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토목, 건축공사 등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는 법인으로, 상시 300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건설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각 건설 및 엔지니어링 현장 등에서 근로를 제공하다 정년퇴직한 근로자들이다. 원고들의 구체적인 입사일 및 퇴사일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 및 피고의 1차 임금피크제 도입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로 하여금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였으며, 부칙에 따라 상시 300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피고 사업장의 경우 2016. 1. 1.부터 위 규정의 적용을 받게 되었다.
이에 피고는 2016. 1. 1.자로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소속 근로자들의 정년을 기존만 55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였다. 이와 함께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임금체계 개편의 일환으로, 2016. 11. 1. 연봉규칙을 개정하여 '제한적 임금피크제(이하 '1차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도입하였다. 1차 임금피크제의 적용 대상은 피고 소속 근로자 중 만 55세 이상인 연봉제 직원으로서 '인사평가 결과가 회사에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자'로 한정되었으며, 대상자에 대해서는 55세를 기준으로 1년 내지 5년 차에 대하여 각 연차별로 임금을 감액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당시 원고들의 나이는 만 53세였으므로 1차 임금피크제의 적용 대상에는 해당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의 전면적 임금피크제 확대 시행
이후 피고는 사내 고령 인력의 지속적인 증가에 따른 인건비 부담 가중 및 회사경쟁력 제고를 명목으로, 기존 인사평가 미달자에게만 적용되던 1차 임금피크제를 호봉제 직원을 포함한 '만 55세 이상 모든 직원'에게 확대 적용하는 내용의 '전면적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의 도입을 추진하였다. 피고는 2019. 3. 1.자 급여규정 개정을 통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을 성문화하였다. 해당 규정에 명시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원고들은 모두 1964. 5.생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전면 시행된 직후인 2019.6. 1.부터 동 제도의 적용을 받게 되었으며, 퇴직 시점인 2024. 5. 31.까지 위 표의 감액 비율에 따른 급여를 지급받았다.
취업규칙 개정 관련 동의 절차의 진행 경과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을 포함한 취업규칙 개정 과정에서 피고가 거친 절차적 경과는 다음과 같다.
설명회 개최: 피고 인사팀은 2019. 3. 6.과 2019. 3. 7. 양일에 걸쳐 본사에서 현장소장 및 팀장 이상의 직원 92명을 대상으로 사전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이후2019. 3. 8. 위 참석자들에게 팀별 설명회 및 동의 절차를 안내하는 이메일을 송부하였고, 2019. 3. 8.부터 2019. 3. 12.까지 전국 69개 건설 현장 및 23개 본사 팀 단위로 소속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가 진행되었다.
자료 배포 및 공지: 설명회에서는 인사팀이 작성한 '2019년 취업규칙 및 인사규정 개정 설명자료'가 배포되거나 PPT로 시연되였다. 피고 인사팀은 2019. 3. 12. 사내 인트라넷에 동의 절차를 안내하는 공지문과 설명문 자료를 게시하였다.
의사 취합: 2019. 3. 13.부터 2019. 3. 15.까지 3일간, 근로자들은 사내 인트라넷(프리즘) 팝업창을 통하여 개별적으로 전자서명을 하는 방식으로 취업규칙 개정에 대한 동의 여부를 표명하였다. 투표 결과 전체 대상 근로자 875명 중 851명이 찬성(동의율 약 97.2%)하여 취업규칙이 개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제1, 3호증, 을제1 내지 7, 9 내지 12호증의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 주장의 요지
주위적 청구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 취업규칙 변경에 해당함에도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적법한 집단적 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피고는 단 5영업일 동안에만 현장 설명회를 진행하였고, 해당 설명회에서는 임금피크제 외에도 성희롱 예방, 직장 내 괴롭힘 등 다수의 안건이 논의되어 임금피크제에 할당된 시간은 불과 6~12분에 그쳤다. 또한 배포된 설명회 자료에는 2019. 4. 1. 즉시 적용 사실등 핵심 불이익 내용이 누락되었다. 나아가 투표권자 875명을 전국 102개 현장 단위로쪼개어 평균 4~11명 단위로 설명회를 진행한 것은 근로자들의 집단적 의사 형성을 위한 유의미한 취소 단위로 볼 수 없으며, 상하 직급이 혼재된 상태에서 강압적으로 서명을 종용하였으므로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원천적으로 차단되었다. 특히 원고 B과 같은 해외 근무자들에게는 어떠한 설명회나 자료 사전 배포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외형상 과반수의 전자 결재 동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산술적 집합에 불과하여 무효이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회사의 재무 상태 및 주가, 시공능력평가 순위 등이 매우 양호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도입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며, 대상 근로자들은 5년 동안 임금이 동결된 상태에서 최대 40%에 이르는 임금 삭감을 일방적으로 감수해야 하는 현저한 불이익을 입었다. 반면 업무 시간단축이나 업무량 저감과 같은 어떠한 대상조치도 제공되지 않았으며, 삭감된 재원이 청년 고용 등 본래 목적에 사용되었다는 증명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 제2호가 금지하는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여 강행규정 위반으로 무효이며, 이는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따라서, 피고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원고들을 차별하는 불법행위를 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았더라면 원고들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및 공통시간외수당, 연차미사용수당, 성과급, 퇴직연금부담금'에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지급한 임금 및 공통시간외수당, 연차미사용수당, 성과급, 퇴직연금부담금 상당액'을 공제한 돈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한편, 원고 B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일 이전부터 2022. 1. 7.까지, 그리고 2024. 1. 25.부터 2024. 4. 30.까지 오만 및 UAE(아부다비)에서 해외파견근무를 하였고, 피고는 해외복무규정 제9조 제2항 제8호(해외근무자에 대한 퇴직금 산정시에는 국내 지급기준 평균임금을 적용)에 따라 해외복지수당을 평균임금에 산입하지 않고 퇴직금을 산정하여 원고 B에게 193,665,030원만 지급하였는데, 원고 B의 입사일인 1992. 2. 10.부터 퇴직금 정산기준일인 2019. 5. 31.까지의 근속연수는 27년 3개월 22일로 해외복지수당을 포함한 퇴직금은 246,666,390원이므로, 퇴직금의 차액 53,001,360원이 금액 산정에 반영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피고는 별지1 퇴직연금부담금 등 정산액 표의 각 원고별 '합계'란에 기재된 금액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2025. 9. 16.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
예비적 청구
예비적으로, 위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았더라면 원고들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및 공통시간외수당, 연차미사용수당, 성과급, 퇴직연금부담금'에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지급한 임금 및 공통시간외수당, 연차미사용수당, 성과급, 퇴직연금부담금 상당액'을 공제한 금액을 추가 퇴직연금부담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 구체적으로 별지2 급여 및 퇴직금 등 감소액 표의 각 원고별 '합계'란에 기재된 금액 및 이에 대하여 별지2 급여 및 퇴직금 감소액 표의 '기준일'란 기재일 다음날부터 각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20조 제3항, 같은 법 시행령 제11조 제2호가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
주위적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이란 사용자가 종전 취업규칙 규정을 개정하거나 새로운 규정을 신설하여 근로조건이나 복무규율에 관한 근로자의 기득권 · 기득이익을 박탈하고 근로자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이나 강화된 복무규율을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3. 8. 24. 선고 93다17898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1다42301 판결, 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일부 근로자의 임금 감액은 정년이 55세에서60세로 연장됨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의 일환으로 볼 수 있는데,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해 만 55세부터의 임금은 피크임금에서 매년 감액되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이후 임금이 인상될 수 있었다거나 실제로 임금이 인상된 경우가 존재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결과적으로 만 55세부터 정년까지의 임금은 감소하게 된다.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만 55세 내지 만 60세에도 임금을 지급받게 됨에 따라 총 생애소득이 증가하는 측면이 존재하나, 해당 기간에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들은 소정 근로에 대한 대가로 피크임금보다 감액된 임금을 받아야 한다. 이는 임금의 측면에서 보면 근로자들에게 소정 근로에 대한 대가로 이전보다 저하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요소 중 임금이 삭감됨으로써 임금의 측면에서 불이익한 변경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 내지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에는 종합적 평가를 통하여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이 없다고 판단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정년을 연장하면서 임금을 감액하는 취업규칙의 변경, 이른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경우, 뒤에서 살펴보는 바와 같이 정년의 연장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에 따른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조치로서 참작될 수는 있다고 하더라도, 취업규칙의 변경으로 임금이 삭감되면서 동시에 정년이 연장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변경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더구나 임금 삭감의 정도와 정년 연장의 정도를 산술적으로 계산하여 근로자들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객관적인 기준을 정립하는 것도 곤란하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연장된 정년기간에 복지혜택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복지혜택들은 재직하는 근로자가 당연히얻을 수 있는 혜택으로 임금 삭감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요소들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위반되는지 여부1) 관련 법리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으며, 그 동의의 방법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를 요하고, 회의방식에 의한 동의라 함은 사업 또는 한 사업장의 기구별 또는 단위 부서별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 배제된 상태에서 근로자 간에 의견을 교환하여 찬반을 집약한 후 이를 전체적으로 취합하는 방식도 허용된다. 여기서 사용자측의 개입이나 간섭이라 함은 사용자측이 근로자들의 자율적이고 집단적인 의사결정을 저해할 정도로 명시 또는 묵시적인 방법으로 동의를 강요하는 경우를 의미하고 사용자측이 단지 변경될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에게 설명하고 홍보하는 데 그친 경우에는 사용자측의 부당한 개입이나 간섭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기초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을제1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의견 교환과 취합 과정을 거쳐 도입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관련한 취업규칙의 변경에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따른 동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전후 피고의 본사 및 전국 102개 현장에서 피고 소속 근로자들이 근무하고 있었고, 대상 근로자가 875명에 달하였으므로, 피고 소속 근로자가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방식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을 모을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내용 및 효과에 대하여 설명하기 위한 자료를 제작하여, 2019. 3. 6.과 2019. 3. 7. 양일에 걸쳐 본사에서 피고의 각 현장소장 및 본사 팀장 92명을 상대로 설명회를 개최한 후, 위 각 현장소장 및 팀장들로 하여금 위 자료를 가지고 각 현장 및 단위 부서별로 그 소속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 설명하고, 근로자들 사이에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도록 하는 한편, 이러한 절차를 거친 이후 개별 근로자들로부터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개별적·독립적 전자투표 방식으로 찬반의사를 전달받았다.
피고가 제출한 근로자들의 사실확인서에는 현장소장 또는 팀장의 주관하에 설명 및 토론회가 실시되었고, 피고의 근로자들이 위 설명 및 토론 과정에서 자유로운 의견교환이 있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하여 고려할 요소가 많지 않고 5년의 정년 연장 및 임금 감소율 정도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찬반 의견을 결정함에 있어서 고려할 만한 요소라 할 것인데, 그중 임금 감소율의 경우 근로자가 자신의 직급 · 호봉에 따라 계산할 수 있는 피크임금을 기준으로 하는바, 개별 근로자의 입장에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따른 근로소득의 상승 · 감소 여부 및 이에 따른 정년 연장의 효과 등을 비교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거나 고려하여야 할 요소가 많다고 보기 어렵다.
해외 파견 근로자 9명에 대해 별도의 현지 오프라인 설명회가 개최되지 못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들 역시 사내 인트라넷에 접속하여 자료를 열람하고 자발적으로 전원 동의의 의사를 표명한 사실이 확인되므로, 이것만으로 전체 절차의 하자를 구성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 위반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4조의6 제1항, 제4조의7 제1항, 제23조의3 제2항, 제24조 제1항의 내용과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여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구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이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고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구 고령자고용법(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고령자고용법이 2013. 5. 22. 개정되면서 정년을 만 60세 이상으로 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제19조),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으로 하여금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조치를 취하도록 하였다(제19조의2 제1항). 정년 연장에 따라 사업주의 재정적 부담이 증가할 것은 당연히 예상되는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는 기존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 신규 채용의 감축 등 반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사업주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또는 과반수 근로자의 의무로도 규정한 것이다. 따라서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정년이 만 60세로 연장되면서 이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에 도달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은 이미 예정된 것이다.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1> 참조),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
26690호로 일부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고용보험법령에서도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다.
피고는 법령 개정에 맞춘 정년 연장에 따라 제한적 임금피크제(1차임금피크제), 전면적 임금피크제(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순차로 도입하였다.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당시 회사의 재무 상태 및 주가, 시공능력평가 순위 등이 매우 양호하였던 점 등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목적의 타당성이 결여되어 있다고 주장하나, 정년 연장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부담은 당연히 예상되는 상황이었으므로, 피고로서는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 고용 등을 통한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그 도입 목적의 타당성이 인정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의 개정과 이에 따른 취업규칙의 개정으로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면서 도입된 점 등에 비추어 정년 연장과 유기적 연관성을 갖는다. 따라서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에게 유리한 정년 연장의 측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 감액만을 이유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일방적으로 불이익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정년이 연장된 5년 동안 직전 대상임금의90%, 80%, 70%, 65%, 60%를 각 지급하는 내용으로,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기존 정년인 55세까지의 근무로 인한 임금이 삭감되지 않으면서 55세 이후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다음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보다 '임금 총액' 측면에서 더 많은 이익을 얻게 되었다. 결국 원고들은 정년이 5년 연장됨으로써 해당 기간 동안 취업규칙에서 정한 임금을 추가로 지급받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전과 비교하여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보기 어렵다.
<생략>
이 사건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의 감액은 매년 10%씩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임금의 감소 속도 및 비율이 과도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명시적으로 노동시간의 단축이나 업무경감 등의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나, 법률 개정에 맞춘 정년 연장도 대상조치로 볼 수 있다는 것이 고령자고용법의 취지라고 할 것이고, 원고들의 불이익의 정도, 정년 연장의 이익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로 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1차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근로자가 임금피크제 적용 당시 '확정급여형(DB형)' 연금제도에 가입한 상태라면 해당 근로자로 하여금 '확정기여형(DC형)' 연금제도에 가입하도록 조치하였다. 확정급여형 연금제도란 근로자가 받을 급여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되어 있는 퇴직연금제도이고(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 제8호), 확정기여형 연금제도란 급여의 지급을 위하여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할 부담금의 수준이 사전에 결정되어 있는 퇴직연금제도로(같은 조 제9호), 확정급여형 연금제도의 급여 수준은 가입자의 퇴직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일시금이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이 되도록 하여야 하므로 (같은 법 제15조) 정년 직전에 수령하는 임금액이 중요한데, 임금피크제 적용 이후 평균임금이 낮아지는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은 확정급여형 연금제도에 의할 때 퇴직급여 수준이 줄어들 수밖에 없으나, 확정기여형 연금제도에 의하면 이러한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의 확정기여형 연금제도로의 전환은 피고 근로자들에 대한 적절한 대상조치로 평가된다.
그 밖의 사정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따라 절감된 재원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최소 342명부터 최대 595명의 근로자를 신규로 채용하여 그 인건비를 충당하는 데 일부 사용되는 등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여부
관련 법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가해행위와 위법성, 손해의 발생,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모두 주장하는 사람에게 입증책임이 있으며, 그 손해액의 범위에 관한 입증책임 또한 원칙적으로 피해자인 원고에게 있다(대법원 1994. 3. 11. 선고 93다5710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는 해당하나, 그 절차상 하자가 없고, 근로기준법과 고령자고용법에 반하지 아니하여 유효하므로, 이와 달리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위법,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원고 B의 해외복지수당에 관한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임금이라 함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임금·봉급 기타 여하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을 말하는 것이므로, 근로자가 특수한 근무조건이나 환경에서 직무를 수행하게 됨으로 말미암아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을 변상하기 위하여 지급되는 이른바실비변상적 급여는 "근로의 대상"으로 지급되는 것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임금에 포함될 수 없는 것이나(대법원 1990. 11. 9. 선고 90다카4683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들에게 실제로 그 해당 명목으로 사용되는지를 불문하고 근무일마다 실비변상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경우에, 위와 같이 지급된 금원을 실비변상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임금에서 제외할 수는 없는데(대법원 2019. 4. 23. 선고 2014다27807 판결 등 참조), 피고의 해외복무규정(을 제8호증) 제9조 제2항에 명시된 바와 같이, 해당 수당은 중동, 북미 등 갑지·을지로 구분된 해외 현지 물가, 환율, 생활여건 등의 변화를 고려하여 해외 체류에 따른 추가적인 고충과 생활비용의 변상을 목적으로 지급되는 복리후생적 금품으로, 이러한 수당은 소정근로의 직접적 대가라기보다는 특수한 근무환경으로 인해 소요되는 비용을 변상하기 위한 '실비변상적 성격'을 가지므로 평균임금 산정을 위한 임금총액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 B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임을 전제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지 않았더라면 원고들이 지급받을 수 있었던 임금 및 공통시간외수당, 연차미사용수당, 성과급, 퇴직연금부담금'에서 '피고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지급한 임금 및 공통시간외수당, 연차미사용수당, 성과급, 퇴직연금부담금 상당액'을 공제한 금액을 피고가 부담하여야 할 퇴직연금부담금이라고 주장하는데,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유효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이 사건 주위적, 예비적 청구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정환(재판장) 이주연 김재현
1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임금피크제 지원금)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이하 이 조에서 "임금피크제'라 한다)에는 근로자에게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제2호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사업주에게도 임금피크제 지원금을 지급한다.
1사업주가 근로자대표의 동의를 받아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정년을 56세 이상 60세 미만으로¦
연장하면서 55세 이후부터 일정 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고용보험법 시행령 제28조의2(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사업 또는사업장에서의 임금 감액에 따른 지원금)
고용노동부장관은 법 제23조에 따라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임금이 감소한 해당 근로자에게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가 적용되는 날부터 2018년 12월 31일까지 지원금을 지급한다. 다만, 해당 근로자의 고용기간이 2018년 12월 31일 전에 종료되는 경우는 그 고용기간 동안 지급한다.
별지1
별지2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