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2022. 3. 16. 변경 전 상호: B 주식회사, 2024. 4. 1. 변경 전 상호: C 주식회사]는 자동차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의 생산기술직 근로자로 재직 중(별지 3. 기재 원고들)이거나 퇴직한 사람들(별지 2. 기재 원고들)이다. D 노동조합(변경 전 명칭: E노동조합, 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이다.
피고의 전직원에 대한 임금피크제의 도입 및 시행
피고는 당초 근로자들의 정년을 만 55세로 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됨에 따라 근로자의 정년이 만 60세로 의무화되었고, 2016. 1. 1.부터 피고의 사업장에 적용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2015. 7. 27. 근로자들에 대한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도입 등의 내용이 포함된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위 단체협약 중 임금피크제와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2015년 하반기 무렵 위와 같은 단체협약을 바탕으로 아래와 같이 2016. 1. 1.부터 55세(1962년생, 만 54세) 이상 직원에게 적용되는 구체적인 임금피크제도 운영기준을 마련하여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피고는 위 3)항 기재 임금피크제도 운영기준과 같은 내용으로 2015. 9. 14.경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하였고, 2016. 1. 1.부터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였다.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3조(적용대상) 임금피크제의 적용대상은 임원을 제외한 전직원으로 한다.
피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2020. 4. 20. 위 임금피크제에서 적용이 제외되는 항목을 다음과 같이 추가하는 내용의 2019년 임금협약에 합의(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 및 2019년 임금협약 중 임금피크제에 관한 합의를 통틀어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13, 15호증, 을 제1 내지 4,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주위적으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는 ‘사업주는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고, 이는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 임금 피크제는 아래와 같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원고들을 차별한 것으로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를 위반하여 무효이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인건비 절감 등 오로지 피고의 이익만을 위하여 도입된 것으로, 그 도입 목적이 정당하지 않고,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의 ‘사업장 여건에 따라 필요한 조치’에 해당하지도 않는다.
원고들에 대하여 과도하고 항구적인 임금삭감이 이루어져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등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불이익이 지나치게 과도하다.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후에도 기존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따른 대상조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내용이 포함된 이 사건 단체협약에 대해 당시 이 사건 노동조합이 아닌 사용자인 피고가 직접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으로 동의서를 징구하였으므로 위법하다. 이 사건 단체협약에 대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이 조합원 총회 인준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노동조합 규약 제65조를 위반하였으며, 위원장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예비적으로, 설령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유효하더라도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55세부터 5년간 매년 10%씩 감액’하기로 합의하였는데, 여기에서 55세는 만 55세임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이를 한국식 세는 나이로 보아 만 55세가 되기 전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였다. 단체협약에 배치되거나 미달하는 취업규칙,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33조에 따라 모두 무효이므로, 단체협약과 달리 만 55세 이전부터 7년간 매년 10%씩 임금을 감액한 부분은 단체협약에 위반한 피고의 취업규칙을 근거로 한 것으로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금액 중 만 55세부터 5년간 매년 10% 감액을 초과하는 감액 부분에 대하여는 단체협약에 근거한 미지급 임금을 구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더라면 원고들에게 지급되었을 임금 및 퇴직금과 기지급된 임금 및 퇴직금의 차액, 즉 별지 2. 및 별지 3. 기재 해당 청구금액표의 ‘청구금액’란 기재 각 금액 상당의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1>.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의 각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및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에 관한 것이나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의 효력을 판단할 때에도 참조할 수 있다.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 참조).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단체교섭의 결과에 따라 사용자와 단체협약의 내용을 합의한 후 다시 협약안의 가부에 관하여 조합원총회의 의결을 거쳐야만 한다는 것은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사실상 단체협약체결권한을 형해화하여 명목에 불과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어서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에 반한다(대법원 2005. 3. 11. 선고 2003다27429 판결 참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인지 여부
앞서 본 기초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기초사실에다가 을 제9, 10, 13 내지 15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차등 처우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되지 않는다.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개정되면서 신설된 제19조의2 제1항에 의하면,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는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 당연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년 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ㆍ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의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의무로 규정한 것이다.
나아가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다(고용보험법 제23조<2>,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 제1호<3> 참조). 특히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인 2015. 12. 4.에는 대통령령 제34048호로 고용보험법 시행령의 개정을 통하여 제28조의2<4> 조항을 신설함으로써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또한 ‘만 55세가 되는 해의 12월 말’로 규정하였던 기존의 정년을 ‘만 60세가 되는 해의 12월 31일’까지로 연장하면서, 정년이 연장된 기간을 포함하여 일정 기간 고령에 이른 근로자들의 기존의 임금을 순차적으로 감액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임금피크제의 적용시기로 규정한 ‘55세’가 만 55세인지, 한국식 세는 나이(해당연도에서 출생연도를 뺀 후 1을 더한 값, 이하 ‘한국식 나이‘라 한다) 55세인지 다툼이 있으나, 한국식 나이 55세로 해석함이 타당하다는 점은 아래 4.항에서 보는 바와 같다.
그런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목적은 피고 근로자의 정년 연령을 기존의 만 55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함으로써 근로능력과 의지가 있는 고령자의 고용안정성을 높이고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정년 연장에 따라 부담하게 될 막대한 규모의 추가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 및 도입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의 일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그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하여 도입된 조치로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가지므로,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와 동일하게 볼 수 없고, 기존 정년보다 1~2년 앞서 ①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임금이 감소한 해당 근로자에게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가 적용되는 날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해당 근로자의 고용기간이 2018년 12월 31일 전에 종료되는 경우는 그 고용기간 동안 지급한다.
임금피크제를 적용한다고 하여 그 부분만 별도로 떼어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볼 수도 없다. 원고들은 정년을 5년 연장받게 되었으므로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정 · 명절 상여금, PI, 고과가급분에 대해서만 일정비율 감액할 뿐, ‘가족수당, 중식대 보조, 관리수당, 교대수당, R/T전문수당, 자격면허수당’ 등 정액으로 지급되는 수당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하였고, 2019년 임금협약은 적용대상 제외 범위를 확장하여 ‘라인수당, 고객관리수당, 경영지원수당, 기술수당, 안전환경수당’도 제외 범위로 추가하였다. 나아가 피고의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아래 표<5> 기재와 같이 임금 총액의 측면에서는 더 많은 액수를 지급받게 되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적용기간이 7년으로서 적지 않은 기간이기는 하나, 이는 피고의 사업장 정년이 기존 만 55세에서 만 60세로 5년이 연장된 점에 비추어 과도한 기간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편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일부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임금이 최저임금보다 미달이 되는 경우가 있었고,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피고는 매년 ‘조정수당’을 추가 지급하였다. 위와 같이 임금피크제의 적용으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경우가 발생한 것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최저임금 인상 내지 최저임금 관련 법령의 개정으로 인한 것이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는 불이익이 과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같이 정년연장에 수반하여 임금체계의 개편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임금피크제의 경우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감액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로 보아야 한다. 또한 피고의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은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중 직무조정(제7조) 및 주 40시간 내로 단축근무(제8조)가 가능하도록 하여, 직무 경감 조치를 마련하였다. 피고는 2020년 말경 대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지 4년이 경과한 후 경영 사정의 악화로 시행한 조치이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희망퇴직을 종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단체협약은 피고 대표이사와 이 사건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그 의사에 따라 체결하여 문서로 작성한 것으로서 피고가 개별 근로자의 동의서를 적법하게 징구하였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단체협약으로서 유효하다. 이 사건 노동조합의 규약 제65조는 ‘위원장은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교섭을 하고 반드시 조합원 총회에서 인준을 받은 후 위원장이 대표로서 행하며 조합원 총회를 거치지 않은 직권조인은 무효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노동조합 대표자의 단체협약 체결권한을 전면적 · 포괄적으로 제한한 것으로서 그 자체로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에 위반되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에 대하여 조합원 총회의 인준 절차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단체협약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의 단체협약으로 도입된 것으로서 절차상 하자가 없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강행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관련 법리
법률행위에 따라 작성된 처분문서에 담긴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한편 단체협약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하여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쳐 체결하는 것이므로, 그 명문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 해석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다86287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단체협약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문언 해석을 둘러싼 이견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문언 내용, 단체협약이 체결된 동기 및 경위,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협약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21두31832 판결 참조)
판단
이 부분 쟁점은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규정한 임금피크제의 적용시기 ‘55세’가만 나이인지 한국식 나이인지 여부이다.
앞서 본 기초사실, 갑 제3, 21호증, 을 제1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단체협약에 기재된 55세는 한국식 나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고, 이를 두고 단체협약의 명문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 해석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단체협약은 상당한 기간의 노사간의 교섭과 잠정합의안의 도출, 이에 관한 노동조합의 설명회 개최 등을 거쳐 체결된 것으로서 이 사건 단체협약은 임금피크제의 도입배경에 관하여 기재하면서 ‘54세 임금 대비 평균 68% 수준으로 임금을 조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식 나이 55세이자 만 나이 54세가 되는 해부터 매년 전년도 임금기준 10%를 감액하여야 7년간 평균 68% 수준의 임금이 지급되므로, 당시 노동조합과 피고는 한국식 나이 55세를 기준으로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것에 인식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인다.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전인 2015. 7.경 조합원들을 상대로 잠정합의안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하였는데, 그 설명회 자료 중 Q&A 부분에 “정년이 만 55세인데, 55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라는 질문이 있다. 이처럼 위 자료가 ‘만 55세’와 ‘55세’를 구별하여 기재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55세는 한국식 나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고, 위 질문은 기존 정년인 만 55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고 그 이전인 한국식 나이 55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전 근로자들이 제출한 개별 동의서나 이 사건 단체협약은 만 나이와 한국식 나이를 일부 혼용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는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직후인 2015. 9. 14.경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하여 한국식 나이 55세부터 61세까지 7년간 매년 10%씩 임금이 감액되는 것으로 규정하였고, 임금피크제설명회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임금이 감액된다는 점을 명시하였다. 이 사건 단체협약은 임금피크제의 세부 운영사항에 대하여 ‘노사공동 인사제도 개선위원회’를 통해 협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피고의 임금피크제 운영규정도 위 개선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제정된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임금피크제 적용시기로 규정한 ‘55세’가 한국식 나이 55세가 아닌 만 55세라면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이에 관하여 즉 각 이의를 제기하였을 것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식 나이 55세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일관되게 시행되어 왔고, 이 사건 소에서 원고들이 2024. 4. 29.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위 주장을 새롭게 제기하기 전까지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같은 문제를 제기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원고들은 갑 제21호증을 제출하면서 2023년도 임금협상 과정에서 임금피크제 적용시점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발언 시점, 내용, 주체 등이 불분명하여 그 내용을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2023년 임금협상에서도 노동조합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한국식 나이 55세부터 매년 삭감되는 내용임을 전제로 임금피크제 폐지를 요구한 바 있다(을 제18호증 5면).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이 사건 단체협약에 위반되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예비적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윤정(재판장) 남승우 김나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