 점, ② 피고 B은 원고로부터 체불임금의 지급을 요구받자 노무법인에 부족액에 관한 자문을 받아 원고에게 추가로 주휴수당과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송금한 점, ③ 피고 B이 미지급한 임금 등이 비교적 소액인 점, ④ 피고 B이 원고에게 임금을 초과 지급한 달도 존재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임금체불행위 자체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3)

설명의무 위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16 내지 2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원고가 담당할 업무가 ‘수급장애인의 요청에 따른 사회활동지원, 신체활동지원, 가사활동지원’으로 특정되어 있고, 근무장소도 ‘이용자의 거주지 또는 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곳’으로 정해져 있으며, 근로시간은 ‘매월서비스 일정표’에 의하도록 되어 있고, 임금에 관해서도 최저임금에 법정 제 수당 명목의 금액을 더한 시간급으로 특정되어 있으며,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수령하고 서명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 B이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원고에게 근무 시간, 임금 지급방법, 근로 방법에 대하여 설명할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4)

설령 피고 B의 불법행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 제출의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주장하는 변호사 선임비와 노무사 비용, 병원비 및 약값, 그 밖에 신체적, 정신적 손해가 피고 B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

5)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피고 B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며, 피고 B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관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