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등법원판결

부산고등법원 2022. 6. 16. 선고 2021나12059 판결

주문

1.

이 법원에서 감축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1 ‘원고별 청구금액’의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위 각돈에 대하여 별지1 ‘원고별 청구금액’의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기산일부터 2022. 6. 16.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 중 1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W라는 상호로 택시운송업을 하는 사람이고<1>, 원고들은 W에 택시운전근로자로 별지3 ‘퇴직금 산정표’의 ‘입사일자’란 기재일에 입사해 같은 표의 ‘퇴직일자’란 기재일에 퇴사한 사람들이다.

나.

원고들은 W의 택시운전근로자로 근무할 당시 근무일의 총 운송수입금에서 일정액의 기준운송수입금(이른바 ’사납금‘, 이하 ’기준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은 원고들의 수입으로 하며, 피고로부터 기본급 및 각종 수당 등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았다.

다.

피고는 2009. 2. 21. X단체 Y분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와 사이에 2009년 단체협약을 체결했는데, 그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라.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위 법률 부칙 내지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그 시행시기는 시 지역의 경우 2010. 7. 1.이었다. 이에 따라 김해시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피고는 2010. 7. 1.부터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마.

피고는 2010. 6. 28.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2010년 임금협정을 체결했는데, 그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제5조 운송수입금 바. 피고는 2015. 8. 18.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2015년 단체협약을 체결했는데, 그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사.

피고는 2016. 7. 22. AA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와 사이에 2016년 임금협정을 체결했는데, 그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아.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시간당 법정최저임금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4, 5, 8, 12호증, 을 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효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7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 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판단

가)

2009년 단체협약 제33조 제1항이 “근로시간은 1일 8시간을 기본 근로시간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52조가 “기본급은 1일 8시간을 기준하여 산정된 기본임금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2009년 단체협약은 8시간을 근로자인 원고들에게 근로의무가 있고, 사용자인 피고에게 기본급 지급의무가 있는 일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했다고 봄이 상당하다(2009년 단체협약이 정한 일 소정근로시간이 “5시간” 또는 “5시간 30분”이라는 피고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런데 2010년 임금협정은 일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 30분으로, 2016년 임금협정은 일 소정근로시간을 2시간으로 지속적으로 단축해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2010년 임금협정 및 2016년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합의(이하 통틀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라 한다)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이루어진 것으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

(1)

먼저 2010년 임금협정에 관해 본다.

(가)

2009년 단체협약은 일 소정근로시간을 8시간으로 정하고 있었으나, 2010년 임금협정은 일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 30분으로 정하여 일 소정근로시간을 43.75% 단축했다. 그러나 2009년 단체협약 및 2010년 임금협정 체결 시 W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원칙적 근무형태는 격일제로 동일했고, 기준운송수입금의 감액이나 택시요금의 인상 등의 사정도 없었으므로 운행시간의 변경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9년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은 고정급 산출을 위해 노사가 임의로 정한 값으로 단지 형식에 불과하여 무효이므로, 2010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 30분으로 정했다고 하더라도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2> 그러나 아래와 같은 이유로 2009년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❶ 2009년 단체협약의 일 소정근로시간 8시간은 근로기준법상 일 기준근로시간 8시간의 범위 내에서 사용자과 근로자가 합의한 것으로 원칙적으로 유효하다. ❷ 2009년 단체협약 제34조 제1항은 “노사합의시에는 연장 및 휴일근로를 시킬 수 있다”, 같은 조 제2항은 “조합원이 정당한 이유로 연장 및 휴일근로를 거부하였을 시 이것을 이유로 불이익 처우를 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위 “연장 및 휴일근로”는 제33조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에 기초한 것으로 보인다. ❸ 2009년 단체협약에 첨부된 급여지급명세서는 승무일수 1일의 기본급을 8,880원, 연장수당을 3,330원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제33조에서 정한 격일제 근무 근로자의 근로시간(기본근로시간 8시간, 연장근로시간 2시간)에 따라 기본근로시간 8시간에 대해서는 시간당 1,110원을, 연장근로시간 2시간에 대해서는 위 1,110원에 100분의 50을 가산한 1,650원을 산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9년 단체협약의 격일제 근로자 근로시간 10시간 중 5시간 30분은 기준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시간이고, 4시간 30분은 초과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시간이므로, 기준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5시간 30분만 소정근로시간으로 보아야 하는데, 이를 2010년 임금협정에서 4시간 30분으로 단축하였다고 하여 강행규정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이유로 2009년 단체협약의 근로시간 중 기준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5시간 30분만이 소정근로시간이라는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❶ 초과운송수입금은 근로형태의 특수성과 계산의 편의 등을 고려하여 택시운전 근로자 자유로운 처분에 맡겨지는 것일 뿐 그 성격으로 보아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고(대법원 1993. 12. 24. 선고 91다3619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특례조항이 초과운송수입금을 비교대상임금에서 제외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달리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임금에 해당하는 초과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운행시간도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❷ 택시운행의 특성상 승객을 태운 후 주행하는 ‘영업시간’뿐만 아니라, 승객을 태우기 위하여 대기하거나 도로를 배회하는 ‘빈차시간’, 승객의 호출을 받고 이동하는 시간, 택시의 인수.인계 또는 배차나 차량점검 등 업무개시를 위한 시간, 가스충전이나 차량청소 등 업무종료를 위한 시간도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기준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시간만이 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❸ 택시의 시간당 운행수입은 운행지역의 경제규모, 유동인구의 숫자, 인구밀도, 다른 대체 교통수단 유무, 도시의 구조 및 밀집도, 이동거리 및 교통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고, 같은 지역과 같은 회사 소속 택시라도 요일이나 시간대, 날씨나 도로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택시운전근로자의 근로시간 중 기준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시간만을 한정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또한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기준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시간이 5시간 30분이라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2)

다음으로 2016년 임금협정에 관해 본다.

(가)

2016년 임금협정은 일 소정근로시간을 2시간으로 정하여 2009년 단체협약의 일 소정근로시간 8시간보다 75%, 2010년 임금협정의 일 소정근로시간 4시간 30분보다 55.6% 단축했다.

(나)

월별 타코미터기록(갑 11호증)에 의하면 W 차량번호 (차량번호 1 생략)의 2016. 5. 2.부터 2019. 3. 31.까지 근무시간(엔진이 가동 중인 시간)은 1일 평균 14시간 34분임이 인정되고, 원고들의 실근로시간도 위와 유사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정근로시간은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안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으로서 개념상 실근로시간과 구별되므로, 양자가 일치해야만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유효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앞서 본 사실에 의해 추정되는 원고들의 실근로시간을 고려하면, 2016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은 근로관계의 실질을 고려함이 없이 이 사건 특례조항에 따른 최저임금법 위반의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9년 단체협약과 2016년 임금협정 사이에 택시기본요금 및 거리요금이 인상되어 기준운송수입금을 마련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감소되었기 때문에 운행시간의 변경이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김해시 택시기본요금이 2013. 7. 8. 2,200원에서 2,800원으로 27.2% 인상된 사실은 인정된다(거리요금은 143m당 100원으로 동일했다).<3> 그러나 기준운송수입금도 2010년 임금협정의 1차제 85,000원, 격일제 130,000원에서 2016년 임금협정의 1차제 99,000원, 격일제 145,000원으로 1차제 기준 16.5%, 격일제 기준 15.4% 인상되어<4> 기준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운행횟수는 크게 감소하지 않으므로<5>, 기준운송수입금을 버는데 필요한 시간도 크게 감소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앞서 본 바와 같이 2016년 임금협정으로 일 소정근로시간이 크게 단축되어 시간당 기준운송수입금 부담액<6>은 1차제의 경우 2010년 임금협정 18,888원<7>에서 2016년 임금협정 49,500원<8>으로 162%, 격일제의 경우 2010년 임금협정 28,888원<9>에서 2016년 임금협정 72,500원<10>으로 151% 증가했다. 그러나 위와 같은 급격한 시간당 기준운송수입금 부담액 증가에 상응하는 노동생산성증가가 있었다고 볼 자료는 없다.

(라)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5년 단체협약 체결로 피고 소속 택시근로자들의 근무형태가 격일제에서 2인1차제 또는 1인1차제를 변경되었으므로 근무형태의 변경이 있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2009년 단체협약 및 2010년 임금협정이 W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원칙적 근무형태를 격일제로 규정하고 있었으나, 2015년 단체협약 및 2016년 임금협정은 원칙적 근무형태를 2인1차제 또는 1인1차제로 규정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❶ 2015년 단체협약 및 2016년 임금협정 이전에도 격일제 근무형태 외에 2인1차제, 1인1차제 근무형태가 존재했고, 2015년 단체협약 및 2016년 임금협정 이후에도 2인1차제, 1인1차제 근무형태 외에 격일제 근무형태가 존재했던 점(2016년 임금협정 제6조 제1항 단서는 “격일제 근무자는 1일 45L를 지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2016년 임금협정 이후에도 격일제 근로자의 기준운송수입금이 정해졌다) ❷ 2016년 임금협정 제7조는 모든 근무형태에 대해 1일 소정근로시간을 2시간으로 단축한 점, ❸ 앞서 본 기준운송수입금, 택시기본요금, 기준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운행횟수, 시간당 기준운송수입금 부담액 및 원고들의 실근로시간 등을 고려하면, 2016년 임금협정의 일 소정근로시간 2시간은 격일제 근무형태는 물론 2인1차제나 1인1차제 근무형태의 근로관계 실질도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원칙적 근무형태가 격일제에서 2인1차제 또는 1인1차제로 변경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목적을 부인하기 어렵다.

(3)

피고는 제1심에서 일관되게 기준운송수입금을 고려하여 고정급을 산정하고, 고정급을 기초로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해왔으므로, 각 임금협정서에 명시되어 있는 소정근로시간은 고정급 산출을 위한 기계적 숫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피고의 위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이 사건 특례조항에 따른 최저임금법 위반의 문제를 회피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원고들에게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판단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에 의하면, 단체협약 중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부분은 이른바 규범적 부분으로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를 직접 규율하는 효력을 가진다. 이러한 규범적 부분은 단체협약이 실효되더라도 그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어 그것을 변경하는 새로운 단체협약 내지 취업규칙이 체결.작성되거나 또는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한 개별적인 근로자의 근로계약의 내용으로서 여전히 남아 있어 사용자와 근로자를 규율한다(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7다51758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다33825 판결 등 참조). 또한 2009년 단체협약 제110조가 “유효기간이 만료하더라도 갱신을 위한 교섭이 진행 중일 때는 본 협약은 계속 효력을 갖는다(제1항)”, “본 협약은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종전 단체협약의 효력을 존속시킨다(제2항)”라고 규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탈법행위로서 처음부터 무효인 이상 2009년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에 대해서는 새로운 단체협약 내지 취업규칙이 체결.작성되지 아니한 때 또는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된 후에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때와 규범적으로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2009년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은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이후에도 그 효력을 유지하며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을 규율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조항은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이전에 입사한 원고들은 물론 이후에 입사한 원고들에게도 적용된다(따라서 피고의 ❶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그 일부만이 무효이므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중 유효한 부분을 적용해야지 2009년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 ❷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이 위 합의가 무효임을 알았을 경우 합의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정적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해야지 2009년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 ❸ 2010년 임금협정 및 그 후의 임금협정이 체결.작성되어 2009년 단체협약 제110조 제2항에서 정한 해제조건이 성취되었으므로 2009년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 2010년 임금협정이 체결된 2010. 6. 28. 이후에 입사한 원고 A, B, F, H, I, J, K, L, M, O, P, Q, R, S, T에게는 2009년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최저임금 산정에 사용되는 소정근로시간이란 근로기준법 제50조, 제69조 본문에 따른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하는데(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기준법 제58조는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고(제1항 본문), 다만 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되(제1항 단서), 이 경우에도 근로자 대표와 서면으로 합의를 한 경우에는 그 합의에서 정하는 시간을 그 업무에서 통상 필요한 시간으로 본다(제2항)라고 규정함으로써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근로자 대표와 사용자가 서면으로 합의한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간주하고 있다.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규정에 원고들이 근로일에는 기준운송수입금을 납부했던 점을 더하여 보면, 원고들은 근로일에 대해서는 소정근로시간 만큼 근로하였다는 점을 증명할 필요 없이 그 상당의 임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따라서 원고들이 자신들의 근로시간을 입증해야 한다는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최저임금 미달액에 관한 판단

1)

최저임금 미달액 지급의무의 발생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하고(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같은 조 제3항), 피고가 원고 G을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11>에게 지급한 임금이 법정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경우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최저임금 미달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최저임금 미달액 산정방식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는 지급된 임금 중 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이 정한 임금 또는 수당을 제외한 임금액(이하 ‘비교대상임금’이라고 한다)과 최저임금액을 비교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비교대상임금이 월단위로 정해짐에 따라 그 단위기간이 최저임금법 제5조 제1항에 따른 최저임금의 단위기간인 시간과 다른 경우 원칙적으로 비교대상임금이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비교대상임금을 월 소정근로시간 수 [구 최저임금법(2018. 12. 31. 대통령령 제2946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시행령 제5조 제1항] 또는 월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 제1항)로 나누어 시급으로 환산한 후 그 시급이 법정최저시급에 미달한다면 그 시급과 법정최저시급의 차액에 다시 월 소정근로시간 수를 곱하여 최저임금 미달액을 산정하여야 한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위와 같은 산정방식 대신 위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월별 법정최저임금(= 법정최저시급 × 1일 소정근로시간 8시간 × 월별 근로일수)과 월 단위로 지급된 비교대상임금을 비교하여 그 차액을 최저임금 미달액으로 산정하기로 한다(피고도 위와 같은 산정방식에 대해 명시적으로 다투지 아니하고 있다).

3)

최저임금 미달액의 구체적 산정 갑 13, 1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 원고들이 최저임금 미달액을 청구하는 기간 동안의 법정최저시급과 위 원고들의 월별 근무일수는 별지2 ‘청구금액계산’표의 ‘법정최저시급’란 및 ‘임금대장’표의 ‘근무일수’란 기재와 같음이 인정되고, 위 원고들에게 위 기간 동안 적용되는 일 소정근로시간이 2009년 단체협약에서 정한 8시간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원고들이 위 기간 동안 지급받아야 할 월별 법정최저임금은 별지2 ‘청구금액계산표’ ‘최저임금액’란 기재와 같음이 계산상 명백하다. 또한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위 원고들이 위 기간 동안 기본급, 주휴수당, 승무수당, 교육수당, 성실수당, 근속수당으로 별지2 ‘임금대장’표의 ‘기본급’란, ‘주휴수당’란, ‘승무수당’란, ‘교육수당’란, ‘성실수당’란, ‘근속수당’란 기재 각 돈을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되고, 위 각 돈을 합산한 금액이 별지2 ‘청구금액계산’표의 ‘비교대상임금액’란 기재와 같음은 계산상 명백하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원고들에게 최저임금 미달액으로 별지2 ‘청구금액계산’표의 ‘최저임금액’란 기재 각 돈과 같은 표의 ‘비교대상임금액’란 기재 각 돈의 차액임이 계산상 명백한 같은 표 ‘최저임금미달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미지급 퇴직금에 관한 판단

1)

미지급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받아왔던 경우에는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 위 근로자에게 실제로 지급된 임금뿐만 아니라 위 조항에 따라 당연히 지급되어야 할 임금 중 지급되지 아니한 금액이 포함된 평균임금을 기초로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2다70388 판결 등 참조).

2)

미지급 퇴직금의 구체적 산정 앞서 든 각 증거, 갑 15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이 별지3 ‘회사 측 퇴직금 계산서’표의 ‘입사일자’란 기재일에 입사하고 같은 표의 ‘퇴사일자’란 기재일에 퇴사하여 계속근로기간이 같은 표의 ‘근무기간’란 기재와 같은 사실, 원고들의 퇴사일 이전 3개월 동안 월별 법정최저임금이 별지3 ‘법정최저임금 반영 퇴직금 계산’표의 ‘법정최저임금’란 기재와 같고, 원고들은 2016년 임금협정 제11조에 따라 계속적.정기적으로 1년에 기본급의 220%를 상여금으로 지급받아왔는데, 퇴사일 이전 3개월 동안 위 상여금이 같은 표의 ‘상여금’란 기재와 같은 사실이 인정되고, 이를 기초로 원고들의 퇴직금을 재산정하면 같은 표의 ‘퇴직금’란 기재와 같음이 계산상 명백하다. 또한 원고들이 퇴사일에 피고로부터 별지3 ‘회사 측 퇴직금 계산서’표의 ‘실지급액’란 기재 돈을 퇴직금으로 지급받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들에게 미지급 퇴직금으로 별지3 ‘법정 최저임금 반영 퇴직금 계산’표의 ‘퇴직금’란 기재 각 돈과 별지3 ‘회사 측 퇴직금 계산서’표의 ‘실지급액’란 기재 각 돈의 차액임이 계산상 명백한 별지3 ‘법정최저임금 반영퇴직금 계산’표의 ‘미지급퇴직금’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 G에게 미지급 퇴직금으로 별지1 ‘원고 별 청구금액’의 ‘청구금액’란 기재 돈 및 이에 대하여 원고 G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별지1 ‘원고별 청구금액’의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기산일부터, 나머지 원고들에게 최저임금 미달액 및 미지급 퇴직금으로 별지1 ‘원고별 청구금액’의 ‘청구금액’란 기재 각 돈 및 그 중 최저임금 미달액에 대하여는 해당 월별 임금 지급일 이후로서 위 원고들이 구하는 별지1 ‘원고별 청구금액’의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기산일부터, 미지급 퇴직금에 대하여는 위 원고들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위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기산일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6. 16.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신의칙 위반 항변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피고와 이 사건 노동조합은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유효함을 전제로 기준운송수입금과 이를 재원으로 하여 지급되는 임금, 기준운송수입금을 기준으로 하는 초과운송수입금을 결정했다. 그럼에도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는 이유로 원고의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를 받아들인다면, 원고들은 노사가 합의한 임금수준을 훨씬 초과하는 예상외의 이익을 얻게 되고, 피고는 예측하지 못한 재정적 부담으로 인해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거나 그 존립이 위태롭게 된다. 따라서 원고들의 청구는 신의칙에 위반된다.

2)

판단

가)

신의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는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을 말한다. 여기서 신의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지는 것이 정당한 상태에 이르러야 하고, 이와 같은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한다.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인 경우에,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므로, 그러한 주장은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음이 원칙이다. 그러나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다고 하여 그 노사합의의 무효 주장에 대하여 예외 없이 신의칙의 적용이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본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그 노사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되어 허용될 수 없다. 다만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강행규정보다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할 것인지를 판단할 때에는 근로조건의 최저기준을 정하여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향상시키고자 하는 근로기준법 등의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기업을 경영하는 주체는 사용자이고, 기업의 경영 상황은 기업 내.외부의 여러 경제적.사회적 사정에 따라 수시로 변할 수 있으므로, 근로자의 최저임금 미달액 등 청구를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 존립을 위태롭게 한다는 이유로 배척한다면, 기업 경영에 따른 위험을 사실상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의 최저임금 미달액 등의 청구가 사용자에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여 신의칙에 위반되는지는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5다217287 판결 등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최저임금 미달액 및 미지급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거나,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만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의 성격을 가지는 초과운송수입금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총수입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사전에 확정이 어려운 가변적인 임금이어서 택시운전근로자의 총수입액이 불안정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그리고 정액사납금제에서 운송수입

추어 보면,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최저임금 미달액 및 미지급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렀다거나, 최저임금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만한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기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1)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의 성격을 가지는 초과운송수입금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총수입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사전에 확정이 어려운 가변적인 임금이어서 택시운전근로자의 총수입액이 불안정하게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그리고 정액사납금제에서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 택시운전근로자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정도의 임금조차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는 문제점도 있었다. 반면 택시운전근로자의 초과운송수입금이 비교대상임금에 포함됨에 따라 고정급 금액이 최저임금에 현저하게 미달하여도 최저임금법에는 저촉되지 않는 상황이었으며, 이로 인하여 택시운전근로자의 저임금 구조를 장기간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여 왔다. 이에 최저임금법의 본래 목적을 달성하고 택시운전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실효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방안으로, 비교대상임금의 범위를 보다 예측 가능한 통상적이고 기본적인 임금으로 한정하기 위해 이 사건 특례조항이 도입된 것이다. 즉 이 사건 특례조항을 통해 초과운송수입금과 같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한 취지는,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에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데에 있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헌법재판소 2011. 8. 30. 선고 2008헌마47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 사건 소정 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는 원고들의 주장을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배척한다면, 위와 같은 최저임금법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된다.

(2)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로 됨에 따라 사용자인 피고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미달액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반면, 근로자인 원고들은 위 합의 당시 예상치 않았던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이는 피고 스스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취지를 회피.잠탈하는 탈법행위를 하여 초래된 불가피한 결과이다.

(3)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들의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로 인해 피고에게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초래된다거나 그 존립이 위태롭게 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나.

퇴직연금제도 가입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피고는 2012. 7. 2.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소정의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에 가입했고, 이에 따른 부담금도 모두 납부했으므로 원고들에게 별도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2)

판단

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근로자들의 선호, 사업장의 자금 사정 등 현실을 고려하여 사업장마다 적합한 퇴직급여제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퇴직급여제도로 기존의 퇴직금제도 외에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하였다. 퇴직급여법에 따르면, 퇴직급여제도에는 퇴직금제도,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 및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가 있고(제2조 제6호),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제4조 제1항). 한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의 입법 취지와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관련 규정 내용,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와 퇴직금제도의 관계 등을 종합하면, 퇴직급여제도 중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가 설정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사용자가 퇴직한 가입자에 대하여 가입기간 동안 매년 납입한 부담금이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부담금의 액수를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을 넘는 금액으로 정한 경우에는 그 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가입자인 근로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후에는 사용자에게 직접 정당한 부담금액과 이미 납입된 부담금액의 차액 및 그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것을 청구할 수 있을 뿐, 퇴직금제도에 따라 평균임금의 재산정을 통해 계산하는 방식으로 추가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1. 1. 14. 선고 2020다207444 판결 참조).

나)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DC형)가 아니라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DB형)에 가입한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예비적 상계 항변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가)

민법 제137조 본문은 “법률행위의 일부분이 무효인 때에는 그 전부를 무효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 중 고정급과 기준운송수입금은 불가분적으로 하나의 근로조건을 이루고 있다. 고정급을 산정하는 기준인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합의가 무효라면 민법 제137조 본문에 따라 기준운송수입금에 대한 합의 역시 무효가 된다.

나)

또한 원고들과 피고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고정급 및 소정근로시간 부분이 강행법규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쌍방에 공통하는 동기의 착오가 있는 상태에서 기준운송수입금에 대해 합의했다. 따라서 피고는 2021. 9. 16.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원고들과 체결한 근로계약 중 기준운송수입금에 대한 합의를 취소한다.

다)

민법 제138조는 “무효인 법률행위가 다른 법률행위의 요건을 구비하고 당사자가 그 무효를 알았더라면 다른 법률행위를 하는 것을 의욕하였으리라고 인정될 때에는 다른 법률행위로서 효력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만약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임을 알았더라면 노사는 그 무효로서 증액되는 고정급만큼 기준운송수입금을 증액하는 합의를 의욕했으리라고 인정된다.

라)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의 청구금액에 상당의 기준운송수입금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바,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들의 청구금액과 대등액의 범위 내에서 상계한다.

2)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가)

먼저 민법 제137조의 일부무효 적용 가부에 관해 본다. 민법 제137조는 임의규정으로서 의사자치의 원칙이 지배하는 영역에서 적용된다고 할 것이므로, 법률행위의 일부가 강행법규인 효력규정에 위반되어 무효가 되는 경우 그 부분의 무효가 나머지 부분의 유효.무효에 영향을 미치는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개별 법령이 일부무효의 효력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야 한다(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3다1601 판결 참조). 그런데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은 “이 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에 따라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로 하며,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이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최저임금법을 잠탈하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에 따라 무효이더라도 임금협정 및 근로계약의 나머지 부분까지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나)

다음으로 민법 제109조의 착오 취소 가부에 관해 본다. 민법 제109조에서 규정한 바와 같이 의사표시에 착오가 있다고 하려면 법률행위를 할 당시에 실제로 없는 사실을 있는 사실로 잘못 깨닫거나 아니면 실제로 있는 사실을 없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듯이 표의자의 인식과 그 대조사실이 어긋나는 경우라야 하므로, 표의자가 행위를 할 당시 장래에 있을 어떤 사항의 발생이 미필적임을 알아 그 발생을 예기한 데 지나지 않는 경우는 표의자의 심리상태에 인식과 대조의 불일치가 있다고 할 수 없어 이를 착오로 다룰 수는 없다(대법원 1972. 3. 28. 선고 71다2193 판결,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0다99798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주장은, 피고가 2010년 임금협정 및 그 이후의 임금협정에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에 이르렀음을 전제로 기준운송수입금을 정하였다는 것이므로, 피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위 각 임금협정에서 기준운송수입금을 정할 당시 ‘AA노동조합 경남지역본부 또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에 이르렀다’는 피고의 인식 자체에는 착오가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가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하여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하면서 이러한 합의가 무효로 판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순한 기대에 지나지 않는 것이므로, 그 기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법률행위 내용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다)

다음으로 민법 제108조의 무효행위의 전환 가부에 관해 본다. 민법 제138조가 무효행위의 전환을 인정하는 근거는 ‘그 무효를 알았더라면 다른 법률행위를 하는 것을 의욕하였으리라는 당사자의 의사’에 있다. 이러한 당사자의 의사는 가정적 효과의사로서, 법원으로서는 그 가정적 의사를 함부로 추단하여 당사자가 의욕하지 아니하는 법률효과를 불합리하게 강요하는 것이 되지 아니하도록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7. 15. 선고 2009다50308 판결 참조). 나아가 헌법이 근로자에게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집단적 노사 관계를 규율하는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과정에서 당사자의 자유로운 교섭을 보장하며, 자신의 의사를 관철할 목적으로 노동조합의 파업 등과 같은 쟁의행위를 통한 집단적 실력행사를 예정하고 있고, 사용자의 대항행위로서 직장폐쇄까지 긍정하고 있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 참조).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당사자들의 가정적 의사를 밝혀 계약 관계를 유지하려는 무효행위 전환 이론을 집단적 실력행사까지 가능한 노사 간의 단체협약에 적용하는 데에는 더욱 신중을 기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노사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임을 알았더라면 그 무효로서 증액되는 고정급만큼 기준운송수입금을 증액하려는 가정적 의사가 있었으리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라)

마지막으로 상계 가부에 관해 본다.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에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조정의 실질을 잃지 아니할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의 미지급 법정수당을 청구하는 경우에 사용자가 같은 기간 동안 법정수당의 초과 지급 부분이 있음을 이유로 상계나 그 충당을 주장하는 것도 허용된다(대법원 1995. 12. 21. 선고 94다2672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근로자의 임금채권과의 상계가 허용되는 예외적인 사정을 인정하기도 부족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 법원에서 감축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주문 제1항 기재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종기(재판장) 강영희 박이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