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통신기기소매업의 특성상 매장 근로자들의 근무시간을 명확하게 특정할 수 없고, 유한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이 이를 확인하는 것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 회사는 근로자들과 연장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등의 수당과 이에 대한 퇴직연금 부담금을 판매인센티브에 포함하여 지급하고 기본급에 대한 퇴직연금 부담금만 납입하기로 합의하였다. 따라서 기본급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퇴직연금 부담금은 이미 근로자 G 등 5명(이하 합하여 ‘피해 근로자들’이라고 한다)에게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있고, 설령 그렇게 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회사는 피해 근로자들에 대하여 판매 인센티브에 포함된 퇴직연금 부담금 상당액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고 있고 이를 피해 근로자들의 퇴직연금 부담금 지급채권과 상계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에게는퇴직연금 부담금 납입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범하였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사실오인(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피해 근로자들은 매장별 1명씩 근무하였으므로 매장의 K 경비 해제 및 작동시간이 근로자들의 실제 근무시간과 일치할 수밖에 없고 매장에 출근하고 바로 L 본사 서버에 로그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진술하였고, 피해 근로자들이 주장하는 근로시간과 K 세트 해지내역이 일치하는 점, 근로자 G은 지각을 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오후 8시를 경과하여 퇴근하는 경우가 상당수이므로 평일 10시간 및 토요일 9시간의 근무시간을 어긴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근무계획표상 매주 토요일에 매장을 운영한 것으로 보이고, 피해 근로자들이 매장 운영시간만큼 근무하였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점, 피해 근로자들이 근무시간 등에 대하여 구체적, 일관적으로 진술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 근로자들이 평일 10시간, 매주 토요일 9시간(근로자 E은 격주 토요일 9시간)을 근무하였음에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사실이 확인되므로,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의무에 관하여 다툼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에게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한 고의가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을 범하였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① 피고인과 피해 근로자들 사이에 기본급을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금만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그러한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며,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합의를 내 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연금 부담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이를 퇴직연금 부담금 납입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연금 부담금을 납입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2호, 제20조 제5항에 따른 퇴직금 부담금 납입의무 위반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 없고, ②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한 사용자는 가입자인 근로자의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현금으로 위 근로자의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하여야 하고 위 근로자가 퇴직한 때에 퇴직연금 부담금을 미납한 경우에는 미납금을 위 계정에 납입하여야 하므로(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0조 제1항, 제5항), 사용자가 퇴직연금 부담금 또는 이를 초과하는 금원을 판매인센티브 형태로 근무기간 동안 매월 직접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사용자의 퇴직연금 부담금 납입의무가 이행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0조 제1항은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한 사용자는 가입자의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현금으로 가입자의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임금’이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에 따른 임금을 말한다. 위 ‘임금’에는 사용자가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ㆍ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으면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포함된다. 한편 어떤 금품이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인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금품지급의무의 발생이 근로제공과 직접적으로 관련되거나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으로 볼 수 있어야 하고, 이러한 관련 없이 그 지급의무의 발생이 개별 근로자의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좌우되는 경우에는 그 금품의 지급이 단체협약·취업규칙·근로계약 등이나 사용자의 방침 등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금품은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된 것으로 볼 수 없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23149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ㆍ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다290613, 290620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위와 같은 법리는 퇴직금과 마찬가지로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에 해당하는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에서 사용자가 납입해야 하는 퇴직연금 부담금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당심의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기본급뿐만 아니라 제수당, 급식보조금, 직책수당, 판매인센티브를 합한 임금총액을 기준으로 퇴직연금 부담금을 산정하여각 피해 근로자의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해야 함에도 기본급을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연금 부담금만을 납부하고 그 차액을 피해 근로자들이 퇴직한 때로부터 14 일 이내에 납입하지 아니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0조 제5항을 위반하였다고 인 정되고, 퇴직연금 부담금 납입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피고인이 그 차액을 납입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에 대한 피고인의 고의도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회사는 휴대폰 등을 판매하는 매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게 회사 설립 무렵부터 2017. 5.경까지는 기본급, 제수당, 급식보조금, 직책수당을 고정급으로 지급하고 매장 총 수익에서 운영비용을 공제한 금액의 20%(회사가 정한 목표 달성시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판매인센티브로 지급하였으며, 2017. 6.경부터는 급여체계를 변경하여 고정급을 지급하지 않고 매장 총 수익에서 운영비용을 공제한 금액의 100%를 판매인센티브로 지급하되 이를 기본급, 제수당, 직책수당, 판매인센티브 항목으로 나눠 지급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피해 근로자들에게도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급여를 지급하였는바, 이 사건 회사가 피해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기본급, 제수당, 급식보조금, 직책수당은 퇴직연금 부담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임금총액에 포함되고,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 근로자들이 휴대폰 등의 판매를 위하여 하는 영업활동은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제공하는 근로의 일부라고 봐야 하므로 그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판매인센티브 또한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는 점, ② 피고인이 매월 정해진 기준과 시기에 따라 매월 정기적, 계속적으로 피해 근로자들에게 판매인센티브를 지급하였으므로, 판매인센티브 지급이 근로자의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좌우되는 우발적, 일시적 급여라고 할 수 없고, 지급기준을 충족할 경우 그 지급을 거절할 수 없으므로 이를 은혜적인 급부라고 볼 수도 없는 점, ③ 피해 근로자들이 2017. 6.경부터는 실질적으로 판매인센티브만을 급여로 지급받았는바, 판매인센티브를 임금으로 보지 않을 경우 피해 근로자들이 근로 제공의 대가로 받는 임금이 전혀 없는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판매인센티브도 임금에 해당하여 퇴직연금 부담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임금총액에 포함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① 판매인센티브는 피해 근로자들에게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임금에 해당하므로, 판매인센티브에 기본급을 초과하는 수당 등에 대한 퇴직연금 부담금을 포함하여 지급하였다기보다는 기본급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퇴직연금 부담금은 지급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상당한 점, ② 이 사건 회사 취업규칙에는 판매인센티브에 기본급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퇴직연금 부담금을 포함하여 지급한다는 내용이 규정되어 있지 않고, 이 사건 회사가 근로자들에게 2017. 6.경 급여체계 변경에 대하여 안내할 당시에도 이와 같은 내용을 명시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회사는 피해 근로자들에게 기본급 등의 고정급과 판매인센티브로 나눠 급여를 지급하였을 뿐이고, 기본급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퇴직연금 부담금 명목으로 별도의금원을 지급하지는 아니하였으며, 급여명세서에도 판매인센티브를 이동전화판매, 유선/카드, 소매/도매, 출장비/휴일근무 등의 항목으로 나눠 기재하였을 뿐 퇴직연금 부담금에 대한 항목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회사와 피해 근로자들 사이에 판매인센티브에 기본급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퇴직연금 부담금을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그와 같은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연금 부담금 지급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므로 퇴직연금 부담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나아가 위 ②, ③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피해 근로자들 사이에 피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다른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연금 부담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회사가 피해 근로자들에 대하여 판매인센티브에 포함된 퇴직연금 부담금 상당액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진다고 할 수도 없다.
이 사건 회사가 피해 근로자들에 대하여 판매인센티브에 포함된 퇴직연금 부담금 상당액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진다고 보더라도, 피해 근로자들은 2018. 4.13.경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군산지청에 피고인이 퇴직연금 부담금을 일부 미납입하였다는 취지의 진정을 제기하였으나,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는 피해 근로자들에 대하여 판매인센티브에 포함된 퇴직연금 부담금 상당액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진다는 주장을 하지 않다가 원심 법정에 이르러 이와 같은 주장을 처음 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해 근로자들이 퇴사할 당시에는 퇴직연금 부담금 납입의무의 존재와 그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근로자 G이 2021. 6. 16.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에서 이 사건 회사에 대한 업무상 임무를 위배하고 판매일보에 고객으로부터 받은 휴대전화 할부금액 등에 대한 내용을 허위로 기재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는 업무상 배임죄와 판매일보를 허위로 작성하여 이 사건 회사를 기망하고 판매인센티브를 편취하였다는 사기죄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19고단1848), 근로자 G이 이에 대하여 항소하여 항소심은 2021. 10. 14.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근로자 G에 대하여 징역 2년을 선고하였으며(전주지방법원 2021노984), 근로자 G이 다시 위 판결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이 2021. 12. 30. 위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여(대법원 2021. 12. 30. 2021도14780)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사실은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근로자 G 및 피해 근로자들 중 근로자 G과 같은 매장에서 근무한 근로자가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부당이득금반환채무 내지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은 임금의 성질을 가진 것이므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직접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고 초과 지급된 퇴직금의 반환채권을 제외하고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대출금채권이나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지 못하며(대법원 1999. 7. 13. 선고 99도2168 판결, 대법원 1976. 9. 28. 선고 75다1768 판결, 대법원 1990. 5. 8. 선고 88다카26413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퇴직금과 마찬가지로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에 해당하는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에서 사용자가 납입해야 하는 퇴직연금 부담금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할 것인바, 피해 근로자들이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부당이득금반환채무 내지 손해배상채무를 부담할 여지가 있다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로 인해 피해 근로자들에게 퇴직연금이 초과 지급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지 않는 이상 피고인은 여전히 피해 근로자들에 관한 퇴직연금 부담금 납입의무를 부담하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해 근로자들이 퇴직할 당시 피고인에게 퇴직연금 부담금 납입의무의 존재와 그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원심의 판단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일부 미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공소사실에 기재된 미지급 임금은, 근로자 G, H, D, F은 평일 10시간, 매주토요일 9시간을 근무하여 월 332시간을, 근로자 E의 경우 평일 10시간, 격주 토요일 9시간을 근무하여 월 303시간을 각 근무한 것으로 보고, 위 각 근무시간에 연도별 최저 임금을 반영하여 산정된 금액에서 실제 피해 근로자들의 연도별 기본급 및 제수당 합계액을 공제한 금액으로 보인다.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회사가 제시한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의 근무시간은 출·퇴근에 관한 하나의 기준에 불과하고, 통신기기소매업의 특성상 근로자들이 자율적으로 운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출·퇴근 시각에 대한 근로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K 세트 해지내역, 매장 CCTV, L 본사 서버 접속시각과 피해 근로자들이 주장하는 출·퇴근 시각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바, 피해 근로자들이 모두 평일 10시간을 근무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근로자 G, H, D과 함께 근무한 다른 근로자들은 당시 토요일에 격주로 근무하였다고 진술하고 있고 이 사건 회사의 M점과 N점에서 제출한 근무계획표를 보더라도 토요일의 경우 격주로 근무한 것으로 보이므로, 근로자 G, H, D, F이 토요일에 매주 근무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연차미사용수당은 피해 근로자들이 매년 연차를 4일만 사용하였음을 기준으로 산정된 것으로 보이나, 근로자 5인 이상 30인 미만의 사업장은 2022. 1. 1.부터 법정공휴일이 유급휴일로 보장되었고 그 전에는 무급휴일이어서 이 사건 회사는 근로자의 날을 제외한 모든 법정공휴일을 연월차로 대체하였고, 이와 같은 이유로 법정공휴일에는 예약판매 등을 이유로 판매일보의 판매자란에 당일 근무한 근로자의 성명이 기재된 것으로 보이므로 피해 근로자들이 매년 연차를 4일만 사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해 근로자들의 L 본사 서버 접속시각을 보더라도 그러하다.
이 사건 회사는 통신기기소매업의 특성상 각 매장 근로자들의 근태를 개별적으로 파악하기 어렵고 소비자를 상대로 한 판매실적이 중요하므로, 판매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운영하여 연장근로수장, 휴일근로수당 등의 수당을 포괄하여 판매인센티브 명목으로 지급하였다. 실제로 피해 근로자들이 받은 판매인센티브 액수가 기본금 및 제수당의 합계액보다 많은 경우가 많았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판시한 사정들과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어 피해 근로자들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임금을 미지급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임금을 미지급하여 근로기준법을 위반한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의 항소이유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은 없다.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 급여나 일당임금으로 지급하되 이를 근로시간 수에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① 피해 근로자들은 이 사건 회사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매장의 점장, 매장 직원 등으로서 휴대폰 등의 판매, 고객 상담, 매장 운영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고, 해당 매장의 판매 내역에 대한 판매일보를 작성하여 이 사건 회사에 제출한 점, ② 이 사건 회사는 판매일보에 따라 산정한 매장 수익의 전부 또는 일부를 매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에게 판매인센티브로 지급하였고, 각 매장별로 산정된 판매인센티브를 해당 매장 점장이 지정하는 바에 따라 점장과 직원들에게 나눠서 지급한 점, ③ 피 고인은 통신기기소매업의 특성상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워 매장 근로자들에게 판매인센티브에 연장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을 포함하여 지급하였다고 주장하고 있고, 실제로 법정수당을 별도로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피해 근로자들 또한 이 사건 발생 전까지는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해 근로자들이 지급받은 고정급과 판매인센티브를 합하면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시급과 피해 근로자들이 주장하는 월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액 이상의 금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과 피해 근로자들 사이에 유효한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되었다고 볼 가능성이 상당하고, 그러한 경우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미지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최저임급법은 제5조 제1항에서 “최저임금액(최저임금으로 정한 금액을 말한다. 이하 같다)은 시간ㆍ일ㆍ주 또는 월을 단위로 하여 정한다. 이 경우 일ㆍ주 또는 월을 단위로 하여 최저임금액을 정할 때에는 시간급으로도 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3항에서 “임금이 통상적으로 도급제나 그 밖에 이와 비슷한 형태로 정하여져 있는 경우로서 제1항에 따라 최저임금액을 정하는 것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최저임금액을 따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4조에서 “법 제5조 제3항에 따라 임금이 도급제나 그 밖에 이와 비슷한 형태로 정해진 경우에 근로시간을 파악하기 어렵거나 그 밖에 같은 조 제1항에 따라 최저임금액을 정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고 인정되면 해당 근로자의 생산고 또는 업적의 일정단위에 의하여 최저임금액을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본 피해 근로자들의 근무형태, 임금형태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 근로자들의 근로형태는 임금이 도급제나 그 밖에 이와 비슷한 형태로 정하여져 있는 경우로서 최저임금법 제5조 제1항에 따른 시간급으로 최저임금액을 정하는 것이 적합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여 이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고, 그러한 경우 피해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최저임금법 제5조 제3항에 따라 피해 근로자들의 생산고 또는 업적의 일정단위에 의해 정해진 최저임금액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고용노동부장관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의 각 최저임금 고시에서 모든 산업에 대한 시간급만을 결정하여 고시하였을 뿐이고 최저임금법 제5조 제3항에 따른 최저임금액을 따로 정하지 않은바,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법에 따른 최저임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직권판단(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중 ‘체불임금’에 대한 퇴직연금 부담금 미납입 부분에 대하여)
공사소실의 요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이 별지 범죄일람표Ⅲ 기재와 같이 피해 근로자들별 ‘체불임금’에 대한 퇴직연금 부담금을 각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 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확정기여형퇴직연금제도 계정에 납입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들에게 미지급한 임금이 있다고 보아 피고인이 납입해야 하는 총 퇴직연금 부담금을 ①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급여(기본급 등 고정급과 판매인센티브)와 ②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들에게 미지급한 ‘체불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런데 위 제3항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피고인이 피해 근로자들에게 미지급한 임금이 있는지에 대하여 다툼이 있고, 그 다툼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각 ‘체불임금’액에 대한 퇴직연금 부담금을납입할 의무가 있었다거나 퇴직연금 부담금을 미납입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이에 대한 고의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여 무죄라고 할 것임에도 원심은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결론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직권으로 파기하는 이상 따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지는 않기로 한다).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