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정리한 자료만으로 피고인이 근로자 D(이하 '피해근로자'라 한다)에게 지급해야 하는 임금이 없다거나, 정산의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정산의 필요성을 인정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피해근로자가 퇴직한 2018. 4.경 피해근로자의 평균임금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을 무렵의 임금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고, 설령 퇴직 직전 평균임금액을 산출하는 것이 어렵더라도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조에 따라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피해근로자의 퇴직금 액수를 정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원심은 평균임금 산정을 포기하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근로기준법위반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해근로자가 원심법정에서 일부 비용을 월급에서 공제하기로 하고 그 비용을 피고인으로부터 가불하거나 피고인이 부담하기로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공소사실 기재 임금액에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미지급 기간동안 부담한 비용이 반영되어 있지 않고, 피고인이 가불금 등을 공제한 후 지급한 임금이 피해근로자가 수령할 정당한 임금액에 미달하였는지 여부를 확인할 자료도 없으며, 실제 정산을 한다면 피해근로자에 대한 미지급 임금이 없다는 피고인 주장을 쉽게 배척하기 어렵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 피고인에게 미지급 임금의 존재와 액수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어 설령 미지급 임금이 있다 하더라도 피고인이 그 임금을 미지급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원심은 피고인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한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피고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은 원심에서부터 당심에 이르기까지,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한 피고인에 대한 임금 중 ① 2014년 2월 이전의 임금은 모두 정산하여 지급하였고, ② 2014년 2월 이후 임금은 ㉮ 피해근로자 대신 지출한 비용 32,708,000원, ㉯ 피해근로자에게 가불하여 준 금액 15,801,900원, ㉰ 매월 피해근로자의 계좌에 입금하여 지급한 임금 10,750,000원의 총 합계액이 피고인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을 초과한다며, 피고인이 피해근로자의 퇴직 당시 미지급한 임금이 없었고, 설령 미지급한 임금이 있었더라도 임금 미지급의 고의가 없었다고 다툰다.
2014년 2월 이전 미지급 임금 부분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C을 운영하면서 2006. 6.경부터 피해근로자의 누나인 E으로부터 피해근로자의 숙식을 해결해주라는 부탁을 받고 피해근로자로부터 근로를 제공받은 사실, ② 피고인은 2013년까지 피해근로자에게 약간의 돈을 주거나 보험금을 대신하여 지급하였을 뿐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던 사실, ③ 피고인은 2014년 2월경 고용노동청과 경찰서의 지도점검을 받고 근로감독관의 지도하에 최저임금액에서 가불금과 피고인이 대신 지출한 보험금 등을 제외한 금액 7,664,000원을 미지급 임금 명목으로 피해근로자의 계좌에 입금한 사실(피고인은 위 돈을 입금한 직후 숙식비 등 비용 정산 명목으로 위 돈을 다시 회수하였다), ④ 피고인은 2014. 2. 24. 피해근로자의 누나인 E, 조카인 L과 피해근로자에게 2014년부터는 임금 120만 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사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2014년 2월까지의 임금에 대해서는 근로감독관의 지도에 따라 미지급 임금을 정산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으므로, 실제로는 미지급 임금이 남아있다 하더라도, 2014년 2월까지의 임금 부분에 대해서는 피고인에게 그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위 임금 미지급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내지 6부분 임금에 관한 피고인의 임금 미지급 고의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에 관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2014년 2월 이후 미지급 임금 부분에 대한 판단
공소사실 기재 미지급 임금의 인정 여부
검사는 피고인과 피해근로자 사이에 특별히 약정된 임금이 없고, 지급된 임금도 없는 것으로 보아,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7 내지 40의 체불임금 부분 기재와 같이 최저임금 상당액의 임금(합계 44,111,300원)을 미지급한 것으로 기소하였다. 그러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근로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동안 임금 중 일부를 가불하여 받아간 사실은 있다고 인정한 점, ② 피고인의 배우자는 피해근로자의 임금에서 공제할 내역을 장부에 기재하여 정리해온 점, ③ 위 장부에는 2014년 3월경부터 월급을 120만 원으로 정하고 여기에서 피고인이 공제하려는 항목의 액수를 뺀 나머지 금액을 기재하고 있는데 위 금액은 피해근로자 계좌에 실제로 입금된 금액과 상당 부분 일치하는 점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는 동안 가불금 명목으로 임금을 미리 지급하거나, 나름의 정산 후 매달 피해근로자에게 일정 금액 임금을 지급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어 위 금액 상당을 공제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7 내지 40의 체불임금 전액을 미지급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한편, 피고인은 피고인이 피해근로자 대신 지출한 식대, 담뱃값, 커피, 술 등 비용 32,708,000원 상당도 피해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에서 공제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되고, 예외적으로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상계하는 경우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할 때에는 동의에 의한 상계가 가능하기는 하나,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핀다. 피고인의 위 주장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숙식을 제공하면서 피해자를 위해 지출한 비용에 관한 채권을 피고인의 임금에서 상계한다는 것으로,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위 비용 상당을 임금에서 공제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 의해 금지된다. 또한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근로자가 위 비용 공제에 관하여 동의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 자료가 없는 점, ② 피해근로자는 지적장애가 있는 사람으로, 글을 쓰거나 읽을 줄 모르는 점, ③ 실제로 피해근로자는 2006. 6경부터 피고인으로부터 소액의 임금만을 받고 계속하여 염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음에도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못할 정도로 판단력이 낮은 점, ④ 피해근로자는 원심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면서 얼마 되지 않은 돈을 가불한 적은 있으나 피고인이 자신에게 술, 담배, 커피값을 요구한 적은 없었다고 진술한 점, ⑤ 피고인과 피고인의 배우자가 장부에 공제할 비용 상당액을 기재하면서 피고인에게 그 개별 항목을 확인하여 주거나, 개별 항목 공제에 대한 서명 등 명시적 동의를 받지 않았던 점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위 비용을 피해근로자의 임금에서 공제하는 것에 대해 피해근로자가 자유로운 의사로 동의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그러므로 피고인이 주장하는 위 비용 상당은 피해근로자에게 지급할 임금에서 공제될 수 없다 할 것이고, 피고인의 위 공제 주장은 사법상 효력이 없는 상계 또는 약정을 내세워 임금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로서, 이는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어 임금 미지급의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볼 수 없으므로(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취지 참조), 피고인에게 위 비용 상당 임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 없다.
미지급 임금의 구체적 범위
검사는 공소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이 있으므로, 검사는 피고인의 미지급 임금의 금액을 증명하여야 하고, 이는 피고인이 임금 중 일부를 지급하였다고 주장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 할 것이다. 그런데 앞서 살핀 바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근로자에게 일정 금액을 가불하여 주었고, 매달 일정 임금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를 피해근로자에게 지급할 임금에서 공제하여야 한다. 그런데 검사가 피고인이 지급한 위 가불금과 임금액을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못하는 이상, 피고인이 주장하는 범죄일람표 공제금액 부분 기재 가불금과 임금액 전액에 대해서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금액 상당의 임금까지 미지급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하게 피고인이 최저임금액 상당을 피해근로자에게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하고, 피고인이 지급하였다고 주장하는 가불금 15,801,900원과 지급한 임금 10,750,000원을 공제하더라도 피고인은 피해근로자에 대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합계 17,559,400원(= 44,111,300원 - 15,801,900원 - 10,750,000원)을 여전히 미지급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검사의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주장은 위 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소결
결국 근로기준법 위반의 공소사실 중 위 17,559,400원의 임금을 미지급한 부분은 유죄로 인정할 수 있음에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미지급 임금을 특정할 수 없다며 근로기준법위반의 공소사실 전부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해근로자의 미지급 퇴직금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9,096,363원이라고 인정하려면 우선 피해근로자의 퇴직 직전 3개월분의 평균임금이 산출되어야 하는데, 피해근로자가 2018. 4.경 퇴직하였더라도 매년 11월부터 2월까지는 운영을 하지 않는 염전 업무의 특성상 그 퇴직일 직전 3개월 동안 피해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정확히 산출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인데(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 이때 평균임금은 퇴직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의미한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제4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그런데 위 방식에 따라 산출된 금액이 그 근로자의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그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하여야 하는데(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 근로자와 사용자가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경우에는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 또한 상시 4명 이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에 대하여는 2010년 12월 1일부터 퇴직급여제도가 시행된 것으로 보는데[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부칙(2011. 7. 25. 법률 제10967호) 제8조 제1항], 2010년 12월 1일부터 2012년 12월 31일까지의 퇴직금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에서 정하는 수준의 100분의 50 이상이다(위 부칙 제8조 제2항 제1호).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해근로자는 2006. 6.경부터 2018. 4. 5.까지 피고인의 운영하는 상시근로자 2인인 C에서 근로를 제공한 사실, ② 염전의 특성상 피고인은 매년 11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는 염전을 운영하지 않아 피해근로자도 위 기간에 대한 임금을 지급받지 않았으나 피해근로자는 위 기간에도 C에서 생활하며 간헐적으로 소금을 실어주는 일을 하여 근로를 계속하여 제공한 사실, ③ 피해근로자는 2018년 무렵 당시 최저임금(1일 8시간 기준 60,240원)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사실을 위 법령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해근로자는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하였고, 퇴직 직전 3개월 동안 위 최저임금액에 훨씬 못 미치는 임금을 지급받았으므로 피해근로자의 퇴직 직전 평균임금은 당시 피해근로자의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2018년도 1일 최저임금액 60,240원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피고인의 사업장에 대하여는 2010. 12. 1.부터 퇴직금 규정이 적용되므로, 이에 따라 피해근로자의 퇴직금을 산정하면 계속근로기간 2010. 12. 1.부터 2012. 12. 31.까지의 퇴직금은 1,886,419원(= 762일/365일×60,240원×30일×50%, 원 미만 버림), 2013. 1. 1.부터 2018. 4. 5.까지의 퇴직금은 9,511,318원(= 1,921일/365일×60,240원×30일, 원 미만 버림)이고, 위 퇴직금의 합계액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공소사실 기재 퇴직금 9,096,363원을 초과함은 계산상 명백하다. 따라서 이와 같이 피해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산출할 수 있음에도 이를 산출할 수 없다며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