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7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판결
사건
2023고정931
판결선고
2024. 7. 11.
범죄사실
피고인은 안산시 상록구 B에 소재하는 C모텔 대표로서 상시 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여관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0. 2. 21.부터 2022. 3. 10.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D의 2022. 2. 임금 698,274원 등 별지 범죄일람표 등 기재내역과 같이 금품합계 65,879,591원,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 1,866,560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0. 2. 21.부터 2022. 3. 10.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D의 퇴직금 6,565,715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D의 법정진술
각 근로계약서, 각 급여확인서, 수신기간별 거래내역, 답변서, 녹취록, 고소장, 근로자 근태 자료, 피진정인 노트 복사본
각 내사자료입수보고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청산의무 위반의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D와 포괄임금약정(이하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라 한다)을 하면서, 그로 하여금 근로기준법 제63조 제4호, 같은 법 시행령 제34조에서 정한 업무(사업의 종류에 관계없이 관리 · 감독 업무 또는 기밀 취급 업무, 이하 '피고인 주장 업무'라고 한다)를 위임하였고,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에서 정해진 모든 임금을 지급하였으며, 그 임금계약을 토대로 산정한 퇴직금도 법정 기간 내에 모두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임금 및 퇴직금을 체불한 사실이 없고, 법 위반의 고의도 없었다.
판단
D가 피고인 주장 업무를 했는지 여부 등
관련 법리
기업경영자와 일체를 이루는 입장에 있고 자기의 근무시간에 대한 자유재량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관리 · 감독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1989. 2.28. 선고 88다카297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내지 사실들을 종합하면, D가 피고인 주장 업무를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관련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 관련 근로계약서[증거기록 제24, 74쪽 등. 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고 한다. 피고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서 중 '휴게시간 없음'이 D가 변조하여 기재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이하 '피고인의 변조 주장'이라 한다)하나, 이 사건 근로계약서 작성자인 D는 위와 같은 변조를 부인하는데 위 부인에 모순이 없는 점, 피고인이 작성 · 제출한 '2022. 12. 13.자 준비서면(증거기록 제67쪽)', '2022. 6. 12.자 답변서(증거기록 제71쪽, 이 사건 근로계약서가 첨부되어 있음)', '2022. 9. 2.자 통지서(증거기록 제75쪽)', '2022. 8. 29.자 질의서(증거기록 제76쪽)' 등에는 피고인의 변조 주장이 전혀 없는 점(피고인은 위 '휴게시간 없음' 문구가 문제된 이후에서야 변조 주장을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작성 · 제출한 위 답변서에는 심지어 이 사건 계약서가 첨부되어 있는 점, 이 사건 계약서 작성 당시 대화 녹취에 따르면 D가'휴게시간 없는 것' 관련하여 언급하였고, 피고인이 이에 대하여 딱히 거부하는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제227쪽 등)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변조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에는 근로시간은 21시 30분부터 익일 09시 30분까지로 되어 있고 '휴게시간 없음'이 표시되어 있다.
이상과 같은 사정 외에도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근무장소(부서) : 프론트/캐셔', '갑(피고인)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을(D)의 의견을 들어 근무장소 또는 업무를 변경할 수 있다.', '휴가', '임금' 등 일반적인 근로계약에 따른 내용, 피고인이 D에 대한 지휘 · 감독을 할 수 있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이 D에게 급여를 현금으로 지급하면서 상호 작성한 '급여확인서(증거기록 제25-50쪽 등)'에는 야간근무를 12시간 동안(오후 09시 30분부터 익일 오전 09시30분까지) 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근로기준법 제50조 제3항에는 '(같은 조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근로시간을 산정하는 경우)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 · 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D는 야간에 주로 혼자 근무를 하는 자로서 고객들의 출입이 일정하지 않아 프런트 자리를 거의 비워둘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D는 위 C모텔에서 숙식을 하고 있었는데, 식사시간도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업무특성상 언제 올지 모르는 고객에 대하여 항시 대비하여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기재와 같이 D는 모텔 프런트 업무의 통상적인 근로 형태로 21시 30분부터 다음날 9시 30분까지 근로한 것으로 상정함이 상당하다[D의 진술도 이에 부합하고, 위 진술에 달리 모순이 없으며, 모텔 프런트 업무의 특성과 위 진술및 이 사건 근로계약서는 상호 부합한다.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근로기준법 제50조 제3항).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의 효력
관련 법리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나 일당임금으로 지급하되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다8803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도1226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D가 담당한 모텔 프런트 근무는 업무의 내용과 성격상 연장시간근로와 야간근로 등이 예정되어 있는 점, 이러한 업무특성을 고려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 D는 근로기간 동안 기본임금과 제수당이 합산된 정액 임금을 매월 지급받으면서 특별히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달리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D에게 불리하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은 최저임금과 관련된 규정에 위반된 부분을 제외하고는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이 부분에서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이 유효함은 당사자간 별 다툼이 없다).
최저임금법 등 적용여부
관련 법리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자라 하더라도 사용자가 최저임금법상의최저임금의 적용에 관한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근로자에 대하여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대법원 2005. 1. 28. 선고 2004도7716 판결, 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4도1226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피고인이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았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에도 불구하고 피고인과 D 사이의 근로계약에 따른 임금지급에 관하여는 여전히 최저임금법이 적용되고, 이 사건 포괄임금약정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이 무효이므로 무효로 된 부분은 최저임금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
고의 유무
이상에서 살펴본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내용, 피고인이 D에게 실제 지급한 임금과최저임금법상의 차액이 적지만은 아니한 점, 시간당 최저임금액이 매년 증가하였음에도 계속하여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유사한 액수의 임금만을 지급된 점, 피고인이 이 사건 포괄임금계약으로 인하여 최저임금법이나 근로기준법 등의 법령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믿었다 하더라도 이러한 내용을 관할관청에 확인하는 등의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는 미필적이나마 이 사건 각 범행에 대한 고의가 있었고, 피고인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다고 오인한 데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피고인이 드는 사정들만으로 피고인의 고의를 부정한다면, 임금,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제재를 규정한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등의 취지가 몰각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피고인이 드는 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도2188 판결은 '근로기준법 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 한 것이다).
소결
이상과 같은 이유 등으로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하고(D의 법정진술, 이 사건 근로계약서, 급여확인서 등 제출된 증거들이 공소사실에 부합),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다(피고인이 제출한 증거들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그러하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미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 합계가 적지 않은 점, 그럼에도 피해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 피고인과 근로자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피고인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와의 약정에 기한 임금은 비교적 성실하게 지급하여 왔던 점, 피해 근로자의 업무의 성격 및 내용상 근로의 밀도나 근로 강도, 피고인에게 동종 및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그밖에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및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등 제반 양형조건을 참작하여 주문 기재와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김환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