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E은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이사인 임원이므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E을 퇴직급여법상 근로자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피고인은 이행확약서를 통하여 E, F에게 순차적으로 퇴직금 등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고, 위 피해자들도 이행확약서를 받은 후 이의하지 않았다. 특히 E은 이 사건 회사로 이직하면서 종전 회사인 주식회사 G(이하 '종전 회사'라 한다)에서의 퇴직금을 추후에 지급받기로 합의하였고, 위와 같이 이행확약서를 수령하면서 2차례 퇴직금 등 지급기일의 연장 합의를 하였다. 따라서 피고인과 피해자들 사이에 퇴직금 등의 지급기일 연장 합의가 있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은 원심판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이 사건 회사의 경리직원은 월 4시간가량 CMS 프로그램의 수금 업무를 담당하여 재택근무를 하였고, 피해자들도 이 사건 회사의 상시근로자가 4인이라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회사는 상시 5인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서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른 연차미사용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음에도 이를 인정한 원심판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판단
퇴직금 미지급 부분
피고인은 원심에서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로 주장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퇴직급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퇴직급여법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 한편,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퇴직급여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E이 근로자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E이 이 사건 회사의 이사로서 이 사건 회사의 주식 지분 중 4%를 보유하고 있었던 점은 인정되나,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로부터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2017. 4. 27. 종전 회사의 인적·물적 시설을 그대로 승계한 이 사건 회사를 설립하였고, E은 2013.11. 1.부터 종전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2017. 6. 1. 이 사건 회사로 소속을 변경하여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소속 변경 과정에서 종전 근로계약의 종료 및 그에 따른 퇴직금의 지급, 이 사건 회사와의 새로운 위임계약 체결 등은 없었던 점, ② E은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병원의 보험 청구에 관한 프로그램 개발 업무 등을 수행하였고, 지정된 근무시간인 평일 09:00부터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개발팀의 팀장으로서 프로그램 개발, 직원 관리 등을 담당하였으며, 연차 등의 사용이 필요할 경우 피고인에게 보고하고 피고인의 허락을 받았던 점(증거기록 제363쪽), ③ E은 이 사건 회사로 소속이 변경되어 이사가 된 이후에도 근로자만 가입대상인 고용보험에 가입하여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된 급여를 지급받았고, 경영성과에 따른 이익 등을 분배받은 적이 없는 점, ④ 피고인이 근로자로 인정하고 있는 H도 이 사건 회사 설립 당시 일부 지분을 받은 사실이 있어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되어 있는지 여부로 근로자성을 달리 볼 것은 아닌 점 등을 종합하면, E은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있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선 증거들로부터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이 E, F에게 '회사 자금 사정이 호전되는 대로 퇴직금을 지급할 것을 약속합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이행확약서를 교부한 사실은 인정되나, 증인 E, F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 따르면 피고인이 E, F에게 위 이행확약서를 일방적으로 교부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위 이행확약서 내용 자체로도퇴직금 지급기일이 명시되어 있지 아니한 점, ③ E, F이 위 이행확약서 교부 과정에서 명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피고인과 E, F 사이에 퇴직금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E, F 사이에 퇴직금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 더하여,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E이 이 사건 회사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고, 피고인과 E, F 사이에 퇴직금 등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음이 넉넉하게 인정된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지적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E이 근로자인지 여부
E은 2013. 10. 25. 종전 회사와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E이 이 사건 회사로 이전하면서 피고인과 별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연봉액만 증가하였고, 소속이 변경된 후에도 E의 근무 형태나 업무 내용 등이 모두 동일하였다. 즉 E의 소속이 변경된 후에도 위 근로계약서에 따라 근무의 내용과 임금 등이 정해졌다고 봄이 타당하다. 위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E은 종전 회사(대표자 피고인)의 지시명령에 따라야 하고(제1조 제2항), 결근, 지각, 조퇴 등으로 근로하지 않은 임금은 지급받지 않는다(제5조 제2항).
한편 피고인이 제작할 프로그램을 정하여 슬랙(Slack) 또는 구두로 E에게 그 제작 등을 지시하였고 그에 따라 E으로부터 제작 현황 등을 보고받았으므로, E의 실제 업무내용은 피고인에게 종속되어 있었다(E이 팀원들과 프로그램 개발에 대한 회의를 하고 팀원들에게 구체적인 업무를 지시한 것은 피고인의 지시를 완수하기 위한 일환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과 E 사이의 인사관리 관련 메신저 내용(증거목록 순번 58, 59)에 의하면 E이 팀원들의 인사관리에 어느 정도 관여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E이 피고인에게 보낸 메시지는 팀원들의 연차사용 사실 내지 인사관리에 관한 의견을 피고인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내용이거나, 피고인에게 최종 확인을 받기 위한 내용에 해당하므로, E이 팀원들의 인사관리를 독자적으로 하였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위 근로계약서의 내용 및 근무 양태 등에 비추어 E이 이 사건 회사에서 지급받은 월급은 여전히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의 대가로서 지급받은 금원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위와 같이 증가된 월급이 퇴직급여법 제8조 제2항에 따른 퇴직금 중간정산에 해당하는 것도 아니고, 피고인과 E 사이에 위와 같이 증가된 월급을 퇴직금으로 한다는 합의가 있었다고 볼 자료도 없다.
지급기일 연장의 합의가 있었는지 여부
퇴직급여법은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고(퇴직급여법 제1조), 사용자는 근로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며(퇴직급여법 제9조 제1항) 이는 강행법규에 해당하는바[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다21821(본소), 2018다25502(반소) 판결 등 참조], 위 법률의 목적 및 문언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강행법규의 예외에 해당하는 위 제9조 제1항 단서의 지급기일 연장 합의 가 있었는지 여부는 엄격하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E, H의 당심 법정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H의 부탁으로 이행확약서를 작성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 H으로부터 위와 같은 부탁을 받을 당시 E, F도 함께 있었던 것은 아니고, E, F은 '피고인이 퇴직금을 나중에 주기로 하였고, 이에 대하여 H이 이행확약서의 작성을 요구했다'라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해 들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과 피해자들 사이에 어떠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또한 피고인이 작성한 각 이행확약서에는 회사 자금 사정이 호전되는 대로 지급하겠다는 내용만이 기재되어 있고, 피고인이 이행확약서를 작성하면서 피해자들에게 퇴직금의 지급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거나 피해자들과 지급계획 내지 지급기일에 관하여 협의를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도 없는바, 위 내용만으로 피고인과 피해자들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의 합의가 있었다고 보는 것은 위 강행법규의 취지에 반한다.
연차미사용수당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B건물, C호에 위치한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5명을 사용하여 소프트웨어 개발업을 경영하는 사업경영대표자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10. 25.부터 2022. 8. 31.까지 근로 하고 퇴직한 근로자 E의 연차미사용수당 1,390,752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퇴직 근로자 2인의 연차미사용수당 합계 3,376,224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상시 5인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인지에 관하여 보건대, ①앞서 본 바와 같이 E은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 사건 회사 개발팀에는 E을 포함하여 4명이 근무하고 있었으며, 그 외 경리직원 1명이 근무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이 작성한 회사 소개에 의하더라도, 개발자 4명, 경리직원 1인이 있는 점(증거기록 제452쪽) 등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는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한다.
연차미사용수당의 존부에 관하여 보건대, ① E, F이 2022. 8. 25.까지만 사무실에 출근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E, F에 대한 4대보험 가입상실일이 2022. 9.1.이고, 피고인은 E, F에게 2022. 8.분 급여 전액을 지급하였는바(실제 근무일에 맞추어 일할 계산된 급여를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과 E, F 사이에 실제 퇴직일은 2022. 8. 31.로 하되, 2022. 8. 25.부터 퇴직일까지는 연차를 사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E에게 부여된 2022년도 연차 휴가일수는 18일, F에게 부여된 2022년 연차 휴가일수는 16일이고, 2022. 8. 25.전까지 피고인이 인정하고 있는 2022년 사용 연차는 E은 7.5일, F는 4일로(증거기록 제364, 367쪽), 위 합의에 따른 연차 4일을 각 더하더라도 미사용된 연차가 존재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E, F에게 연차미사용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
당심의 판단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제2항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적용되고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에서 정한 사항만을 적용할 수 있으며, 같은 법 시행령 제7조의 별표 1은 연차유급휴가(근로기준법 제60조)는 그 적용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지 않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11조 제3항의 위임에 따른 같은 법 시행령 제7조의2 제1항은 "상시 사용하는 근로자 수는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법 적용 사유 발생일 전 1개월 동안 사용한 근로자의 연인원을 같은 기간 중의 가동 일수로 나누어 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 제1호는 "제1항에 따라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 수를 산정한 결과 법 적용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산정기간에 속하는 일별로 근로자 수를 파악하였을 때 법 적용 기준에 미달한 일수가 2분의 1 미만인 경우에는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3항은 "법 제60조부터 제62조까지의 규정(제60조제2항에 따른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부분은 제외한다)의 적용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에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월 단위로 근로자 수를 산정한 결과 법 적용 사유 발생일 전 1년 동안 계속하여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은 법 적용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살피건대, 피고인 회사 소개에 경리 직원 1인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증인 R의 당심 법정진술 및 R의 사실확인서(피고인 제출 증 제1호증)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가 설립된 후로부터 피해자들이 퇴직할 때까지 R만이 경리직원으로 근무한 사실, R은 집에서 매달 1일 및 20일 이틀간 이 사건 회사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병원들에 대하여 사용료 청구를 하고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업무를 하였고, 위 각 업무는 각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되었던 점, R은 그 대가로 월 70만 원 정도를 받은 점이 인정된다. 피해자들도 원심 법정에서 이 사건 회사의 상시근로자가 4명이고, R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며 이 사건 회사에서 만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따라서 경리직원인 R이 이 사건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한 달에 2일 정도 근무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결국 피해자들이 퇴직하기 전 1개월(2022. 8. 1.부터 2022. 8. 31.까지) 동안 이 사건 회사에서 근로한 연인원은 총 94명(= 4명 × 21일 + 5명 × 2일)<1>이고 가동일수는 23일이므로, 상시근로자 수는 약 4.08명(= 94명 ÷ 23일, 소수점 둘째자리 미만 버림)이고, 위 기간 동안 근로자 수가 5명 이상인 날은 2일에 불과하다.
위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회사가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의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 사건 회사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한다는 전제 하에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피고인의 지적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고,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