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지방법원판결

창원지방법원 2018. 8. 8. 선고 2015가단7965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택시 운수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피고에 근무하였다가 2015. 5. 1. 퇴사한 자이다.

나.

관계 법령

다.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 등

1)

김해시에는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 2010. 7. 1.부터 시행되었고, 그 무렵 피고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최저임금법 등을 고려하여 사납금제(일정한 금액의 사납금을 회사에 입금하고 이를 초과하는 초과운송수입금은 근로자 자신의 수입으로 하는 임금체계)가 아닌, 택시운전근로자들이 당일 수입금 전액을 회사에 납부하고 매월 급여를 지급받은 임금체계인 전액관리제를 실시하였다.

2)

위와 같이 전액관리제가 도입되면서 피고는 2010. 7. 20. 임금협정(을 제5호증의 3)과 2011. 6. 30. 단체협약(갑 제2호증 내지 을 제4호증의 2) 및 같은 일자 임금협정(을 제5호증의 4)을 각기 체결하였는데, 이 가운데 특기할 점은 아래와 같이 일일소정 근로시간을 4시간으로 정한다는 내용이, 종전의 임금협정(2009. 9. 30., 을 제5호증의 2)과 비교하여 새롭게 추가되었다는 것이다(아래 박스 부분의 노란색 음영 부분 참조).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을 제1호증, 을 제4호증의 1 내지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주위적 청구

가)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시행 이후 피고를 포함한 택시업계 사용자들은 실제 근로시간은 줄이지 않은 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여 임금을 올리지 않고도 법이 정한 최저임금을 맞춰 왔는데, 피고 역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신설 이전의 임금협정(을 제5호증의 1) 제4조에서는 "근무시간은 08:00부터 24:00까지로 한다."고만 규정하여 소정근로시간을 '격일제로 1일 16시간'으로 정하였다가,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신설 이후 2011. 6. 30. 단체협약을 통해 위 제4조에 "일일 소정근로시간은 4시간으로 한다."는 내용을 새롭게 추가하였다. 이로써 피고는 기본급을 그대로 두면서 소정근로시간만 4시간으로 낮춰서 표면적으로 최저임금법을 준수하는 듯한 외양을 만들었다.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의 합의는 근로의 실질은 전혀 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오로지 법정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한 기교에 불과하여,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 내지 민법 제103조에 위배되어 무효로 보아야 한다.

나)

따라서 원고들이 제공한 전체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이 산정되어야 하고, 아래의 타코미터자료에 따른 원고의 월평균 근무시간인 '16시간 47분'을 '원고의 월평균 실제 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원고의 법정 월 최저임금액은 '시간당 최저임금 × 월평균 실제 근로시간'이므로, 피고는 ❶ 위 산식에 따라 산정된 법정 월 최저임금액과 원고가 2012. 7.부터 2015. 4.까지 지급받은 비교대상임금의 차액에 해당하는 기간별 미지급 임금(42,390,139원) 및 ❷ 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미지급 퇴직금(17,370,300원)을 합산한 ❸ 59,760,439원(= ❶의 42,390,139원 + ❷의 17,370,300원) 중 원고가 일부 청구로 구하는 52,238,92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가 들고 있는 위 각 수치의 산정과정은, 원고의 2018. 5. 2.자 준비서면에 정리되어 있다).

2)

예비적 청구

가)

만일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으로 하는 피고와의 합의가 유효하다면, 1일 4시간(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한 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 제53조 제1항의 연장근로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해당 근로시간에 관하여 미지급된 법정수당 및 이에 기초한 퇴직금 차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나아가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을 종전과 같이 보장하고자 하는 퇴직금 제도의 취지를 고려하면,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는 적어도 생산고 임금(원고가 근무기간 중 1일 4시간에 대한 임금을 받은 것 이외에, 4시간을 초과한 근로를 하면서 얻는 사납금 이상의 수입)이 포함되어야 한다.

나.

피고 주장의 요지

1)

피고는 전액관리제 시행에 따라 근로자 대표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위 단체협약에 정해진 근로시간에 따라 최저임금을 산정하여야 하고, 원고들이 주장하는 월 평균 실제 근로시간을 원고들의 근로시간으로 볼 수는 없다.

2)

피고는 노동조합과 사이에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으로 정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택시운전근로자가 1개월 동안 12일 근로를 할 경우의 월급여 288,000원(5면 표에 나오는 343,000원에서 만근수당 45,000원을 차감한 수치)을 최저시급으로 환산하면 6,000원(= 288,000원 ÷ 12일 ÷ 4시간)으로 계산되고, 이는 법정 최저시급을 초과하므로 결과적으로 피고는 법정 최저임금보다 원고에게 적게 지급한 바가 없다.

3.

판단

가.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1)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최저임금법의 개정으로 택시운전기사의 초과운송수입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못하게 되자, 택시회사들이 최저임금법에 의한 최저임금에 맞추기 위해 택시가시의 실제근로시간의 변동 없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단체협약, 임금협약 등)를 한 것이 무효라는 점을 전제로 삼고 있다.

이러한 합의의 효력에 관하여는 본 소송에서 원고와 피고가 자신들의 주장에 부합하는 하급심 판결들을 각기 제시하는 데에서 알 수 있듯이[원고는 의정부지방법원 2013. 3. 28. 선고 2012나3105 판결을 들고 있는 반면, 피고는 서울고등법원 2015. 3. 11. 선고 2013나53214 판결, 같은 법원 2015, 6. 26. 선고 2014나2001278(본소), 2014나2001285(반소) 판결, 부산고등법원(창원) 2015. 8. 12. 선고 2014나3293 판결을 들고 있다], 다수의 동종 사건들에서 하급심 판단이 다르게 나와 있고, 대법원에도 원, 피고가 언급하고 있는 사건들이 상고된 것 외에, 2013다30561 사건과 2015도676 사건 등이 현재 계류되어 있다.

2)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에는 앞서 본 선결적인 쟁점에 관하여 대법원의 판단이 어떻게 나오는가와 무관하게,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특수한 사정이 존재한다. 원고의 실제 근로시간이 얼마인지에 관한 증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그 것이다. 즉,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관한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원고의 월평균 실제 근로시간이 객관적인 근거에 의하여 도출되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한 것이다.

3)

이 대목에서 다시 관계 법령으로 돌아가 살펴본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7호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기준법 제50조, 제69조 본문 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46조에 따른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으로 정의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58조는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고(제1항 본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되(제1항 단서), 이 경우에도 근로자 대표와 서면합의를 한 경우에는 합의에서 정한 시간을 업무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으로 본다(제2항)고 규정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고,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더라도 근로자 대표와 사용자가 서면으로 합의한 경우 합의에서 정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간주하도록 하고 있다.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루어진 피고와의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어서 무효라고 주장하나, 원고의 이러한 주장이 설령 옳다고 보아 피고와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에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다고 전제하더라도, 원고가 택시기사로 근무하였던 것이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에 따라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은 위와 같은 전제를 받아들이기 전과 비교하여 조금도 다르지 않다.

택시운송사업의 특성상 택시운전종사자는 차고지에서 배차를 받은 순간부터 차고지로 차량을 반환할 때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사업장 밖에서 보내게 되고 정해진 노선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운행 여부, 운행시간, 운행장소를 결정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로 여부를 지휘·감독할 방법이 없고(증인 C의 증언), 운행기록장치 등에 기록된 출고·입고시간, 주행시간, 영업시간 등의 내용만으로는 근로자들이 실제로 근로한 시간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고의 주위적 청구가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원고 자신이 실제로 근로한 시간' 내지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 단서에 따라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에 관하여는 원고가 기본적인 증명을 마쳐야 한다.

4)

그런데, 원고는 소장 접수 후 3년 넘게 본 소송이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근로시간에 관한 증명에 실패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 사건에서 원고가 근거로 삼고 있는 을 제1호증(타코미터기록)은 2015. 4. 11.부터 2015. 5. 30.까지의 것으로 원고의 청구기간(2012. 7. ~ 2015. 4.) 중 제일 마지막 달 중 일부 기간에만 걸치는 것일 뿐, 나머지 대부분의 청구기간에 관한 타코미터기록은 증거로 전혀 제출된 바가 없다(원고는 2016. 4. 28.자 준비서면에서 피고가 의도적으로 자료제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하였으나, 피고가 2015. 4.경 내부 컴퓨터 교체로 인하여 2014. 4. 11. 이전 타코미터기록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구체적인 사유를 밝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주장과 같이 쉽게 단정할 것은 아니다). 택시를 실제 운행하는 시간이나 그에 따른 수입은 시기(계절, 월 또는 요일별)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나마 을 제1호증에 의하더라도, 원고 주장과 같이 택시의 엔진시동이 걸려있는 시간 자체를 원고가 실제 근무한 시간이라고 의제할 수 없다. 실생활에서 택시운전근로자들이 시동을 걸어둔 채 휴식을 취하는 모습들이 어렵지 않게 목도되는 점(더욱이 승객을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는 택시에 탑승하려 하였으나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운행이 어렵다는 답변을 듣고 탑승하지 못한 경험이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있을 것이다)에 비추어, 택시의 엔진시동이 걸려 있는 시간 자체를 실제 근무하는 시간과 동치(同値)라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택시운전근로자가 실제 근무한 시간에 관하여 반드시 엄격한 증명을 요한다고 볼 것은 아니지만, 민사소송의 기본구조에 비추어 원고의 실제 근무한 시간이 얼마인지에 관하여 합리적이고 타당한 기준을 가지고 증명할 책임은 여전히 원고에게 주어진다고 보아야 한다. 다시 반복하지만, 택시의 엔진시동이 걸려 있는 시간 자체가 실제 근무시간이라는 원고 주장[그것도 원고가 구하는 청구기간 전부에 관한 것이 아니라, 불과 5일(4. 14., 4. 21., 4. 23., 4. 25., 4. 28.) 동안의 수치를 평균내어 이를 전체 기간에 적용하는 방식]은, 실제 근로시간을 완결된 수치로 증명하기 어렵다는 원고의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추산(推算)을 위한 최소한의 합리성이나 타당성이 구비되었다고 보기 어렵다.<1>

5)

이 대목에서 원고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히 산정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은 아닌지, 그리고 원고로서는 피고와 합의된 소정근로시간인 4시간보다 길다는 점만 증명하면 충분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 옳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주위적 청구가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다시 말해 피고에게 구체적으로 특정된 금액을 지급할 것을 명하는 판결이 선고되기 위해서는), 실제 근로시간이 막연히 위 4시간을 초과하리라는 사정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근로시간이 특정된 수치로 도출될 수 있어야 하고, 다시 이를 토대로 인용액수가 계산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6)

이상의 이유로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관한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의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1)

앞서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는 원고의 실제 근로시간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는데, 같은 이유로 원고의 예비적 청구도 받아들일 수 없다. 1일 4시간(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한 근무가 연장근로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여, 해당 근로시간에 관하여 미지급된 법정수당 등을 구하는 예비적 청구 역시, 원고의 실제 근로시간이 얼마인지가 정확히 측정될 것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2)

한편, 원고는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 중에는 적어도 생산고 임금이 포함되어야 한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전액관리제가 도입된 현재로서는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다25113 판결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위 주장 자체는 큰 틀에서 볼 때 타당한 주장이기는 하다. 즉, 근로자들이 총운송수입금을 전부 운송회사에 납부하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이 사납금 초과 수입금을 개인 자신에게 직접 귀속시킨 경우와 달리, 운송회사로서는 사납금 초과 수입금의 발생 여부와 금액 범위를 명확히 확인·특정할 수 있어 사납금 초과 수입금을 관리하고 지배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운송회사가 추후에 근로자들로부터 납부받은 사납금 초과 수입금 상당의 금원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라 할 것이므로, 운송회사가 근로자들로부터 납부받은 사납금 초과 수입금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현재까지 대법원에서 확립된 법리이다.

그러나 평균임금에 포함되어야 할 원고의 생산고 임금이 구체적으로 얼마인지, 그에 따라 인용되어야 할 금액이 얼마인지 등에 관하여 원고는 아무런 주장이나 증명을 하지 않았다(피고가 제출한 을 제2호증의 4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원고의 생산고 임금이 얼마인지는 전혀 알 수 없다). 결과적으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3)

원고의 예비적 청구에 관한 주장 역시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용우

각주1) 참고로 최근에 선고된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5다223862 판결은 비록 택시기사가 아닌 버스운전기사의 운행 중 배차대기시간이 근로시간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는 사건으로서, 위와 같은 판단을 이끌어 내는 데 간접적으로 참조가 된다고 보인다. 위 사건에서의 원고들은 전체 대기시간이 모두 실근로시간이 포함됨을 전제로 농어촌버스 운전원의 실제 근로시간은 1일 평균 13시간 19분, 시외버스 운전원의 실제 근로시간은 13시간 31분에 달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위 대기시간까지 전부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위 대법원 판결에서 확정되었다. 이는 위 사전에서 원고들이 대기시간 동안 차량 점검, 세차, 내부청소업무 등을 하였는지, 한 것이 맞다면 실제로 대기시간 동안 차량 점검, 세차, 내부청소업무 등에 소요된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 증명이 없고, 그 외에 피고가 원고들에게 대기시간 이용에 관하여 지휘, 감독하였거나 업무상 지시를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었던 사정 등과 관련되어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