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 A에게,
별지 1 표 ‘미지급 임금’란 기재 각 돈 및 각 이에 대하여 같은 표 ‘지급일’란 기재 각 일자 다음 날부터 2024. 9. 13.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별지 2 표 ‘미지급 퇴직금’란 기재 각 돈 및 각 이에 대하여 같은 표 ‘지급일’란 기재 각 일자 다음 날부터 2024. 9. 13.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원고 A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제도 계정에 납입하고,
원고 B에게,
별지 3 표 ‘미지급 임금’란 기재 각 돈 및 각 이에 대하여 같은 표 ‘지급일’란 기재 각 일자 다음 날부터 2024. 9. 13.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별지 4 표 ‘미지급 퇴직금’란 기재 각 돈의 합계액 11,621,650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7. 15.부터 2024. 9. 13.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7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및 관계
피고는 금융기관 상호 간의 업무질서 유지 및 공정한 거래를 확립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며 금융투자업의 건전한 발전을 목적으로 하여「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의하여 설치된 법인이다.
원고 A은 현재 피고 협회에서 근무하고 있는 근로자이고, 원고 B는 피고 협회에서 근무하다가 2022. 6. 30.경 퇴직한 근로자이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시행과 정년연장
피고는 2009. 7. 1.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인사규정, 보수규정을 개정하여 만 55세부터 만 58세(정년)에 도달할 때까지, 임금피크 적용 직전 1년간 총지급액의 월평균금액(기준금액)에서 1년차에는 80%, 2년차에는 60%, 3년차에는 40%의 보수지급률을 각 곱한 금액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였다.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는 2009. 7. 1.부터 2020. 2. 29.까지 적용되었다.
한편, 구「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개정된 법을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위 법률이 2013. 5. 22. 개정되어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19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였는데, 위 개정 규정은 같은 법 부칙(제11791호, 2013. 5. 22) 제2호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2017. 1. 1.부터 적용되었다. 그에 따라 2017. 1. 1.부터 피고의 정년은 만 58세였는데, 만 60세로 간주되게 되어 피고는 2017. 1. 2.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정년을 만 60세로 연장하였다.
피고는 임금피크제 개정에 관한 노동조합과의 합의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자 2020. 3. 1. 아래 표 기재와 같이 만 55세부터 만 60세(정년)에 도달할 때까지 임금피크 적용 직전 1년간 총지급액의 월평균금액(기준금액)에서 1년차에는 80%, 2년차에는 60%, 3년차부터 5년차까지는 40%의 보수지급률을 각 곱한 금액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라고 한다)를 시행하였다.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는 2020. 3. 1.부터 2020. 11. 15.까지 적용되었다.
이후 피고는 2020. 11. 16. 피고의 노동조합 집행부와의 합의를 통하여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를 아래 표 기재와 같이 개정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만 57세부터 만 60세(정년)에 도달할 때까지 임금피크 적용 직전 1년간 총지급액의 월평균금액(기준금액)에서 1년차에는 80%, 2년차에는 50%, 3년차에는 40%의 보수지급률을 각 곱한 금액을 지급한다는 것이었다(이하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라 하고, 이 사건 제1 내지 3차 임금피크제를 통칭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는 2020. 11. 16.부터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들이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와의 형평성을 문제 삼으며 ‘제도변경에 따른 임금 소급분’을 요구하자, 피고는 2020. 11. 2. 원고들을 포함한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들과 사이에 위와 같은 소급분 지급의무에 관한 분쟁을 예방하고 원만한 합의를 위하여 아래와 같이 합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의’라고 한다).
이 사건 합의에 따라 피고로부터, 원고 B는 45,545,518원을, 원고 A은 10,998,971원을 위로금 및 임금 상승분에 대한 합의금 명목으로 각 지급받았다.
F생인 원고 B는 2017. 6. 6. 만 55세에 도달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 B에게 2017. 7. 1.부터 2020. 10. 31.까지는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를, 2020. 11. 1.부터 퇴직일인 2022. 6. 30.까지는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를 각 적용하였다. 한편, 원고 A은 G생으로 2019. 8. 30. 만 55세에 도달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 A에게 2019. 9. 1.부터 2020. 10. 31.까지는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를, 2020. 11. 1.부터 현재까지는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를 각 적용하였다.
한편,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는 이 법원에서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됨을 이유로 무효로 판단되었다(서울남부지법 2023. 2. 15. 선고 2021나72541 판결).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2 내지 6, 8, 내지 13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본안전 항변의 요지
이 사건 합의를 통하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와 관련하여 유효한 부제소합의가 성립되었으므로 이 사건 소 중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았더라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차액을 청구하는 부분은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각하되어야 한다.
관련 법리
특정한 권리나 법률관계에 관하여 분쟁이 있어도 제소하지 아니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에 위반하여 제기된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다8388 판결 등).
소극적 소송요건의 하나인 부제소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므로, 합의 당사자가 처분할 권리 있는 범위 내의 것으로서 특정한 법률관계에 한정될 때 허용되고, 그 합의 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며, 그 효력의 유무나 범위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후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기초사실, 앞서 든 증거,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의하면 이 사건 합의의 취지를 제1, 2차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을 다투는 소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합의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근로자의 임금채권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강력한 보호를 받는 것이므로 임금채권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는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4. 11. 선고 2012다10550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합의의 문구의 내용에 비추어 보아도, 원고들과 피고는 2020. 11. 2. ‘원고들에게 지급된 위로금과 임금 상승분의 액수,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와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 간 보수 차액의 보상, 기타 위 합의의 내용’을 다투지 못하도록 약정한 것으로 보이지,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의 강행규정 위반 여부 자체를 다투거나 그 무효를 전제로 미지급 임금을 청구할 수 없도록 약정하였다고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들이 ‘제도변경에 따른 소급분’을 요구함에 따라 타협의 차원에서 이 사건 합의에 이르게 된 경위에 비추어 보아도, 이 사건 합의는 이 사건 합의에 기하여 지급되는 보상금액(위로금 및 임금 상승분)에 대하여 다투지 않겠다는 취지이지,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 자체의 유효성을 다투지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비법률가인 원고들이 이 사건 합의 작성 당시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가 강행법규 위반 소지가 있음을 예상할 수 있는 상태에서 피고와 부제소합의를 체결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는 이 법원에서 강행법규인 고령자고용법 위반을 이유로 무효로 판단되었는데, 이 사건 합의가 부제소합의에 해당한다면, 고령자고용법의 적용을 잠탈할 소지도 있다.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는 이 법원의 선행판결에서 판단된 바와 같이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 또한 정년이 만 60세로 연장된 2017. 1. 1. 이후 약 4년이 경과한 2020. 11.경 도입된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이자 무효로 판단된 피고의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서 임금 삭감 외 도입목적이 없고, 근로자들의 노동력이 연령에 따라 차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음에도 임금을 큰 폭으로 삭감하여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가 크며,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라 이루어진 정년연장을 피고가 실시한 대상조치로 볼 수 없고, 의무화되어 있지 않은 6개월 동안의 주당 근로시간 단축과 전직연수 외에는 대상조치가 없었으며,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도 불분명하므로 결국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반하여 무효이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조치의 일환으로 도입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그 목적이 타당하고, 정년연장을 고려하면 생애 총소득의 측면에서는 오히려 근로자에게 더 유리하며, 정년연장 자체가 감액된 임금에 대한 대상조치일 뿐만 아니라, 주당 근로시간 단축과 전직연수 등 적절한 대상조치를 시행하였고, 정년연장된 기간 지급되는 보수가 감액된 임금의 최대 사용처이며, 피고의 신규 채용의 규모 또한 지속적으로 확대되었으므로 강행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반하지 아니한다.
본안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유형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으로 인한 정년연장 전에 설계되어 시행되었음은 물론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 도입과 정년연장 사이에 유기적인 관련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로 보아야 할 것이다.
반면 ① 이후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은 사업주로 하여금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되(제19조),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정년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는바(제19조의 2), 이는 정년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이 당연히 예상되므로, 정년연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ㆍ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의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인 점, ②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던 점(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 ③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는 위와 같이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의 시행 후에 도입된 것으로서 만 55세부터 종전 정년이었던 만 58세까지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3년 동안 시행 중이던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를 만 55세부터 변경된 정년인 만 60세까지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변경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과 유기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
또한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는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서 임금피크제 도입과 정년연장의 유기적 관련성이 인정되고,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라고 하여 반드시 종전 정년 이후의 구간에 한하여 임금조정을 시작하여야 할 근거는 없으므로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도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 및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ㆍ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하고(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위 법리는 이른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한 법리이나,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 사안에 관하여도 하나의 참고기준이 될 수 있다.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의 경우
앞서 든 사실과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그러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기도 어려우므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것이어서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는 고용안정을 도모하면서도 이에 따른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도입된 제도로서 그 목적 자체는 일응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피고의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지 않았다면 만 55세에 도달한 때부터 정년인 만 58세에 이르기 전까지 3년간 고정급여의 300% 상당액을 지급받을 수 있었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만 55세부터 만 60세에 이르기 전까지 5년간 지급받을 수 있는 고정급여는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의 경우 180%,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의 경우 260% 수준에 불과하여, 오히려 임금피크제를 시행하지 않았을 경우와 비교하여 경제적 손실을 보게 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로서 정년연장의 혜택이 존재하지 아니한다.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하기는 하나, 정년연장이 근로자에게 이익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근로자가 연장된 근무기간 동안 추가로 급여를 수령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볼 것인데,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는 감액률이 과도하여, 임금피크제의 시행 전과 비교할 경우 연장된 근무기간을 실질적으로 무임금으로 일하는 것과 다름없거나 오히려 지급받을 수 있는 임금액이 감소하게 되므로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에 수반된 정년연장이 근로자에게 가져다주는 이익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이 직급수당, 성과급 등을 연장된 근무기간 동안 추가로 지급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아울러 고려하더라도 위와 같은 임금 삭감의 불이익을 상쇄시키기에 부족하다.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절감된 재원 중 어느 정도의 재원이 신규채용 인원의 인건비에 충당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없다.
피고가 부여하는 근로시간 단축휴가나 전직연수 프로그램은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 시행 당시부터 시행되던 대상조치들이 아니었고,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 도입과 함께 시행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가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의 시행과 함께 감액되는 임금에 비례한 근로시간 단축, 업무경감 또는 감축, 목표수준 하향, 업무내용 변경 등의 대상조치를 시행하였다고 볼만한 사정도 존재하지 아니한다.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는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질이나 양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일정한 연령에 도달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임금을 삭감하고 있고, 달리 근로자의 능력에 따라 임금이 삭감되지 않을 수 있다거나 그 적용 시기를 유예할 수 있다는 등의 아무런 예외를 두고 있지 않다.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의 경우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을 제17 내지 19, 22 내지 35호증의 각 기재, 증인 H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목적의 타당성
피고의 보수규정은 ‘기본급이라 함은 연공과 직급에 따라 지급되는 기본적인 급여를 말한다.’고 규정하고(제2조 제2호), 별표 2(기본급표)에서 1~5급 직원에 대하여 1~15호봉까지의 기본급을 규정하고 있는 등[제16조 제1항 및 별표2(기본급표)] 실질적으로 나이, 근속연수에 따라 급여가 우상향하는 연공급적 임금체계를 채택하고 있는바, 피고로서는 정년연장에 따른 고령자의 급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하여 이 사건 제2, 3차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정년을 연장하면서 정년 도래 3년 전부터 임금의 일부를 삭감하기로 하는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앞서 살핀 고령자고용법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의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는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로서 그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 정도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정년 직전 5년 동안 임금피크제 적용 직전년도의 기본연봉을 기준으로 합계 370%(만 57세 80%, 만 58세 50%, 만 59세 40%)를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바,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는 임금 총액 측면에서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가 모두 도입되지 아니하였을 때와 비교하면 70%를,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을 때와 비교하면 190%를, 이 사건 제2차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을 때와 비교하면 110%를 더 지급받게 되어 생애 총소득이 증가하게 된다.
피고는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들에게도 요양비, 경로효친비, 교통비 또는 차량유지비, 개인연금지원금, 체력단련비 및 문화활동비, 창립기념일 상여, 복지카드 등 복리후생 수준을 동일하게 유지하였을 뿐만 아니라 연장된 정년 기간 복리후생의 혜택을 추가로 수령할 수 있게 하였다. 이로써 원고들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복리후생비는 원고 B의 경우 84,144,958원(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 기간에는 28,011,913원), 원고 A의 경우 45,407,567원(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 기간에는 31,747,567원)에 이른다.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의 임금조정률만을 놓고 보면,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의 조정률과 유사하나, 이 사건 제1차 임금피크제는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인 반면,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는 정년연장이 수반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이므로 양자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는 그 임금 감액 기간이 3년으로 비교적 짧고,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에 비하여 피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유리하게 개선되었으며, 노사합의를 통해 설계되고 시행되었다.
또한 정년연장이 없었더라면 기존 정년 이후의 호봉승급 또한 없었을 것이므로 정년연장에 따른 이익을 함께 고려하지 않고 추가적인 호봉승급이 없다는 점이나 임금 감액률에만 집중하여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를 무효로 보기는 어렵다.
대상조치 여부 및 그 적정성 및 감액 재원의 사용처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와 같이 정년연장에 연계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에는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볼 수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들에게 임금피크제 적용 마지막 1년에 대하여 6개월 동안 주 4일 근무가 가능하게 하는 근로시간 단축휴가를 부여하였는데, 그에 따라 감축되는 근로시간은 최대 200시간 정도였다. 원고 B는 2021년 7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27일의 근로시간 단축휴가를 사용한 바 있다.
피고는 또한 이 사건 제3차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들에게 임금피크제 적용 마지막 1년에 대하여 6개월 동안 근무를 하지 않되, 기존과 동일한 수준의 보수와 연수를 위한 실비를 지급받을 수 있는 전직휴가를 부여하였다. 원고 B도 2022. 1. 1.부터 2022. 6. 30.까지 전직연수를 받고, 피고로부터 1,890,000원의 연수비용도 지급받았다.
이러한 근로시간 단축은 단체협약의 효력을 가지는 2020. 11. 16.자 임금피크제 관련 노사합의서에 명시되어 있어 피고로서는 그 사용 조건을 충족하는 근로자의 신청을 임의로 거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에게 적용된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는 모두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이 이 사건 제1, 2차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지 않았을 경우 피고로부터 받았을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그 구체적인 금액은 별지 5 내지 8 각 표의 ‘무효인 제1, 2차 임금피크제 시행 기간’으로 표시된 부분의 해당 금액 기재와 같다.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 B의 임금 및 퇴직금 청구권 중 2019. 6. 17.까지 발생한 부분은 그 최고일(2022. 6. 17.) 당시에 이미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원고 B의 2019. 6. 17.까지 발생한 미지급 임금 청구에 대한 판단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들은 2022. 6. 17. 피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급여를 요구하는 최고장을 발송한 사실이 인정되고, 그로부터 6개월이 경과하기 전인 2022. 12. 9.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음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원고 B가 구하는 별지 7 표 기재 각 미지급 임금 채권 중 지급일이 2019. 6. 17. 이전인 부분은 이미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하였다고 주장하나, 민법 제766조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에 관한 규정으로,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의 소멸시효가 문제되는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한 임금체불에 피고의 고의·과실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에서는 불법행위에 관한 소멸시효 규정인 민법 제766조가 적용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 B의 2019. 6. 17.까지 발생한 미지급 퇴직금 청구에 대한 판단
사용자의 퇴직금 지급의무는 퇴직 시에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에 의한 퇴직금 중간정산은 근로자가 기왕의 계속근로기간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요구하고 사용자가 그 요구 기간에 대한 중간정산을 승낙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이와 같이 중간정산이 성립된 시점에 중간정산 퇴직금 청구권이 발생하고 그에 대한 소멸시효도 그때부터 기산된다(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20542 판결 등 참조). 퇴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기간은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제10조에 따라 3년이다. 그리고 소멸시효의 기산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소멸시효 완성으로 인한 이익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1982. 3. 9. 선고 81다977, 81다카500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 보수규정 제40조 제1항은 ‘제36조 제1항(퇴직금) 규정에도 불구하고 직원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하는 중간정산 사유에 해당되어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하는 경우에는 당해 직원이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중간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2015. 6.경 작성된 ‘임금피크제 세부 운영 방안’에도 ‘임금피크 시작 전 퇴직금 중간정산 후 매년 퇴직금 정산’이라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개별 근로자의 동의 없이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과 같은 집단적 합의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실시할 수 없다 할 것인데, 원고 B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어떠한 증거도 없으므로 결국 피고의 미지급 퇴직금 지급의무는 원칙으로 돌아가 원고 B의 퇴직 시 발생하고 소멸시효도 그때부터 기산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소멸시효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의 원고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
결국 피고는, ① 원고 A에게, 미지급 임금인 별지 1 표 ‘미지급 임금’란 기재 각 돈 및 각 이에 대하여 같은 표 ‘지급일’란 기재 각 일자 다음 날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9. 1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미지급 퇴직금인 별지 2 표 ‘미지급 퇴직금’란 기재 각 돈 및 각 이에 대하여 같은 표 ‘지급일’란 기재 각 일자 다음 날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9. 1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이율의 범위 내에서 위 원고가 구하는 연 1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원고 A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할 의무가 있고, ② 원고 B에게, 미지급 임금인 별지 3 표 ‘미지급 임금’란 기재 각 돈 및 각 이에 대하여 같은 표 ‘지급일’란 기재 각 일자 다음 날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9. 1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미지급 퇴직금인 별지 4 표 ‘미지급 퇴직금’란 기재 각 돈의 합계액 11,621,65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 B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22. 7.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9. 1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유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