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을 각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확정일로부터 2년간 피고인 B의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
준사기죄, 최저임금법위반죄, 근로기준법위반죄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임금 상당 재산상 이득을 취하기 위하여 지적장애 2급인 H을 고용했는지 여부
피고인들은 2000. 6. 경부터 H을 AH식당(G식당이 2005. 6. 28. AH식당으로 상호변경)에 고용하지 않았고, 갈 곳 없는 H에게 3끼 식사를 제공하였을 뿐이다. H은 식사를 한 것에 대하여 약간의 허드렛일을 도와주었을 뿐이고, AH식당에 고용되어 하루 8시간 일하지도 않았으며, M가 운영하던 두부공장에서 일하였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이 제1심 판시와 같이 공모하여 급여를 지급할 의사가 없이 H의 노동력을 착취하여 최저 임금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하였다고 볼 수 없고, 최저 임금 상당 금액을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에 지급할 의무도 없다.
H이 최저임금법 적용 대상인지 여부
최저임금법 제7조는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로서 사용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은 자'에 대하여 최저임금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H은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이므로 피고인들에게 최저임금법 위반죄를 적용할 수 없다.
일부 범죄는 최저임금법위반죄가 성립할 수 없다.
구 최저임금법(2000. 10. 23. 법률 제6278호로 일부 개정되어 2000. 11. 24. 시행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은 '이 법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 다만, 사업의 종류·규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은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정하고 있었다. 위 법 시행 당시 구 근로기준법(2001. 8. 14. 법률 제65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조 제1항은 '이 법은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AH식당(당시는 G식당)은 2000. 6.경부터 2000. 11. 23.까지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이 아니였으므로, 위 기간 동안 피고인들에 대하여 최저임금법위반의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
공소시효 완성
검사가 공소제기한 준사기죄, 최저임금법위반죄, 근로기준법위반죄 일부는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되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제1심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횡령죄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 A은 H을 위하여 제1심 판시의 우리은행 및 신한은행 계좌에 있던 돈을 사용하였으므로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또한, 검사가 공소제기한 횡령죄 일부는 공소시효가 이미 완성되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에 대하여 횡령죄를 인정한 제1심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피고인들에 대한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제1심의 양형(피고인 A : 징역 3년, 피고인 B : 징역 2년)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피고인들에 대한 제1심의 위 양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준사기죄, 최저임금법위반죄, 근로기준법위반죄 부분
피고인들이 H을 고용하였는지 여부와 시기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도6537 판결 등 참조).
제1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H은 2014. 8. 6. 경찰에서 R과 AI을 동반하여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죄에 대하여 조사를 받았다(H에 대한 경찰 제1회 진술조서가 작성됨). H은 어떠한 일을 하고 있냐는 질문에 "10년이 넘었어요"라고 대답을 하였다. 그러나 R은 호프집을 운영하기 시작한 2007. 3.경부터, AI은 피고인 A이 H의 통장 관리인으로 지정된 2007년경부터 H이 AH식당에서 일한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
경찰은 계속하여 피고인 B을 어떻게 알게 되었냐고 물어보자 H은 일을 도와주면서 알게 되었고, 그때가 제 나이 약 40대 초반 정도로 기억을 하고 있다고 대답을 한 것으로 조서에 기재되었다. 경찰은 그 대답을 전제(H은 AJ 생이다)로 약 14년간 일을 하였던 임금과 기초생활수급비용 등을 인출당하는 피해를 보았냐고 물어보는 등 H을 조사하였다. 그러나 H은 위 조사 후반 아라비아 숫자의 인식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보여 주었고 이러한 모습은 제1심 법정에서도 나타났다.
경찰은 2014. 8. 21.경 O을 조사하였다(O에 대한 경찰 제1회 진술조서가 작성됨). O은 "H이 2001. 9. 일자불상경부터 G식당에서 일을 하였냐"는 질문에 "동네 주민들의 소문을 들어보면 2000년부터 일을 하였다"는 답을 하면서, "두부공장 M 사장이 그런 말을 하였고, 제가 2004년도 AK으로 이사를 하였으니까 아마도 3, 4년 전부터 H이 일을 하는 것을 보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M는 2014. 8. 22.경 경찰에서 조사를 받았다(M에 대한 경찰 제1회 진술조서가 작성됨). M는 H을 2000년경부터 자신의 두부공장에서 일을 시켰다고 진술하면서 "B은 어떠한 사람인가요"라는 질문에 "B은 H을 채용하였는지 모르겠지만 G식당에서 일을 시키기도 하더라구요"라는 취지로 답하였다.
그러나 O과 M의 제1심 법정진술을 살펴보면, H이 2000. 6.경부터 피고인들에 의하여 고용되었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위 사람들의 수사기관에서 진술을 전적으로 믿어야할지 의문이다.
M는 제1심 법정에서 "H이 2000년 7월경부터 일을 시작하였다고 특별하게 기억하는 이유가 있는가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그것은 장부를 봐야 한다"는 답변을 하고, "H이 어떠한 경위로 위 식당에서 일하게 되었는지 알고 있나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H은 비수기가 되면 두부공장에서 나가는데 나간 뒤에 알고 보니까 식당에 가 있더라고요. 그것만 알고 있습니다"라고 답변하였다. M는 변호인의 반대신문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답변을 하였는바, H을 식당에서 본 그의 기억에서 공소사실과 같은 H의 고용시기를 추단할 수는 없다.
O은 제1심 법정에서 "H이 2000년 7월경부터 2014년 1월 31일경까지 피고인들 운영의 G식당에서 일한 사실을 알고 있나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일한 거는 안 봤구요. H이 앞치마를 입고 있는 거는 봤어요"라고 답변하였다. O은 "H이 앞치마를 입고 있는 것을 봤기 때문에 G식당에서 일을 하였을 것이라고 추측한다"고 진술하였고, 'H이 G식당에서 10시간 일을 하였다'라는 경찰 진술조서의 기재 내용에 대하여 그렇게 답변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들이 2000. 6.경부터 H을 고용하였다고 수사기관에 단초를 제공한 H, O, M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은 위와 같은 진술의 변화와 취지, 진술 상황과 태도, H이 동네에 나타난지 오래된 점 등을 고려하였을 때 그대로 믿기 어렵다.
H, O, M가 조사를 받은 이후 작성된 N, Q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에는 H이 2000. 6.경부터 G식당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이들이 답변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N, Q는 제1심 법정에서 H이 2000. 6.경부터 G식당에서 일하였다고 답변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경찰에서 진술한 부분이 자신이 진술한 것과 다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Q는 1997년부터 G식당에서 일을 한 사람이다. Q는 제1심 법정에서 "H이 일을 시작한 게 2000년경 맞나요"라는 검사의 질문에 "H은 피고인 A이 사장 될 때 아침, 저녁에 와서 밥 먹고 일도 안 해요"라고 답변하였다. Q는 "H씨가 식당에 나온게 언제쯤부터예요"라는 변호인의 질문에 "A이 사장할 때 그때 나왔지 엄마(B) 장사할 때는 안 나왔다"라고 답변하였다.
피고인 A은 2005. 7. 1.경 G식당에서 AH식당으로 상호를 변경하면서 사업자로 등록하였고(증 제1호증의 2 참조), 피고인 B은 검찰에서 G식당을 운영할 때는 피고인 A의 도움을 받지 못했고, 피고인 A이 AH식당을 운영하면서 같이 일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 증거와 진술을 종합하면, H은 적어도 2005. 7. 1.경부터 AH식당에서 일을 하게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H이 위 날짜 이전에 피고인들로부터 10,000원을 받은 부분은 증거상 명확하지 않고, 제1심 판시 신한은행 통장 내역을 살펴보면, H의 월급 명목의 돈이 2008. 4. 25.부터 입금된 사실은 인정된다).
H은 AH식당에서 식재료를 다듬고, 식당을 청소하며, 음식 나르기, 설거지, 음식물쓰레기 치우기 등을 담당하였다. H은 아침 일찍 AH식당에 출근하였고, 집에 잠깐 쉬러가도 식당이 가장 바쁜 점심과 저녁에 나와 일을 하였다. 피고인들은 일의 대가로 H에게 일당 1만원 또는 3,000원 등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H은 2011년경까지도 두부공장의 성수기에는 M의 두부공장에서 일을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M는 피고인들의 허가를 받고 H에게 주로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에 일감을 주었다.
피고인들은 H에게 지급한 일당 10,000원 등의 돈을 다시 H으로부터 받아 관리하거나 H의 제1심 판시 신한은행 통장에 입금하여 그 통장을 관리하였다. 피고인들은 H이 두부공장에서 일하고 M로부터 받은 급여를 직접 받거나, M의 딸 AA 명의의 통장을 관리하는 방법 등으로 수령하였다.
H이 AH식당에서 일을 시작한 이후 두부공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고 하여도 두부공장의 일이 H의 주요 작업이 아니었고, 피고인들이 H의 작업, 급여 관리를 통제한 이상 H이 하루 8시간에 못 미치게 일을 한 날이 있어도 피고인들과 H의 고용 관계를 부정할 수는 없다.
위 증거들과 위에서 인정된 사정을 앞에서 언급한 법리에 비추어 종합하면, 피고인들은 적어도 AH식당을 같이 운영하게 된 2005. 7. 1.부터 2014. 1. 31.경까지 H을 고용하여 그에게 AH식당의 서빙 보조, 식재료 다듬기, 설거지 등 식당 일을 시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2000. 6.경부터 2005. 6. 30.경까지의 기간 동안에도 피고인들과 H 사이에 임금을 대가로 한 정식 근로관계가 성립하여 H이 하루 8시간씩 계속해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H을 기망하여 최저임금 상당 금액을 지급하지 않고, 동액 상당 재산상 이익을 편취하였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인들은 2005. 7. 1.부터 H을 고용하여 일을 시켰으므로, 별지 범죄일람표 I 연번 61 내지 163까지 '재산상 이득액'에 기재된 바와 같은 최저임금 상당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인정된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제1심 판시와 같이 의사결정 능력과 판단 능력이 미약한 H을 기망하여 그에게 위 재산상 이득액 합계 100,199,520원을 편취하였는지 살펴본다.
제1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2005. 7. 31.부터 2014. 1. 31.경까지 H에게 별지 범죄일람표 I 연번 61 내지 163 기재와 같이 임금 합계 100,199,520원을 지급하지 아니함으로써 H의 심신장애를 이용하여 위 금액 상당 재산상 이득을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H은 지적능력 지수는 49 이하, 등가연령은 5.7로 평가되고, 사회지수는 45.81, 사회연령은 7.33세로 판단되었다. 이는 학습능력과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수준으로 보인다.
피고인들, 동네 지인들도 H의 상태가 정상인들과 다른 수준임을 인정하고 있다.
피고인들은 H에게 일당 10,000원을 지급함을 약속하고 매일은 아니지만 실제 돈을 준 적도 있다. 피고인들의 식당에서 일한 지인 등 동네 사람들도 H이 일당 형식으로 돈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피고인들은 H으로부터 관리 명목으로 다시 위 돈을 돌려받아 관리 또는 사용하였고, H 명의의 신한은행 예금통장에 입금한 돈도 다음 횡령 부분에서 인정하는 바와 같이 인출하였다. H은 이 사건 수사 개시 직전 제1심 판시 통장들의 거래 내역을 보고 위 통장들의 잔고가 부족함을 확인하였다.
H이 최저임금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지 여부
제1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H은 장애는 있었지만 AH 식당 일뿐만 아니라 두부공장의 일, 인테리어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는 점은 인정된다.
설사 H이 최저임금법상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라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이 고용노동부장관으로부터 인가를 받아 고용하지도 않은 이상 H은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받는 자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위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들의 위 죄가 포괄일죄인지 여부
수개의 범죄행위라 하더라도 피해법익이 단일하고, 범죄의 태양이 동일하며, 단일 범의의 발현에 기인하는 일련의 행위라고 인정될 때에는 포괄하여 1개의 범죄라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2도732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포괄일죄의 공소시효는 최종의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로부터 진행한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도12937 판결 참조).
제1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보면, 2005. 7. 1.부터의 준사기죄, 최저임금법위반죄, 근로기준법위반죄는 각 포괄하여 1개의 범죄만이 성립한다.
피고인들의 이 사건 범행의 피해자이자 임금을 못 받은 자는 H으로서 그 피해법익이 단일하다. ② 피고인들이 2005. 7. 1.부터 2014. 1. 31.까지 AH식당에서 H을 고용하면서 식당 업무를 시켰고, 정해진 말일에 최저 수준의 임금도 지급하지 않는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러 범죄의 태양이 동일하다. ③ 위 행위들은 전체적으로 단일 범의의 발현에 기인한다.
피고인들의 준사기죄, 최저임금법위반죄, 근로기준법위반죄 부분의 최종 범죄행위는 2014. 1. 31.경이다. 준사기죄의 공소시효는 10년, 최저임금법위반죄 및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공소시효는 각 5년이고, 이 사건 공소제기일은 2014. 11. 24.이다. 그렇다면, 당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피고인들의 준사기죄, 최저임금법위반죄, 근로기준법위반죄 부분은 공소시효가 만료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이와 달리 피고인들이 2000. 7.경부터 2005. 6. 30.경까지 피해자 H의 심신장애를 이용하여 피해자에게 일을 시켜 별지 범죄일람표 I 연번 1 내지 60 기재 재산상 이득액 합계 33,249,840원(=133,449,360원 - 100,199,520원)을 취득하고, 위 금액 상당의 최저 임금을 매월 일정한 기일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하여 유죄라고 판단한 제1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위 금액 부분에 한한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유 있다(위와 같이 사실을 인정하는 이상 2000년경 일부 부분은 최저임금법위반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판단하지 않는다). 나머지 부분에 관한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A에 대한 횡령죄 부분
법리
불법영득의사를 실현하는 행위로서의 횡령행위가 있다는 점은 검사가 입증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 입증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생기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나, 피고인이 자신이 위탁받아 보관 중이던 돈이 모두 없어졌는데도 그 행방이나 사용처를 설명하지 못하거나 또는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용처에 사용된 자금이 다른 자금으로 충당된 것으로 드러나는 등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용처에 사용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하고 오히려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하였다는 점에 대한 신빙성 있는 자료가 많은 경우에는 일응 피고인이 위 돈을 불법영득의 의사로써 횡령한 것으로 추단할 수 있다(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5도6129 판결 등 참조).
판단
별지 범죄일람표Ⅱ 연번 54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횡령죄 부분
제1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A이 피해자 H의 급여관리자로서 제1심 판시 우리은행 예금계좌와 신한은행 예금계좌의 돈을 보관하다 별지 범죄일람표Ⅱ 연번 1 내지 53, 55 내지 163 기재, 별지 범죄일람표Ⅱ 기재와 같이 횡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A은 2007. 10. 18.경 피해자가 국가로부터 지급받는 급여의 관리자로 지정되었다. 피고인 A은 위 예금계좌들에서 돈을 인출하면서 신빙성 있는 사용내역, 영수증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
피고인 A이 돈을 출금한 내역을 살펴보면, 시간대, 금액 등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출금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피고인 A이 피해자를 고용하여 일을 시키면서 밥값 명목으로 돈을 출금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
피고인 A은 위 우리은행 예금계좌나 신한은행 예금계좌 사용내역을 피해자에게 공개하지 않았다. 피해자는 2014. 7.경 R 등의 도움을 받아 위 예금계좌 내역을 살펴본 후 돈이 인출된 것을 확인하였다.
별지 범죄일람표Ⅱ 연번 54 부분
피고인 A이 제출한 계약서와 거래명세표(증거기록 1권 444쪽)를 살펴보면, 피고인 A이 2008. 12. 24.경 피해자의 간병을 위하여 재단법인 다솜이재단에 105,000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결국 별지 범죄일람표Ⅱ 연번 54 부분은 피고인 A이 피해자를 위하여 국가의 급여가 들어있는 위 우리은행 예금계좌의 돈을 사용한 것으로 볼 수 있고, 피고인 A이 일응 이에 부합하는 자료도 제출하고 있으므로,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
공소시효 완성 여부
제1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보면, 위에서 유죄로 판단된 횡령죄는 포괄하여 1개의 범죄만이 성립한다.
피고인 A의 이 사건 범행의 피해자는 H으로서 그 피해법익이 단일하다. ② 피고인 A은 위 우리은행 및 신한은행 예금계좌를 관리하면서 피해자의 돈을 인출하거나 계좌이체하는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러 범죄의 태양이 동일하다. ③ 위 행위들은 전체적으로 단일 범의의 발현에 기인한다.
피고인 A의 횡령죄 부분의 최종 범죄행위는 2014. 5. 23.경이다. 횡령죄의 공소시효는 7년이고, 이 사건 공소제기일은 2014. 11. 24.이다. 그렇다면, 당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피고인 A의 횡령죄 부분은 공소시효가 만료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따라서 제1심이 피고인 A에 대한 별지 범죄일람표Ⅱ 연번 54 부분 횡령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것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어, 피고인 A의 주장은 위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나머지 부분에 관한 피고인 A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 중 준사기죄, 최저임금법위반죄, 근로기준법위반죄에 관한 별지 범죄일람표Ⅰ 연번 1 내지 60 기재 재산상 이득액 합계 33,249,840원 부분에 대한 피고인들의 항소, 횡령죄에 관한 별지 범죄일람표Ⅱ 연번 54 부분에 대한 피고인 A의 항소는 이유 있어 파기되어야 하는데, 위와 같이 파기되는 부분과 제1심이 유죄로 인정한 나머지 부분은 포괄일죄 및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의 관계에 있어 제1심판결은 그 전체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므로, 피고인들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제1심판결을 전부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