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6. 2. 17. 선고 2015노66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 요지

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1)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피고인이 대표자인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는 E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매달 임금 외에 별도로 퇴직금 충당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이를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D는 별도의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

E의 근무기간 중 D의 상시근로자 수가 5명 이상이 되지 아니하여 법정퇴직금 중 일부만 지급하면 되므로[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부칙(2011. 7. 25.) 제8조 참조], D는 E에게 미지급한 퇴직금이 없거나 초과지급하였을 뿐만 아니라,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공소사실 기재 퇴직금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미지급하였다.

D는 E에게 이미 지급한 퇴직금 충당금 명목의 금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지고, 이를 자동채권으로 상계권을 행사하였으므로, E에게 미지급한 퇴직금은 없다.

2)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D는 E에게 이미 지급한 퇴직금 충당금 명목의 금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지는데, 이를 자동채권으로 상계권을 행사하였으므로, E에게 미지급한 임금은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공소사실 기재 임금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미지급하였다.

D는 상시 근로자수 4인 이하 사업장에 해당하므로, E에게 연차휴가수당 등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양형부당

원심 형량(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 판단 (공소장 변경)

검사가 당심에 이르러 공소사실을 아래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였다. 이와 같이 당심에서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피고인은 천안시 서북구 C 오피스텔에 있는 D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5명을 사용하여 건물관리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퇴직금 등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9. 7. 1.부터 2013. 7. 10.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E에 대하여 별지1 범죄일람표 순번 13 내지 48 기재와 같이 합계 21,877,400원의 급여 및 퇴직금 4,756,463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사실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더라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본다(변경된 공소사실에서는 미지급 급여와 관련하여 연차휴가수당 미지급 부분이 삭제되었으므로, 연차휴가수당에 대한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하여 별로도 판단하지 않는다).

3.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상시 4인 이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관하여

1)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근로자 퇴직급여제도 설정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기 위해 근로기준법이 정하고 있던 퇴직금제도를 분리하여 별도로 제정되었고, 그 시행일인 2005. 12. 1.부터 사용자 퇴직금 지급의무 및 그 위반으로 인한 처벌에 관하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적용되는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근로기준법과 달리 2010. 12. 1.부터는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에도 적용되는 점, 상시 근로자 산정방법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11조 제3항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규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시행된 이후에야 신설된 조항이고, 법 문언에 의하더라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경우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의 산정방법을 정하고 있는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지급의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규정에 따라 퇴직일 전 1개월 동안의 상시 근로자 수를 산정하는 것은, 경우에 따라 해당 근로자가 상시 근로자 5인 이상인 사업장에서 1년 이상 계속 근무하였음에도 단지 퇴직일 전 1개월 동안의 상시 근로자 수가 4인 이하라는 이유로 사용자에게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부당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1년 이상의 계속근로기간이 요구되는 퇴직금제도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규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적용에 관한 상시 근로자 수 산정에는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 따라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지급의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상시 근로자의 수는 해당 근로자의 전체 근무기간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상시'란 상태(常態)라고 하는 의미로서 근로자의 수가 때때로 5인 미만이 되는 경우가 있어도 사회통념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상태적으로 5인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이에 해당한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2도5875 판결 취지 참고).

2)

우선 피고인은 공인노무사로부터 받은 의견서를 근거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의 적용 여부에 관한 상시 근로자 수를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규정에 따라 산정하여 4명(3.3명) 이하라고 주장하나(공판기록 제37 ~ 39쪽),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규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적용에 관한 상시 근로자수 산정에는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피고인 주장은 이유 없다.

3)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운영한 사업장은 설비담당 직원 1명, 경리 직원 1명, 미화원 1명, 경비원 2명을 근로자 E 근무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한 사실이 인정되고(공판기록 제116, 117, 121쪽), ① 경비원 2명은 24시간 맞교대 근무를 하였는데, 경비원들이 1일 평균 근로시간이 근로기준법이 예정하고 있는 1일 근로시간인 8시간을 초과하는 점, ② 근로관계란 근로를 제공하는 쪽이 근로를 제공받는 쪽에 '사용종속관계'를 이루어 근로를 제공하는 것으로, 교대근무제를 채택한 사업장에서 근로자가 특정일시에 근로를 제공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근로계약 존속 기간 동안 위와 같은 '사용종속관계'는 유지되는 것인 점 등을 고려하면, 특정일시 별로 나누어 실제 근로를 제공한 사람을 기준으로 '연인원'을 산정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고, 피고인이 운영한 사업장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지급의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상시 근로자의 수가 5인 이상인 경우에 해당한다.

나.

퇴직금을 이미 모두 지급하였다는 주장에 관하여

1)

우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운영한 사업장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지급의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상시 근로자의 수가 5인 이상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인인 운영한 사업장은 상시 근로자 수가 4인 이하이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부칙(2011. 7. 25.) 제8조 제1항, 제2항이 적용되므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부칙(2011. 7. 25.) 제8조 제2항에 따른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다는 취지의 피고인 주장은 이유 없다.

2)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제8조 제1항에서 '퇴직금제도를 설정하고자 하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 전문에서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사용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당해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법조항의 '퇴직금'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 제공에 대한 임금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축적하였다가 이를 기본적 재원으로 하여 근로자가 1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할 때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서, 본질적으로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지니는 것이므로, 이러한 퇴직금 지급청구권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유효하게 성립하는 경우가 아닌 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참고).

3)

D와 E는 매월 지급하는 월급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만을 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증거기록 제61 ~ 68쪽),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 제1항 각 호에 정한 사유를 이유로 근로자인 E의 요구로, D와 E 사이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이 정하는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의 약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D가 E에게 매월 지급하는 월급과 별개로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였더라도, 이는 퇴직금 지급으로서 효력이 없다.

4)

그리고 D가 E와 체결한 퇴직금 분할 약정은 퇴직금 지급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탈법 수단에 불과하므로, 비록 그 형식은 퇴직금 중간정산금이라지만 그 실질은 통상의 근로에 대한 임금에 해당되고, 따라서 그 돈을 포함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한 후 퇴직금을 계산해야 하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E의 1일 평균근로시간과 최저임금에 따라서 퇴직금을 계산하면, 미지급된 퇴직금은 5,594,344원[= (1,404,540원 × 3) ÷ 91일 × 30일 × 4.0273(재직일수 1,470/356), 원 미만 버림, 평균임금의 산정은 E가 지급받은 실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여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하였다]에서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제도를 통하여 E가 지급받은 퇴직연금 999,986원(증거기록 제7, 22쪽, 공판기록 제46쪽)을 공제한 4,594,358원이다.

다.

이미 E에게 지급한 퇴직금 충당금 명목의 금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상계권을 행사하여 지급할 퇴직금이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1)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정작 퇴직금 지급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참고).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E는 2009. 9.경부터 계좌이체 방법으로 월 100만 원 내지 977,290원의 급여를 받았을 뿐, D와 E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지 않았고, 위와 같이 계좌이체 방법으로 급여가 지급될 때 퇴직금 명목 금원이 임금과 구별되어 지급된 것도 아닌 점(증거기록 제9, 10, 61 ~ 68쪽), ②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D가 E에게 지급하였다는 임금과 퇴직금 명목 금원을 모두 합산하여도,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점, ③ D가 2010. 12.경부터 E에게 임금과 퇴직금 명목 금원을 구분하여 지급한 것으로 보이나, 종전과 비교하여 임금이 증가하지 않았고, 종래 일괄적으로 지급한 급여에서 일정액을 뺀 금액을 매월 임금으로 지급하였을 뿐인 점 등을 종합하면,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었거나, D와 E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로 보기 어렵다. 오히려 D가 E와 체결한 퇴직금 분할 약정은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D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 형식만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E에게 지급한 퇴직금 충당금 명목의 금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보유하고 있음을 전제로 한 피고인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라.

소결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공소사실 기재 미지급 퇴직금 급여 4,756,463원 중 4,594,358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이유 있다.

4.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E의 근로시간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 감독 아래 근로계약상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한다.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현실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 등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하에 놓여있는 시간이라면 이는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취지 참고).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E는 피고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07:00부터 다음날 07:00까지 24시간 근무 후 24시간을 쉬는 격일제 형식으로 경비업무 등을 수행하여 온 사실, ② E와 현재 D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I의 각 당심 법정 진술에 의하면, E와 I은 주로 경비실 내에서 식사를 해결한 것으로 보이고, 식사를 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이 구비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경비원인 E 등이 식사시간 동안 업무를 교대하여 수행할 수 있는 교체인원도 존재하지 않았던 점, ④ E와 D 사이에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이 정확하게 기재되어 있는 근로계약서는 존재하지 않고, 새로 채용된 경비원들은 주로 전임자나 동료 경비원들로부터 업무 내용을 전해들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⑤ E를 포함한 경비원들은 낮에 집에 거주하지 않는 입주민들을 위하여 택배를 수령·보관하였고, 저녁 시간 이후 집으로 돌아오는 입주민들에게 보관하던 택배를 돌려주는 업무도 하였는데, 입주민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서 경비실에서 택배를 찾아가는 시간도 일정하지 않았으므로, E는 저녁 시간 이후에 대기 상태에서 휴식을 취한 것일 뿐 근무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08:00부터 09:00까지, 12:00부터 13:00까지, 18:00부터 19:00까지 아침, 점심 및 저녁 식사시간과 22:00부터 24:00까지 취침시간에 관하여 E에게 사용자인 D의 지휘명령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어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휴게시간이 주어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E의 근무시간은 00:00부터 05:00까지의 취침시간을 제외한 1일 19시간이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E의 근무시간이 1일 13시간[= 24시간 - 식사시간 3시간 - 취침시간 8시간(22:00부터 다음 날 05:00까지)]에 불과하다는 피고인 주장도 이유 없다.

나.

E에게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

1)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제 수당을 가산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나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0다91046 판결 등 참조).

E는 D에게 재직기간 중 경비원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는데, E가 제공한 근로는 신체 또는 정신적 긴장이 작은 감시적 업무로서 경비·순찰이라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근로기준법상 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 야간근로 및 휴일근로가 당연히 예상되고, 교대제 근무가 필요한 점, E와 D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는 기본급에 제 수당을 합한 것으로 보이는 금액이 급여로 기재되어 있을 뿐인 점 등 근로계약 체결 경위와 내용 및 E의 근로형태 등에 비추어, E와 D 사이에는 기본급에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로 지급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 체결되었다고 인정되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최저임금법에 위반되어 무효인 부분은 별론으로 하고,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 체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근로자인 E에게 불이익하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E와 D 사이의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이하 '포괄임금계약'이라 한다)은 유효하다[포괄임금계약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됨을 전제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근로기준법상의 연장·야간·휴일근로 등에 대한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포괄임금으로 지급하려는 것이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려는 것은 아니므로,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할 경우, 그러한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기 위한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등 취지 참조), 고용노동부장관의 적용제외 승인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E와 D 사이의 포괄임금계약을 무효로 볼 것은 아니다].

2)

최저임금법은 사용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사용자가 지급한 임금액이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그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무효로 하여,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간주한다(최저임금법 제6조 제1, 2, 3항 참조).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는 지급된 임금 중 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2조 [별표 1]이 정한 임금 또는 수당을 제외한 임금액(이하 '비교대상임금'이라 한다)과 최저임금액을 비교하여 판단하여야 하나(대법원 2007. 1. 11. 선고 2006다64245 판결 등 참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D와 E 사이에는 포괄임금계약이 체결되었고, E가 위 계약에 따라 지급받은 임금은 모두 '미리 정해진 지급조건과 지급률에 따라 소정근로에 대하여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하므로, 그 명칭 여하에 불문하고 비교대상임금에 포함된다.

한편,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 제1항은 근로자의 임금을 정하는 단위가 된 기간이 최저임금액을 정할 때의 단위가 된 기간과 다른 경우에는 각 호에 따라 시간에 대한 임금으로 환산하여 비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E의 경우 월 단위로 정해진 임금을 지급받았으므로, 같은 항 제3호에 따라 그 금액을 1개월의 소정근로시간 수(월에 따라 소정근로시간 수가 다른 경우에는 1년간의 1개월 평균 소정근로시간 수)로 나눈 금액을 최저임금액과 비교하여야 한다.

여기서 소정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7호에 따라 법이 정한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하는데, 근로형태와 업무 특성 등을 고려하여 임금지급방식을 포괄임금제로 약정한 경우에 그것이 유효한 이상 제 수당을 포함한 총급여액을 기준으로 최저임금법 소정의 최저임금 미달 여부를 가릴 수밖에 없고(대법원 1993. 5. 7. 선고 92다33398 판결 등 참조), 포괄임금제에 의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들에게 보장되는 최저임금은 그 기본급을 고용노동부고시의 최저임금수준으로 지급한다는 의미가 아니고, 제 수당을 포함한 총급여액을 고용노동부고시의 최저임금수준으로 지급한다는 의미로 새기는 것이 타당하다.

앞서 인정한 E의 1일 근무시간에 따른 월 평균 근로시간은 289시간{= 19시간(1일) × 365일/2(격일제) ÷ 12개월,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이다.

그리고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2010년 최저임금은 시급 4,110원, 2011년 최저임금은 시급 4,320원, 2012년 최저임금은 시급 4,580원, 2013년 최저임금은 시급 4,860원이다.

위 월 평균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액을 계산해보면, 2010년은 1,187,790원, 2011년은 1,248,480원, 2012년은 1,323,620원, 2013년은 1,404,540원이고, 임금대장, E 급여 통장 등 자료에 따라 E에 대하여 지급된 임금이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를 계산하면 별지2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다(증거기록 제7, 28, 29, 72쪽, 공판기록 제49 ~ 84쪽, 앞서 본 바와 같이 D가 E와 체결한 퇴직금 분할 약정은 퇴직금 지급의무를 회피하기 위한 탈법 수단에 불과하므로, 비록 그 형식은 퇴직금 중간정산금이라지만 그 실질은 통상의 근로에 대한 임금에 해당되므로, D가 퇴직금 충당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도 임금으로 계산하였다).

다.

이미 E에게 지급한 퇴직금 충당금 명목의 금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상계권을 행사하여 지급할 임금이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제3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D는 E에게 지급한 퇴직금 충당금 명목의 금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서 있는 피고인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라.

소결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공소사실 기재 미지급 급여 21,877,400원 중 9,575,580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이유 있다.

5.

결론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피고인의 항소도 일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 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